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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중앙일보]
1. 시대 정신에 맞춰 기수를 문화 타파하자
검찰의 ‘기수(期數)문화’는 강력하다. 군대·행정부·사법부·경찰 등 다른 공직사회에도 기수문화가 퍼져 있지만 검찰은 유별나다. 사법연수원 기수를 기준으로 보직과 직급이 정해지는 폐쇄적 서열문화의 근간이 되곤 한다. 기수 후배나 동기가 승진하면 ‘용퇴’라는 이름으로 줄줄이 조직을 떠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발탁은 이런 기수문화를 깬 파격이라는 점에서 줄사퇴 관행이 또 재연될 조짐이다.
윤 지검장은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좌천된 이영렬 전 지검장보다 다섯 기수가 낮은 23기다. 군에서 대령이 중장으로 벼락출세한 것에 비유된다. 그보다 선배와 동기들이 옷을 벗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대검 차장에 봉욱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윤 지검장보다 선배 기수의 두 사람을 기용함으로써 조직을 안정시키려 노력한 흔적을 읽을 수 있다.
현재 검찰에는 윤 지검장보다 선배가 4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권력의 입장에서 검찰 개혁을 위해 인적 청산은 필요하다. 그러나 옥석 구분이 없는 무더기 방출이 바람직할지는 짚어 봐야 한다. 사표를 고심하는 간부급 검사들은 20년 넘게 국민의 세금으로 키운 인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50대 초·중반인 이들이 쌓아 온 능력과 경험은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은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하면 그만이다. 조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고 전관예우만 심화될 우려도 있다. 사회적 자산을 사장시키는 구태는 국가와 검찰, 개인 모두에게 득 될 게 없다.
능력 우선주의가 시대정신이다. 기업에서 동기나 후배 밑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됐다. 능력 있는 검사라면 기수와 상관없이 검찰에 남아 국가를 위해 역량을 발휘하도록 선별하자. 전근대적 기수문화를 타파하고 조직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검찰 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
2. '재벌 개혁' … 경제라인 시장 역동성은 어떻게 살리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새 정부 경제라인의 진용이 갖춰졌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 출신으로 고졸신화의 주인공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재벌의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며 재벌 개혁 운동에 매진해온 진보학자다. 이들의 인생만 보면 극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펼쳐나갈 경제정책 방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경제라인 진용 구축을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을 골자로 한 자신의 경제정책 ‘J노믹스(문재인+이코노믹스)’의 방향을 한층 구체화했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한 데 이어 재벌 저격수를 자처하는 장 교수를 청와대 정책 컨트롤타워로 임명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장 신임실장을 소개하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 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재벌 개혁’을 통해 J노믹스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장 실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함께 잘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 그리고 우리 삶의 출발인 기업의 생태계가 잡혀야 한다”며 “재벌 개혁은 새로운 구조 개혁의 성공 신화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새 정부가 검찰 개혁과 함께 재벌 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예고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지론을 펼쳐온 개혁적 보수학자다. 아동부터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복지 공약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새 경제라인은 경제 양극화 해소 등 한국 경제가 떠안고 있는 문제를 일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괴리된 정책실험은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특히 이번에 발탁된 인사들은 학자 출신이 많은 데다 재벌 저격수들이 전진배치되면서 대기업 지배구조 수술과 증세까지 한꺼번에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조치가 경제에 활력을 가져온다면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학 교과서만 들춰봐도 대기업 규제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증세는 되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기 마련이다. 시장이 얼어붙기 십상이다.
새 경제라인은 학자로서 꿈꿔왔던 정책 목표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비상 상황이다. 더구나 개방경제 체제에서 경쟁 국가와 다른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한다면 국가 경쟁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새 경제라인에게 필요한 것은 무차별적 실험보다는 합리와 실용으로 뒷받침된 균형 감각이다. 잘못된 경제관행은 과감히 뜯어고치되 시장의 역동성이 살아나게 해야 J노믹스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세계일보]
3. 문 대통령, 이번엔 책임내각 제대로 운용 해보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책실장 임명을 통해 나라를 어디로 이끌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청와대 안보실장엔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가 기용됐다. 논란 끝에 군과 학자 출신이 아닌 외교관을 안보실장에 앉힌 것은 주변 4강 국가와의 관계 발전 등 국제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발탁해 경제민주화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정부가 안보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외교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은 정 안보실장에 대해 “지금처럼 북핵, 사드, FTA 등 안보·외교·경제가 얽힌 숙제를 풀려면 안보정신과 함께 외교적 능력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적임자”라고 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다 미국과 중국, 일본이 패권을 잡기 위해 격돌하면서 한반도의 위기지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평화를 굳건히 정착시키려면 외교적 식견과 전략적 마인드가 필요충분조건이다. 정 실장은 한·미 동맹 및 중·일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면서도 주변 4강에 위축되지 않는 강력한 국익 외교를 펼쳐야 한다. 모든 것을 협상으로 접근하려는 외교관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 정 실장은 외교관 출신이어서 군 출신에 비해 북한 도발에 대해 단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특보를 지명함으로써 파격 인사를 이어갔다. 강 후보자는 유엔에 진출한 한국 여성 중 최고위직 인사로서 국제관계에 눈이 밝다. 비외무고시 출신에다 외교 분야에서 최초·최고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강 후보자는 장점도 많지만 외교부 근무 경험이 일천한 단점이 있다. 강 후보자는 총성 없는 외교전쟁을 수행할 수장으로서 적격인지 인사청문회 등에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장 정책실장에 대해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 장 실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대표적인 재벌 저격수로 통한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재벌 개혁 등 경제민주화 정책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 활력의 불씨를 꺼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내정됐다. 김 후보자는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조정능력이 뛰어난 관료 출신이다. 김 후보자는 행정경험이 없는 장 실장과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경제 분야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문 대통령은 책임총리제와 장관책임제 도입을 공약했다. 청와대는 정책의 큰 틀과 주요 정책에 대한 조율에 그쳐야 한다. 청와대가 내각을 좌지우지하면 파격 인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정책 집행은 내각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
[매일경제]
4. 문재인 정부 첫 경제사령탑 김동연에 거는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하면서 "위기 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저성장과 양극화, 민생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며 "이른 시일 내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라고 말했다.
그 과제를 맡길 경제사령탑으로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없는 전문 관료 출신을 뽑은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도 요직을 거친 김 후보자의 검증된 전문성과 조정능력을 무엇보다 높이 샀다는 뜻이다.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낸 김 후보자의 '고졸 신화'는 입지전적 인물 김동연의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우리는 이 엄중한 시기에 경제 재도약을 이끌 김 후보자의 일하는 방식과 철학에 더 주목하고자 한다.
김 후보자는 늘 견지망월(見指忘月)을 경계했다. 정책을 하는 이들은 달을 보라고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보는 격으로 한국 경제의 근본 문제들을 외면한 채 지엽적인 것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또 '일머리'를 중시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정책도 일하는 노하우와 문제 해결 능력이 없으면 쓸모없다는 말이다.
김 후보자 말대로 새 정부 1기 경제팀은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봐야 한다. 새 정부가 첫 손으로 꼽는 과제인 일자리와 양극화 문제 해결도 임시처방과 대증요법보다는 근원처방이 절실하다. 그것은 무엇보다 성장의 활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3년 내리 잠재성장률(3%)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는 일자리와 복지를 늘리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구조적 저성장을 초래한 더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드는 것도 중요하다.
김 후보자는 평소 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교육의 문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기고 지대(rent) 추구가 만연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꼽았다. 그에 대한 근본 개혁이 이뤄져야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예산을 맡았을 때 정치권의 복지공약 평가를 주도하며 재정건전성 문제를 고민했던 김 후보자는 이번 정부에서도 대선 공약의 우선순위를 다시 따져보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는 뛰어난 일머리를 보여줘야 한다. 그는 어떤 정책 목표가 있을 때 어떤 맥을 짚고 어디를 쳐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간 178조원이 들어갈 새 정부 복지공약도 어떤 비전을 갖고 무엇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냉철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재벌 개혁 문제에서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통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메워주기 바란다.
[매일신문]
5. 중국인 관광 재개 상관없이 시장 다변화 노력 지속해야
대구시가 중국인의 한국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구 관광설명회 등 중국 관광시장을 겨냥한 세일즈 마케팅에 다시 고삐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냉기류로 인해 지역 관광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양국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때문이다.
단체 관광객 수 등 중국 관광시장 규모는 우리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관계 회복에 맞춰 대구시가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도 자연스럽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지출한 총 여행 경비를 보면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 연평균 45.4% 증가했다. 지난해 18조원의 여행 경비를 한국에서 썼고 쇼핑 경비도 최근 6년간 연평균 56.1% 늘어 지난해 12조8천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한류’ 이벤트를 시작으로 한국 여행에 제재를 시작하고 올해 3월 중국인 관광객 한국 방문을 전면 중단시키면서 국내 여행업계, 면세점 등이 큰 손실을 냈다. 산업연구원은 직`간접 피해액을 모두 포함하면 최대 15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따지고 보면 중국 관광객은 우리 입장에서 득과 실이 모두 상존하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불황 타개책으로 대구경북이 뒤늦게 동남아와 일본, 대만 등으로 마케팅을 다양화하고 적극 유치에 나선 것도 중국 일변도의 정책에 관한 반성이었다. 물론 치밀한 준비가 없었고 현지 분위기도 성숙되지 않아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하지만 관광시장 다변화는 위기 분산 차원에서 중국인 관광 재개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중국 관광시장의 해빙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고 동남아 등 제3의 관광시장에 대한 관심과 교류 등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사드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관광시장이 또다시 얼어붙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대구시와 여행업계는 중국은 중국대로 전략을 새로 짜고, 동남아 등 다른 국가의 경우 맞춤형 관광진흥책을 적용하면서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급격한 관광환경 변화에도 지역 여행업계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6. 文경제팀, 재벌개혁 집착하다 성장·일자리 놓치지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경제부총리로 발탁한 김동연 아주대 총장에 대해 “청계천 판잣집의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기획재정부 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누구보다 국민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대통령정책실장에 임명하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경제 사령탑에는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아는 예산 분야 정통 경제 관료를, 신설된 정책실장 자리엔 재벌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민운동가 겸 학자 출신을 발탁했다.
장 실장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과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며 재벌 개혁을 주도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삼성 저격수’로 불렸다. 2014년 펴낸 장 실장의 저서 ‘한국자본주의-경제민주화를 넘어’에서는 경제민주화뿐 아니라 사회양극화, 비정규직 근로자, 노동시장의 불합리성, 취약한 복지제도 문제까지 짚고 있지만 사고의 뿌리는 재벌 개혁이다.
경제수석과 사회수석, 일자리수석까지 총괄하는 정책실장 자리는 대통령 의중에 따라 경제부총리보다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도 한다. 재벌 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장하성 실장-김상조 공정위원장 조합에 재계에서 우려가 나오는 게 현실이다.
김동연 후보자는 ‘고졸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선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김 후보자는 여러 정권을 거친 경제 관료다운 전문성을 살려 학계 출신 장하성-김상조의 재벌 개혁 드라이브가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필요할 때는 제동을 걸 수 있는 균형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재벌 개혁에만 매달려서는 풀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행히 최근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지만 저성장의 늪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개혁도 중요하지만 경제성장과 미래의 먹을거리,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는 한시가 급하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이 손발을 잘 맞춰 경제에 활력부터 돌도록 해야 한다.
경제정책에서는 청와대가 모든 것을 틀어쥐려 하지 말고 경제부총리가 명실상부한 총괄사령탑이 되도록 실질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장 실장도 이젠 장외에서 구호를 외치는 시민운동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책을 짊어진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벌을 개혁 대상이 아닌 정책의 동반자로 생각해 재계의 우려도 불식하기 바란다.
[서울신문]
7. 새 정부 시험하는 듯 또 미사일 도발한 北
북한이 어제 오후 탄도미사일 한 발을 또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일 만에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한 데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도발을 다시 감행한 것이다. 청와대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정의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과 북한군의 동향 분석, 우리 군의 대응태세 등을 점검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국제사회의 강한 우려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우리의 미사일 개발은 끝났으니 미국은 우리와 담판에 나서라’라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핵은 포기할 수 없으니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김정은 정권의 협박인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은 갓 출범한 문재인 정권에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 새 정부는 4강 특사 파견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제재 못지않게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사일 도발을 계속 감행하는 것은 이러한 대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만큼 우리 또한 이러한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부정적인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KAMD(한국형 미사일방어) 개발에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미국 MD에 편입되지 않고 우리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다.
KAMD 체계가 완료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우리의 안보를 전적으로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미 동맹도 어느 때보다 강화될 수 있어야 하며, 틀어진 중국과의 관계도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권을 시험대에 올린 것과 같다. 국가 안보 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일 수 없으며, 정권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문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규탄한 것은 국민에게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제사회와의 공조와 함께 대화를 통한 설득이라는 투트랙 전략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8. 출신, 성별보다 능력 중시한 경제·외교라인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경제와 외교·안보를 다룰 ‘정(政)·청(靑) 라인’을 발표했다.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발탁했고,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무명이나 다름없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사실 이번 인사는 하마평이 무성했을 만큼 최근 이뤄진 어떤 인사 못지않게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단순히 ‘쇼잉’ 성격이 아니라 앞으로 5년 동안 국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경제정책, 국가 안위와 직결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인선 발표가 늦어졌던 것도 이런 실질적이고 막중한 자리에 누구를 앉힐 것인가를 놓고 문 대통령이 고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상고와 야간대학을 나온 ‘고졸신화’를 쓴 인물이며 외시도 거치지 않은 강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유리천장’을 뚫은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된다. 출신, 성별과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요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인사 철학을 천명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라인 인선을 통해 ‘개혁정부’라는 새 정부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문 대통령은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을 신념으로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새 정부의 경제정책도 이런 방향과 원칙에 맞춰질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이번 인선도 문 대통령의 의중을 극대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교수 역시 재벌구조 개선 없이 상생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만큼 문 대통령과 유사한 시각을 갖고 있다. 경제와 달리 외교·안보는 파격보다 실용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미·중·일·러 4대 열강에 끼인 현실을 감안, 외교를 통해 안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 인맥이 풍부한 홍석현 고문과 동북아에 정통한 문정인 교수를 특보로 기용한 것은 적절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양극화와 불평등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과 이를 해결하려는 정책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80%가 넘는 국민이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비단 문재인 정부가 아니더라도 개혁은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과제라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다시 만들어 우리 젊은이들 입에서 더이상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치 못지않게 외치 역시 난마처럼 얽혀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4강 특사로 어느 정도 풀릴 기미를 보이기는 하나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새 외교·안보 라인은 풍부한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9.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경제정책
문재인 정부의 정책 라인이 서서히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어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외교부장관 후보로는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외교정책 사령탑에 여성이 지명됐다는 자체가 초유의 파격이다. 지금껏 인선이 미뤄지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책실장도 함께 임명됨으로써 경제·외교 라인 구성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이러한 인사 개편을 통해 드러나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복합적이다. 특히 김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과거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담을 써 온 입지전적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경제 개혁을 통해 서민 정책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해 “누구보다 국민 어려움에 공감하는 분”이라고 소개한 배경이다. 앞으로 김 부총리의 활약에 기대하고자 한다.
더불어 주목되는 것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재벌 개혁론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 내세웠던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가 인사를 통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장 실장이 이미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함께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어 온 주역이라는 사실도 그것을 뒷받침한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를 지낸 김광두 교수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한 데서 읽혀지는 함의다. 문 대통령은 김 부의장 발탁에 대해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 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갈 길이 성장·분배 이분법이 아니라 선순환에 있다”는 언급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임기 5년의 걸음마를 뗐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동을 걸었으며, 검찰 개혁에 있어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개혁 정책은 가급적 서두를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가속 페달을 밟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절차적인 논란의 소지를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통합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일관된 의지가 필요하다.
10. 사드보복 완화 섣부른 기대 금물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해빙 기류가 흐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중 정상 간 통화, 이해찬 중국 특사 파견 등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면서 한한령(限韓令)의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사드보복 완화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특사단이 전한 소식이다. 아직 뚜렷한 변화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은 반가운 일이다.
관광금지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선 눈에 띈다. 일부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방문 비자 대행 서비스를 재개하는 등 관광객 모집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이버 보복 공격으로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두 달여 만에 복구된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에서는 좀처럼 접속하기 어려웠던 롯데 인터넷면세점과 롯데닷컴 홈페이지도 접속이 정상화됐다고 한다.
한류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중국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이 지난 3월 내렸던 K팝 차트 서비스를 최근 재개했으며, 창작 뮤지컬 ‘빨래’가 내달부터 베이징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 방영이 불발된 양국 합작드라마 ‘비취연인’도 곧 전파를 탈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분위기라면 국내 관계자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제재조치가 조만간 풀릴 것으로 내다봐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를 중단하도록 지속해서 더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고 한다. 보복조치 완화 움직임은 어디까지나 사드 철회를 달성하기 위한 간보기일 뿐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 롯데마트 영업정지는 계속되고 있으며 톈진 롯데백화점 등 롯데쇼핑에 부과된 벌금만도 2억 7500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 지도부의 비뚤어진 인식을 감안할 때 경제적 보복 조치로 상대국을 굴복시키겠다는 중국의 소아적 발상은 우리에게는 상존하는 리스크다.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가 이뤄진다 해도 마찬가지다. 중국 의존도가 큰 수출 및 관광시장 다변화 노력을 앞으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주요신문칼럼
1. [매일경제][매경이코노미] 차량 5m 넘는 초대형 SUV 조용한 인기 '중후장대' 폼나고 넉넉한 적재공간 좋아요
주차 공간이 제한적인 국내 건축물 특성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조용한 인기를 구가 중이다. 대형 SUV보다 차체와 엔진 성능을 대폭 확대한 초대형 SUV는 그 길이만 5m를 넘는다. SUV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관련 수요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지엠(GM)코리아에 따르면 5월 판매에 나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초도 물량 50대가 완판됐다. 이 차량의 대당 판매가격이 1억2000만원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빠른 판매 속도다. GM코리아 측도 예상외의 판매 속도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판매 목표를 200여대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대로라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에서 가장 큰 자동차로, 길이가 5.18~5.69m에 달한다.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더욱 대담해진 외관 디자인과 풍부한 가속 성능이 자랑거리다. 차량 전면부에는 캐딜락 고유 문양(크레스트) 형상에 정밀하게 가공된 크롬을 더해 웅장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의 그릴을 적용했다. 후면에는 루프라인 끝단에서 범퍼까지 이어지는 예리하고 긴 테일램프를 적용해 캐딜락의 시그니처 룩을 뽐낸다.
실내도 캐딜락 고유의 수작업 방식인 커트 앤드 소운(Cut-and-sewn) 공법으로 천연가죽과 탄소섬유, 원목, 스웨이드 등의 고급 소재를 적용했다. 덕분에 촉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내구성과 내오염성 측면에서도 탁월하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동력 성능도 무거운 차체를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6.2ℓ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2.2㎏·m의 풍부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탭시프트(스티어링휠에 장착된 페달로 조작하는 기능)가 적용된 최신 8단 자동변속기는 역동적이면서도 매끄러운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정속 주행 시 여덟 개의 실린더 중 네 개의 실린더를 비활성화하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Active Fuel Management)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통해 연료 효율도 동급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연배우 공유의 차로 잘 알려진 마세라티 SUV 르반떼의 인기도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세라티 국내 수입사인FMK에 따르면 이 차량은 1분기에만 200여대 팔렸다. 르반떼 잔여 계약 물량은 200여대로 FMK측은 올해 판매량 700대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르반떼는 길이 5.003m에 가격은 1억1000만~1억4600만원에 달한다.
르반떼는 2종의 가솔린 모델과 1종의 디젤 모델 등 총 3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최상위 모델 ‘르반떼S’는 최고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1㎏·m의 주행 성능을 뽐낸다. 르반떼S는 시속 100㎞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5.2초에 불과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64㎞다. 4륜 구동 시스템 ‘Q4’와 함께 에어스프링과 전자제어 댐퍼가 적용된 서스펜션, SUV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한 8단 자동변속기 등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초대형 SUV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차량은 포드 익스플로러다. 초대형 SUV 인기와 더불어 포드 익스플로러 판매량도 상승곡선을 그린다.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익스플로러 판매량(1474대)은 전년 동기(1240대) 대비 14% 늘었다. 포드코리아 측은 “기존 익스플로러 고객군은 대부분 40~50대였으나 최근에는 20~30세대가 가세하면서 외연이 확장된 결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익스플로러 역시 5m 넘는 길이에 2m 가까운 폭의 거대한 차체를 자랑한다. 외관은 남성미가 뚜렷하다. 사각 형태로 각진 헤드램프에 ‘ㄷ’자 안개등, 작은 타원형이 층층이 쌓여 있는 독특한 패턴 그릴 등이 인상적이다.
내부도 ‘덩칫값’을 한다. 3열 7인승으로 차폭이 워낙 넓어 시트에 앉으면 편안하다. 익스플로러 4기통 에코부스트는 2ℓ에서 2.3ℓ로 업그레이드됐다. 최고 출력은 274마력, 최대 토크는 41.5㎏·m다.
초대형 SUV는 사실 주차 공간이 제한적인 한국 특성에는 맞지 않다. 과거 2000원 넘던 고유가 시절에 비하면 1500~1800원대인 유가 수준이 낮긴 해도 과거 바닥 대비로는 20%가량 오른 상태다. 저유가만으로 초대형 SUV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SUV 인기 요인을 크게 2가지로 꼽는다.
무엇보다 넉넉한 적재 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1열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을 접는다면 양문형 냉장고까지 실을 수 있는 2313ℓ가량의 적재 공간이 나온다.
그러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마세라티 르반떼의 인기는 딱히 ‘넉넉한 적재 공간’으로 대변되는 실용적인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이 경우 차를 통해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체 길이 5m 이상 차는 우리나라 주차장에 넣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입차 소비자들의 개성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면이 있어서 소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첨단기술과 주행 성능이 적용된 플래그십(기함)SUV로서 브랜드 파워를 배가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초대형 SUV는 대당 판매 이익도 일반 차량에 비해 큰 편이다.
올 한 해는 초대형 SUV 시장의 외연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주요 글로벌 메이커들도 앞다퉈 초대형 SUV를 내놓고 있다.
올 초 열린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GM은 쉐보레의 초대형 SUV 신형 ‘트래버스’를 주력 제품으로 공개했다. 8명까지 탈 수 있는 차로 동급 최대 3열 공간과 화물 적재력(2789ℓ)을 갖췄다. 서라운드 비전 시스템과 전방 보행자 감지 제동 시스템 등도 갖췄다. 3.6ℓ V6 엔진으로 305마력의 힘을 뽐낸다. 4G 롱텀에볼루션(LTE) 무선인터넷,USB 충전, 애플 카플레이 등 편의성도 배가됐다.
링컨도 지난 3월 2017 서울모터쇼에서 초대형 럭셔리 SUV ‘내비게이터’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3.5ℓ 트윈터보 V6 엔진은 최대 400마력의 힘을 낸다. 뒷문은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는 걸윙도어(차문이 위로 열리는 것)를 채택했다. 2열에도 좌석을 2개만 만들고 좌석과 좌석 사이에는 테이블을 둬 장거리 여행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차량 트렁크에는 각종 옷이나 지갑·구두 등을 수납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서는 ‘SUV 왕가’ 기아차가 후발주자로 뛰어든다. 기아차는 기존 대형SUV인 모하비를 유지하고 앞서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텔루라이드를 초대형SUV 라인업으로 추가할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은 모하비가 텔루라이드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텔루라이드를 새롭게 추가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하비는 국내 SUV 중 유일하게 후륜구동 기반의 프레임 보디(차체 바닥, 옆판 등을 별도 제작)를 쓰고 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차로 알려져 브랜드 이미지도 우수해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모하비는 전년 동기보다 73.6% 늘어난 1만5059대가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텔루라이드의 양산 시점을 오는 2019년으로 내다본다.
2. [매경이코노미][최영옥의 백 투 더 클래식] 나이젤 케네디
클래식 연주자들의 무대 의상은 일관적이다. 대개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드레스를 주로 입는다. 관객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늘 그렇지는 않다. 언제나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하거나, 뒤집어버리는 진취(?), 혹은 이단아가 한 번씩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나이젤 케네디(NigelKennedy, 1956년~)는 그런 이단아 중 독보적 위치에 있는 연주자다. 1956년 12월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어린 시절부터 인정받아 7세 때 영국의 메뉴인 음악학교에 입학해 전설적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의 지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뉴욕 줄리어드 음대에서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성골에 속하는 케네디는 그동안 베를린 필, 뉴욕 필, 런던 필 등 유명 교향악단과 협연무대를 가졌다. EMI 전속 아티스트로 현재까지 바흐, 엘가, 브람스, 베토벤 등 20장이 넘는 음반을 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우뚝 섰다.
또한 클래식 음악의 중심국 중 하나지만 스타급 솔리스트가 없는 영국의 고민을 해결해준 독보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여기까지는 뛰어난 재능으로 인정받은 여느 바이올리니스트와 크게 다름이 없다. 제대로 그를 얘기하자면 지금부터다. 나이젤 케네디는 데뷔 무대부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등장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가 무대에 오른 모습은 관객들을 경악케 했다. 마치 록커(rocker)처럼 형형색색 물들인 불꽃 같은 펑크머리에 체인이 주렁주렁 달린 가죽 재킷과 부츠를 신은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연주복이 검은 상복 같아 싫었다는 것이 이 젊은 청춘의 바이올리니스트의 변명. 이후에도 그는 매번 클래식 연주자로선 획기적인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등장해 점잖은 클래식계 사람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파격적인 외모 못지않게 독설과 기행 또한 난무해서 케네디의 이름 앞에는 ‘클래식계의 악동’ ‘이단아’ ‘반항아’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심지어는 독일 민화 속 장난꾸러기인 ‘틸 오일렌슈피겔’로 불리며 괴짜 바이올리니스트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케네디의 상징인 비발디 ‘사계(Le quattrostagioni)’를 연주할 때의 파격은 당시로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영국 출신답게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데뷔하고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케네디라는 이름을 클래식 팬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역시 ‘사계’다. 케네디의 사계는 누구보다 화려하면서 열정적인, 그야말로 선구자적인 해석이었다. 덕분에 기네스북에도 오를 만큼 클래식 음반 역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뿐 아니다. 형식과 틀을 거부하는 케네디의 자유로운 성격은 클래식과 재즈, 록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물론 이 ‘세기의 악당’도 어느덧 나이가 들었다. 올해 61세가 되는 케네디는 이제 더 이상 불꽃 튀는 이단아는 아니다. 이제는 자신의 정통 클래식 음악을 다시금 진지하게 정리하는 분위기다. 젊은 날 케네디의 이름을 수식하던 ‘이단아’ ‘반항아’의 별칭은 떼어도 좋을 듯하다. 반면 세월의 깊이와 사고가 어우러진 거장의 보폭이 그 자리를 메꿔가고 있다.
3. [중앙일보][노트북을 열며] 콜린 파월의 외교 3원칙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은 합참의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으로 군과 외교를 두루 경험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외교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 적이 있다.
첫째, 힘은 외교정책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힘만 사용하면 나중에 ‘힘의 권위’가 떨어지므로 대화를 함께 사용해야 외교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조언이다. 둘째, 외교는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의 지원을 얻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도 혼자서 자신의 목표를 실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셋째, 외교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부분적으로 이뤘을 때 더 유리하다. 궁지에 몰린 적에게 퇴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미완의 성공이지만 현실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충고다.
출범하자마자 숨 가쁘게 달려가는 문재인 정부에 피할 수 없는 난관이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북관계다. 코앞에 있는 북핵 현실과 북·미 갈등을 고려하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는 얘기는 그동안 지겹도록 했다. 지금은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을 할애할 때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그런 의지를 가지고 파월이 말한 외교 3원칙을 반영해 현재의 위기를 풀어 보면 어떨까. 첫째, 국제제재가 엄연한 현실인 만큼 민간을 대화 파트너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8~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5트랙(반관반민) 비공식 대화를 했다. 북한은 정부 당국자(1.0 트랙)의 공식적인 만남에 부담을 갖고 있다. 성과가 없을 경우 주동자가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사가 방법일 수 있겠지만 북한이 거절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신임을 받는 민간이 평양 등에서 북한 대표를 만나면 된다.
둘째, 주변 국가들이 문재인 정부와 뜻을 같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4강 특사는 이런 관점에서 적절했고 기대 이상이다. 코리아 패싱(한국 건너뛰기)을 피하려면 미국·일본과 신뢰를 더 쌓아 확실한 우군(友軍)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려면 한국 뒤에 미국과 일본이 있어야 한다.
셋째, 북한에 퇴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홍석현 미국특사에게 ‘평화’ ‘체제 보장’을 언급한 것은 퇴로를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그렇게 했다. 터키에서 모스크바를 겨냥하던 미국의 주피터 미사일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소련의 흐루쇼프에게 ‘명예로운’ 퇴로를 만들어 주었다. 문재인 정부는 퇴로를 놓고 미국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제 발표된 외교안보라인을 보면 ‘한국 외교의 1순위’ 북핵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짜여져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지금의 위기를 풀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향후 경험이 많고 노련한 전문가들이 추가로 보완돼야 특사외교로 조성된 모멘텀을 살릴 수 있다.
4. [한국일보][삶과 문화] 우리 더 자주 포옹할까요?
사춘기 아들의 엄마 노릇은 참 힘들었다. 쉴 새 없이 종알대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말수가 줄더니 무얼 물으면 못 들은 척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터에 있기 일쑤였던 나는 아이와 주로 전화로 이야기를 했는데 중 2가 되면서는 전화도 잘 받지 않았다. 물론 내가 하는 말이 주로 “숙제 했냐” “학원 늦지 마라” 같이 듣기 싫은 말들이거나 “밥 먹었냐” “학교에서 별 일 없었냐”처럼 제가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것들이라 그랬을 것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화가 끓어오르면 저녁 회의를 뒤로 미루고 집에 달려가 아이를 닦달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미 나보다 더 크고 힘이 세서 때려줄 수도 없으니 약 오른 내가 할 수 있는 응징은 온갖 못된 말로 아이 자존심을 박박 긁어 놓는 일이었다. “너랑 똑같은 놈 낳아서 고생 좀 해 봐라”는 악담도 고정 레퍼토리였다.
한 번은 수학 공부에서 시작된 잔소리가 늦잠과 밥 깨질거리는 데까지로 비약해서 험악한 전투가 벌어졌다. 학원을 자체 휴강하고 낮잠까지 푹 자서 기운 넘치는 녀석과 야근으로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싸우려니 힘에 부쳐서 내가 말했다.
“힘이 들어 야단도 더 이상 못 치겠다. 나가서 너 혼자 살아. 우리 그만 헤어지자.”
“엄마랑 아들이 어떻게 헤어져요? 저 나가면 엄마는 바로 후회할 거잖아요.”
“아냐 너 땜에 맨날 이렇게 속 썩이느니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게 낫겠어.”
녀석은 심각한 얼굴로 아무 말이 없었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이었다. 슬그머니 미안해졌다.
“맞아, 사실 네가 나가면 엄청나게 후회할 거야. 안 나가 줘서 고마워.”
패배를 순순히 인정하며 아이를 포옹했다. 훌쩍 자라 키가 180cm쯤 되는 녀석은 등을 구부리고 어색하게 엄마한테 안겼다. 마음이 풀렸는지 포옹을 풀며 녀석이 하는 말, "아휴 난 맨날 엄마 안아 줘야 돼…” 그랬던 건가? 내가 안아준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은 지가 엄말 안아준다고 여겼던 거다. 다시 한 번 아이를 안는데 노여웠던 마음이 스르르 녹았다. 안고 있으니, 아니 아이에게 안겨 있으니 그깟 공부쯤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옹이 부린 마술이다.
몇 해 전 방송된 초코파이 TVCM은 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말없이 안아 주고 업어 주고 수줍게 초코파이를 건네는 다양한 사람들 모습 위로 카피가 흐른다.
NA) 나는 나라를 지킬 수 없습니다 / 좌절에 빠진 사람을 도울 수도 없습니다 / 지혜를 줄 수도 아픔을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 그러나 / 그 사람들과 마음을 함께하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 사실 하나는 전해줄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나는 위로가 됩니다 / 때론 용기가 되고 때론 감사가 되기도 합니다 / 오늘도 누군가가 다시 미소 짓고 힘낼 수 있도록 / 이 땅의 모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 나는 당신의 정(情)입니다 (오리온 초코파이 TVCM2016년 6월_카피)
정을 설명했는데 마치 포옹의 속성을 묘사한 것처럼 들렸다. 이 광고를 보며 정을 나누는 가장 쉽고 돈도 안 드는 좋은 방법은 포옹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전, 5ㆍ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포옹을 목격했다. 당시 총격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은 뒤 울먹이며 들어가는 김소형씨를 따라가 안은 대통령의 포옹! 들먹이는 그녀의 어깨와 눈물을 훔치는 수화통역자 그리고 젖어 있는 대통령의 얼굴이 나를 울게 했다. 포옹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이 좋은 걸 왜 그리 보기 힘들었을까? 슬픈데 고맙고, 아픈데 기쁘고, 억울한데 벅찼다. 대통령 참 잘 뽑았구나, 으쓱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리고 좀 생뚱맞은 결심을 했다. 이제 사는 동안 포옹을 아끼지 않으리라. 최대한 자주, 많이 포옹하리라. 우선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부터 당장 안아줘야겠다.
5. [한국일보][우리말 톺아보기] 모순
중국 초(楚)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한 장사꾼이 자신이 파는 창을 가리켜 세상에서 제일 뾰족하고 날카로운 창이어서 어떤 것도 뚫을 수 있다고 자랑하자 사람들이 앞다퉈 창을 구입했다. 이에 신이 난 장사꾼은 방패도 함께 팔 요량으로 자신이 파는 방패를 가리켜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방패여서 어떤 창으로도 뚫을 수 없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이를 이상히 여겨 장사꾼에게 당신이 파는 창으로 당신이 파는 방패를 뚫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자 장사꾼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창과 방패를 챙겨 도망쳐 버렸다고 한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모순(矛盾)’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오늘날 국어사전에 ‘모순’은 ‘어떤 사실의 앞뒤, 또는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의미하는 명사로 등재되어 있고 동사형으로 ‘모순되다’, 관형사형으로 ‘모순적’이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 언어에서 모순된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표현이 ‘피로 회복’이다. ‘회복(回復)하다’는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다’의 의미로서 ‘국권을 회복하다’, ‘건강을 회복하다’, ‘신뢰를 회복하다’ 등의 용례로 사용되는 말이다.
그런데 ‘피로 회복’은 피로를 되찾는다는 의미가 되므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표현이다. 이 경우에는 ‘피로(疲勞)’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원기(元氣)’나 ‘기력(氣力)’을 회복한다는 말이므로 ‘원기 회복’ 또는 ‘기력 회복’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 만약 ‘피로’라는 표현을 살려 쓰고 싶다면 ‘피로 해소’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요신문사설
[중앙일보]
1. 시대 정신에 맞춰 기수를 문화 타파하자
검찰의 ‘기수(期數)문화’는 강력하다. 군대·행정부·사법부·경찰 등 다른 공직사회에도 기수문화가 퍼져 있지만 검찰은 유별나다. 사법연수원 기수를 기준으로 보직과 직급이 정해지는 폐쇄적 서열문화의 근간이 되곤 한다. 기수 후배나 동기가 승진하면 ‘용퇴’라는 이름으로 줄줄이 조직을 떠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 왔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발탁은 이런 기수문화를 깬 파격이라는 점에서 줄사퇴 관행이 또 재연될 조짐이다.
윤 지검장은 돈봉투 만찬 파문으로 좌천된 이영렬 전 지검장보다 다섯 기수가 낮은 23기다. 군에서 대령이 중장으로 벼락출세한 것에 비유된다. 그보다 선배와 동기들이 옷을 벗으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금로 인천지검장을, 대검 차장에 봉욱 서울동부지검장을 각각 임명했다. 윤 지검장보다 선배 기수의 두 사람을 기용함으로써 조직을 안정시키려 노력한 흔적을 읽을 수 있다.
현재 검찰에는 윤 지검장보다 선배가 4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권력의 입장에서 검찰 개혁을 위해 인적 청산은 필요하다. 그러나 옥석 구분이 없는 무더기 방출이 바람직할지는 짚어 봐야 한다. 사표를 고심하는 간부급 검사들은 20년 넘게 국민의 세금으로 키운 인재들이라고 할 수 있다.
50대 초·중반인 이들이 쌓아 온 능력과 경험은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 이들은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개업하면 그만이다. 조직을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고 전관예우만 심화될 우려도 있다. 사회적 자산을 사장시키는 구태는 국가와 검찰, 개인 모두에게 득 될 게 없다.
능력 우선주의가 시대정신이다. 기업에서 동기나 후배 밑에서 함께 일하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문화로 정착됐다. 능력 있는 검사라면 기수와 상관없이 검찰에 남아 국가를 위해 역량을 발휘하도록 선별하자. 전근대적 기수문화를 타파하고 조직의 틀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것이 검찰 개혁의 핵심이 돼야 한다.
2. '재벌 개혁' … 경제라인 시장 역동성은 어떻게 살리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이끌 새 정부 경제라인의 진용이 갖춰졌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 출신으로 고졸신화의 주인공이다.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려면 재벌의 지배구조를 고쳐야 한다”며 재벌 개혁 운동에 매진해온 진보학자다. 이들의 인생만 보면 극적인 인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이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이 펼쳐나갈 경제정책 방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같은 경제라인 진용 구축을 통해 소득 주도 성장을 골자로 한 자신의 경제정책 ‘J노믹스(문재인+이코노믹스)’의 방향을 한층 구체화했다. 경제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에 ‘재벌 개혁 전도사’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내정한 데 이어 재벌 저격수를 자처하는 장 교수를 청와대 정책 컨트롤타워로 임명하면서다.
문 대통령은 장 신임실장을 소개하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 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말했다. ‘재벌 개혁’을 통해 J노믹스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장 실장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함께 잘사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자리 그리고 우리 삶의 출발인 기업의 생태계가 잡혀야 한다”며 “재벌 개혁은 새로운 구조 개혁의 성공 신화를 만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새 정부가 검찰 개혁과 함께 재벌 개혁을 국정 최우선 과제로 예고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의장을 맡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된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지론을 펼쳐온 개혁적 보수학자다. 아동부터 고령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복지 공약 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같은 새 경제라인은 경제 양극화 해소 등 한국 경제가 떠안고 있는 문제를 일부 해결해 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현실과 괴리된 정책실험은 돌이킬 수 없는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특히 이번에 발탁된 인사들은 학자 출신이 많은 데다 재벌 저격수들이 전진배치되면서 대기업 지배구조 수술과 증세까지 한꺼번에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조치가 경제에 활력을 가져온다면 당연히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경제학 교과서만 들춰봐도 대기업 규제는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증세는 되살아나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기 마련이다. 시장이 얼어붙기 십상이다.
새 경제라인은 학자로서 꿈꿔왔던 정책 목표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비상 상황이다. 더구나 개방경제 체제에서 경쟁 국가와 다른 방향으로 제도를 개혁한다면 국가 경쟁력을 치명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다. 결국 새 경제라인에게 필요한 것은 무차별적 실험보다는 합리와 실용으로 뒷받침된 균형 감각이다. 잘못된 경제관행은 과감히 뜯어고치되 시장의 역동성이 살아나게 해야 J노믹스를 성공으로 이끌 것이다.
[세계일보]
3. 문 대통령, 이번엔 책임내각 제대로 운용 해보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안보실장과 정책실장 임명을 통해 나라를 어디로 이끌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청와대 안보실장엔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가 기용됐다. 논란 끝에 군과 학자 출신이 아닌 외교관을 안보실장에 앉힌 것은 주변 4강 국가와의 관계 발전 등 국제관계를 중시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발탁해 경제민주화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재인정부가 안보 위기를 헤쳐 나가기 위해 외교력 강화에 주안점을 두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문 대통령은 정 안보실장에 대해 “지금처럼 북핵, 사드, FTA 등 안보·외교·경제가 얽힌 숙제를 풀려면 안보정신과 함께 외교적 능력이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 적임자”라고 했다. 북한의 잇단 도발에다 미국과 중국, 일본이 패권을 잡기 위해 격돌하면서 한반도의 위기지수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평화를 굳건히 정착시키려면 외교적 식견과 전략적 마인드가 필요충분조건이다. 정 실장은 한·미 동맹 및 중·일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면서도 주변 4강에 위축되지 않는 강력한 국익 외교를 펼쳐야 한다. 모든 것을 협상으로 접근하려는 외교관의 함정에 빠져선 안 된다. 정 실장은 외교관 출신이어서 군 출신에 비해 북한 도발에 대해 단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선을 극복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특보를 지명함으로써 파격 인사를 이어갔다. 강 후보자는 유엔에 진출한 한국 여성 중 최고위직 인사로서 국제관계에 눈이 밝다. 비외무고시 출신에다 외교 분야에서 최초·최고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강 후보자는 장점도 많지만 외교부 근무 경험이 일천한 단점이 있다. 강 후보자는 총성 없는 외교전쟁을 수행할 수장으로서 적격인지 인사청문회 등에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장 정책실장에 대해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했다. 장 실장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대표적인 재벌 저격수로 통한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양극화 해소를 위해 재벌 개혁 등 경제민주화 정책은 필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제 활력의 불씨를 꺼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경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이 내정됐다. 김 후보자는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조정능력이 뛰어난 관료 출신이다. 김 후보자는 행정경험이 없는 장 실장과의 견제와 균형을 통해 경제 분야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문 대통령은 책임총리제와 장관책임제 도입을 공약했다. 청와대는 정책의 큰 틀과 주요 정책에 대한 조율에 그쳐야 한다. 청와대가 내각을 좌지우지하면 파격 인사는 아무 의미가 없다. 정책 집행은 내각에서 책임지는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
[매일경제]
4. 문재인 정부 첫 경제사령탑 김동연에 거는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새 정부 첫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고 발표하면서 "위기 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새 정부는 저성장과 양극화, 민생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며 "이른 시일 내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라고 말했다.
그 과제를 맡길 경제사령탑으로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없는 전문 관료 출신을 뽑은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정부 때도 요직을 거친 김 후보자의 검증된 전문성과 조정능력을 무엇보다 높이 샀다는 뜻이다.
청계천 판잣집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국무조정실장까지 지낸 김 후보자의 '고졸 신화'는 입지전적 인물 김동연의 트레이드 마크다. 하지만 우리는 이 엄중한 시기에 경제 재도약을 이끌 김 후보자의 일하는 방식과 철학에 더 주목하고자 한다.
김 후보자는 늘 견지망월(見指忘月)을 경계했다. 정책을 하는 이들은 달을 보라고 가리켰더니 손가락만 보는 격으로 한국 경제의 근본 문제들을 외면한 채 지엽적인 것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그는 또 '일머리'를 중시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정책도 일하는 노하우와 문제 해결 능력이 없으면 쓸모없다는 말이다.
김 후보자 말대로 새 정부 1기 경제팀은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봐야 한다. 새 정부가 첫 손으로 꼽는 과제인 일자리와 양극화 문제 해결도 임시처방과 대증요법보다는 근원처방이 절실하다. 그것은 무엇보다 성장의 활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3년 내리 잠재성장률(3%)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는 일자리와 복지를 늘리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구조적 저성장을 초래한 더 근본적인 원인을 파고드는 것도 중요하다.
김 후보자는 평소 사회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하는 교육의 문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끊기고 지대(rent) 추구가 만연한 사회구조의 문제를 꼽았다. 그에 대한 근본 개혁이 이뤄져야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예산을 맡았을 때 정치권의 복지공약 평가를 주도하며 재정건전성 문제를 고민했던 김 후보자는 이번 정부에서도 대선 공약의 우선순위를 다시 따져보고 실현 가능한 것부터 차근차근 풀어가는 뛰어난 일머리를 보여줘야 한다. 그는 어떤 정책 목표가 있을 때 어떤 맥을 짚고 어디를 쳐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년간 178조원이 들어갈 새 정부 복지공약도 어떤 비전을 갖고 무엇부터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냉철하게 재검토해야 한다. 재벌 개혁 문제에서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긴밀한 소통과 조율을 통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메워주기 바란다.
[매일신문]
5. 중국인 관광 재개 상관없이 시장 다변화 노력 지속해야
대구시가 중국인의 한국 관광 재개를 염두에 두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대구 관광설명회 등 중국 관광시장을 겨냥한 세일즈 마케팅에 다시 고삐를 당긴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냉기류로 인해 지역 관광시장이 크게 위축됐지만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양국 관계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때문이다.
단체 관광객 수 등 중국 관광시장 규모는 우리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관계 회복에 맞춰 대구시가 미리 대책을 세우는 것도 자연스럽다.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지출한 총 여행 경비를 보면 지난해까지 최근 7년간 연평균 45.4% 증가했다. 지난해 18조원의 여행 경비를 한국에서 썼고 쇼핑 경비도 최근 6년간 연평균 56.1% 늘어 지난해 12조8천억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한류’ 이벤트를 시작으로 한국 여행에 제재를 시작하고 올해 3월 중국인 관광객 한국 방문을 전면 중단시키면서 국내 여행업계, 면세점 등이 큰 손실을 냈다. 산업연구원은 직`간접 피해액을 모두 포함하면 최대 15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따지고 보면 중국 관광객은 우리 입장에서 득과 실이 모두 상존하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
불황 타개책으로 대구경북이 뒤늦게 동남아와 일본, 대만 등으로 마케팅을 다양화하고 적극 유치에 나선 것도 중국 일변도의 정책에 관한 반성이었다. 물론 치밀한 준비가 없었고 현지 분위기도 성숙되지 않아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했다. 하지만 관광시장 다변화는 위기 분산 차원에서 중국인 관광 재개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안이다.
중국 관광시장의 해빙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고 동남아 등 제3의 관광시장에 대한 관심과 교류 등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만에 하나 사드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할 경우 국내 관광시장이 또다시 얼어붙는 등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대구시와 여행업계는 중국은 중국대로 전략을 새로 짜고, 동남아 등 다른 국가의 경우 맞춤형 관광진흥책을 적용하면서 병행할 필요가 있다. 이는 급격한 관광환경 변화에도 지역 여행업계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6. 文경제팀, 재벌개혁 집착하다 성장·일자리 놓치지 말아야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경제부총리로 발탁한 김동연 아주대 총장에 대해 “청계천 판잣집의 소년가장에서 출발해 기획재정부 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누구보다 국민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또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대통령정책실장에 임명하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경제 사령탑에는 사회적 약자의 어려움을 아는 예산 분야 정통 경제 관료를, 신설된 정책실장 자리엔 재벌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시민운동가 겸 학자 출신을 발탁했다.
장 실장은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 기업지배구조개선과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며 재벌 개혁을 주도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함께 ‘삼성 저격수’로 불렸다. 2014년 펴낸 장 실장의 저서 ‘한국자본주의-경제민주화를 넘어’에서는 경제민주화뿐 아니라 사회양극화, 비정규직 근로자, 노동시장의 불합리성, 취약한 복지제도 문제까지 짚고 있지만 사고의 뿌리는 재벌 개혁이다.
경제수석과 사회수석, 일자리수석까지 총괄하는 정책실장 자리는 대통령 의중에 따라 경제부총리보다도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기도 한다. 재벌 개혁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장하성 실장-김상조 공정위원장 조합에 재계에서 우려가 나오는 게 현실이다.
김동연 후보자는 ‘고졸 성공신화’의 주역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정과제비서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에선 초대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해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김 후보자는 여러 정권을 거친 경제 관료다운 전문성을 살려 학계 출신 장하성-김상조의 재벌 개혁 드라이브가 거시적 관점에서 경제에 미칠 영향을 살피고, 필요할 때는 제동을 걸 수 있는 균형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 한국 경제는 재벌 개혁에만 매달려서는 풀기 어려운 복잡다단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다행히 최근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지만 저성장의 늪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당장 개혁도 중요하지만 경제성장과 미래의 먹을거리, 특히 청년 일자리 문제는 한시가 급하다. 경제부총리와 정책실장이 손발을 잘 맞춰 경제에 활력부터 돌도록 해야 한다.
경제정책에서는 청와대가 모든 것을 틀어쥐려 하지 말고 경제부총리가 명실상부한 총괄사령탑이 되도록 실질적인 힘을 실어줘야 한다. 장 실장도 이젠 장외에서 구호를 외치는 시민운동가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책을 짊어진 컨트롤타워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벌을 개혁 대상이 아닌 정책의 동반자로 생각해 재계의 우려도 불식하기 바란다.
[서울신문]
7. 새 정부 시험하는 듯 또 미사일 도발한 北
북한이 어제 오후 탄도미사일 한 발을 또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일 만에 신형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를 발사한 데 이어 불과 일주일 만에 도발을 다시 감행한 것이다. 청와대가 즉각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해 정의용 신임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과 북한군의 동향 분석, 우리 군의 대응태세 등을 점검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국제사회의 강한 우려와 제재에도 불구하고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의 북한의 연이은 도발은 ‘우리의 미사일 개발은 끝났으니 미국은 우리와 담판에 나서라’라는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핵은 포기할 수 없으니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라는 김정은 정권의 협박인 셈이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도발은 갓 출범한 문재인 정권에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 새 정부는 4강 특사 파견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제재 못지않게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김정은 정권이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미사일 도발을 계속 감행하는 것은 이러한 대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우리의 의도와는 달리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는 만큼 우리 또한 이러한 위협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부정적인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KAMD(한국형 미사일방어) 개발에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한 바 있다. 미국 MD에 편입되지 않고 우리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다.
KAMD 체계가 완료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우리의 안보를 전적으로 미국에만 의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한·미 동맹도 어느 때보다 강화될 수 있어야 하며, 틀어진 중국과의 관계도 하루빨리 복원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권을 시험대에 올린 것과 같다. 국가 안보 문제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일 수 없으며, 정권 차원을 넘어 국가적인 문제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하게 규탄한 것은 국민에게 안도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국제사회와의 공조와 함께 대화를 통한 설득이라는 투트랙 전략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8. 출신, 성별보다 능력 중시한 경제·외교라인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새 정부의 경제와 외교·안보를 다룰 ‘정(政)·청(靑) 라인’을 발표했다.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발탁했고,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무명이나 다름없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또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는 정의용 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청와대 정책실장에는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사실 이번 인사는 하마평이 무성했을 만큼 최근 이뤄진 어떤 인사 못지않게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단순히 ‘쇼잉’ 성격이 아니라 앞으로 5년 동안 국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경제정책, 국가 안위와 직결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예상보다 인선 발표가 늦어졌던 것도 이런 실질적이고 막중한 자리에 누구를 앉힐 것인가를 놓고 문 대통령이 고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상고와 야간대학을 나온 ‘고졸신화’를 쓴 인물이며 외시도 거치지 않은 강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를 통과하면 ‘유리천장’을 뚫은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된다. 출신, 성별과 상관없이 능력만 있으면 누구라도 요직에 기용할 수 있다는 인사 철학을 천명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라인 인선을 통해 ‘개혁정부’라는 새 정부의 정체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문 대통령은 양극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은 우리 사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생각을 신념으로 갖고 있다. 그런 만큼 새 정부의 경제정책도 이런 방향과 원칙에 맞춰질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이번 인선도 문 대통령의 의중을 극대화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정책실장으로 임명된 장하성 교수 역시 재벌구조 개선 없이 상생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만큼 문 대통령과 유사한 시각을 갖고 있다. 경제와 달리 외교·안보는 파격보다 실용을 택했다고 할 수 있다. 미·중·일·러 4대 열강에 끼인 현실을 감안, 외교를 통해 안보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미국 인맥이 풍부한 홍석현 고문과 동북아에 정통한 문정인 교수를 특보로 기용한 것은 적절한 인선으로 평가된다.
양극화와 불평등 등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과 이를 해결하려는 정책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80%가 넘는 국민이 새 정부의 개혁정책에 공감하고 있다고 한다. 비단 문재인 정부가 아니더라도 개혁은 더는 미뤄서는 안 될 과제라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하겠다.
무엇보다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다시 만들어 우리 젊은이들 입에서 더이상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내치 못지않게 외치 역시 난마처럼 얽혀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4강 특사로 어느 정도 풀릴 기미를 보이기는 하나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새 외교·안보 라인은 풍부한 인맥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익을 극대화하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9.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의 경제정책
문재인 정부의 정책 라인이 서서히 골격을 갖춰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어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외교부장관 후보로는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했다. 외교정책 사령탑에 여성이 지명됐다는 자체가 초유의 파격이다. 지금껏 인선이 미뤄지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정책실장도 함께 임명됨으로써 경제·외교 라인 구성은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이러한 인사 개편을 통해 드러나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복합적이다. 특히 김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과거 어려운 환경에서 성공담을 써 온 입지전적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경제 개혁을 통해 서민 정책에 중점을 두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문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해 “누구보다 국민 어려움에 공감하는 분”이라고 소개한 배경이다. 앞으로 김 부총리의 활약에 기대하고자 한다.
더불어 주목되는 것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재벌 개혁론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임명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 중 내세웠던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가 인사를 통해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장 실장이 이미 공정거래위원장 후보로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함께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어 온 주역이라는 사실도 그것을 뒷받침한다.
그러면서도 문 대통령이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를 지낸 김광두 교수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한 데서 읽혀지는 함의다. 문 대통령은 김 부의장 발탁에 대해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 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경제의 갈 길이 성장·분배 이분법이 아니라 선순환에 있다”는 언급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이미 임기 5년의 걸음마를 뗐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동을 걸었으며, 검찰 개혁에 있어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개혁 정책은 가급적 서두를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가속 페달을 밟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 절차적인 논란의 소지를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혁을 추구하면서도 통합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일관된 의지가 필요하다.
10. 사드보복 완화 섣부른 기대 금물이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에 해빙 기류가 흐르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한·중 정상 간 통화, 이해찬 중국 특사 파견 등으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기미가 보이면서 한한령(限韓令)의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사드보복 완화에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는 것이 특사단이 전한 소식이다. 아직 뚜렷한 변화를 체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은 반가운 일이다.
관광금지 조치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선 눈에 띈다. 일부 중국 여행사들은 한국방문 비자 대행 서비스를 재개하는 등 관광객 모집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사이버 보복 공격으로 폐쇄됐던 중국 롯데마트 홈페이지가 두 달여 만에 복구된 것도 긍정적이다. 중국에서는 좀처럼 접속하기 어려웠던 롯데 인터넷면세점과 롯데닷컴 홈페이지도 접속이 정상화됐다고 한다.
한류도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중국 3대 음원 사이트인 ‘QQ뮤직’이 지난 3월 내렸던 K팝 차트 서비스를 최근 재개했으며, 창작 뮤지컬 ‘빨래’가 내달부터 베이징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지난해 중국 방영이 불발된 양국 합작드라마 ‘비취연인’도 곧 전파를 탈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분위기라면 국내 관계자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던 제재조치가 조만간 풀릴 것으로 내다봐도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를 중단하도록 지속해서 더 압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고 한다. 보복조치 완화 움직임은 어디까지나 사드 철회를 달성하기 위한 간보기일 뿐 언제든 돌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 롯데마트 영업정지는 계속되고 있으며 톈진 롯데백화점 등 롯데쇼핑에 부과된 벌금만도 2억 7500만원에 이른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중국 지도부의 비뚤어진 인식을 감안할 때 경제적 보복 조치로 상대국을 굴복시키겠다는 중국의 소아적 발상은 우리에게는 상존하는 리스크다. 실질적인 관계 정상화가 이뤄진다 해도 마찬가지다. 중국 의존도가 큰 수출 및 관광시장 다변화 노력을 앞으로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주요신문칼럼
1. [매일경제][매경이코노미] 차량 5m 넘는 초대형 SUV 조용한 인기 '중후장대' 폼나고 넉넉한 적재공간 좋아요
주차 공간이 제한적인 국내 건축물 특성에도 불구하고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조용한 인기를 구가 중이다. 대형 SUV보다 차체와 엔진 성능을 대폭 확대한 초대형 SUV는 그 길이만 5m를 넘는다. SUV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관련 수요 또한 증가하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지엠(GM)코리아에 따르면 5월 판매에 나선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초도 물량 50대가 완판됐다. 이 차량의 대당 판매가격이 1억2000만원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빠른 판매 속도다. GM코리아 측도 예상외의 판매 속도에 고무적인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당초 판매 목표를 200여대로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대로라면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에스컬레이드는 캐딜락에서 가장 큰 자동차로, 길이가 5.18~5.69m에 달한다.
신형 에스컬레이드는 더욱 대담해진 외관 디자인과 풍부한 가속 성능이 자랑거리다. 차량 전면부에는 캐딜락 고유 문양(크레스트) 형상에 정밀하게 가공된 크롬을 더해 웅장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의 그릴을 적용했다. 후면에는 루프라인 끝단에서 범퍼까지 이어지는 예리하고 긴 테일램프를 적용해 캐딜락의 시그니처 룩을 뽐낸다.
실내도 캐딜락 고유의 수작업 방식인 커트 앤드 소운(Cut-and-sewn) 공법으로 천연가죽과 탄소섬유, 원목, 스웨이드 등의 고급 소재를 적용했다. 덕분에 촉감이 뛰어날 뿐 아니라 내구성과 내오염성 측면에서도 탁월하다는 게 GM 측 설명이다.
동력 성능도 무거운 차체를 끌기에 모자람이 없다. 6.2ℓ V8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426마력, 최대 토크 62.2㎏·m의 풍부한 가속 성능을 발휘한다. 탭시프트(스티어링휠에 장착된 페달로 조작하는 기능)가 적용된 최신 8단 자동변속기는 역동적이면서도 매끄러운 주행 감성을 제공한다. 정속 주행 시 여덟 개의 실린더 중 네 개의 실린더를 비활성화하는 액티브 퓨얼 매니지먼트(Active Fuel Management) 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통해 연료 효율도 동급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주연배우 공유의 차로 잘 알려진 마세라티 SUV 르반떼의 인기도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세라티 국내 수입사인FMK에 따르면 이 차량은 1분기에만 200여대 팔렸다. 르반떼 잔여 계약 물량은 200여대로 FMK측은 올해 판매량 700대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르반떼는 길이 5.003m에 가격은 1억1000만~1억4600만원에 달한다.
르반떼는 2종의 가솔린 모델과 1종의 디젤 모델 등 총 3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됐다. 최상위 모델 ‘르반떼S’는 최고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1㎏·m의 주행 성능을 뽐낸다. 르반떼S는 시속 100㎞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5.2초에 불과하며 최고 속도는 시속 264㎞다. 4륜 구동 시스템 ‘Q4’와 함께 에어스프링과 전자제어 댐퍼가 적용된 서스펜션, SUV 전용으로 새롭게 개발한 8단 자동변속기 등이 기본 사양으로 탑재됐다.
초대형 SUV 가운데 가장 대중적인 차량은 포드 익스플로러다. 초대형 SUV 인기와 더불어 포드 익스플로러 판매량도 상승곡선을 그린다.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익스플로러 판매량(1474대)은 전년 동기(1240대) 대비 14% 늘었다. 포드코리아 측은 “기존 익스플로러 고객군은 대부분 40~50대였으나 최근에는 20~30세대가 가세하면서 외연이 확장된 결과로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익스플로러 역시 5m 넘는 길이에 2m 가까운 폭의 거대한 차체를 자랑한다. 외관은 남성미가 뚜렷하다. 사각 형태로 각진 헤드램프에 ‘ㄷ’자 안개등, 작은 타원형이 층층이 쌓여 있는 독특한 패턴 그릴 등이 인상적이다.
내부도 ‘덩칫값’을 한다. 3열 7인승으로 차폭이 워낙 넓어 시트에 앉으면 편안하다. 익스플로러 4기통 에코부스트는 2ℓ에서 2.3ℓ로 업그레이드됐다. 최고 출력은 274마력, 최대 토크는 41.5㎏·m다.
초대형 SUV는 사실 주차 공간이 제한적인 한국 특성에는 맞지 않다. 과거 2000원 넘던 고유가 시절에 비하면 1500~1800원대인 유가 수준이 낮긴 해도 과거 바닥 대비로는 20%가량 오른 상태다. 저유가만으로 초대형 SUV의 인기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초대형 SUV 인기 요인을 크게 2가지로 꼽는다.
무엇보다 넉넉한 적재 공간을 빼놓을 수 없다. 포드 익스플로러는 1열을 제외한 나머지 좌석을 접는다면 양문형 냉장고까지 실을 수 있는 2313ℓ가량의 적재 공간이 나온다.
그러나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나 마세라티 르반떼의 인기는 딱히 ‘넉넉한 적재 공간’으로 대변되는 실용적인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 이 경우 차를 통해 스스로를 차별화하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체 길이 5m 이상 차는 우리나라 주차장에 넣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입차 소비자들의 개성 표현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면이 있어서 소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구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첨단기술과 주행 성능이 적용된 플래그십(기함)SUV로서 브랜드 파워를 배가하는 부수적 효과도 있다. 초대형 SUV는 대당 판매 이익도 일반 차량에 비해 큰 편이다.
올 한 해는 초대형 SUV 시장의 외연도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주요 글로벌 메이커들도 앞다퉈 초대형 SUV를 내놓고 있다.
올 초 열린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GM은 쉐보레의 초대형 SUV 신형 ‘트래버스’를 주력 제품으로 공개했다. 8명까지 탈 수 있는 차로 동급 최대 3열 공간과 화물 적재력(2789ℓ)을 갖췄다. 서라운드 비전 시스템과 전방 보행자 감지 제동 시스템 등도 갖췄다. 3.6ℓ V6 엔진으로 305마력의 힘을 뽐낸다. 4G 롱텀에볼루션(LTE) 무선인터넷,USB 충전, 애플 카플레이 등 편의성도 배가됐다.
링컨도 지난 3월 2017 서울모터쇼에서 초대형 럭셔리 SUV ‘내비게이터’ 콘셉트카를 선보였다. 3.5ℓ 트윈터보 V6 엔진은 최대 400마력의 힘을 낸다. 뒷문은 스포츠카에서나 볼 수 있는 걸윙도어(차문이 위로 열리는 것)를 채택했다. 2열에도 좌석을 2개만 만들고 좌석과 좌석 사이에는 테이블을 둬 장거리 여행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차량 트렁크에는 각종 옷이나 지갑·구두 등을 수납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서는 ‘SUV 왕가’ 기아차가 후발주자로 뛰어든다. 기아차는 기존 대형SUV인 모하비를 유지하고 앞서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콘셉트카 텔루라이드를 초대형SUV 라인업으로 추가할 것으로 알려진다.
그동안은 모하비가 텔루라이드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텔루라이드를 새롭게 추가하는 것으로 교통정리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모하비는 국내 SUV 중 유일하게 후륜구동 기반의 프레임 보디(차체 바닥, 옆판 등을 별도 제작)를 쓰고 있고,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차로 알려져 브랜드 이미지도 우수해 유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모하비는 전년 동기보다 73.6% 늘어난 1만5059대가 판매됐다. 업계에서는 텔루라이드의 양산 시점을 오는 2019년으로 내다본다.
2. [매경이코노미][최영옥의 백 투 더 클래식] 나이젤 케네디
클래식 연주자들의 무대 의상은 일관적이다. 대개 남성은 연미복, 여성은 드레스를 주로 입는다. 관객에게 최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늘 그렇지는 않다. 언제나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하거나, 뒤집어버리는 진취(?), 혹은 이단아가 한 번씩 등장하기 때문이다.
영국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나이젤 케네디(NigelKennedy, 1956년~)는 그런 이단아 중 독보적 위치에 있는 연주자다. 1956년 12월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어린 시절부터 인정받아 7세 때 영국의 메뉴인 음악학교에 입학해 전설적인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의 지도를 받았다. 이후 미국 뉴욕 줄리어드 음대에서 도로시 딜레이를 사사했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는 성골에 속하는 케네디는 그동안 베를린 필, 뉴욕 필, 런던 필 등 유명 교향악단과 협연무대를 가졌다. EMI 전속 아티스트로 현재까지 바흐, 엘가, 브람스, 베토벤 등 20장이 넘는 음반을 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연주자로 우뚝 섰다.
또한 클래식 음악의 중심국 중 하나지만 스타급 솔리스트가 없는 영국의 고민을 해결해준 독보적인 바이올리니스트다. 여기까지는 뛰어난 재능으로 인정받은 여느 바이올리니스트와 크게 다름이 없다. 제대로 그를 얘기하자면 지금부터다. 나이젤 케네디는 데뷔 무대부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며 등장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가 무대에 오른 모습은 관객들을 경악케 했다. 마치 록커(rocker)처럼 형형색색 물들인 불꽃 같은 펑크머리에 체인이 주렁주렁 달린 가죽 재킷과 부츠를 신은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연주복이 검은 상복 같아 싫었다는 것이 이 젊은 청춘의 바이올리니스트의 변명. 이후에도 그는 매번 클래식 연주자로선 획기적인 스타일의 의상을 입고 등장해 점잖은 클래식계 사람들의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파격적인 외모 못지않게 독설과 기행 또한 난무해서 케네디의 이름 앞에는 ‘클래식계의 악동’ ‘이단아’ ‘반항아’라는 타이틀이 붙게 됐다. 심지어는 독일 민화 속 장난꾸러기인 ‘틸 오일렌슈피겔’로 불리며 괴짜 바이올리니스트의 탄생을 알렸다.
특히 케네디의 상징인 비발디 ‘사계(Le quattrostagioni)’를 연주할 때의 파격은 당시로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영국 출신답게 엘가의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데뷔하고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케네디라는 이름을 클래식 팬들에게 각인시킨 것은 역시 ‘사계’다. 케네디의 사계는 누구보다 화려하면서 열정적인, 그야말로 선구자적인 해석이었다. 덕분에 기네스북에도 오를 만큼 클래식 음반 역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뿐 아니다. 형식과 틀을 거부하는 케네디의 자유로운 성격은 클래식과 재즈, 록 등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물론 이 ‘세기의 악당’도 어느덧 나이가 들었다. 올해 61세가 되는 케네디는 이제 더 이상 불꽃 튀는 이단아는 아니다. 이제는 자신의 정통 클래식 음악을 다시금 진지하게 정리하는 분위기다. 젊은 날 케네디의 이름을 수식하던 ‘이단아’ ‘반항아’의 별칭은 떼어도 좋을 듯하다. 반면 세월의 깊이와 사고가 어우러진 거장의 보폭이 그 자리를 메꿔가고 있다.
3. [중앙일보][노트북을 열며] 콜린 파월의 외교 3원칙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은 합참의장을 지낸 4성 장군 출신으로 군과 외교를 두루 경험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외교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 적이 있다.
첫째, 힘은 외교정책의 성공을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힘만 사용하면 나중에 ‘힘의 권위’가 떨어지므로 대화를 함께 사용해야 외교가 제대로 작동한다는 조언이다. 둘째, 외교는 뜻을 같이하는 나라들의 지원을 얻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 미국과 같은 초강대국도 혼자서 자신의 목표를 실현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셋째, 외교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부분적으로 이뤘을 때 더 유리하다. 궁지에 몰린 적에게 퇴로를 만들어주는 것이 미완의 성공이지만 현실적이고 현명한 선택이라는 충고다.
출범하자마자 숨 가쁘게 달려가는 문재인 정부에 피할 수 없는 난관이 많은데 그 가운데 하나가 남북관계다. 코앞에 있는 북핵 현실과 북·미 갈등을 고려하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어렵다는 얘기는 그동안 지겹도록 했다. 지금은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을 할애할 때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인다. 그런 의지를 가지고 파월이 말한 외교 3원칙을 반영해 현재의 위기를 풀어 보면 어떨까. 첫째, 국제제재가 엄연한 현실인 만큼 민간을 대화 파트너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북한과 미국은 지난 8~9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1.5트랙(반관반민) 비공식 대화를 했다. 북한은 정부 당국자(1.0 트랙)의 공식적인 만남에 부담을 갖고 있다. 성과가 없을 경우 주동자가 곤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사가 방법일 수 있겠지만 북한이 거절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신임을 받는 민간이 평양 등에서 북한 대표를 만나면 된다.
둘째, 주변 국가들이 문재인 정부와 뜻을 같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4강 특사는 이런 관점에서 적절했고 기대 이상이다. 코리아 패싱(한국 건너뛰기)을 피하려면 미국·일본과 신뢰를 더 쌓아 확실한 우군(友軍)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을 받으려면 한국 뒤에 미국과 일본이 있어야 한다.
셋째, 북한에 퇴로를 만들어 줘야 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국무장관이 홍석현 미국특사에게 ‘평화’ ‘체제 보장’을 언급한 것은 퇴로를 열어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그렇게 했다. 터키에서 모스크바를 겨냥하던 미국의 주피터 미사일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소련의 흐루쇼프에게 ‘명예로운’ 퇴로를 만들어 주었다. 문재인 정부는 퇴로를 놓고 미국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어제 발표된 외교안보라인을 보면 ‘한국 외교의 1순위’ 북핵 문제를 다뤄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 짜여져 있다. 실타래처럼 얽힌 지금의 위기를 풀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향후 경험이 많고 노련한 전문가들이 추가로 보완돼야 특사외교로 조성된 모멘텀을 살릴 수 있다.
4. [한국일보][삶과 문화] 우리 더 자주 포옹할까요?
사춘기 아들의 엄마 노릇은 참 힘들었다. 쉴 새 없이 종알대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면서 말수가 줄더니 무얼 물으면 못 들은 척했다.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일터에 있기 일쑤였던 나는 아이와 주로 전화로 이야기를 했는데 중 2가 되면서는 전화도 잘 받지 않았다. 물론 내가 하는 말이 주로 “숙제 했냐” “학원 늦지 마라” 같이 듣기 싫은 말들이거나 “밥 먹었냐” “학교에서 별 일 없었냐”처럼 제가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것들이라 그랬을 것이다. 그런 줄 알면서도 화가 끓어오르면 저녁 회의를 뒤로 미루고 집에 달려가 아이를 닦달하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기도 했다.
이미 나보다 더 크고 힘이 세서 때려줄 수도 없으니 약 오른 내가 할 수 있는 응징은 온갖 못된 말로 아이 자존심을 박박 긁어 놓는 일이었다. “너랑 똑같은 놈 낳아서 고생 좀 해 봐라”는 악담도 고정 레퍼토리였다.
한 번은 수학 공부에서 시작된 잔소리가 늦잠과 밥 깨질거리는 데까지로 비약해서 험악한 전투가 벌어졌다. 학원을 자체 휴강하고 낮잠까지 푹 자서 기운 넘치는 녀석과 야근으로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싸우려니 힘에 부쳐서 내가 말했다.
“힘이 들어 야단도 더 이상 못 치겠다. 나가서 너 혼자 살아. 우리 그만 헤어지자.”
“엄마랑 아들이 어떻게 헤어져요? 저 나가면 엄마는 바로 후회할 거잖아요.”
“아냐 너 땜에 맨날 이렇게 속 썩이느니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게 낫겠어.”
녀석은 심각한 얼굴로 아무 말이 없었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이었다. 슬그머니 미안해졌다.
“맞아, 사실 네가 나가면 엄청나게 후회할 거야. 안 나가 줘서 고마워.”
패배를 순순히 인정하며 아이를 포옹했다. 훌쩍 자라 키가 180cm쯤 되는 녀석은 등을 구부리고 어색하게 엄마한테 안겼다. 마음이 풀렸는지 포옹을 풀며 녀석이 하는 말, "아휴 난 맨날 엄마 안아 줘야 돼…” 그랬던 건가? 내가 안아준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은 지가 엄말 안아준다고 여겼던 거다. 다시 한 번 아이를 안는데 노여웠던 마음이 스르르 녹았다. 안고 있으니, 아니 아이에게 안겨 있으니 그깟 공부쯤 못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옹이 부린 마술이다.
몇 해 전 방송된 초코파이 TVCM은 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말없이 안아 주고 업어 주고 수줍게 초코파이를 건네는 다양한 사람들 모습 위로 카피가 흐른다.
NA) 나는 나라를 지킬 수 없습니다 / 좌절에 빠진 사람을 도울 수도 없습니다 / 지혜를 줄 수도 아픔을 대신할 수도 없습니다 / 그러나 / 그 사람들과 마음을 함께하는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 사실 하나는 전해줄 수 있습니다 / 그래서 나는 위로가 됩니다 / 때론 용기가 되고 때론 감사가 되기도 합니다 / 오늘도 누군가가 다시 미소 짓고 힘낼 수 있도록 / 이 땅의 모든 사람들과 마음을 나누는 / 나는 당신의 정(情)입니다 (오리온 초코파이 TVCM2016년 6월_카피)
정을 설명했는데 마치 포옹의 속성을 묘사한 것처럼 들렸다. 이 광고를 보며 정을 나누는 가장 쉽고 돈도 안 드는 좋은 방법은 포옹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며칠 전, 5ㆍ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내 생애 가장 감동적인 포옹을 목격했다. 당시 총격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읽은 뒤 울먹이며 들어가는 김소형씨를 따라가 안은 대통령의 포옹! 들먹이는 그녀의 어깨와 눈물을 훔치는 수화통역자 그리고 젖어 있는 대통령의 얼굴이 나를 울게 했다. 포옹이 이렇게 좋은 거구나, 이 좋은 걸 왜 그리 보기 힘들었을까? 슬픈데 고맙고, 아픈데 기쁘고, 억울한데 벅찼다. 대통령 참 잘 뽑았구나, 으쓱한 기분마저 들었다.
그리고 좀 생뚱맞은 결심을 했다. 이제 사는 동안 포옹을 아끼지 않으리라. 최대한 자주, 많이 포옹하리라. 우선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부터 당장 안아줘야겠다.
5. [한국일보][우리말 톺아보기] 모순
중국 초(楚)나라에서 창과 방패를 파는 한 장사꾼이 자신이 파는 창을 가리켜 세상에서 제일 뾰족하고 날카로운 창이어서 어떤 것도 뚫을 수 있다고 자랑하자 사람들이 앞다퉈 창을 구입했다. 이에 신이 난 장사꾼은 방패도 함께 팔 요량으로 자신이 파는 방패를 가리켜 세상에서 제일 단단한 방패여서 어떤 창으로도 뚫을 수 없다고 자랑했다. 그러자 한 사람이 이를 이상히 여겨 장사꾼에게 당신이 파는 창으로 당신이 파는 방패를 뚫을 수 있느냐고 물어보자 장사꾼이 대답을 하지 못하고 창과 방패를 챙겨 도망쳐 버렸다고 한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을 할 때 ‘모순(矛盾)’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오늘날 국어사전에 ‘모순’은 ‘어떤 사실의 앞뒤, 또는 두 사실이 이치상 어긋나서 서로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의미하는 명사로 등재되어 있고 동사형으로 ‘모순되다’, 관형사형으로 ‘모순적’이라는 단어가 올라와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일상 언어에서 모순된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표현이 ‘피로 회복’이다. ‘회복(回復)하다’는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다’의 의미로서 ‘국권을 회복하다’, ‘건강을 회복하다’, ‘신뢰를 회복하다’ 등의 용례로 사용되는 말이다.
그런데 ‘피로 회복’은 피로를 되찾는다는 의미가 되므로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된 표현이다. 이 경우에는 ‘피로(疲勞)’를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원기(元氣)’나 ‘기력(氣力)’을 회복한다는 말이므로 ‘원기 회복’ 또는 ‘기력 회복’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 만약 ‘피로’라는 표현을 살려 쓰고 싶다면 ‘피로 해소’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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