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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3.15 2016년 3월 15일 화요일 중앙일보사설/동아일보사설/조선일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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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3월 15일 화요일 중앙일보사설/동아일보사설/조선일보사설

 


[중앙일보사설-160315유승민·윤상현 운명이 주목되는 이유

 

공천권은 정당이 행사하지만 선발과정이 투명하고 원칙과 기준이 반듯해야 하며 여론의 검증과 민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어제 저녁 새누리당 공천관리위는 대구의 서상기·주호영·권은희·홍지만 등 현역 의원에 대해 공천배제 발표를 했다. 3선의 서·주 의원은 각각 친박·비박의 중진으로 새누리의 물갈이 폭이 야당에 비해 적다는 비판에 따라 공평하게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홍 의원은 초선으로 이른바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꼽힌다.

 

이에 앞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례적으로 긴급 브리핑을 자처해 현역 의원의 세 가지 탈락 기준을 제시했다첫째국회의원의 품위에 적합한가 둘째당 정체성에 적합한가 셋째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의 다선 의원들은 양보하는 게 낫지 않은가 등이다이한구 위원장의 발언은 공천 완료를 하루 앞두고 느닷없이 튀어 나왔다이 기준이 처음부터 제시됐다면 논란이 덜했을 것이다살생부 파동비공개 여론조사 유출윤상현 욕설·녹취 파문 등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숱한 파행과 무리수 끝에 나왔기에 특정인의 탈락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바로 나왔다국회의원 품위 적합성은 윤상현 의원을당 정체성 적합도는 유승민 의원을 겨냥했다는 게 합리적 추론일 것이다탈락 표적을 정해 놓고 발표시 반발과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날림으로 기준을 만들어 공표했다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목표를 정해놓고 절차를 짜맞추는 기교(技巧공천이라고나 할까.

 

박근혜 대통령의 정무특보였던 윤상현 의원과 박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로 지목한 유승민 의원을 선거판에서 동시에 퇴장시켜 공천 평가에 물타기를 해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윤상현 의원의 욕설·녹취 파문은 비록 사석에서 취중에 한 언급이 불법녹취돼 공개됐다는 점에서 본인의 억울함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인간의 품위정당의 기강정치공작의 냄새 때문에 당이 공천을 줄 수 없는 사안이다반면 유승민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발언 등으로 박 대통령의 비판을 받긴 했으나 당의 중진이자 원내 지도자로서 복지국가의 비전과 방법론을 밝힌 것으로 봐야 한다집권당 소속 의회 지도자가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을 허수아비처럼 구현하는 돌격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은 이제 국민 일반이 용납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따라서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국회 지도자로서 행한 언행을 당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매도하는 건 다수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사실 이 문제는 가치(價値정치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책임정치론과 의회민주주의론의 시대적 논쟁으로 격상시킬 만하다유승민 의원의 당 정체성이 진정 문제라면 여론조사 경선에 참여시켜 당원·유권자의 판단을 구하는 게 순리이고 공정한 게임일 것이다유승민·윤상현 의원의 공천 문제는 서로 완전히 다른 케이스다두 사람의 운명이 친박과 비박의 정치적인 거래 대상으로 취급되는 건 한국 정치의 수치다집권당이 청와대의 꼭두각시라는 비난을 자초할 것이다. .

 

 

 

[중앙일보사설-160315더민주 이해찬 공천탈락여당은 반면교사 삼길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친노 원로인 6선 현역 의원 이해찬 전 총리와 범친노(정세균)계 5선 이미경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이에 앞서 더민주는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함께 친노 원로 4인방으로 꼽혀온 문희상·유인태 의원도 낙천시켰다.

 

전해철·김경협 등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은 살아남아 친노의 완전한 퇴장이 이뤄졌다고 보긴 어렵다그러나 친노 중진 13명을 잇따라 탈락시킨 공천 결과의 무게는 가볍지 않다노무현 정부 이래 10년 넘게 야당을 주도하며 패권주의 논란을 일으킨 친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 사건이기 때문이다.

 

친노도 처음엔 개혁세력으로 출발했다노무현 정부의 핵심이었던 이들은 부패정치 청산과 자주외교 등 당시로선 참신한 개혁 어젠다를 밀어붙였다그런 노력들엔 긍정적 측면이 적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운동권 출신 특유의 이념과잉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해 국민의 지지를 잃고 말았다친노가 주도한 열린우리당·민주당이 두 차례 대선과 재·보선에서 연전연패한 이유다그럼에도 친노는 특유의 결집력을 무기로 당권을 고수해 왔다비주류가 자신들을 비판하면 공천 욕심이란 한마디로 일축하기 일쑤였다.

 

그랬던 친노들이 김종인 비상체제가 들어서면서 한칼에 추풍낙엽 신세가 됐다김종인이 아니라 민심의 거센 파도 때문이다이해찬 의원은 공천심사 성적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무적 판단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탈락했다그를 공천하면 친노 패권주의 청산을 바라는 국민들의 반발로 총선에서 참패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을 지도부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친노의 몰락은 운동권 정치인 대신 실질적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원하는 사회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민주화 운동 경력이 공천과 당직의 기준이 되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여당도 친노의 몰락을 반면교사 삼아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해야 한다그러지 않으면 또 다른 친노 세력으로 낙인찍혀 심판 당할 것이다. .

 

 

 

[조선일보사설-160315잡음만 컸지 참신한 맛 없는 與 공천이러고도 票 바라나

 

새누리당이 12~13일 75곳의 총선 후보 공천과 20개 지역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강길부·박대동·이이재·길정우 의원 등 현역 5명이 컷오프에서 탈락했고경선에선 현역 2명이 떨어졌다공천관리위원회 파행 사태까지 불렀던 김무성 대표와 정두언·김용태 의원은 경선이나 단수 추천으로 공천이 결정됐다지난 몇 달간 막장 싸움으로 번진 친박(親朴)과 비박(非朴간 공천 내분이 4·13 총선을 불과 한 달후보 등록을 열흘 앞두고서야 겨우 봉합 국면으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이날 현재 현역 의원은 비례 포함 총 8명이 탈락했다하지만 상당수 현역은 단수 공천을 받거나 경선에서 이겼다앞으로 의외의 경선·공천 결과가 나올 수는 있지만현역 물갈이나 새 인물 영입 측면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이 정도 공천 결과를 보여주려고 지난 몇 달간 진흙탕 싸움을 벌여온 것이냐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장기 공천 파행의 뒤에 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한 것처럼 비친 것도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박근혜 대통령 스스로가 "진실한 사람들을 뽑아 달라"고 논란을 일으키더니 지난주엔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노골적으로 경선에 개입했으니 오해라고만 할 수도 없다최경환 의원 등 친박 핵심 인사들이 전국을 돌며 '진박(眞朴·진짜 친박마케팅'이라는 볼썽사나운 일을 한 것이나 이한구 위원장의 최근 행태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청와대·친박과 갈등을 빚은 유승민 의원과 비박 현역들의 지역구가 발표 대상에서 제외된 것은 여전한 분란거리로 남아 있다유 의원은 지역 여론조사에서 계속 1위지만 뚜렷한 이유도 없이 경선 지역으로 선정조차 하지 않았다유 의원과 가까운 다른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도 마찬가지다박근혜 대통령이 작년 6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유 의원을 공격했기 때문일 것이다.이 불씨가 언제 다시 발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앞으로 새누리당에서 또다시 분란이 재연된다면 총선 결과는 뻔하다이런 여당에 어느 국민이 표를 주려 할 것인가이제 야당도 후보 연대를 추진하고 있으니 여당은 야 분열 구도 하에서는 무슨 일을 해도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다.

 

박 대통령도 앞으로 2년 가까이 남은 임기 동안 싫어도 여당의 도움을 받아야 경제·안보의 양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면 선거 후엔 당이 심각하게 분열해 서로를 증오하게 될 것이 확실하다그렇게 되면 박 대통령은 도대체 누구 지원을 받아 경제·안보 위기에 대처할 수 있겠는가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국민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스스로 각성해야 할 때다.

 

 

 

[조선일보사설-160315또 말 바꾸며 물러서기 시작하는 안철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총선에서 야권 연대는 없다면서도 "지역 후보들끼리 이기기 위한 협상은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원칙적인 언급이고 지금 그런 얘기를 할 때는 아니다"고는 했지만 당 차원에서 야권 연대에 나서진 않더라도 각 지역 후보들 간의 단일화는 막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당 차원 연대나 후보 간 연대나 결과는 사실상 같은 것이다말장난이나 다름없다.

 

과거 사례에 비춰 보면 총선에서 저마다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조건 없이 단일화 합의를 이루는 것은 드물었다상당수 뒷거래가 있었다이번에도 야권 후보 간 연대가 정말 당 차원 조정 없이 이뤄진다면 금품이나 자리 약속과 같은 거래가 벌어질 개연성이 있다한때 새 정치를 내세웠던 사람들이 갈 길이 아니다.

 

두 정당이 당 차원에서 또는 특정 지역의 후보들끼리 정책 연대를 통한 선거 공조를 할 수는 있는 일이다그러나 우리 경우엔 이 연대가 순전히 당선을 위한 임시방편일 뿐이어서 선거 후엔 연대는커녕 원수처럼 싸우기 일쑤였다더 심각한 것은 이제 단일화를 선거 전술로 써먹는 세력들이 국민 앞에 대놓고 거짓말을 한다는 점이다.

 

안 대표는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야권 통합과 수도권 야권 연대에 대해 "광야에서 죽겠다"는 말까지 써가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수도권 연대에 대해서는 "원칙 없이 뭉치기만 해선 더 많은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없다"고 했다그러다가 이제는 '지역 후보들끼리 하는 것은 못 막는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국민의당은 지금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안 대표 말이 바뀌는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그러나 대선 후보직 사퇴 등 그동안의 안 대표의 정치적 실패는 중요한 고비마다 지금처럼 상황에 따라 흔들리며 처음 세운 뜻을 바꿨기 때문이었다이번에도 위기가 오자 결국 과거의 전철을 밟으려 한다그렇게 되면 국민의당이 내세워 많은 유권자가 호응했던 '3당의 가치'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질 것이다..

 

 

 

[조선일보사설-160315만능 계좌무리한 마케팅 막되 주부도 가입하게

 

오늘부터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판매하기 시작한다. ISA는 예·적금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한 계좌에 담아 운용하는 '만능 계좌'로 정부는 연수익 250만원까지 세금을 면제하고 그 이상 수익에는 9.9%의 낮은 세율을 적용한다저금리 상황에서 서민과 중산층에게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주는 상품이 등장한 것은 일단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올해 10조원 넘게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ISA가 의도대로 서민과 중산층 재산 증식의 도우미 역할을 하려면 당장 보완할 점이 적지 않다우선 걱정은 금융 회사들이 과장되고 사실과 다른 정보를 내세우며 무리한 마케팅에 나서는 행태다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이미 '완전 비과세' '손실 제로' '연 5% 약정수익률'처럼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하며 가입자 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금융 당국이 경고를 보내고 행정지도까지 했지만 과열 경쟁 우려는 가시지 않았다최근 2~3년 새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홍콩 주가지수에 연결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중국이 망하지 않는 한 손해가 안 난다"고 장담하며 37조원 넘게 팔았다가 상당수 소비자가 원금 손실을 보게 했다글로벌 위기 당시 중소기업들에 4조원 넘는 손실을 끼친 키코 사태도 따지고 보면 금융사들의 무리한 판매가 원인 중 하나였다금융 당국은 ISA 역시 잘못되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사실부터 소비자들에게 금융사들이 제대로 알리게 해야 한다.

 

정부가 ISA의 가입 문턱을 지나치게 높인 것도 고쳐야 한다국내 ISA는 소득이 있는 근로자나 자영업자만 가입할 수 있고 주부나 은퇴자학생은 가입할 수 없다부모가 자녀들의 ISA 통장을 만들어줄 수 있는 일본이나, 16세 이상이면 누구나 가입 자격을 주는 영국에 비해 제한이 과하다게다가 보험수시 입출금 통장 같은 상품이 ISA에 포함되지 않은 것도 문제다명실상부한 만능 계좌를 만들려면 금융사들의 무리한 판매는 막으면서 ISA의 가입 문턱은 낮추고 포함 상품은 늘려야 한다..

 

 

[동아일보사설-160315새누리 윤상현-유승민 맞교환 탈락이 공정한 공천인가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어제 오후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과 윤상현 의원(인천 남을지역구를 빼고 6차 공천 심사 결과를 발표했다텃밭인 대구에서 권은희(북갑), 홍지만(달서갑), 서상기(북을), 주호영(수성을의원 등 현역 4명을 탈락시켰다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과 비교하면 우리의 공천은 개혁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밝혔듯이 이 정도의 현역 물갈이와 메시지로 국민에게 어떻게 표를 달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어제 오전 이 위원장이 예고 없이 세 가지 공천 배제 기준을 뒤늦게 발표한 것도 혼란을 가중시켰다그는 국회의원으로서 품위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 ‘당 정체성과 관련해 심하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을 한 사람’ ‘상대적으로 편한 지역에서 다선 의원의 혜택을 즐긴 사람을 제시했다누가 봐도 첫째는 김무성 죽여”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둘째는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자로 낙인찍은 유승민셋째는 대구에서 3선을 한 주호영 서상기 의원 등을 연상케 하는 기준이다.

 

이 위원장의 돌출 발표에 윤상현과 유승민을 동시 처리하려는 꼼수라는 얘기가 당 안팎에 파다했다친박과 청와대의 의중을 대변하는 이 위원장은 유 의원의 공천 탈락을 강력히 주장했지만 다른 공천위원들이 반발했다고 한다이에 친박계가 반드시 유 의원을 찍어내기 위해서 윤 의원을 희생양 카드처럼 내놓았을 수도 있다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 의원이 스스로 불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읍참마속(泣斬馬謖)하는 대신박 대통령이 진실하지 않은 사람으로 지목한 유 의원은 반드시 쳐내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그러나 두 의원의 문제를 등가(等價)로 보고 맞교환하듯 공천에서 배제하는 것이 공정한지는 의문이다윤 의원은 당 대표를 공천으로 솎아내겠다는 막말을 함으로써 새누리당 공천의 신뢰도를 나락으로 추락시킨심각한 해당(害黨행위자다.

 

이에 비해 유 의원은 원내대표 시절 박 대통령의 복지공약을 공개 비판하고 야당의 국회법 개정 요구를 수용하는 바람에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난 양심수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해 자기 정치라는 비판을 들을 수는 있다하지만 미운털이 박혔다고 공천까지 탈락시킨다면 박 대통령의 옹졸함을 부각시켜 총선 전략으로는 마이너스가 될 공산이 크다.

 

 

 

[동아일보사설-160315친노좌장 이해찬 잘라낸 더민주 공천이 보다 낫다

 

더불어민주당이 어제 친노(친노무현좌장인 6선의 이해찬 의원을 공천에서 떨어뜨렸다불출마를 권유했으나 거부하자 컷오프시킨 것이다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잘라 말했다이 의원은 참여정부 시절 실세 총리를 지냈고 지금도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김 대표가 친노 패권 청산과 운동권 정치 탈피를 공언하면서 친노 수장을 그대로 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더민주당에서 공천 탈락한 현역 의원 21명 중 13명이 친노다. 5선의 이미경과 문희상 의원, 3선의 유인태 의원과 재선의 정청래 의원 등 상징적’ 의미가 있는 친노가 대부분이지만 전해철 홍영표 이목희 등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들이 건재한 것도 사실이다총선이 끝난 뒤 이들이 문 전 대표와 패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더민주당에서 통합 제안을 받았던 국민의당이 더민주당에서 친노 세력의 패권 구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이해찬 의원 공천 배제는 도마뱀 꼬리 자르기와 같다고 평가 절하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친노의 완전한 청산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김 대표가 악역을 맡아 이해찬 의원을 비롯해 친노를 중심으로 한 물갈이를 실제로 단행한 것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친노는 1980년대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다는 의식에 사로잡혀 대결과 투쟁 일변도의 독선적인 정치 행태를 보이기 일쑤였다지금도 독재타도 운동하듯이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고 경제와 국가안보를 위해 꼭 필요한 법안까지도 발목을 잡아 식물국회를 초래해 국민의 원성이 높았다.

 

당 일각에선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지만 선거구도 전체를 놓고 판단한 김 대표의 결단은 평가할 만하다뚜렷한 지향점도 없이 당내 계파 갈등만 요란하고 실제 물갈이 폭은 얼마 되지도 않는 새누리당의 공천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앞으로 공천 탈락자들의 저항과 반발이 거셀 것이다김 대표가 이런 반발에 굴복한다면 원칙이 허물어지고 개혁 명분도 실종될 우려가 크다비례대표에서 친노와 운동권을 공천하면 지금까지의 공천 개혁은 하나마나다안보와 경제 같은 전문성을 중시하고 사회적 약자를 대변할 사람 위주로 공천해 더민주당을 명실공히 유능한 경제정당안보정당으로 만들기 바란다그래야 한 달도 안 남은 총선은 물론이고 1년 9개월 뒤 대선에서도 민심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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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늙은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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