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 신문사설 [이데일리] 1. 마지막 10㎞ 남겨놓은 청와대 리더십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하는 정치가 실종됐다. 여야 갈등으로 인해 국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국정감사조차 파행으로 치닫고 있는 국면이다. 야권이 주도한 김재수 농림부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가 직접적인 빌미로
작용했지만 그 배경에는 여야의 뿌리 깊은 불신감이 깔려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겉으로는 상생과 타협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빚어진 사태다. 2. 김영란법 초기 혼란 극복이 관건이다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오늘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2011년 6월 김영란 당시 국민권익위원장이
청탁·접대 문화를 혁명적으로 개선해 부정부패를 근절하자며 법안을 제안한 지 5년 3개월 만에 드디어 빛을 보는 셈이다. 국정감사에
나선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관계자들과 식사를 따로 하거나, 함께 했더라도 밥값은 제각기 낼 정도로 김영란법은 이미 위력을 십분
드러내고 있다. 국감장에서 호통 치다가 극진한 식사를 대접받고 뒤풀이 비용까지 피감기관에 덤터기 씌우던 그동안의 후진적 관행에
비하면 경천동지할 변화다. [매일신문] 3. 이정현 대표는 단식 풀고 정세균 국회의장은 사과해야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에 새누리당이 국정감사를 전면 거부하고 이정현 대표가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작금의
사태는 어느 모로 봐도 비정상이다. 국정 운영에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여당임을 망각한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상황은 여당이
이러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북핵 사태는 더 위중해졌고 경제는 꼬꾸라지는데 금융`공공노조는 파업을 벌이고 있다. 4. 고령화사회, 노인들의 사회적 에너지화에 나설 때 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노인들의 공익적 사회 활동이 다양해지면서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새로운 노인 문화를 일구고 있다. 노인들은 복지기관과
사회단체 소속 모둠을 통한 지역 가꾸기부터 홀몸노인 돌보기인 ‘노노 돌봄’(老老케어)까지 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인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인 셈이다. 효과도 긍정적이다. 노인들의 사회적 에너지화 가능성을 말해주는 현상이다. [서울신문] 5. 고소득 무임승차 없게 건보료 재설계를 연소득
3000만원이 넘는 8만 9000여명이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88만원 세대’보다 3배나
벌어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재했기 때문이다. 현행 건강보험료 체계에서는 금융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이 각각 4000만원을 넘지
않으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런 불합리하고도 정의롭지 못한 고소득자의 건보료
‘무임승차’를 막을 건보료 체계 개선이 시급하다. 6. ‘세컨더리 보이콧’ 본격 시동, 강도 더 높여야 미국이
북한 핵 프로그램 개발 지원과 관련해 중국 기업 단둥 훙샹(鴻祥)그룹에 대한 제재에 착수했다. 미국 재무부가 랴오닝 훙샹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단둥 훙샹실업발전과 최대 주주인 마샤오훙 회장 등 중국인 4명을 제재 대상에 공식적으로 등재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단둥 훙샹과 중국인 4명의 미국 내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 개인들의 거래도 금지된다. [동아일보] 7. 對北거래 中기업에 칼 빼든 美, ‘이란식 제재’로 간다 미국
재무부가 26일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관련 물자 거래를 지원한 중국기업 단둥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와 수뇌부 4명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법무부는 이들을 국가비상경제권법 위반과 사기·돈세탁 모의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에 따라 이들의 미국 내 보유 자산이
동결됐고, 중국 시중은행 계좌 25개에 예치된 자금은 압류된다. 미 행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에 사실상 착수한 것이다. 미
행정부의 이번 훙샹 제재는 드디어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국적 불문하고 북과 거래하는 기업의 제재에 나섰다는 점, 그리고 중국도
협조했다는 점에서 대북제재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북은 자신들의 정권에 충성하면서 해외 무역을 수행하는 네트워크가 끊겨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이다. 불법 행위에 가담한 중국기업 제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란식 제재를 통해 북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하도록
명줄을 죄어야 한다. [중앙일보] 8. 클린턴·트럼프의 ‘동맹’ 인식 차 드러난 TV 토론 “나는 일본·한국에 상호방위조약을 존중한다는 점을 확신시킬 것이다.”(힐러리 클린턴), “그들이 공정한 몫의 방위비를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동맹을 방어할 수 없다.”(도널드 트럼프) 9. 매일 쓰는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라니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됐던 유해물질인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치아졸리논(MIT)이 시중에 유통 중인 치약에 함유됐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CMIT와 MIT는 알레르기성 피부염과 기침, 호흡 곤란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치약에 이들 성분을 보존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매일경제] 10. 정부주도 R&D 개혁해야 한다는 과학계의 외침 국내
대표 과학자 40여 명이 정부의 연구개발(R&D) 개혁을 요구하는 공개 청원에 나선 데 이어 250여 명의 과학자들이
이에 동참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호원경 서울대 의대 교수 등이 "연구자가 자발적으로 제안한 기초과학 연구과제에 대한 지원을
늘려달라"는 내용의 청원을 올린 게 발단이다. 정부가
정한 국책사업이나 과제에 제안서를 제출해 연구비를 타가는 관(官) 주도의 연구 방식에 대해 과학자들이 개혁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정부 연구비 19조원 가운데 연구자들이 제안한 기초과학 연구에 지원되는 것은 고작 6%뿐이라고 하니 과학자들이 "이대로
가다간 미래가 없다"고 말할 만하다. 미국이 정부 연구비의 47%를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대부분 연구자가 연구 주제를 정하는 것과
딴판이다. 1913년
덴마크 젊은 과학자 닐스 보어가 제시한 '원자모형' 이론이 100년이 지난 지금 반도체, 레이저 등 신산업의 토대가 된 것은
단기적인 연구, 성과 지상주의에 집착하는 국내 기초과학 연구 풍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카이스트가 과학자들이
선택한 자유로운 연구과제에 최장 30년간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최근의 이슈와는 거리가
먼, 10년 이내에 상용화되지 않는 분야만 지원하기로 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주요 신문칼럼 1. [매일신문][기고] ‘제2의 우생순’을 위하여 ‘우생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어떤 이의 인생 이야기가 아니다. 변변한 전용 구장 하나 없이 체격의 열세, 얇은 선수층 등을 극복하고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강호가 된 우리나라 여자 핸드볼 이야기다. 2. [매일신문][야고부] 심포지온 심포지엄은 특정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의견을 발표하고 청중의 질문에 답하는 학술 토론회를 말한다. 라틴어 용어인 심포지엄은 원래 고대 그리스의 연회 전통인 ‘심포지온’(symposion)에서 비롯된 말이다. 기원전 7세기 무렵 처음 문헌에 등장하는데 심포지온은 남자들만 참석할 수 있는 일종의 술 파티였다. 3. [한국일보][기억할 오늘]플레밍의 세런디퍼티 엔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영국 스코틀랜드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Alxander Fleming)은
1928년 8월 말, 실험실에 포도상구균 배양 배지를 놔둔 채 늦은 여름 휴가를 떠났다. 한달 뒤인 9월 28일 돌아온 그는
자신의 배지가 푸른곰팡이 군체로 ‘오염’된 사실을 발견했다. 동시에 곰팡이 주변으로는 세균들이 얼씬도 못하는 걸 알게 된다. 그는
‘페니실륨 노타툼(Penicillium Notatum)’이란 그 곰팡이를 배양했고, 거기서 추출한 한 물질이 세균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 ‘페니실린’이라는 이름을 달아 이듬해 ‘영국 실험병리학회지’에 발표했다. 4. [서울신문][고전으로 여는 아침] 신이 보낸 등에 소크라테스 국가 존립의 위기나 경제적 곤경에 처한 시대의 사람들은 대개 두려움과 좌절에 쉽게 사로잡혀 합리적 사고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기 일쑤다. 기원전 4세기 후반의 아테네인들이 그러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에서 스파르타에 항복한 아테네인들은 심각한 후유증을 앓았다.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던 아테네인들의 자존심은 무너졌고, 풍요롭던 경제와 활기 넘치던 문화 역량은 피폐해졌다. 5. [동아일보][조경란의 사물 이야기]핸드밀 커피를
처음 마셔 본 게 언제였는지? 중학교 때 원예반 선생님은 우리가 고등학생이 되자 이따금 카페에 데리고 가셨다. ‘뜨락’이라는
데였는데 선생님 댁과 우리들의 집과도 멀지 않은 곳이었고, 알고 보니 우리 동네였다.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열일곱 살 때
그 카페에서 커피를 처음 마셔 본 것 같다. 크고 흰 잔, 그 안에 담겨 있던 까만 액체. 그 알 수 없는 맛…. 그 후 혼자
뜨락에 들락거리면서 나는 어른의 세계로 빠져 들어가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집권 여당의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간 자체가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정 의장이 여야 사이에서 중립 의무를 어긴 정황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극한 대립으로 몰아가는 지금
상황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별도 판단이 필요하다. 정 의장도 문제를 야기한 장본인으로서 서로 납득할 만한 수준의 유감 표명으로
갈등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정의 중추 기능을 맡고 있는 청와대가 정치적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오히려 여야 갈등을 부추기면서 더욱 어려운 국면으로 몰아가는 측면도 없지 않다. 소통이
막혀 있는 탓이다. 무엇보다 지금 국회가 여소야대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청와대와 여야가 서로 대화하면서 정치적
현안을 해결해 나가라는 것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이제 1년 5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이 그제 청와대 조회에서 “마라톤도 30~35㎞ 지점이 가장
힘든 것처럼 우리 정부도 그런 시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토로한 것이 그런 의미라고 여겨진다. 이제 나머지 10㎞ 구간밖에는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오랜 경기 침체에 북핵 위기까지 겹치는 등 처리할 과제가 산적한 마당이다.
그럴수록
청와대와 내각이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 구간까지 완주하려면 신발 끈도 다시
동여매야 한다. 하지만 청와대와 내각이 힘을 보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적으로 반대편 입장에 서 있는 야당의 존재도
인정해야만 한다. 그것이 바로 소통의 리더십이다.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정치적 난맥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진정한 소통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포도주를 비롯한 일부 사치성 선물 품목의 가격 거품이 확 빠지고 관가 주변의 음식값이 내린 것도 김영란법이 가져온 긍정적 변화다. 지난해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부패인식지수가 27위에 그칠 정도로 부패가 일상생활에 스며든 대한민국으로서는 김영란법 시행을 계기로 투명한 선진사회로 나아갈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영란법이 뿌리내리기까지는 갈 길이 아직 멀다. 무엇보다 적용 대상자가 400만명에 이르고 간접적 영향까지 고려하면 거의 전
국민에게 해당되는 법이지만 핵심 내용인 부정 청탁이나 직무관련성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게 문제다. 권익위가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열고
법령해설집과 사례집도 내놨지만 일선에서의 혼선은 여전하다.
공직사회는 ‘시범으로 걸리면 끝장’이라며 벌써부터
복지부동에 들어갔고, 기업은 기업대로 쌍벌제에 대한 우려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학교와 언론사들도 어디까지 불법이고 어디까지
합법인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다. “직무에 속하는지 아닌지는 접대 받는 쪽이 잘 안다”는 게 권익위의 입장이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상식이 법의 잣대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법의 취지가 아무리 훌륭해도 공무원들의 몸 사리기로
민원이 계속 쌓이고 기업 활동과 소비가 위축돼선 말짱 도루묵이다. 기대가 크면서도 한편으로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김영란법이
초기의 혼란을 극복하고 우리 사회에 굳건히 정착될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일심으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 복귀하고, 이 대표 역시 단식 농성을 풀어야 한다. 단식은 자신의
의사 관철을 위한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다. 상대가 항복하지 않으면 내가 죽어야 한다.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편파 진행’을 한 책임이 있다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중대한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이 대표의
단식이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이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이 국정감사에서 다뤄지지 못하게 하려는 꼼수라는
의심을 받는 것이다.
정 의장도 현 사태의 빌미를 제공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새누리당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정
의장이 세월호 특별조사위 기간 연장 및 어버이연합 청문회와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철회를 맞바꾸려 한 야당의 편을 든 흔적이 분명히
드러난다. 그리고 정 의장은 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당시 여당 원내대표에게 서류 통보만으로 의사일정을 변경했다. 여당이 반발할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정 의장은 정기국회 개회사에서도 사드 배치 결정과 관련해 야당의 편을 드는 듯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국회 파행은 앞으로도 재연될 수 있다. 정 의장은 ‘맨입’ 발언이 문제가 되자 ‘여야 간 협상과
타협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지만, 변명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
이제 여야 모두 한발씩 물러나 국회부터 정상화할 때다. 여당은 국정감사장으로 돌아가고 이 대표는 단식을 풀어야 하며 정 의장은 ‘편파 진행’을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라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민생’을 위하는 길이다.
대구 북구
대불노인복지관의 ‘게릴라 가드닝 시니어 봉사단’은 좋은 사례다. 남녀 노인 21명으로 올 2월 발족한 봉사단은 지금까지 7곳의
버려진 자투리땅을 가꿨다. 방치된 이들 빈터에 꽃과 식물을 심어 작은 정원을 만드는 환경개선 시민운동에 힘을 합쳤다. 1970년 초
미국에서 비롯된 이런 운동을 노인들이 북구에서 시작한 까닭은 도심의 미관을 해치는 나쁜 환경을 밝게 바꿔보자는 뜻에서다.
지금까지
결과는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쓰레기 투기가 줄었고 동참 주민까지 나타났다. 기업체 봉사단도
참여의사를 밝혔다. 노인 봉사단의 활동 범위와 규모를 키우는 문제를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참여 노인들이 그동안 잃었다고
생각한 역할의 회복과 ‘건강한 신노년’이라 부를 만큼 스스로 느끼는 보람과 공유하게 된 자부심은 덤 이상이다.
대구적십자
소속 ‘노노케어봉사단’ 노인들이 벌이는 활약도 있다. 2인 1조로 홀몸노인을 돌보는 이들 봉사단은 매주 한 차례 인연을 맺은
홀몸노인을 찾아 친구이자 보호자 역할에 나선다. 지난해만 홀로 지내다 외롭게 죽음을 맞은 고독사가 1천245명에 이르고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를 감안할 때 이들의 활동은 더없이 값지다. 동병상련의 노인끼리 주고받는 봉사는 삶의 온기와도 같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는 657만 명으로 2010년보다 121만 명 늘었다. 1인 가구도 520만 가구로 2010년 보다
99만 가구가 불었다. 고령 인구와 1인 가구 증가는 앞으로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늘어날 노인의 사회적 활동을 돕고 이를
에너지화하는 데 나설 때다. 적극적인 노인정책의 개발과 관심은 행정 당국의 몫이다.
건보료 체계의 문제점이 거론된 건 어제오늘이 아니다. 가난한 이들이
내는 건보료로 잘사는 사람들이 혜택받고 있는 황당한 현실을 더는 그냥 두고 볼 일이 아니다.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의 국감자료만
봐도 금융소득·연금소득·기타소득을 합산한 소득이 4000만~7000만원 이상인 피부양자가 2300여명이나 된다. 금융소득이
3000만원 이상인 미성년자도 78명, 2000만원 이상은 197명이다. 금융소득이 2000만원이 있으려면 현재 금리로 적어도
10억원가량을 은행에 맡겨야 가능하다. 10억~20억 자산가인 ‘금수저’인데도 한 푼도 내지 않고 건강보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지역가입자에 대한 건보료도 문제다.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는 소득이 일정치 않다 보니 소득 이외에
자동차·재산 등에 보험료가 부과된다. 그러다 보니 ‘송파 세 모녀’처럼 소득이 없는 경우도 월 5만원의 보험료를 내야 하는가 하면
최근 6억원의 종합소득이 있는 한 배우는 실제 내야 할 보험료가 월 200여만원인데도 부인 회사의 직원으로 이름을 올려 월
2만여원의 보험료를 내는 편법이 난무한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은퇴 후 소득이 줄었는데도 직장 생활을 할 때보다 오히려 보험료를 더
내야 해 은퇴자들의 노후 삶의 질을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지난해 1월 개선안을 만들어
놓고도 아직 미적거리고 있다. 지난해는 총선을 의식하더니 이제는 내년 대선을 의식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성상철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 개편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는데 표심(票心)을 의식해 개선안을 내놓지 못하다가는 아무것도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가 좌고우면한다면 국회라도 나서야 한다. 건보료 개선은 현 정부의 대선 공약이고,
야당에서도 찬성하니 더 미룰 이유가 없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가
구체적 혐의를 토대로 특정 중국 기업을 제재했다는점에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북한과의 거래만을
이유로 제3국 기업과 기관에 광범위한 제재를 가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은 아니지만 효과에서는 유사하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추가 제재안 마련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을 경우 언제든지
독자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미 재무부는 단둥 훙샹과 그 관계회사 소유의 중국 시중은행 계좌
25개에 예치돼 있는 자금의 압류를 신청했고 미 법무부도 이미 대량살상무기 제재 위반과 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이 회사를
기소한 상태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5년간 중국에 1억 7100만 달러(약 1913억원)어치를 수출했고 핵무기 제조에 유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물품 4종류가 포함됐다.
북한에 핵과 미사일 관련 물자를 공급하는 중국 업체가 훙샹그룹에
국한되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국제사회는 이미 지난 2월 유엔 보고서를 통해 제재 대상인 북한 기업과 연루된 중국 기업
수십 곳을 확인했고, 미 정부는 현재 지난 2월 발효된 대북제재법에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을 위한 모든 법적 조치를 마련해 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 역시 철저한 조사를 통해 관련 기업을 찾아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북한의 지정학적 가치 때문에 겉으로 북한 제재를 주장하면서 뒷구멍으로 북한을 봐주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북
제재가 실효를 거두려면 강력한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 세컨더리 보이콧은 자국만이 아닌 제3국까지 적용하기 때문에 과거 북한을
압박했던 ‘방코델타아시아’식 자산 동결보다 훨씬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6차 핵실험 도발을 준비 중인 북한에 ‘도발은 곧
자멸’이라는 경고를 이번 기회에 제대로 보여 줘야 한다.
2010년 이란에 처음 적용된 세컨더리 보이콧을 통해 미국은 2015년 핵프로그램
중지 항복을 받아낸 바 있다. 북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뒤 미 정부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한 대북제재
강화법(2월)에 이어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 대상국’으로 지정(6월)했다. 그러나 재량권을 쥔 행정부는 30개 정도만 제재
리스트에 올려 ‘이란만큼 강력한 제재 없이는 북핵 포기를 끌어낼 수 없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2월 유엔 안보리 보고서는 제재 대상 북 기업과 연루된 중국기업이 수십 개라고 했다. 미국이
중국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실행해야 중국을 움직일 수 있다. 미국이 북과 거래하는 중국기업 몇 곳이 문을
닫게 만들면 다른 중국기업들도 조심할 것이다. 이란 제재 때 미국이 중국 쿤룬은행을 제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이란과 거래하면
망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다른 중국은행들이 제재 조치를 따르기 시작했던 것이 좋은 예다. 대중(對中)관계에서 칼집만 차고 있었던
미국은 이제 칼을 꺼내 쓸 때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어제 오전(한국시간) 진행된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동맹국에 대한 조건 없는 방어 의지를 재확인했다. 사업가 출신인 공화당의 트럼프 후보는 동맹국
방어의 조건으로 ‘공정한 부담’을 강조했다. 동맹 관계의 비즈니스적 접근이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경우 한·미 동맹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가 되면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가 한·미 간 현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협상 타결이
순탄치 않을 경우 동맹 관계의 동요도 우려된다.
두 후보 모두 북한발 핵 위협을 가장 중요한 안보 이슈 가운데
하나로 꼽았지만 해법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트럼프는 “모든 옵션을 테이블에서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국을 통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중국 역할론’을 내세웠다. 클린턴은 압박을 통한 협상에 중점을 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중국·러시아까지
참여한 강력한 국제 공조를 통해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총 한 방 안 쏘고 이란 핵 문제를 해결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강경한 입장에서 물러나 협상장에 나올 때까지 강력한 압박 기조를 유지한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접근법에서 일단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경제, 자유무역협정(FTA), 인종 갈등, 테러, 국가 안보 등 다양한 쟁점에서 두 후보는 양보 없는 난타전을 벌였다. 현안에 대한 이해도나 설득력·표현력·태도 등에서 힐러리가 우세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토론 직후 실시된 CNN 여론조사에서도 힐러리가 62% 대 27%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직 두 번의 토론이 남아 있는 데다 어떤 돌발 변수가 등장할지 알 수 없다. 1차 TV 토론 결과만으로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이유다.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대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11개 치약 제품에서 CMIT·MIT가 0.0022~0.0044ppm
검출돼 제품 전량이 회수당하게 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사건의 전말을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신속하고 확실한
회수가 이뤄지도록 나서야 한다. 소비자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제품 안전 시스템 강화도 당연히 이어져야 한다.
치약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생활용품인 데다 특히 입안에 들어가는 제품이다. 그런 만큼 함유 성분의 유해성과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런데도 의약부외품인 치약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그동안 이를 깜깜이로 몰랐다는 사실은
태만이 아니면 무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가습기 살균제가 사회적 문제가 됐을 때 식약처가 해당 물질의 생산·유통·사용 실태를
철저히 파악해 함유된 생활용품은 회수케 하고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조치를 단단히 했으면 마무리됐을 일이다. 치약에서 CMIT·MIT가 검출된 것은 비극적인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겪고도 유독물질 관리 수준과 국민 안전이 개선된 게 없음을 뜻한다.
더 큰 문제는 약 3000t의 CMIT·MIT
함유 보존제가 몇 년에 걸쳐 생활용품 제조업체를 비롯한 시중에 유통됐다는 점이다. 아모레퍼시픽 외 다른 업체의 치약이나
구강세정제를 비롯한 생활용품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 식약처는 지금이라도 이들 유해물질의 행방을 전수 추적하고 다른 업체의
치약이나 구강청결제 등에 사용됐는지를 확인해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 이들 성분이 치약으로 사용됐을 때는 인체에 어떤 위험이
있는지를 과학적인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의 신뢰이기 때문이다.
이번 청원은 현재의 방식으로는 국내 기초 연구 토대가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과학계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과학자들이 흥미를 갖고 뛰어든 연구에서 창의적인 성과가 나오는 것이 당연하다. 정부 연구비를 받으려고 정부 기획연구에 매달리고
있다가는 가뜩이나 허약한 기초과학 경쟁력은 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세계 각국은 '돈 안 되는 기초과학'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노벨상 역시 당장 상용화가 안 되는 연구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을 통해 탄생한다.
정부는 '녹색' '친환경' '태양광' '인공지능(AI)' 등 유행을 좇는 연구로 과학자들의 연구 방향에 지나치게 간섭해선 안 된다. 기초과학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R&D 예산만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 과학자들을 믿고 현장과 소통해야 한다.
여자
핸드볼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연거푸 금메달을 딴 효자 종목이다.
한국의 구기 종목 역사상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유일한 종목이다. 비유럽 국가 중에서 거둔 유례 없는 놀라운 성적이다.
여자
핸드볼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투혼을 발휘, 후일 영화로 만들어진 ‘우생순’으로 전 국민을 감동시켰다. 아테네 올림픽
여자 핸드볼 결승전에서 한국은 유럽의 강호 덴마크와 2차 연장과 승부던지기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패했다. 비록
은메달이었지만 온 국민의 심금을 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핸드볼의 현실은 부끄럽고 참담하다. 대한핸드볼협회가 옛 영광을 재현하려고 2011년 신설한 SK핸드볼 코리아리그의 지방 경기에서 이러한 현실이 극명하게 나타났다. 코리아리그는 100명 안팎의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들만의 리그로 진행되는 게 다반사였다. 채널이 늘어났음에도 고정적인 TV 중계방송도 없었다.
비인기
종목의 한계를 입증이라도 하듯 지난 8월 개최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여자 핸드볼은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7점이나
앞서던 러시아전을 비롯해 프랑스와 스웨덴전에서 역전패하며 예선 탈락했다. 우리 선수들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열정과 투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더는 우리가 아는 ‘우생순’이 아니었던 것이다.
국제 스포츠 분야에서 한국인의 저력과 투혼을 각인시킨
핸드볼. 그러나 정작 국내에선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달고 다닌다. 핸드볼 강국에는 있고 우리에게는 없는 게 뭘까? 핸드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 누구나 생활 주변에서 자연스럽게 핸드볼을 즐길 수 있는 토대 마련이 절실하다.
금메달이나
우승의 순간만 기억하는 우리의 정서, 함께 힘을 모으지 않고 남 탓하는 세태가 더 큰 문제는 아닐까? 이런 반성의 바탕 위에
필자가 올해 회장을 맡은 대구시핸드볼협회는 저변 확대를 위한 선수들의 재능기부, 핸드볼 사랑 서포터스 구성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핸드볼 2020 프로젝트’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여자 실업팀인 컬러풀대구(대구시청)의 재능기부로 SOS어린이마을에서 8주 동안 시설 아동을 대상으로 핸드볼 사랑교실을 운영하고, 페이스북에 핸드볼협회 페이지와 컬러풀대구 핸드볼 서포터스 그룹을 만들어 알리고 있다. 이달 2~4일 대구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 SK핸드볼 코리아리그 대구 경기 때는 SNS와 대구시 내 전광판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이 덕분에 대구 경기가 열린 시민체육관은 만원(1천 명)을 기록했다.
핸드볼은
어느 구기 종목보다 역동적이고 매력 있는 경기다. 경기장을 찾아 처음으로 경기를 접한 관람객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대구시핸드볼협회의 노력은 아직 찻잔 속의 미풍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이번 경기를 통해 ‘하면 된다’는 가능성과 희망을 봤다. 우리의
작은 노력이 마치 나비효과처럼 온 국민의 핸드볼 사랑으로 이어져 ‘제2의 우생순’이 탄생하는 촉매제가 되리라 확신한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통상 식사를 뜻하는 ‘데이프논’(deipnon)이
끝나면 사교 목적의 술자리를 마련했다. 포도주와 물을 섞은 음료가 심포지온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 포도주에 물을 섞어 마신
이유는 문명인과 야만인을 구분하는 당시의 관습 때문이다. 정해진 주제를 놓고 대화하고 음악과 춤, 연극 등을 감상했는데 대개의
경우 모두 술에 취해 노래를 부르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것으로 파티를 마무리했다고 기록에 나온다.
오늘날에도
심포지온의 맥이 남아 있다. 학술 토론회로 성격이 바뀐 심포지엄은 별개로 치더라도 영국 등 많은 국가에서 남성만의 사교 술자리는
하나의 전통처럼 굳어졌다. 고대 그리스처럼 엄격한 형식과 정치`철학 등 고상한 대화는 몰라도 독한 술은 빠지지 않는다. 좀 더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술자리인 향연이나 회식은 굳이 어디라고 할 것도 없이 만국 공통사항이다.
일명 ‘김영란법’이
오늘부터 시행됐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대상자만도 40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법
시행을 앞두고 국민권익위원회에 질의한 것 중 가장 흔한 것이 식사와 관련된 대목이다. ‘원활한 직무 수행이나 사교`의례 목적이면
허용한다’는 단서 조항에도 ‘3-5-10’(식사비 3만, 선물비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이하) 조항의 실제 적용을 놓고
궁금증이 크다는 말이다.
참석자 모두 똑같이 ‘n분의 1’로 나누는 더치페이가 제일 무난한 방법이다. 하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는 식사모임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 계모임마저도 어떻게 비용을 계산할지 신경쓰이는 것은 사실이다. 당분간 어느 회식
모임이든 밥값`술값 계산할 때 혼선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적응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머릿속에서
대가성이나 부정청탁, 향응을 아예 지우면 쉽게 해결될 문제다. 김영란법이 문명과 야만을 구분하는 물 섞은 포도주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우리 시대의 새로운 심포지온 전통을 만든다면 이 입법은 성공이다.
그의
발견은 별 주목을 끌지 못했다. 당시는 화학요법보다는 외과적 시술, 즉 감염된 부위를 적절히 잘라내는 게 유행이었다. 플레밍
역시 동물실험을 통해 페니실린의 효능을 검사했으나 장기(臟器) 표면 살균력은 탁월했으나 내부에는 효능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페니실린 실험을 중단했다.
페니실린이 빛을 본 것은 옥스퍼드대 하워드 월터 플로리와 에른스트 체인 연구팀
덕이었다. 그들은 39년 플레밍으로부터 표본을 넘겨 받아 실험을 거듭한 끝에 페니실린의 기적적인 효능, 즉 세균의 세포벽 형성을
막아 생장ㆍ번식을 억제하면서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들은 록펠러 재단의 지원으로 페니실린을 주사약 형태로 만들어
상용화했고, 수많은 2차 대전 참전 군인들의 생명과 팔다리를 구했다. 페니실린은 다양한 효능의 실린계 항생제로 합성ㆍ개량돼 지금도
쓰이고 있다.
물론 플레밍은 성실하고 집요하고 또 도전적인 세균학자였다. 매독에 효능이 있는 최초의 화학제제인
살바르산을 영국에서 처음 쓰고, 가장 잘 쓴 의사가 그였다. 하지만 그는 연구실에 죽치고 앉아있는 대신 휴가를 간 덕에, 실험실을
말끔히 치우지 않고 배지를 ‘비범하게’ 오래 방치한 덕에 페니실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 거기 앉은 곰팡이 포자가 희귀한 페니실륨
곰팡이였다는 것도 능력과는 무관한 행운이었다. 그처럼 큰 의미를 지니는 우연한 발견을 과학계에서는 ‘세런티퍼티(serendipity)’라 부른다. 그는 옥스퍼드의 두 학자와 함께 45년 노벨 생리ㆍ의학상을 탔다.
다만 ‘세균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는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 짓는다”는, 하지 않아도 좋았을 말을 남기긴 했다.
이런 상황에서 멜레토스 등은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소크라테스(BC
470~399)를 시민법정에 기소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덧씌운 죄를 부인하고 오히려 시민들의 비이성적 행태를
꾸짖었다. 결국 기원전 399년 심사가 틀린 아테네 시민들은 소크라테스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그는 죽음을 달게 받았다.
소크라테스는
당시 지혜롭다고 자부하는 정치인, 지식인들을 찾아가 집요하게 질문을 던지며, 그들이 실은 지혜롭지 않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가
그렇게 사람들에게 캐묻는 것을 듣고 좋아한 청년들은 소크라테스를 흉내 내어 다른 사람들에게 캐묻고 다녔다. 같은 방식으로
청년들에게 논리적 봉변을 당한 사람들이 소크라테스를 원망하게 된 것도 그 때문이리라.
시민들은 소크라테스가 밉기는
했지만 처음부터 그를 죽이려고 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법정에 세워 추궁하면 소크라테스가 물러설 줄 알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자신은 ‘신이 보낸 등에’라면서 시민들의 그릇된 행태를 지적하는 일을 멈출 수 없다고 항변했다.
“부와
명예와 명성은 되도록 많이 획득하려고 안달하면서도 지혜와 진리와 당신 혼의 최선의 상태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고 생각조차 하지
않다니 부끄럽지 않소?”, “재산에서는 미덕이 생기지 않지만, 미덕에서는 재산과 그 밖에 개인이든 국가든 사람에게 좋은 모든 것이
생겨납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시민들에게 끊임없이 조언하는 것이 신이 내린 소명이라고 인식했다. 소크라테스는 행동이 굼떠
자극이 필요한 말에게 등에가 배정되듯, 신이 자신을 아테네 시민들을 일깨우고 설득하고 꾸짖으라고 등에 역할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어느 누구를 위해서도 정의에 반하는 행위를 용인한 적이 없으며, 시민들을 일깨우는 일을 그치지 않은 만큼 죄가
아니라 외려 시청사 무료 식사 제공의 영예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날마다 대화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최고선이며,
캐묻지 않는 삶은 인간에게는 살 가치가 없다”고 역설했다. 오늘날 안보와 경제의 총체적 국가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대중에 아부하고
선동하는 이를 꾸짖고, 국민들에게 용기와 절제의 미덕을 주문할 등에 같은 현인이 그립다.
8년 전에 처음으로 작업실을 얻었을 때
책장과 책상 말고도 필요한 물건이 너무나 많다는 데 깜짝 놀랐다. 공간이 좁기도 했지만 작업실이 수도사의 방처럼 보이길 원했기
때문에 최소한의 사물들만 들여놓기로 했다. 그렇게 해도 포기할 수 없는 게 커피를 마시기 위한, 주전자 핸드밀 서버 같은 핸드드립
도구들. 작업실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볶은 원두를 사다 먹는 것으로는 감당이 안 될 만큼 커피 양이 늘어버렸다. 이때다 싶어
로스팅에 관한 책들을 쌓아 놓고 독학을 시작했다.
생두를 볶으면 커피콩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콩 내부에 생긴
벌집과 같은 구조를 현미경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일명 ‘허니콤 구조’. 그 안에 커피의 맛을 좌우한다는 클로로제닉산, 카페인,
단백질 등의 성분이 부착된다. 일본의 한 공학도가 쓴 ‘더 알고 싶은 커피학’에서는 그 때문에 로스팅과 분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나의 첫 번째 커피 분쇄기는 실용적인 ‘칼리타’ KH3. 그 후 일 년에 한두 번 사치를 부리기도 하는데 클래식한 핸드밀을 구입할 때다. 보통은 위가 열려 있고 커피 가루가 담기는 서랍이 큰 제품을 사용하지만.
일주일에
세 번쯤 소형 로스터로 커피를 볶는다. 핸드밀을 갖고 있는 사람을 만날 때는 갓 볶은 원두를 슬그머니 들고 나가기도 한다. 그런
즐거움이 없다면 일을 마친 후 자정 넘어 문을 활짝 열어둔 작업실에서 커피를 볶는 맛이 덜하겠지. 책상 앞에 앉기 전에
‘예가체프’를 천천히 간다. 커피 향이 퍼지면 마음은 누그러져 버리면서 뭐 이 정도도 괜찮잖아? 싶어진다. 삶의 바닥에는 수많은
단층선이 있고 그것들 중 언제 하나가 일상을 뒤흔들게 될 지 알 수 없다. 맥주 한잔을 마시는 순간, 커피를 내리는 순간,
좋아하는 책 한 페이지 읽는 순간. 괜찮은 순간들이 모이면 정말 괜찮은 하루가 될지 모른다.
소복이 담긴 커피 가루에 물을 ‘내려놓는’ 느낌으로 주전자를 기울인다. 아래로 떨어지는 물의 힘으로 만들어진 맛. 아무도 없는데 오늘은 어째서인가 정성껏 두 잔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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