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일 목요일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칼럼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 신문사설
[헤럴드경제]
1. 부실채권 비율 5년만에 최고, 은행들 대책 마련해야
결국 올 것이 오고 있다.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쓰나미가 금융권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은행 부실채권이 31조원(3월말 현재) 이상 쌓였다. 지난해 말보다 3개월만에 1조3000억원이나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조6000억원 늘었다. 금액상으론 2001년 3월 말(38조1000억원) 이후 15년 만에 최대다.
경제 규모가 커지고 여신도 증가하니 부실채권도 절대금액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비율이다. 은행권 전체 여신 가운데 부실채권(고정이하)이 차지하는 비율은 1.87%에 달한다. 글로벌 금융위기때인 2010년 3월의 2.0%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다. 비상 상황에 접어들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높은 편이다. 미국은 1.54%, 일본은 1.53% 수준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이다. 암울하다. 점점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증가 속도도 빠르다. 우선 부실채권은 대부분 기업에서 생겨나고 그것도 대기업에 몰려있다. 전체의 90% 이상이다. 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014년 말 2.09%에서 작년 말 2.56%, 올해 3월 말 2.67%로 수직 상승중이다. 대기업만 보면 부실채권 비율이 3월 말 4.07%로 작년 말보다 0.31%포인트 높아졌다. 중소기업은 1.61%로 오히려 0.03%포인트 하락했다.
부실채권으로 가는 징조는 연체율에서 먼저 나타난다. 역시 좋지않은 시그널이 계속 나온다. 은행권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지난 1월 말 0.92%로 한 달 동안 0.14% 포인트나 급격히 올라갔다. 특히 대기업만 보면 연체율은 1.14%에 달한다. 심각한 수준이다. 그나마 지난 4월 말 대기업의 연체율이 0.87%로 다소 낮아졌지만 앞으로 부실채권이 늘어날 가능성은 점점 높아져 간다.
부실채권은 떼인 돈으로 본다. 그게 늘어난다는 건 은행의 수익성이 나빠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부분의 시중은행은 조선사들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해 아직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은 상태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동안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5000억원으로 전 분기 13조3000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부실채권으로 분류되어야 할 규모가 커진다.
몰랐던 일이 아니니 조선 해운의 구조조정이 은행권의 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대책에는 만전을 기해야 한다. 조선, 해운뿐 아니라 철강을 비롯한 주요 업종에서도 부실채권은 발생할 수 있다.
2. '메피아' 청산없는 사고재발방지 대책은 백년하청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파장이 거세다. 사고현장에는 열아홉살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메시지가 연일 넘쳐나고 있다. 여야 대표급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등 정치권 관심도 뜨겁다. 지하철 1~4호선을 관리하는 서울메트로는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고, 서울시는 해당 본부장을 교체하는 문책인사를 단행했다. 경찰은 서울메트로와 김 군이 소속된 용역업체인 은성PSD간의 용역계약 문제점 등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야말로 일파만파다. 파장의 밑바닥에는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간절한 바람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른바 ‘O피아’의 고질적인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같은 바람은 이번에도 희망사항에 그칠 뿐이다. 구의역 사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메트로는 사고 방지를 위해 스크린도어 관리 자회사를 설립하고 정비 인력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메피아(메트로+마피아)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 한 의미를 찾기 어렵다. 상위기관이 산하기관이나 용역업체를 장악하고 끼리끼리 일을 몰아주고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차제에 확실히 뿌리 뽑자는 것이다.
도마에 오른 은성PSD의 인적구조와 경영 상황을 보면 이번 사고가 구조적일 수밖에 없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우선 은성PSC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직원의 40%가 서울메트로 출신이다. 서울메트로는 은성PSD와 용역 계약을 하면서 퇴직자의 일부를 받아주도록 명시했고, 급여도 종전의 60~80%를 보장하도록 했다. 그 댓가로 은성PSD는 4년간 350억원 가량을 용역비로 받았다고 한다. 경영 효율화를 빌미로 외주를 준다면서 용역업체를 정규직 인원감축의 배출구로 활용한 셈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렇게 옮겨간 ‘전적자’들이 대부분 ‘앉은뱅이’라는 사실이다. 이직 당시 이들은 역무원 등 스크린도어 정비관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일을 했다. 입사후 2~3주의 간단한 교육만 받았을 뿐이고 그나마 적극적으로 현장에 투입되지 않았다. 그 빈 자리를 일반 채용 인력이 메우려니 업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고도 월급은 일반직원의 2~3배를 받았다고 한다.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 폐해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찔렀다. 그리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법개정이 이뤄질 정도로 일대 광풍이 몰아쳤다. 하지만 그 때 뿐이었다. 그 폐해의 찌꺼기는 여전히 독버섯처럼 자라 우리 사회를 좀먹고 있다. 이제 정말 달라져야 한다.
[아시아경제]
3. 미세먼지 대책, '기본'에 충실하라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갈등 양상을 빚었던 정부 관련 부처와 여당이 오늘 오전 국회에서 만나 '긴급 수습'에 들어갔다. 정부 측에서는 "처음엔 이견이 좀 있었으나 좁혀지고 있으며 균형 있는 대책 수립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 말처럼 국민들이 안심할 만한 대책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미세먼저 저감을 둘러싼 최근 정부 대응의 난맥과 혼란은 과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챙기는 정부' '문제를 체계적으로 푸는 정부'로서 신뢰를 보낼 만할지 의문을 갖게 한다.
정부의 대응의 혼선은 무엇보다 환경부가 덜컥 '경유값 인상론'부터 꺼낸 것에서 비롯됐다. 경유 사용을 억제하면 대기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주장이었지만 환경부는 미세먼지의 발생원에 대한 종합적인 파악도 안 된 상태에서 이렇다 할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정부 안에서부터 반론이 나왔고 여당도 반대하면서 경유 인상론은 슬그머니 가라앉았다.
경유값 인상론은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이 '미세먼지에 대한 특단의 대책'을 지시하자 '비상'이 걸린 정부가 뭔가 급히 내놓을 대책을 서둘러 마련하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기질 개선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토는 없었다. 이 같은 급조 대책은 그 동안 미세먼지 문제를 방치 내지 안일하게 대응해 왔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했다.
'경유값 인상' 발상은 문제가 터지면 그때부터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우왕좌왕하다가 뭐든 한두 가지를 원인으로 쉽게 규정하는 식의 해결법을 보여준다. 경유가 대기 오염원 중 하나이며 휘발유 값의 85%에 묶여 있는 경유값 인상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미세먼지 발생원은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석탄화력발전소, 공장, 중국발 오염원까지 다양한 발생원과 발생경로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경유가 주원인으로 꼽히지만 미세먼지 배출량이 다른 연료와 사실상 차이가 없다는 실험결과도 나오는 등 과장됐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경유값 인상 여부는 그런 근거들을 종합해서 결정할 문제다. 또 올리더라도 소비자 간 형평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담뱃값 인상처럼 추가부담을 서민에게 떠넘기는 식이어선 안 된다.
오늘 당정 협의에서 새누리당 측이 요구한 것처럼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늘리지 않고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방안'은 없을까라는 고민을 애초부터 많이 했어야 했다. 당정 협의에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먹거리ㆍ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하겠다"(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는 말까지 나왔다. 의욕적이긴 하나 '기본'에 충실한 모습부터 보여주기 바란다.
[이데일리]
4.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사회적 타살'
어제 경기 남양주시 진접선 지하철 건설공사장에서 강력한 가스폭발로 현장 근로자 4명이 숨지고 10명이 부상 당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하 15m 밀폐공간에서 철근 절단작업을 하던 중 프로판가스가 새나와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며칠 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작업을 하던 수리공이 승강장으로 진입하는 열차에 끼여 숨진 사고에 이어진 ‘인재’(人災)다.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관계당국이나 사업주가 재발 방지를 굳게 다짐하지만 잊힐 만하면 어김없이 다시 찾아오는 안전사고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이 팽배해 있다는 얘기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사고만 해도 2013년 성수역에서 비슷한 사고가 일어난 이래 벌써 4번째다. 열아홉 살 나이에 채 피지도 못한 채 숨져간 이번 구의역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행렬이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사고는 더 조사해봐야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겠지만 스크린도어 사고는 인재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지만 이번에도 혼자서 작업을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희생자의 동료 수리공들은 “여러 사정으로 파트너가 빠지는 바람에 혼자 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작업 도중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놓는다. 시민단체들이 이번 사고에 대해 ‘명백한 타살’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메트로가 구의역 사고와 관련해 뒤늦게 총체적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표명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도 내놓았다. 하지만 앞으로 정말로 비슷한 사고가 근절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외주화 정책의 구조적 문제와 형식적인 관리·감독, 현장 여건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한 매뉴얼로는 근본적인 사고 예방이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을 비용으로 따지는 사회적인 인식이다. 어려운 경영 여건을 따진다면 불가피한 일이겠으나 그래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만은 마련돼야 한다. 그러지 않다면 안전사고는 누구에게나 순식간에 닥쳐오기 마련이다. 작업 도중 폭발사고로 아수라장으로 변한 남양주 건설공사 현장이 그것을 말해준다. 부주의한 사고로 애꿎은 희생자가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5. 악성 보험사기 범죄 왜 끊이지 않는가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이 6549억원이라고 한다. 전년에 비해 9.2%가 늘어난 것은 물론 역대 최대치에 해당한다. 국민 1인당 13만원씩 가만히 앉아서 사기당한 셈이다. 적발되지 않은 것까지 감안하면 실제로는 한해 5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추측이다. 본지가 어제 보도한 보험사기의 현주소다. 이대로 둔다면 보험산업의 근간이 무너질지 모를 일이다.
보험사기 적발 금액은 2012년 4533억원에서 3년 사이에 2016억원, 44.5%가 늘어나는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보험금을 노린 살인, 방화 등 강력범죄도 문제지만 ‘나이롱환자’, 수리비 과다청구 등 ‘연성 사기’가 더 큰 문제다. 지난해 살인 등 고의사고 비율은 14.9%로 전년보다 3.2%포인트 줄었다. 반면 가짜 환자와 사고내용 조작 등 허위·과다 청구 비율은 75.8%로 5.4%포인트가 늘었다.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1차적 원인은 죄의식 결여에 있다. “그 정도의 거짓말이 무슨 죄냐”는 잘못된 생각으로 범죄 유혹에 빠져든다는 것이다. 솜방망이 처벌 탓도 크다. 보험사기로 적발돼도 징역형 비율은 22%로, 일반사기범(45%)의 절반 수준도 안 된다. 최장 20년형의 1급 중범죄로 다스리는 미국 뉴저지주와는 천양지차다. 미수에 그쳐도 보험남용죄로 처벌하는 독일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보험사기는 보험료 인상을 유발해 선량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악성 사회범죄다. 이렇게 새나가는 사회적 비용을 조금만 줄여도 소외계층을 위한 사회안전망 강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보험사기를 뿌리 뽑아야 한다. 날로 수법이 지능·조직화하고 있는 점에 비춰 조사기법의 선진화, 관련기관 간 공조체제 구축 등 선제적 대응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보험사기는 엄연한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별것 아닌 가벼운 거짓말이라고 넘어가는 ‘연성 사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 처벌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 오는 9월부터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따라 보험사기가 일반 사기와 별도로 구분된다. 중범죄에 준하는 처벌 수준으로 다듬어 보험범죄 예방의 실효성을 높여야 할 것이다.
[서울신문]
6. 김정은 특사 맞은 中, 북핵 오판 않게 해야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40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그제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리 부위원장은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고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직도 맡는 등 외교 분야의 실세로 등장한 인물이다. 이번 방중은 제7차 노동당 대회 결과를 중국 측에 설명하는 게 주요 목적이지만 핵실험과 대북 제재 등으로 경색된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겠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리 부위원장의 방중은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최악의 상황에 빠졌던 북한과 중국이 일단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북한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유엔의 대북 제재를 완화시키고 고립에서 탈피하는 돌파구를 찾으려 할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관리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탐색하는 자리인 것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어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리 부위원장 일행과 면담을 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일관되고 명확한 입장’이란 표현으로 한반도 문제에 대한 중국의 3원칙(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안정, 대화·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은 불변이라고 밝혔다. 이는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다. 앞서 리 부위원장은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나 핵·경제 병진 전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의 핵실험과 장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해 지난 3월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했고 중국 역시 결의안 이행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이런 와중에 리 부위원장의 방중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으로 유엔의 대북 제재가 발효되고 3개월 뒤 최룡해 당시 군 총정치국장이 특사로 중국을 방문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최룡해가 시 주석에게 6자회담 재개 등을 통한 문제 해결 의사를 밝힌 뒤 중국의 대북 제재는 완화됐고 결국 지난 1월 4차 핵실험으로 이어졌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을 지정학적 안보 자산으로 인식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미·중 패권 다툼의 시각에서 해석하는 경향이 강했다.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이용해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화해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 중국 언론들이 최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베트남과 일본 순방을 대중 포위전략의 구체화라고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자국의 안보적 이익을 앞세워 북한을 비호해서는 안 된다. 중국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에 핵과 미사일 도발을 불용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중국이 그동안의 유엔 대북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방조했다는 비판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한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은 불가피하며 핵 포기 이외에 다른 출구가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이번만큼은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해 북한의 오판을 막아야 한다.
[동아일보]
7. 新보호무역 시대, 낡은 수출전략으론 먹고살 수 없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어제 “한국은 여전히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며 이를 개선하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면서 법률시장 개방을 촉구했다. “자동차 좌석 크기를 수치로 정해 규제하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한국의 규제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통상(通商) 압박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오늘 방한하는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도 통상 문제와 원화 환율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 국면에서 공화당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외친 ‘반(反)자유무역’의 공명(共鳴)을 타고 누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든 보호무역주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대사의 FTA 이행 촉구는 이런 변화 기류의 전조일 뿐이다.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피하려면 정확한 통상 논리를 갖추고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이해시켜야 한다. 그럼에도 리퍼트 대사의 지적에는 곱씹을 대목도 있다. 한미 양국은 FTA에서 2017년부터 법률시장을 개방하기로 했지만 현행법은 합작법인 설립 시 외국 로펌의 지분을 49%로 제한했다. 대통령이 규제개혁회의를 5번이나 주관해도 규제는 잡초처럼 끈질기게 살아남아 진입 장벽을 치고 국내외 기업을 괴롭힌다. FTA를 ‘경쟁을 통한 경쟁력 확보’ 기회로 활용하지 않는다면 어렵게 얻은 기회를 사장(死藏)하는 꼴이 될 수 있다.
더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공급 과잉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겉으로는 자유무역을 주장하지만 자국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정부가 이런 세계적 흐름을 읽지 못하고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과거의 성장전략에만 몰두한다면 잠재성장률 둔화를 피할 수 없다. 5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 감소하는 등 월별 수출이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 연속 뒷걸음질치는 것도 제조업 경쟁력 추락과 함께 보호무역주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정부는 대증요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불치병을 수출금융 확대 같은 단기 대책에 치중할 뿐, 내수를 키우는 근본적인 수술을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말 당선인 시절 “지금까지 대기업 수출에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 성향이었다면 이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로 가겠다”고 강조했지만 거꾸로 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과 정부는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수출로는 먹고살기 힘든 세상이 됐다는 인식의 공유를 시작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는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좁은 한국 내수시장에 더해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그래야 신(新)보호무역주의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중앙일보]
8. 위험 업무를 외주업체로 돌려선 안 된다
생일 전날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고로 숨진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의 후폭풍이 거세다. 청년을 죽음으로 몰고간 구조적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서다.
가장 큰 문제는 공기업과 퇴직 사우들 간의 유착이다. 서울메트로는 기술 분야에서만 30가지 이상의 업무를 외주업체에 맡기고 있는데 상당수 외주업체를 퇴직사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업체는 서울메트로로부터 연 9%가 넘는 고수익과 최대 22년의 독점사업권을 보장받았다고 하니 누가 봐도 정상적인 계약이 아니다. 공기업이 ‘퇴직 후 직장’을 만들어 이권이 보장된 일감을 몰아주면서도 서울메트로 출신이 아닌 대부분의 현장 직원들은 복지는 고사하고 기본적인 안전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혹사당했던 사실이 이번 비극을 통해 드러났다. 퇴직 임직원들의 배를 불리느라 정작 현장에서 위험한 일을 하는 직원들의 안전은 나 몰라라 했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서울메트로는 퇴직 직원들을 챙겨주려고 허술한 안전 관리를 눈감아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최판술 서울시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숨진 김군을 고용한 외주회사는 작업확인서 195건 중 48건에서 작업자가 한 명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인1조 근무지침을 최소한 4번에 한 번꼴로 안전기준을 공공연하게 무시해온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고는 예고된 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경찰과 검찰은 이들의 유착 의혹을 낱낱이 수사해야 한다. 이권이 걸린 부문은 공권력이 개입하지 않으면 스스로 깨끗해지지 않는 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4년 동안 유사 사고가 반복됐음에도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피해자 가족과 시민 앞에 정중히 사과해야 한다. 더불어 안전 업무의 외주 관행을 뜯어고치는 근본적인 대책도 내놔야 할 것이다.
지난 19대 국회 시절이던 2014년 10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발의했던 ‘생명·안전 업무 종사자 직접 고용법’이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 법안은 철도·도시철도·항공·운수사업 등 생명·안전과 관련한 업무는 외주 용역을 금지하고 정규직을 직접 고용해서 보다 나은 근로조건·안전환경 아래에서 일을 맡기게 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상관없이 안전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차별도 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안전 차별 금지’ 내용까지 포함되기를 기대한다.
안타까운 점은 이 법안이 별 관심을 받지 못한 채 2015년 3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불과 한 차례만 논의된 뒤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는 것이다. 곧 개원할 20대 국회는 개원 즉시 힘없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폐기된 관련 법안을 다시 한번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바란다. 언제부터인가 비정규직과 외주업체 직원들이 붕괴·화재 등으로 희생되는 비극적인 산업재해가 너무 흔해졌다. 잘못된 관행과 제도는 철저하게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위험한 업무들이 외주업체에 무책임하게 떠맡겨져 안전을 소홀히 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9. 새누리당은 무리한 조기복당 시도 그만 두라
20대 국회 원 구성을 앞두고 새누리당에서 탈당파 의원들을 조기 복당시키려는 움직임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길부·장제원 의원 등 탈당파 7명 중 최소한 5명을 국회의장단 인선 마감일인 7일 이전 복당시켜 1석 차로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원내 1당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박계가 이런 주장에 가장 적극적이다. 이들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포위된 원내 구도를 유리하게 바꾸려면 조기복당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 이면엔 새누리당이 하루라도 빨리 원내 1당으로 올라서야 관례상 1당에 주어져온 국회의장과 주요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게 중론이다.
4·13 총선 결과 더민주가 제1당에 오르고, 새누리당이 2당으로 내려앉은 건 민심의 준엄한 선택이다. 총선 뒤 두 달도 되지 않아 편법으로 순위를 뒤집으려는 건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총선 전 탈당파들을 공천 탈락시킬 당시 새누리당은 ‘의원직을 너무 오래 했다’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 같은 이유를 댔다. “탈당자가 당선돼도 복당은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말들을 번복하려면 공천 과정에서 빚어진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사죄부터 해야 한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런 비판을 의식했는지 1일 “원 구성 협상 전 복당은 없다”고 천명했다. 옳은 얘기다. 하지만 이런 다짐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당헌당규상 복당 결정권은 이르면 2일 업무를 개시할 혁신비대위원회에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혁신비대위의 김희옥 위원장은 친박 인사로 분류된다. 게다가 새누리당은 1일부터 “국회의장은 원내 1당 아닌 여당이 맡는 게 관례”란 주장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런 기류라면 혁신비대위에서 조기 복당이 추진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럴 경우 야당의 반발을 불러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할 우려가 크다. 이로 인해 20대 국회의 정상 가동이 늦어지면 나라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20대 국회를 협치 국회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면 여당은 무리한 조기복당 시도부터 접어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
10. 고개든 美통상압박 더 거세질 상황까지 대비해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어제 한 강연회에서 한·미 간 통상 문제에 강도 높게 불만을 표명하며 통상 압박에 팔을 걷어붙인 모양새를 보여줬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에만 있는 기업 규제라며 자동차 좌석 넓이를 구체적으로 들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는 성과를 거뒀지만 한국은 여전히 사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의 법률서비스 시장 개방 등 한·미 FTA에 대한 한국 측의 완전한 이행이 부족하다는 공격까지 했다.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진 것도 아닌데 고강도 요구를 하고 나선 점에서 통상 압박이 거세질 조짐을 읽게 한다.
미국 측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들먹인다. 한·미 FTA가 발효된 2012년 152억달러였던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이후 해마다 늘어 2015년엔 258억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미 수출은 585억달러에서 698억달러로 113억달러 늘었으나 수입은 433억달러에서 440억달러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불균형을 미국 의회가 계속 지적하자 미 재무부는 지난 4월 대미 흑자를 많이 내는 한국과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바 있다. 미 의회는 한·미 FTA와 관련해 법률서비스 시장 추가 개방, 미국산 의약품 가격 결정 등에서 한국의 이행이 부족하다는 공세를 계속 펼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압박이 예상된다.
마침내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말 한국산 내부식성 철강제품에 대해 최소 8.7%에서 최대 47.8%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 내 철강회사들이 한국과 중국 제품의 덤핑 수출 의혹을 제기한 후 1년여 전부터 조사를 해왔는데 반덤핑 예비판정 때(최대 3.5%)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을 적용한 것이어서 주목해야 한다. 무엇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강경한 보호무역주의를 내걸자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한국 등 FTA 기체결국에 강력한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표심을 겨냥한 미 대선 후보들의 통상 이슈에 대한 자세는 한층 강경해질 개연성이 높은 만큼 우리는 더 거세질 압박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주요 신문칼럼
1. [헤럴드경제][데스크칼럼]한강의 손
대학시절, 한 교수님은 학문을 계속할 싹수가 있는지 없는지를 손으로 판단하셨다. 손가락이 굵고 짧아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었다. 엉덩이를 오래 붙이고 앉아 한 길을 계속 파들어가야 하는 학문의 태도와 그런 아둔한듯 끈기있는 성격이 손가락에 담겨 있다고 봤다. 바꿔말하면 농부의 손가락과 비슷해야 한다는 얘기었는데, 당연히 그 교수님의 손가락은 굵고 짧았다. 그러나 키가 작고 퉁퉁한 몸집이었던 그의 손가락이 만약 가늘고 길었다면 기형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그가 믿고 있는 그 확신은 그의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것이었으니 나름대로 전통도 있는 셈이다.그
이후 누군가를 만나면 ‘공부에 뜻이 있는지’를 손가락으로 재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런데 대체로 맞아 떨어진다는게 이상하다면 이상하달까. 작가들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늦가을 열렸던 소설가 황석영의 북콘서트에서도 눈길이 간 건 그의 손가락이었다. 마이크를 쥔 손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발랄하고 육덕진 어휘력을 구사하는 시인 김민정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 무대에 선 황 작가는 예의 막힘 없고 날랜 말솜씨를 자랑했다. 문제는 손가락이었다. 황 작가는 자신의 작품 얘기를 하다 그만 마이크를 쥔 손을 내려놓고 어쩔줄 몰라했다. 사회자인 김 시인의 재치있는 대처로 약간의 해프닝 정도로 넘어갔지만 그 일은 바로 한달 전의 일을 떠올리게 했다. 어느 저녁식사 자리에서 젓가락을 잡은 그의 손이 떨리는 걸 본 것이다. 50여년 넘게 봉사해온 그의 손가락이 아니던가.
얼마 전, 경기도 이천 부악문원에서 만난 이문열 작가는 내년이 칠순인데 손가락 마디마디가 아프고 뻑뻑하다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의사에게 물어봤더니, 그 나이에 안 아프면 이상한게 아니냐고 했다는데, 1년전 암 수술한 것보다 손가락이 그는 더 마음이 쓰이는 듯 했다. 아닌게 아니라 그의 투박하고 부은 듯한 손가락은 아파보였다.
작가들의 손가락은 신체 중 가장 혹사당하는 기관임에 틀림없다.
맨부커상을 수상한 한강 역시 손가락 통증을 호소한 적이 있다. 바로 ‘채식주의자’의 ‘작가의 말’에서다. 그는 연작 세 편 중 ‘채식주의자’와 ‘몽고반점’은 손가락 관절이 아파 손으로 썼다고 했다. 그렇게 쓴 걸 한 여학생이 타이핑 해오면 다시 수정하는 작업을 반복했는데 그 정도까지는 그나마 괜찮았다. 나중에는 손목 통증으로 지속할 수 없는 지경이 됐다. 2년을 쉬고 나온 세번째 연작 ‘나무 불꽃’은 “볼펜을 거꾸로 잡고 자판을 두드”려 썼다는데 그게 어떤 모습인지 아리송하다.
그렇게 고통 속에 하나의 소설이 탄생하지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는 건 쉽지 않다. 한강의 맨부커상 효과로 모처럼 독자들이 소설로 돌아왔다. 한국 소설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는 3년만이다.
80년대만 해도 해외에선 ‘한국에 소설이란게 있냐’고 했다. 당연하다고 생각한 게 거저 주어진 게 아니란 걸 우리는 때로 잊는다.
2. [헤럴드경제][직장신공-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진로 고민
‘선배 미용인들의 블로그 글을 보면서 깨달은 바 있어 나이 29세에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고 1년 전에 미용인으로 전업한 사람입니다.
그런데 막상 현실에 접해보니 블로그는 환상이었고 실제는 그다지 열정 있는 선배를 못 만났으며 대부분 2백50 정도의 월급에 그나마 매출이 줄면 150만 받더군요. 제 하기 나름인 건 알지만 결국 저도 그런 길을 가는 게 아닌가 걱정되어서 요즘 미용인이냐 은행원이냐 다시 고민 중입니다.’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 6권 306쪽에 보면 이봉학(임꺽정의 의형제)이 전주 감영에 예방비장으로 갔을 때 동료 아전들이 시기해서 귀신 나오는 방을 배정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봉학이 덤덤하게 받아들여서 그리로 가려 하자, 통인 아이 하나가 조르르 와서는 ‘나리 거기로 가지 맙시오. 그 방이 귀신 나오는 방이라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일입니다.’라고 한다.
그러자 이봉학이 왈, ‘네가 말하는 세상이라는 건 필시 전주 부중일 테지!’ 한다. 이분이 겪은 미용인의 세상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질문 내용으로 봐서는 아직 그 세상의 반도 못 보았을 것 같다.
내가 아는 선배만, 그것도 1년만 보고 나서 미용의 세계를 다 안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다.
더 넓은 세상에는 미용인으로 일하면서 행복한 분들과 성공한 분들도 많다.
그리고 이상한 건 이분이 블로그에서, 미용으로 떼돈 번다는 글을 읽고 느낀 바가 있었던 건 아닐 텐데, 왜 결론은 돈 이야기로 돌아가는지?
이분은 미용인이 되어서 불행한 인생이 되는 게 아니라 지금처럼 갈팡질팡해서 불행한 인생이 될 확률이 아주 높다.
직장인들이여!! 전업할 때 그 일에서 바라는 게 무엇인지를 분명히 정하고 가라.
어떤 일이든 1년 안에 환희가 찾아오는 일은 흔치 않으며, 또 어떤 업이든 실패한 자와 성공한 자는 공존한다.
이 말이 이해되지 않으면 섣불리 ‘깨달음’ 운운하지 말고 하던 일이나 잘 하라!
3. [매일신문][매일춘추] 인생의 주인공
공연이 끝나면 출연진과 스태프들이 함께 회식자리를 가진다. 그동안의 수고를 격려하고 작품에 대한 품평회도 하는 자리이다. 자리가 진행되다 보면 조명감독인 필자에게도 배우들이 말을 걸어온다. “감독님 오늘 조명 너무 좋았어요”라고 인사를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 그냥 “감사합니다”라고 하면 되지만 장난기가 발동한 필자는 질문을 주신 분들에게 다시 묻는다. “제 조명이 좋다고요? 어디가 좋다는 말씀이시죠?” 십중팔구 질문을 주신 분들은 당황한다. 그때 “제 조명이 좋은 이유는 바로 당신을 비추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 자리는 모두 웃으며 즐거운 분위기가 된다. 필자는 작품 속에서 빛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다. 그 빛이 무대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모두 배우를 비추기 때문이다.
경험이 부족한 일부 배우들은 가끔 자신들이 무대 위에서 얼마나 빛나고 있는지 스스로는 잘 모를 때가 많다. 화려한 조명과 웅장한 무대세트에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대가 아닌 현실에서도 지금 막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은 여러 가지 문제로 위축되어 있다. 하지만 삶이라는 무대에 주인공인 ‘우리’가 없다면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반대로 일부 배우들은 무대에서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 모든 것이 본인 위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스케줄을 무조건 본인에게 맞춰야 한다거나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연습을 반복해서 하는 시간이면 옆으로 빠져 특별한 대우를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작품이라는 것은 주연급 배우 몇 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주연이 있다면 조연이 있어야 하고 작품을 만드는 수많은 스태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객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들이 사는 세상도 혼자서는 아무 의미가 없다. 많은 사람들이 방송에 나와 자신을 사랑하라고 이야기하고 혼자 음식을 맛있게 먹는 법을 이야기한다. 핵가족 사회를 넘어 1인 가구 형태가 많아지면서 자신 위주로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자신이 불편한 것을 매우 싫어한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요즘 생기고 있는 흉악범죄의 시작일 수도 있다.
무대 위의 주인공이 박수받고 사랑받아야 마땅하지만 하나의 작품을 위해서는 주인공 혼자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도 나 스스로가 행복해야 하지만 내 이웃이 없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삶이라는 작품의 완성을 위해서 꼭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하는 이유다.
4. [동아일보][횡설수설/고미석]여친과 부모님 마음 돌려놓기
등 돌린 여자친구의 마음, 어떻게 해야만 되찾을 수 있을까? 인터넷을 검색하면 이런 고민으로 가슴앓이하는 이들을 위한 ‘재회 컨설팅’ 업체들 광고가 줄줄이 이어진다. 재회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는 전화 상담부터 현장 출장 이벤트까지 다양하다. 수수료는 1회 상담에 4만∼20만 원대에 이른다.
4·13총선 때 호남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의 지도부는 요즘 ‘호남민심’ 회복 방안을 놓고 의견차를 드러내고 있다. 야권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의 유권자들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을 전폭적으로 밀어주면서 더민주를 심판했다. 더민주 내부에서는 싸늘해진 호남을 ‘여자친구’로 바라보는 쪽과 ‘부모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문제를 푸는 방법론도 달라진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등이 ‘여자친구론’을, 문재인 전 대표와 송영길 의원 등은 ‘부모님론’을 지지한다. ‘여자친구론’ 편에서는 ‘애인이 싫어져 떠난 여친에게 스토커처럼 매달리면 역효과를 낼 수 있으니 이성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주자’며 ‘냉각기’를 주장한다. 반면 ‘부모님론’ 측에선 “무슨 소리냐. 부모님이 화내시면 더 자주 뵙고 마음을 풀어드리는 게 도리”라며 받아친다. 호남의 속내는 과연 어느 쪽일까. 아무리 얘기해도 귀 기울여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남친에게 질려버린 여친처럼 결별의 최후통첩을 보낸 것일까. 하는 짓은 미워도 절대 자식을 내칠 수 없는 부모의 심정으로 또 한번 회초리를 든 것일까.
헤어진 여친 마음을 돌리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컨설팅 업체들은 재회의 열쇠는 ‘당신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여친을 되찾고 싶다면 우선적으로 여친의 속마음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 사귀는 동안 잘못한 부분이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고쳐 나갈지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그저 임시방편으로 적당히 둘러대거나 궤변을 늘어놓으면 관계 회복은 물 건너간다. 떠난 여친을 그리워하는 남친뿐 아니라 ‘호남 구애’에 나선 더민주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인 것 같다.
5. [동아일보][윤세영의 따뜻한 동행] 태어나서 참 좋다
“제품아, 잘 팔려라. 이얍∼!”
광고사진을 찍으면서 이렇게 기합을 넣고 셔터를 누르던 분이 계셨다. 광고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제품 사진을 찍어주면 그만이지만 항상 자신이 촬영하는 상품이 잘 팔리길 기도하는 마음으로 힘차게 기를 불어넣었다는 원로 사진가 김한용 선생님이다. 지난주 93세로 세상을 떠난 그분의 빈소를 다녀오며 “내가 사진을 찍은 제품이 잘 팔리고 내게 일을 준 사람이 부자가 되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이겠어요”라고 하시던 생전의 말씀이 떠올랐다. 단순히 일과 돈을 주고받는 거래가 아니라 그 너머까지 생각한 진정한 프로였다.
그분은 청년 시절에 일이 없어 풀 죽어 집에 들어가는 날일수록 골목 밖까지 마중 나와 있던 어머니에게 일부러 더 큰 소리로 “어머니∼”라고 부르며 달려갔다고 했다. 행여 어머니가 아들의 곤궁함을 눈치채실까 봐 더 씩씩하게 행동했다는 그분은 6·25전쟁 직후 남루했던 시대를 살면서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행복한가를 체험했다고 말했다. 그 후 자신의 혼을 불어넣어서라도 고객이 잘되길 바랐던 투철한 직업정신은 지금까지 광고사진계의 전설로 남아 있다.
항상 긍정적으로 일하는 사람을 만나면 참 반갑다. 엊그제 미장원에서 내 머리를 만지던 원장이 “저는요, 이 세상에 태어난 게 너무 좋아요”라고 하는데, 그녀의 인생 역정을 아는지라 그 말이 더욱 신선하고 감동적으로 들렸다. 그녀는 간신히 중학교를 졸업한 후 집을 나와 자수성가했다. 그녀가 “혼자 힘으로 사느라 고생은 많이 했지만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것만으로도 부모님께 감사해요. 나머지는 내가 하면 되니까요”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그녀는 주어지지 않은 것을 원망하지 않고 나머지는 자기 힘으로 했다. 어린 나이에 미용기술을 익힌 다음 30여 년 동안 혼자 힘으로 자신이 갖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성취해왔다. 일을 하면서 뒤늦게 학교도 다녔고 착실하게 돈을 모아서 가게를 열었다. 지금은 자신처럼 부모덕을 보지 못하는 어린이 세 명을 후원하고 있다고 했다.
시대를 잘못 타고 나왔다고, 부모를 잘못 만났다고 좌절하기보다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부터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인 사람은 자신의 운명을 바꾼다. 그런 마음으로 오늘 우리도 자문해보자. 나는 세상에 태어나서 참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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