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2016년 7월 19일 화요일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칼럼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 신문사설 

[서울신문]

1. 총선 참패 ‘친박’ 책임론 희석시킨 새누리 백서

새 누리당이 그제 공개한 4·13 총선의 참패 원인을 정리한 국민백서를 놓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마지못해 내놓은 ‘면피용’ 백서라는 지적이다. 백서는 무엇이 문제인지를 제대로 진단해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을 얻기 위해 만드는 ‘반성문’이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백서에는 처절한 반성과 참회가 없다. 외부 전문가와 일반인, 당원, 총선 경선 후보 등의 의견을 백화점식으로 나열했을 뿐이다. 집권 여당이 2당으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고도 겨우 이런 백서를 내려고 지난 석 달여 동안 시간을 허비했는지 한심하기만 하다.

새누리당은 선거 참패의 책임 소재를 제대로 규명하지 않고 주변 인사들의 얘기나 늘어놓을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백서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배신자’를 찍어 내겠다며 공천권을 휘두른 친박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 만한 이들은 다 아는데도 백서가 이를 ‘계파 간 공천 갈등’이라고 눈 가리고 아웅을 하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대선을 치를 생각이 있는 정당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공당으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친박들이 ‘완장’을 차고 공천권을 휘둘렀다. 이한구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오만하고도 독선적인 공천위 운영에 친박 인사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선거 때 ‘진박’ 사진 마케팅을 벌여 민심을 악화시킨 이도 친박들이었다. 친박 인사들의 경거망동이 선거를 망쳤는데도 이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은 것은 아직도 새누리당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 줄 뿐이다. 오죽하면 이번 백서가 “친박 계파 패권주의에 굴복해 면죄부를 줬다”는 얘기까지 나오겠는가.

그런데도 백서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자로 실명으로 거론한 이는 이씨와 김무성 전 대표 등 두 명뿐이다. 친박의 막장 공천에 반기를 들고 막판에 ‘옥새 파동’을 벌인 김 전 대표의 책임도 당연히 없지 않다. 하지만 이 두 사람에게 당 패배의 책임을 씌우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다. 이씨가 공천 전횡을 하도록 멍석을 깔아 준 것도 친박이고, 뒤에서 손뼉 친 것도 친박인데 뒤늦게 그를 희생양으로 몰아가는 것은 친박 책임론을 희석시키는 꼼수일 뿐이다. 김희옥 비대위원장은 백서를 내고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고 했다. 과거의 진실을 가리는 선거 참패 ‘흑서’를 내는 새누리당의 미래가 안 보인다.

2. 檢 ‘제2의 진경준’ 막을 대책 내놓으라 

진 경준 검사장의 구속 사태를 맞아 검찰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3월 진경준 검사장이 156억원 상당의 재산을 신고한 이후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그의 비리를 보면서 국민적 분노는 하늘을 찔렀다. 국민으로부터 부패를 척결하고 사법 정의를 세우라는 임무를 위임받은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자신과 친인척의 재산을 불리는 참담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진 검사장은 게임업체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에게서 10억원의 주식매각 대금과 이명박 정부 인수위원회에서 복귀한 직후 제네시스 차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한진그룹을 압박해 처남의 청소용역 업체에 130억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파렴치한 범죄도 구속 사유다.

‘진경준 사태’는 우리 사회의 권력 시스템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사건이다. 검찰 내부의 고장 난 감찰 시스템은 물론 검사장 승진 과정에서 검증을 제대로 못 한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도 지적받아야 한다. 진 검사장이 평검사 시절 비상장 넥슨 주식을 1만주나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2009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으로 근무했다. 부장·차장 검사는 물론 주식을 대거 보유한 평검사도 금융 관련 업무를 보는 데 제한 장치가 없다는 점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더 욱 우려되는 것은 ‘제2, 제3의 진경준’이 과연 존재하지 않겠느냐는 우려다. 홍만표 전 검사장이 연루된 최근의 법조 비리에 비춰 볼 때 교묘한 수법으로 검찰 권력을 이용해 개인 재산을 축적하는 사례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있다. 우리 사회에서 진 검사장과 김 회장처럼 학연과 지연으로 결탁된 범죄는 지금 이 시간에도 은밀하게 싹트고 있을 것이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어제도 국회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재발 방지를 거듭 약속했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 공염불에 그치지 않을까 걱정이다.

권력과 돈의 검은 유착이 횡행하는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이번 사건이 보여 주듯 검은돈은 늘 비호 세력을 찾고 있다. 제도적인 견제 장치 없이는 언제든지 제2의 진경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얼마나 타락할 수 있는지 이번에 국민은 똑똑히 목격했다. 기소 독점주의라는 방패막이 뒤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왔던 검찰은 이미 자정 능력을 상실한 상태다.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검찰 조직을 위해서라도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 같은 제도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

3. 열정과 노력의 가치 되찾아야 미래 있다

반 세기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무대의 중심에 자리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상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며 자신의 행복을 유예하는 것쯤은 당연시 여기며 헌신한 세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빈손으로 시작한 이들이 가진 유일한 무기는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열정이었다.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그것은 ‘지금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절실한 염원이자 간절한 기구(祈求)였다. ‘열정과 노력’은 보상받는다는 일종의 사회적 합의는 개발 시대 도덕성 붕괴를 지연시키고 최소한의 사회적 건강을 유지하게 한 정신적 바탕이기도 했다.

서울신문이 창간 112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도 1970~1980년대 사회 분위기의 일단을 보여 준다. ‘우리 사회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50대와 60대는 짐작처럼 ‘열정과 노력’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젊은 시절을 개발 시대 경제 활동의 최일선에서 보낸 세대다. 하지만 20대와 30대는 ‘경제력’과 ‘인맥’을 각각 첫 번째와 두 번째로 들었다. 40대는 ‘경제력’이 가장 많았지만 두 번째는 ‘열정과 노력’이라고 답했다니 세대별 의식 차이는 분명하다. 20~30대는 분명 글로벌 금융위기 뒤끝의 저성장 시대를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고달픈 세대다. 극심한 ‘취업 절벽’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취업에 성공해도 일자리의 질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해도 ‘경제력과 연줄이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보편화돼 있다는 사실에는 우울함을 감추기 어렵다.

[동아일보]

4. 현대車-현대重 연대 파업, 일자리 잃는 자해행위 아닌가

현 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조가 이번 주 19, 20, 22일 3차례에 걸쳐 부분적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연대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21일에도 부분 파업하기로 해 오늘부터 4일 연속 파업한다.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두 노조의 동시 파업은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맹의 공동 파업 이후 23년 만이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직원 평균임금이 9600만 원인 현대차와 7800만 원인 현대중 노조가 거리로 나오는 상황을 온당하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올 들어 현대차가 국내에서 만든 자동차 비중은 전체 생산 대수의 36%로 10년 전의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에 가깝고 생산비가 싼 지역으로 공장을 이전한 결과다. 국내 전체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어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의 지위를 인도나 멕시코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졌다. 구조조정 대상인 현대중이 고통 분담을 하기는커녕 파업에 나서는 것은 혈세로 조선업을 지원한 국민의 뒤통수를 치는 격이다.

현 대차 노조는 기본급 7.2% 인상 및 일반 연구직 조합원에 대한 승진거부권 보장을, 현대중 노조는 기본급 5.09% 인상과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에 대한 해외연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야 어떻게 되건 단물만 빨아먹고 내 밥그릇만 챙기겠다는 발상이다. 대우조선해양에 기생하며 회사를 거덜 낸 정피아 낙하산 집단과 뭐가 다른가.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해 부분 파업과 잔업 거부로 입은 손실은 4500억 원에 이른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진출을 외면하고 국내 기업은 해외로 이전하는 양상이 심화하고 있다. 제조업 공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는 오랜 기간에 걸쳐 경제에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상처를 안길 것이다.

두 대기업 노조의 파업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는 노동개혁의 시동을 다시 걸 필요가 있다. 노동 4법 가운데 파견법 개정안은 대상 업종을 용접 도금 등 뿌리산업으로 확대해 파업으로 초래되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 럼에도 주목해야 하는 것은 결과로 나타난 수치가 아니라 행간에 담긴 젊은 세대의 목소리여야 한다고 믿는다. 조사 결과 부모·자녀와 비교해 경제환경을 묻는 또 다른 질문에 50대 이상은 ‘부모보다 더 잘살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고 한다. 반면 20대와 30대는 ‘부모보다 잘산다’는 응답이 각각 8.9%와 14.0%에 불과했다니 부모 세대와 비교해도 상대적 박탈감은 매우 크다. 특히 ‘우리 사회의 불공정한 분야’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 20대는 ‘고용’이라는 응답이 절반에 육박했다고 한다. 원인을 알았으면 치유의 길은 가깝다.

열정과 노력의 가치가 부각되지 않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열정과 노력 대신 경제력과 인맥이 성공의 지름길로 인식되고 있는 사회라면 병세는 벌써 깊다. 20~30대의 진단대로 우리 사회는 우선 고용의 불공정부터 회복해야 한다. ‘로스쿨’ 입학에서부터 기능직 채용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한국 사회에 만연한 ‘갑질 문화’를 청산하는 것은 50~60대 기성세대의 몫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제도적 모순을 없애는 데 다시 한번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20~30대는 그들대로 ‘현실의 벽’을 극복하기 위해 다시 한번 용기를 발휘하기를 바란다. 경제력과 인맥에 기가 죽어 열정과 노력을 포기하기에는 젊음이 너무 아깝다.

5. 검찰개혁, 결국 청와대 의지가 관건이다

김 현웅 법무부 장관은 어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태에 대해 “법무장관인 저 스스로도 한없이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사죄했다. 그러나 김 장관은 주식 대박 의혹이 터졌을 때 바로 감찰에 착수하지 않은 초동 대처의 문제에 대해선 언급을 피해 사과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남겼다.

김수남 검찰총장 역시 어제 전국 고검장 회의를 열고 사과한 것을 비롯해 진 검사장의 파렴치한 비리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내부에서도 높다. 김 총장은 재산등록에 대한 심층 감찰 등 검찰 쇄신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견제받지 않는 비대한 검찰권이라는 문제의 본질을 직시해 해결책을 찾지 않고선 개혁에 성공할 수 없다.

2012년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의 9억 원대 수뢰사건이 터졌을 때도 검찰은 사과와 함께 외부인을 영입한 감찰위원회 강화 등의 대책을 내놓았으나 ‘스폰서 검사’ ‘성추문 검사’ ‘뇌물 검사’ 비리가 꼬리를 물었다. 이날 새누리당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법무부 차관에게 비리 근절 대책을 시급히 마련토록 했지만 검찰에 ‘셀프 개혁’을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어제 검사 출신 야당 의원들이 개최한 ‘검찰개혁 방향과 과제’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검찰의 근본적 문제는 지나치게 큰 권한에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의 어느 검찰보다 우리 검찰은 직접수사권과 수사지휘권, 기소권, 공소유지권, 형집행권을 독점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니고 있다. 비대한 검찰권은 결국 부패하고 남용의 문제를 낳을 수밖에 없다. 제2, 제3의 진경준 비리가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검찰권을 적절하게 통제해야 한다.

이 명박 정권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이 논의될 때 직을 걸고 검찰 수사권을 지킨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는 개업 이후 한 해 100억 원 넘게 수임했다. 이것이 전관예우(前官禮遇)와 무관하다고 보는 국민은 없다. 그가 왜 검찰 수사권을 그토록 지키려 했는지 알 것 같다. 검찰 권력을 축소하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선진국처럼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거나 검찰인사위원회를 강화하고 청와대 파견 검사는 검찰에 복귀할 때 일정 기간 임용을 제한하며 부당한 축소 수사를 막는 재정신청 제도를 확대하는 견제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성패는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에 달려 있다.

[이데일리]

6. 자동차업체들 국내 고객 차별 너무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새 차를 판매하면서 인체유해 성분인 메탄올 워셔액을 넣어주고 있다고 한다. 자동차 앞 유리를 닦을 때 쓰는 세정액으로 메탄올 성분이 들어간 워셔액을 주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5개 업체들이 모두 마찬가지다.

운 전자가 워셔액을 사용할 때마다 메탄올이 공기 중으로 뿜어진다는 게 문제다. 메탄올을 5㎖만 흡입해도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두통이나 구토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하게 된다. 심할 경우 실명까지 야기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운전자뿐만 아니라 도로 보행자들도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메탄올 사용을 규제하는 명확한 규정이 없는 점도 맹점이다. 미국, 독일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는 차량 워셔액으로 인체유해 정도가 약한 에탄올을 사용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메탄올은 엄격 규제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관련 규정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아 대형마트나 자동차 용품 매장에서 판매되는 워셔액이 모두 메탄올을 함유하고 있을 정도다.

이 들 자동차업체들이 내수용과 수출용 차량에 차별을 두는 이중잣대도 질타를 받기에 충분하다. 해외 수출용 신차에는 현지 규정을 이유로 에탄올 워셔액을 넣고 국내출고 신차에는 메탄올을 사용한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소비자는 봉’이란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 않는가.

최근 계속되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내수시장 중요도가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이와 함께 시장이 판매자 중심의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에서 소비자 중심인 ‘바이어스 마켓’(buyer’s market) 으로 재편된 지도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내수차량과 수출차량에 차별을 두어 국내 소비자들의 애국심에만 의존하는 판매전략은 접을 때가 됐다. 이미 국내출고 차량에 부착된 저가 에어백과 범퍼 부실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마당이다. 여기에 워셔액에 있어서까지 차별을 둔다면 소비자들의 집단 반발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국산차 업체들은 소비자에 대한 서비스와 배려를 더 이상 늦춰선 곤란하다. 품질 강화와 서비스 개선에 소홀해서는 제 발등을 찍는 결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7. 박 대통령 귀국 이후 사드 해법을 묻는다

최 근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출장 때마다 국내에서 미묘한 사안들이 이어지고 있다. 으레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일 정도다. 그러나 밖에서 아무리 뛰어난 외교적 성과를 아무리 거둬도 안이 시끄러우면 말짱 헛일이다. 박 대통령이 4박5일에 걸친 몽골 공식방문을 마치고 어제 오후 귀국한 이번에도 또 그런 처지다. 이번엔 사드(THAAD) 미사일방어체계의 경북 성주 배치에 따른 혼돈을 조기에 수습해야 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발등의 불이다.

황 교안 국무총리가 지난 15일 성주 군민들을 설득하려고 한민구 국방장관과 함께 현지로 내려갔다가 계란과 얼음물병 세례의 곤욕을 치르며 6시간 반이나 극렬 시위대에 갇혔던 사건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총리가 대통령 부재중에 오도 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는 건 사실상의 국정 공백을 의미한다. 정부는 “통신선이 유지됐으므로 국정 공백은 아니다”라고 강변하고 있으나 당시 황 총리는 휴대폰과 국정 현안이 적힌 수첩까지 빼앗긴 상태였다.

박 대통령의 가시적인 대처가 필요한 이유다. 가장 급한 것은 국민 설득이다. 또다시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뒤에 숨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고 성주 군민들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요긴하다. 야당의 국정 발목잡기 관행을 과감히 떨치고 사드 배치의 현실적 측면을 인정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등 야권 인사들도 폭넓게 만나 공감대를 넓혀야 한다.사

드 배치에 집단 반발한 새누리당 소속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과 성주군수 등에 대해서도 분명한 의지 표명이 필요하다. 아무리 선출직이라지만 근거 없는 ‘사드 괴담’을 부채질한 행태를 모른 체 넘어가는 것은 국정 최고책임자의 덕목이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박근혜 마케팅’으로 당선되고도 이제 와서 표심에 눈멀어 박 대통령 등에 비수를 꽂는 그들의 몰염치를 응징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레임덕을 재촉하는 꼴밖에 안 된다.

황 총리 억류사태에 대한 수사도 서둘러야 한다. 성주 군민들이 더 이상 폭력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은 다행이나 외부세력의 개입이 드러난 만큼 철저한 진상 규명이 따라야 한다. 폭력행사 관련자를 엄벌하고 애먼 군민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앙일보]

8. 석연치 않은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건물 매각 과정

우 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 뇌물 혐의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의 소개로 처가 건물을 넥슨 측에 팔았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면서 이번 사건은 그 파장을 쉽게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진경준 검사장 사건의 특임검사가 우 수석에 대한 조사에 나서거나 국회가 특검을 도입해 수사를 벌일 경우 박근혜 정부의 최대 게이트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우 수석은 “처가 건물은 정상적 거래 절차를 통해 넥슨에 팔렸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한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만만치 않다.

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지난해 진경준 검사장 승진 때 인사 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과 120억원대 주식 대박 사건이 불거졌는데도 미온적 반응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이런 와중에 우 수석 처가의 건물이 2011년 3월 진 검사장의 주선으로 넥슨코리아에 1300억원대에 매각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김정주(넥슨 창업주)-진경준-우병우’의 커넥션을 의심하는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우 수석은 입장문을 통해 처가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 없고 김정주 대표와는 단 한 번도 접촉한 일이 없으며 10억원에 가까운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 등 정상적 거래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례적이고 신속한 대응이다. 이 같은 우 수석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완전히 풀리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우선 넥슨 측이 강남역 인근 골목에 있는 건물을 굳이 살 필요가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넥슨이 매입을 완료한 시점은 2011년 3월이지만 건물 협상은 2010년부터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거래가 침체된 때여서 석연치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당시 넥슨 측이 경기도 판교에 신사옥을 짓고 있었던 점도 의혹을 부추긴다.

1000억원대의 상속세 납부 문제로 고심을 하고 있던 우 수석을 위해 진 검사장이 넥슨 김 대표에게 부탁을 해 호의적 거래를 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사건이 불거진 이후 우 수석과 김현웅 법무장관의 수수방관적 언행 때문에 검찰 수사가 한동안 표류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 사건이 진 검사장 개인에 대한 처벌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마침 김 장관이 국회에서 “구체적 범죄 혐의나 수사 단서가 확인되면 당연히 수사의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하니 검찰의 대응을 국민들은 주시할 것이다. 검찰도 청와대나 법무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넥슨 관계자부터 소환해 부동산 거래 내역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또 이미 신병이 확보된 진 검사장을 상대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홍만표 전 검사장과 진 검사장 사건으로 검찰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정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상기했으면 한다.

9. 포켓몬 고 뜨자 “규제 풀겠다”는 뒷북 정부

정 부가 어제 게임문화진흥계획을 발표했다. 게임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를 설립하고 청소년은 0시부터 6시까지 무조건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한 현행 강제적 셧다운제(신데렐라법)를 부모 선택제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꽁꽁 묶어놓았던 게임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종덕 문화체육부 장관은 “포켓몬 고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켓몬 고 열풍이 불 때 정부의 이런 대응은 이미 예견됐던 바다. 2008년 닌텐도DS가 빅히트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는 왜 저런 것을 못 만드나”라고 했다. 몇 달 전 알파고 열풍이 불자 정부는 그전까지 나 몰라라 했던 인공지능(AI) 분야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이런 정부의 뒷북 대응에 업계는 이미 이골이 나 있다. 오죽하면 게임업계 관계자들이 하나같이 “이럴 줄 알았다”며 “안 도와줘도 되니 방해하지만 말아 달라”고 말하겠나.

전 세계에 둘도 없는 신데렐라법과 각종 규제로 우리가 쥐고 흔들던 온라인 게임산업의 패권은 중국에 넘어간 지 오래다. 지금은 되레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2010년 2만658개이던 국내 게임업체 수는 지난해 1만4440개로 5년 새 30%가 급감했다. 게임업계 종사자 수도 2012년 5만2466명에서 작년에는 3만9221명으로 25%가 줄었다. 산업의 활력도 사라졌다.

포켓몬 고의 성공을 부른 것은 증강현실이다. 실제 공간과 가상의 객체를 연결하는 증강현실은 100% 허구의 세계인 가상현실, 인공지능과 더불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3대 핵심 키워드로 불린다. 4차 산업혁명의 성패가 이들에게 달렸다. 게임이야말로 이들 3대 키워드를 관통하는 산업이다. 게임산업을 잃는 것은 무한한 미래가치를 잃는 것과 같다. 1990년대 한국 게임산업은 정부의 무관심 속에서 화려한 성공신화를 썼다. 뒤늦게 정부가 규제 완화로 가닥을 잡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포켓몬 고 열풍을 타고 반짝 시늉만 냈다간 또다시 ‘그럴 줄 알았다’는 소리나 듣게 될 것이다.

[매일경제]

10. 불안한 지구촌, 해외여행 안전이 최우선이다

지 난 14일 프랑스 니스의 트럭 테러 당시 한국인 60여 명이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들의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가족들은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16일 터키 군부 쿠데타 당시 이스탄불 공항에 발이 묶인 140여 명의 한국 여행객은 10시간 동안 극도의 공포에 떨어야 했다. 테러 공포와 정정 불안에 휩싸인 나라가 늘어날수록 지구촌을 누비는 한국인들은 더 많은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지난해에는 2000만명 가까운 한국인이 해외로 나갔다. 10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해마다 방학과 휴가철에는 관광과 연수, 선교 활동을 위해 출국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나는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끼어 있는 올해 7~8월에는 작년 같은 기간(350만명)보다 많은 이가 해외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온갖 범죄와 테러, 전염병 같은 위험에 그만큼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재외국민 사건·사고는 지난 5년 새 연간 7000여 건에서 1만3000여 건으로 급증했다. 한국인이 피해자가 된 사례는 작년 한 해에만 8000여 건에 이르렀다. 2004년 무역회사 직원 김선일 씨가 이라크 무장단체에 피살되고, 2007년 분당샘물교회 자원봉사자 23명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인질로 잡힌 것을 비롯해 지난 10여 년 새 한국인 피랍 사건도 끊이지 않았다.

이제 선진국에서조차 무고한 민간인(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이슬람국가(IS)는 한국도 공격 대상에 올려 놓았다. 필리핀에서는 불과 몇 년 새 한국인 수십 명이 피살됐고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강력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그 럴수록 정부는 재외국민 안전 확보를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위기 대응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여행자 스스로 안전을 위한 행동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정부가 여행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관광과 사업, 선교를 위해 무리하게 위험 지역에 들어가서 사달이 난 사례가 한두 번이 아니다. 정부는 위험 지역에 대해 여행유의, 여행자제, 철수권고, 여행금지로 구분해 경보를 내리는데 이 안내만 잘 따라도 불필요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주요 신문칼럼


1. [서울신문][씨줄날줄] ‘서울마당’/구본영 논설고문

서구의 도시들은 다중이 모이는 넓은 공간, 즉 광장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리스 아테네의 아고라가 그 원형이다. 동양권의 도읍에도 마당과 같은 공터는 있었지만 대개 소규모였다. 남사당패가 공연하던 우리네 시골 장터를 떠올려 보라.

르 네상스 시대 이래 도시계획가들은 광장을 도시의 중심적 위치에 놓고 설계했다. 이탈리아 로마의 콜론나·시에나의 캄포, 런던의 트래펄가 광장 등이 그렇게 해서 탄생했다. 광장 중심의 도시 공간 구조라는, 구대륙의 전통은 신대륙에서도 계승됐다. ‘빌리지 스톰퍼스’의 경음악으로 더 유명해진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가 대표적이다. 뮤지컬 영화 ‘에비타’에서 본 아르헨티나의 ‘5월의 광장’도 그랬다. 에비타로 분한 마돈나가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란 애절한 노래를 부른 무대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심장부인 대통령궁 발코니였으니….

소 설가 최인훈은 ‘광장’에서 남북 분단의 현실을 뛰어넘는 유토피아로서 광장을 그렸다. 하지만 유토피아의 어원 자체가 ‘아름답지만 세상에는 없는 곳’이란 뜻이다. 최인훈이 꿈꾸던 이상향과 달리 현실에서의 광장은 역사적으로 늘 불온한 공기가 감도는 곳이었다. 고대 아테네 시민들은 아고라에 모여 도자기 파편에 이름을 적는 방식으로 독재자가 될 소지가 있는 인물들을 추방했다. 소위 ‘도편 추방제’였다. 1989년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시민들이 탱크를 동원한 중국 군부에 의해 진압된 6·4사건도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일어났다.

몇 년 전 파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에펠탑에서 샹젤리제 거리를 거쳐 콩코르드 광장까지 걸었던 기억이 난다. 오벨리스크가 서 있는 콩코르드 광장은 평온했다. 아니, 그렇게 느껴졌다.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등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무시무시한 역사를 갖고 있는 광장이 편안하게 다가온 까닭이 뭐겠나. 양쪽이 차도로 차단돼 보행인의 접근이 어려운 광화문 광장과 달리 쉽게 다가가 쉴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일 듯싶다.

정도(定都) 600년을 넘긴 서울에 작지만 아름다운 시민 광장이 생겨났다. 어제 창간 112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사가 세종대로 사옥 앞에 잔디와 거장 이우환의 조형물 등으로 조성한 2600㎡의 공간이다. 시민들이 가까이서 체취를 나누며 생각을 교환하는 작고 정겨운 광장을 만드는 것이 21세기 도시계획의 대세다. 엄청난 군중을 동원하려는 큰 광장은 이미 구시대의 유물일지도 모르겠다.

본사는 시민 공모를 통해 ‘서울마당’이란 이름을 골랐다.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조곤조곤 정담을 나눌 이 쉼터에 우리네 수도 서울의 새로운 스토리가 입혀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렇다면 굳이 먼 나라의 넓은 광장을 부러워해야 할 이유도 없다. 누군가 ‘작은 것은 아름답다’고 했다.


2. [머니투데이][정유신의 China Story] 바뀐 독서습관과 인터넷쇼핑

중국정부가 인터넷 활용을 중시하는 인터넷플러스전략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인터넷쇼핑이 양적 질적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인터넷쇼핑이란 뭔가. 보통 PC나 휴대폰을 통해 상품·서비스를 구입하는 걸 말하는데, 기업과 개인간의 B2C 거래와 개인간의 C2C 거래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론 인터넷쇼핑 웹사이트에서 상품정보 검색 및 수주, 결제와 배송까지 모든 구입절차를 마칠 수 있다.
어 느 정도 확산되고 있나. 2015년 12월 중국의 인터넷쇼핑 고객수는 4.13억명으로 2014년보다 5183만명 증가했다. 증가율이 14.3%로 인터넷 이용자 증가율 6.1%의 2배 이상이다. 질적 측면을 좀 더 들여다보면 첫째, 스마트폰을 통한 인터넷쇼핑 고객 수가 급성장세다. 지난해 말 기준 고객 수는 3.4억명, 전년 대비 증가율은 43.9%로 인터넷쇼핑 고객 전체의 82.3%를 차지한다. 인터넷 중에서도 스마트폰 쇼핑이 갈수록 보편화한다는 얘기다. 둘째, 소셜미디어, 소셜사이트를 활용한 인터넷쇼핑도 활발하다. 지난해말 고객수는 1.45억명으로 2014년보다 19.1%(2330만) 증가. 텐센트의 웨이신을 이용한 웨이상 모델, 텐센트와 징동 의 공동 빅데이터를 이용한 인터넷쇼핑 등이 유명하다.

셋째, 특히 해외 인터넷쇼핑도 관심의 대상이다. 해외 인터넷쇼핑은 해외 쇼핑사이트에서의 직접구매, 중국 내 전자상거래업체를 통한 간접구매, 중국에 입주한 해외업체의 쇼핑사이트를 통한 구매로 구분되는데, 2015년 그 고객 수가 2014년 2356만명에서 4091만명으로 급증했다. 증가율은 무려 135.8%, 인터넷쇼핑 총고객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년 만에 4.8%에서 9.9%로 2배 이상 높아졌다. 급등 이유로는 소비재 수입 확대, 소비관세율 인하 등 중국 정부의 소비촉진정책과 중국 소비자들의 외국제품에 대한 관심을 꼽는다. 특히 소득증가로 품질에 민감한데다 인터넷쇼핑을 통해 외국제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 브랜드의식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 터넷쇼핑 판매액은 얼마나 되나. 중국 통계국에 따르면 2015년 인터넷쇼핑 판매액은 전년 대비 33.3% 증가한 3조8800억위안(약 700조원)으로 중국 총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9%. 특히 관광상품이 판매액 6349억위안(약 114조원)으로 가장 높은 증가율(42.4%)을 기록해서 최근 중국인들의 국내외 여행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다고 한다. 인터넷쇼핑 거래건수도 2015년 256억건(1인당 62건)으로 전년 대비 35%나 급증했다.

인터넷쇼핑 판매의 특징을 몇 가지 살펴보자. 첫째, 2013~2015년 ‘인터넷쇼핑 톱5’를 보면 의류 및 신발이 3년 연속 1위로 부동의 인기품목이고 일용잡화가 2위, 순위에 없던 녹음 및 녹화제품이 단번에 3위로 도약했고 가전제품은 5위를 유지했다. 녹음 및 녹화제품 판매가 급증한 것은 인터넷판매 할인율이 큰 데다 중국인의 독서습관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라고 한다. 2015년 기준 중국 성인의 독서는 디지털서적에 의한 비중이 전년 대비 6%포인트 높아진 64%로 일반서적 36%보다 훨씬 높다.

둘째, 성별 특징은 어떤가. 남성의 인터넷쇼핑 금액은 지난해 기준 1만25위안(180만원)으로 여성보다 약 15% 많다. 주로 PC, 디지털제품 등 단가가 높은 제품소비가 많고 여성은 화장품이나 미용제품, 유아용품 등 중저가소비가 주류라고 한다. 셋째, 최근 급증세인 해외 인터넷쇼핑의 인기품목과 지역은 어떤가. 해외 인터넷쇼핑에선 역시 화장품과 미용제품의 비중이 53.4%로 단연 압도적이라고 한다. 분유 및 아기용품, 의류 보건 관련 제품도 인기품목이다. 지역적으론 미국이 48%로 1위고 일본 45.3%, 대한민국 37.8%, 호주 18.6%, 독일 16.6%의 순으로 톱5를 형성했다.

이처럼 빠른 확장세를 보이는 만큼 중국 인터넷쇼핑업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까진 알리바바의 톈마오와 징동이 시장의 80~90%를 장악했지만 지난해부터 또다른 전자상거래업체 쑤닝 등이 뛰어들면서 업체간 M&A, 한정판매, 특가바겐세일 등 경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이익률이 하락하면서 알리바바 등을 중심으로 해외 인터넷쇼핑 진출을 서두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3. [서울신문][남순건의 과학의 눈] 상상력과 미적 감각의 산물, 과학

요 즘 들어 창의력과 상상력을 강조하는 말들이 자주 들린다. 최근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이런 차원 때문일 게다. 흔히들 인문학이 물리학 같은 ‘딱딱한’ 과학보다 훨씬 더 상상력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말에 더 익숙한 이유도 과학에는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다는 편견 때문이다.

상대성 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과학에서는)상상력이 지식보다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과학의 발전이 정확한 지식과 이성적 판단에만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창의적 과학 연구는 상상력, 직관력 그리고 미적 감각에 기대는 바가 많다. 과학 분야 연구라는 것이 교과서나 참고서의 문제처럼 주어진 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이 계속 던져 온 근본적인 질문들, 예를 들어 ‘우주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대한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과학이다. 과학자들은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지도에 없는 새 항로를 개척하려는 탐험가들과 같다. 그래서 용기도 필요하고 상상력도 필요하다. 미국 하버드대 과학사학자 제럴드 홀튼 교수가 1970년대에 당시에는 생소한 ‘과학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도 그런 차원에서다.


혹 자는 또 과학은 미적 감각과 가장 거리가 먼 분야라고 이야기한다. 과학에서 미적 감각이란 자연이 보여 주는 아름다움에 대해 과학자들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가 다르게 해석한 형태로 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술에 여러 화풍이 있고 화풍마다 보이는 대상을 달리 표현하는 것과 흡사하다. 다양한 표현들 중에는 보다 많은 호응을 얻는 것도 있고 소수만이 그 가치를 아는 경우도 있다. 과학에서는 이런 방식의 창의적 연구활동들이 모여 엄청난 과학적 성과와 세계관을 만들어 왔고 상상을 초월하는 큰 혜택을 인류에게 가져다줬다.

과학에서 성공하기 위해 또 한 가지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행운이다. 비과학적 이야기 같지만 과학에서 행운은 ‘거인의 어깨 위에 앉을 수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하버드대 시드니 콜먼 교수가 이야기한 ‘내 앞에 나보다 키 작은 사람들이 많이 서 있어 더 멀리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바로 그런 의미이다. 이런 행운은 앞서 언급한 다양한 형태의 크고 작은 창의적 연구성과들이 모일 때 가능한 것이다.

과학에서 창조적 결과를 많이 이뤄낸 경험이 있는 선진국들에서는 과학자들 스스로 연구 방향과 방법을 정하도록 하고 이를 위한 제도와 재원을 마련해 주는 방식으로 과학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빨리, 그대로 답습하고 추격하는 형태의 연구 경험만 있어 항상 단기간에 가시적 결과만을 기대해 왔다. 물론 아무것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과학을 시작할 때에는 이런 방법이 최선일 수 있다.

이제는 제대로 된 과학을 할 때가 됐다. 과학자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도록, 본연의 과학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과 학적 상상력을 동원해야 겨우 찾을 수 있는 창의적 문제들은 간단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실패한 시도들 가운데에 몇 개만 살아남는다.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지도자가 과학적 성취기간을 정하고 선언한다고 해서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인류사회에 큰 족적을 남기는 과학의 산물을 내놓기를 원한다면 겨우 뿌리 내리려 하고 있는 과학생태계를 교란하는 조급한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과학자 사회를 믿고 꾸준히 지원하는 국민과 정부를 가진 많은 선진국을 한번쯤 바라볼 필요가 있다.


4. [동아일보][한옥에 살다/김성현]도시인에게 자연 바람을 선사하는 한옥청사

대 부분의 사람들은 집보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다. 그렇기에 회사는 단순한 업무공간이 아니라 우리네 삶에 영향을 미치는 행복의 잣대가 될 수 있다. 내가 근무하는 곳에선 넉넉함과 온유함이 풍겨 나온다. 서울 혜화동 로터리의 북쪽 한 골목을 지나가다 보면 의젓하게 잘 지어진 한옥이 눈에 띈다. 바로 혜화동주민센터다. 청사는 딱딱하고 사무적인 관공서 이미지를 벗어버리고 전통 한옥 형태로 지어졌다. 낮은 담장, 사랑방, 대청마루, 기둥, 서까래, 사주문(四柱門), 나무 한 그루에 이르기까지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툇마루에 한지로 장식한 미닫이문이 있고 문서보관함도 철제가 아닌 전통 문양 장이다.

이곳과 나의 인연은 2년여 전 시작됐다. 출근 첫날 나는 청사를 앞에 두고도 두리번두리번하다가 한옥 입구에 부착된 ‘혜화동주민센터’ 문패를 겨우 발견했다. 관공서가 콘크리트 건물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길을 헤맸다.

한 옥 근무는 단연 장점이 많다. 일단 월요병이 없어졌다. 출근이 소풍 가듯 즐겁다. 밀린 업무로 답답할 때면 널찍한 마당으로 나가 상쾌한 공기를 마신다. 아파트에서만 살던 나는 마사토가 곱게 깔린 청사 마당에 매료됐다. 이 마당은 아름드리나무와 어우러져 나를 위로해 주곤 한다. 마당은 동네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주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강아지나 고양이와 함께 산책하러 들르기도 한다. 마당은 그야말로 ‘포토존’이 될 때도 있다. 나도 업무를 보다가 방문객들에게 “마당 나무 앞에서 사진 찍으면 인생샷 나옵니다”라고 외친다. 청사는 어린이집 산책 코스가 되기도 하고 외국인들은 “원더풀”이라며 찬사를 늘어놓고 간다.

청 사 대청마루나 마당에서는 어느 오케스트라 공연보다도 멋있는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한옥청사를 사랑하는 주민들이 공연도 하고 감상도 하며, 알음알음 알게 된 방문객들도 온다. 마당에 돗자리를 펼치고 바람 소리와 음악이 처마 끝에 머무는 아름다움을 함께 즐기고 느낀다.

직원들 또한 한옥이 뿜어내는 단아한 기운 때문인지 행동 하나하나 정중히 하게 된다. 직원들은 “한옥이 정서를 순화해 마음가짐까지 차분하고 온화하게 한다”고 한다. 게다가 방문객들이 “우아∼ 이런 곳에서 일하다니 너무너무 부러워요”, “안에서 사진 좀 찍어도 될까요?”라고 말하면 자연스레 이곳 근무를 감사히 생각하게 된다.

한옥청사에선 사계절을 온전히 만날 수 있다. 한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햇빛은 마음의 안정을 준다. 햇빛 좋은 봄이면 일하는 중간중간 쪽마루에 앉아 사색도 즐긴다. 여름 소나기가 억수같이 쏟아질 때면 항상 한옥 문을 열어 놓는다. 모든 직원이 창밖의 한옥 채를 배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에 심취한다. 살면서 한 번은 느껴봐야 할 경치다. 한옥에서는 떨어지는 빗소리마저도 다른 곳에서 떨어지는 빗소리와 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한옥은 사소할 수 있지만 스쳐 가는 사람들에게 행복지수를 높여 주기 때문인 것 같다. 한겨울 창문 밖 한옥 지붕에 쌓인 하얀 눈은 직원에게도, 민원인에게도 한 폭의 그림을 선사한다. 민원인들은 우연히 천장을 보고는 천장 서까래가 보여 시골집에 와 있는 듯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나 또한 도심 한가운데서 근무하고 있지만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민원인들에게는 어린 시절 할머니 댁에 놀러온 듯한 추억에 빠지게 한다.

방문객이 우연히 들렀다가 어릴 적 한옥의 향수를 느끼고 그 아름다움을 아이들에게도 보여 주고 싶다면서 아이와 함께 오는 경우도 잦다.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직원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한 동안 한옥은 옛날 집, 불편한 곳이라고만 치부했다면 이곳에 한번 들러 보시라고 말하고 싶다. 곧 다가올 가을에 이곳에서 음악회가 열린다. 누구나 부담 없이 와도 되는 소통의 공간이다. 한여름 나무 아래 의자에서 시원한 바람 맞으며 쉬면서 땀 식히고 가는 열린 공간이다. 한옥청사의 사주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5. [중앙일보][The New York Times] 아직도 먼 100% 자율주행 차량의 꿈

운 전대를 잡지 않고 ‘해리포터’ 영화를 보고 있었을 것이란 보도 때문일까. 자율주행 중인 차량에서 처음으로 목숨을 잃은 테슬라 운전자 조슈아 브라운은 죽음을 자초한 사람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실제보다 자율주행이 훨씬 실현 가능한 것처럼 여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바로 이런 위험한 믿음 때문에 목숨을 잃은 첫 희생자가 브라운이라는 주장이다.

브라 운은 사고 당시 테슬라가 요구한 자동주행 규칙을 지키지 않은 걸로 보인다. 차가 자동주행 중이라도 운전자는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아야 하며 언제라도 즉각 운전을 시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다. 브라운은 이를 어긴 대신 테슬라모터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일론 머스크의 말을 더 귀담아들은 걸로 보인다.

머 스크는 ‘영업의 귀재’로 유명하다. 그는 자동주행 기능을 홍보하면서 그런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자동주행차는 사람보다 두 배는 더 훌륭하다”며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까지 1300㎞ 거리를 운전대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머 스크의 얘기를 “과장됐다”고 비난하며 자율주행차 전체를 매도하는 건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그의 주장이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자율주행차 내러티브와 맞아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인공지능에 의한 자동차 운전이 실질적으로 완성된 만큼 자율주행 차량의 보편적 보급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주장 말이다. “언제?”라고 물으면 실리콘밸리는 “생각보다 훨씬 빨리”라고 대답한다. 이런 세상에선 대중교통이 불필요해지니 그에 대한 투자를 줄여야 한다는 의원까지 등장할 정도다.


자 율주행차의 ‘파괴적 혁신’에 사람들이 열광하자 자동차 업체마다 “우리도 그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고 목청을 높인다. 이들 업체가 마구잡이로 터뜨리는 ‘신제품 출시’ 소식은 공학적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에게 자율주행차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최근 볼보가 발표한 ‘드라이브 미 런던(Drive Me London)’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자율주행차 100대를 2년간 일반 도로 위에서 시험 운행하는 프로젝트다. 볼보는 “영국에서 최고로 야심 찬 자율주행 시험이 될 것”이라고 큰소리쳤다. 이 소식에 흥분한 나는 ‘로봇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트래펄가 광장을 돌아다니는 꿈’을 꾸며 볼보에 응모했다. 그러나 ‘드라이브 미 런던’은 런던 시내 일반 도로가 아니라 고속도로에서만 시행되는 프로그램이란 응답을 듣고 환상을 깨야 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면 즉각 인간이 운전하는 수동 모드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차의 기술 수준이 아직 멀었음을 보여준다.

고속도로 운전은 자율주행 차량에서 가장 쉬운 대상이다. 모든 차량이 같은 방향으로 주행하고 속도도 비슷하다. 보행자가 갑자기 뛰어들 가능성도 없다. 요즘 ‘자동주행’이라고 선전하는 대부분은 ‘오토 크루즈 컨트롤(정속주행)’ 기능을 발전시킨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이렇게 낮은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조차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자율주행 차량은 긴급 상황에서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는 상황을 가정한다(예외가 있다면 운전대와 브레이크가 아예 없는 구글 자동차뿐이다). 이럴 경우 치명적 문제가 발생한다. 자동차가 인간의 판단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위급 상황에서 운전자의 눈은 도로에 집중하는 대신 낮잠을 자느라 감겨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차량의 문제는 이뿐 아니다. 고속도로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이 힘든 게 시내 도로 주행이다. 예고 없이 도로에 파인 구멍을 자율주행 차량은 피해 가기 어렵다. 비가 쏟아지는 날,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맨해튼 거리를 무인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지 입증한 업체는 한 군데도 없다.

고속 도로에서부터 복잡한 시내 주행까지 그 어떤 것도 자율운전 차량은 안전운행의 가능성을 우리에게 증명하지 못했다. 자율주행 기술의 슬픈 현실이다. 실리콘밸리가 자랑하는 ‘운전대가 필요 없는 차’는 아직 인류의 근처에도 오지 못했다.

자율주행 차량의 등장을 가장 현실적으로 예측한 업체는 구글이다. 구글은 늦어도 2020년 말까지는 자체 제작한 자율주행 차량을 시장에 내놓게 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암시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구글의 자율주행 차량이 시범운행 중 버스와 충돌하는 첫 사고를 일으켰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구글은 계획을 급변경해야 했다. 크리스 엄슨 구글 프로젝트 총괄에 따르면 구글은 운전자가 원하는 곳은 어디나 갈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 차량을 30년 뒤에나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한다.

기술발달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라면 ‘30년 뒤’라는 말은 ‘실현 불가’와 동의어임을 금방 알아챌 것이다. 자율주행 차량을 염원하는 얼리어답터들은 자동차 업체들이 내놓는 시간표보다는 훨씬 오랜 세월을 기다려야 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기가 지루하다면 지금 당장 차에 시동을 걸고 드라이브를 즐겨보는 게 어떨까.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