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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 신문사설


[서울신문]

1. 해외서 체포된 정유라 강제송환 차질 없어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덴마크에서 체포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정부 당국은 덴마크 쪽에 긴급 인도 요청을 통해 정씨를 하루빨리 귀국시키겠다는 움직임이다. 특검 수사가 한창이지만 정씨의 신병 확보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 뻔뻔하게 모르쇠로 일관하는 최씨의 태도에 어떻게든 변화의 조짐이 있을 거라는 점에서 정씨의 소환은 이래저래 숨통이 트이는 소식이다.

최근 정씨는 유럽 현지에서 변호사를 선임해 국내 송환이나 강제 수사에 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영주권이 없는 데다 돈세탁 혐의로 현지 수사기관의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어 귀국 카드가 외통수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정씨의 압송을 한시라도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정 농단의 시발점이자 최대 수혜자가 다름 아닌 그다. 이화여대 부정 입학으로 공정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입시마저 의혹의 뻘밭으로 전락시킨 장본인이다.



입시 의혹 속에서도 “돈도 실력.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는 페이스북 글로 또래들을 좌절시킨 맹랑한 인물이기도 하다. 최씨의 변호인은 한때 그를 두고 “세상 풍파를 견딜 나이가 아니다”고 두둔했다. 이런 발언은 국민 분노에 오히려 불만 더 댕겼다.

국정을 농단하며 온갖 특혜를 받게 한 딸이 특검의 추궁을 받는 상황은 최씨에게는 치명적 아킬레스건이다. 정권 실세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소설 같은 특혜를 챙겨 준 교수들의 파렴치 행태, 그들을 조종한 권력의 민낯은 속속들이 까발려져야 한다. 교육부 감사에서 고발 조치 등을 당하고서도 이대 교수들은 청문회에서 오리발만 내놓았다.



그뿐인가. 소설가로 이름 날리던 류철균(필명 이인화) 이대 교수의 몰락은 기가 찬다. 조교에게 정씨 이름으로 허위 답안지를 만들도록 협박해 구속까지 됐다. 권력이 촉수를 뻗친 자리가 얼마나 기괴한 모습으로 일그러질 수 있는지 두말 필요없는 사례를 남긴 셈이다.

그러나 정씨가 즉시 송환될지는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정부는 덴마크 정부와 빈틈없는 공조로 정씨가 법망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최씨가 해외에 은닉한 재산이 어마어마해 수조원대가 넘는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다. 최씨 모녀의 불법적인 재산 형성과 입시 부정 등은 그들의 입을 통해 반드시 규명돼야 한다.



2. 박 대통령, 헌재·특검에서 숨김 없이 진실 밝히라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 간담회가 국민을 분노케 한다. 비밀 작전처럼 전격적으로 이뤄진 지난 1일 청와대 출입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는 물론 세월호 7시간, 미르·K재단 불법 모금 등 제기된 각종 범죄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국회 탄핵소추안 처리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박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현실과 얼마나 괴리됐는지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물론 박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와 의혹을 해명하고 변호할 권리가 있다. 또 억울한 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국회 탄핵소추안에 적시된 13개의 헌법·법률 위반은 물론 그동안 수사에서 드러난 사실조차도 모두 부인했다. 삼성 합병 지원 의혹에 대해 “완전히 엮은 것”이라며 특검을 비난했고 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통령의 지시’로 각종 불법에 개입했다는 당사자 진술조차도 부정했다.



심지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서도 “공모하거나 봐준 일이 없다”고까지 했다. ‘대통령으로서 철학과 소신을 갖고 국정을 운영해 왔다’는 발언은 통치 행위를 앞세워 불법과 탈법을 정당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려는 이런 모습은 국민을 아연실색하게 한다.

이번 간담회가 부적절하다는 것은 여러 가지 정황에서 드러났다. 시기적으로 헌재의 탄핵 심판과 특검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혐의 사실을 부인하는 일방적인 간담회였다. 청와대 측은 촬영과 노트북 사용 등 언론의 핵심적 요소를 금지하는 조건으로 간담회 15분 전에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통보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고 유리한 내용만 국민에게 알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동시에 지지 세력을 결집해 특검과 헌재를 압박하려는 정치공학적 셈법이 숨어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직무가 정지된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청와대의 공식 조직을 지휘하거나 조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법률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도 이런 맥락이다.

박 대통령도 억울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럴수록 대통령으로서 당당하게 처신해야 한다. 검찰과 특검이 자신을 엮어 누명을 씌웠다면 헌재에 출석하거나 특검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소명하면 될 일이다. 탄핵 심판의 당사자인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세 차례나 거부한 채 스스로 국가 통치 시스템을 무력화하면서 언론을 이용해 항변하는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처사다.



3. 차기 대통령의 최고 덕목은 ‘소통과 통합’

새해 벽두부터 19대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다. 본래는 12월에 치러질 대선이지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리를 진행 중인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서는 상반기 중으로 실시될 가능성도 크다. 여러 언론도 조기 대선을 고려해 연말연시에 대선과 관련한 여론조사를 쏟아냈다.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은 역시 가상 대결 지지도에서 누가 1위이고 누가 2위를 차지했느냐일 것이다.

하지만 놓쳐서도 잊어서도 안 될 것은 향후 5년간 중차대한 국정을 이끌어 갈 지도자의 덕목이다. 서울신문이 전국의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지난 연말 실시한 여론조사(2017년 1월 2일자 보도)를 보면 차기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 1위로는 ‘소통 및 사회통합 능력’(34.3%)이 꼽혔다. 연합뉴스와 KBS의 여론조사에도 응답자의 41.0%가 ‘민주적 소통 리더십’을 차기 대통령에게 필요한 자질이라고 답했다. 소통은 최순실 게이트로 불리는 국정 농단 사태를 야기한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돼 온 불통(不通)의 반대 개념이다.



박 대통령의 불통 사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각 부처의 장관들과 대면 보고를 기피하는 불통의 자세가 급기야는 탄핵 사유의 하나가 된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낳았다. 청와대의 수석들은 물론이고 비서실장조차도 제대로 대면 보고를 할 수 없었다니 국민은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국민과의 간접 소통이기도 한 기자회견조차 취임 후 서너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



불통의 정치는 결국 비선 실세를 키우고, 그 비선 실세가 국정을 좌지우지하게 만들어 대한민국의 국격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게 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켰다. 그래서 국민의 마음은 내 고통을 살피고 헤아리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과거 대선을 보면 대통령의 덕목도 시대적 변천을 보였는데, 15대 때는 ‘신뢰성’이 으뜸으로 꼽히는가 하면 17대 때에는 ‘경제발전 능력’이 최우선으로 꼽혔다. 소통과 통합이 최고의 덕목이 된 것은 18대 때부터다. 이념 갈등, 세대 갈등, 지역 갈등, 소득격차 갈등 등 한국 사회에 내재화한 크고 작은 갈등이 분출한 것이 지난 대선이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상처와 갈등을 치유하고, 공존과 상생의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취지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만들었지만 국민통합위가 갈등을 조정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탐욕에 찬 강남 아줌마 최순실과 그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기업의 승마 훈련 지원 등에서 우리 사회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을 뿐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2강을 비롯한 대선의 유력 주자들이 지금 대선 대장정의 출발선에 섰다. 앞서 지적한 ‘소통과 통합’이란 미완의 시대적 소명은 물론 ‘청렴성’, ‘경제 활성화 능력’, ‘외교·안보·통일 능력’도 주요한 덕목으로 국민이 생각한다는 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이데일리]

4. AI 인체감염 가능성 정말 없는 건가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된 사례가 확인됐다. 사람에게도 전염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타났다는 소식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현한 H5N6형 AI에 감염돼 10명이 숨졌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인체 감염 가능성을 마냥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얘기다.



최근 경기 포천의 한 가정집에서 발견된 고양이 2마리의 사체에서 H5N6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 바로 엊그제의 일이다. 당국은 일단 조류→고양이→사람으로까지 연쇄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판단이다. 세계적으로 H5형 바이러스가 고양이에게서 인체로 감염된 사례는 단 1건도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문제의 고양이와 접촉했던 12명도 아직까지 모두 이상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다. 유전자 유형은 한국 것(H5N6)과 달랐지만 지난달 미국에서 한 수의사가 고양이로부터 H7N2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특히 국내에서 이번에 처음 발견된 H5N6형은 이전의 H5N8형보다 병원성이 강력하다는 점에서 인체 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실제 H5N6형은 2014년부터 중국, 베트남 등지에서 유행하며 지금까지 중국에서 17명이 감염돼 10명이 숨졌다.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물론 지나치게 공포에 떨 필요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닭·오리 등 가금류 외에 사람이 AI에 걸린 적은 없다. 중국의 AI 사망자들의 경우 대부분 농가의 불결한 위생 상태와 미흡한 예방조치 등이 원인이라고 한다. 중국과 사육 환경이 다르고 상대적으로 방역 체계가 잘 갖춰진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의 인체감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특히 H5N6형은 유전자 변이가 심하다는 게 문제다. AI 초동 대처의 실패를 거울삼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방역에 철저를 기함으로써 인체 감염 우려에 대한 불안을 불식해야 한다. 자칫 낙관하고 소홀히 대처하다가 뒤늦게 발을 동동 구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진정 기미를 보이는 AI 사태가 다시 확산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길 바란다.



5. ‘새판을 짜라’는 국민의 요구 새겨야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 사회의 골격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통령에게 위임된 국가 최고 권력이 자기통제 능력을 상실함으로써 끝내 탄핵 사태까지 이른 데 대한 반사적인 교훈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물론 각 부처나 정부 산하기관의 고위 관계자들이 권력농단에 가세했고, 기업들은 꼼짝없이 끌려다녀야 했다. 심지어 진리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조차 무분별한 전횡이 꿈틀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본지가 새해 들어 ‘대한민국 새판을 짜라, 체인지 코리아’ 연중기획을 시작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구석구석 은폐돼 있는 구태를 바로잡지 않고는 결코 도약할 수 없다는 반성의 공감대가 폭넓게 퍼져가고 있는 것이다. 도약은커녕 그동안 이룩해 놓은 모든 성과들이 자칫 일순간에 무너질지 모른다는 위기감마저 엄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적 측면에서 바라본다면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 대통령이 공조직을 제쳐놓고 비선실세를 동원해 국정을 주무르고 있었는데도 아무런 견제기능이 작동하지 못했다. 경우는 약간씩 다를지언정 역대 정부에서 거의 마찬가지였다. 지금의 탄핵 사태는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나 다름없다. 여야 정치권도 예외가 아니다. 민의를 대표한다고 하면서 기득권 지키기에 더 관심을 쏟고 있으며, 불법 정치자금 물의가 끊이지 않는다.

올해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헌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 그런 때문이다. 무소불위한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는 한편 국회를 포함한 정치권과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새로 골격을 짜야 한다. 대선에 앞당겨 개헌을 실시할 수 없더라도 적어도 다음 대통령 임기 중에는 개헌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내다보기 어렵다.

기업에 있어서는 오너들이 마음대로 자금을 빼낼 수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역대 정권에서 위기를 초래했던 각종 ‘게이트’가 기업 비자금과 관련돼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각 분야별로 자율성 보장과 동시에 스스로 비리를 척결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시간적 여유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우리 사회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도록 새판을 짜야만 한다.



[매일신문]

6. 어두운 새해 지역 경제 전망, 혁신`경쟁력으로 뛰어넘자

대구와 경북 각 기관단체와 기업이 2일 시무식을 갖고 새해 업무를 시작했다. 해마다 희망찬 새해를 입에 올리지만 올해는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희망 섞인 전망을 찾기 힘들만큼 가라앉는 분위기다. “1997년 IMF 금융 위기에 버금가는 경제 위기를 맞닥뜨릴 수 있다”는 비관적인 진단까지 더해지면서 새해 초부터 550만 대구경북민 어깨가 움츠러들고 민생 불안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올 한 해 대구경북이 처한 경제 여건과 환경을 아무리 따져봐도 지난해보다 더 나을 것 같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출 감소와 소비 부진 등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금리`환율 등 대외 변수도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그만큼 지역의 미래와 지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비례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 대책을 놓고 지방정부의 강한 리더십을 촉구하는 여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대구시와 경북도는 올해 경제 화두로 청년 일자리와 미래 성장 동력 확충을 꼽았다. 권영진 시장과 김관용 도지사는 신년사에서 ‘청년 시대’와 ‘지역 미래성장 산업육성’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역사회가 안고 있는 약점과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발버둥을 치지 않는다면 민생 불안과 지역사회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하지만 말만으로는 현실을 뒤집을 수 없다. 시`도정 최고책임자가 앞장서고 2만 공무원과 기업, 시도민 모두가 재창조의 각오로 힘을 보태야 가능한 일이다.



무엇보다 지역 발전과 경제 성장의 핵심 관건은 혁신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대구는 역점사업인 물`의료`에너지 등 친환경 첨단산업 구조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경북도 탄소섬유`스마트기기`백신 등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준비와 기반 마련에 한 치의 소홀함도 없어야 한다.



미래가 불투명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어렵다고 우리 앞에 놓인 가시밭길을 훌쩍 뛰어넘을 방도는 없다. 걸림돌을 하나씩 걷어내고 한 걸음씩 전진한다면 길이 보이고 미래의 확신을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올 한 해 이런 마음가짐으로 지역 발전과 경제 활력 찾기에 매순간 최선을 다하기를 당부한다.



7. 초·중·고생 독감 대유행…방학 중 학원에서도 전염 예방 힘써야

초`중`고생 사이에 독감이 크게 유행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7~18세 층이 전체 독감 환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초`중`고생의 발병률이 매우 높다. 초`중`고생은 밀집한 공간에서 생활해 전염 확률이 높고, 영유아`노인층과는 달리 상대적으로 예방접종을 소홀히 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됐다. 각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 그나마 전염 확률이 현저하게 낮아졌지만, 학생들이 몰리는 학원, 공공장소에서의 전염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우려스럽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24일의 독감 의심 환자는 외래환자 1천 명당 86.2명이고 이 가운데 초`중`고생(7~18세)은 외래환자 1천 명당 19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독감 표본감시 체계가 정비된 이후 최고치다.



대구시교육청이 지난 한 달 동안 집계한 독감 의심 학생 수가 1만6천344명에 달했다고 하니 유행 정도를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방학 직전 대구시내 초`중`고교에는 한 반에 서너 명씩 독감에 걸려 수업에 빠졌을 정도였다.



방학 기간 중에는 아이들이 많이 찾는 학원, 공공장소에서의 전염 우려가 높지만, 별다른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학원 특성상 학교와는 달리 독감 환자의 출입을 제지하거나 격리할 방법이 없어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화장실에 손 씻는 세정제는 물론이고 비누조차 비치하지 않거나, 위생이나 독감 예방을 위한 인식조차 없는 학원이 수두룩하다. 이 때문에 학원을 두고 ‘감염 사각지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차원의 대책이라고는 지난달 28일 ‘인플루엔자 예방 국민행동요령’을 학원, 교습소 등 7천500곳에 배포한 것이 고작이다. 교육청은 학원에 독감 감염자 수를 확인하거나 강제로 학원 운영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학생 스스로 개인위생에 힘쓰면서 자신을 지키는 방법밖에 없다. 미리 예방접종을 받거나 자주 30초 손 씻기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도 확실한 예방법이다. 학원에서도 아이들의 전염을 막기 위해 예방교육을 하고, 손 씻기를 권장하는 교육에 힘써야 할 것이다.



[중앙일보]

8. AI 방역 실패와 계란 대란

이번 AI 대란이 최악인 이유는 컨트롤타워 부재로 인해 초동 대응도 실패하고 농가의 방역도 허술해졌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 간의 불협화음으로 AI 확진 판정을 위해 소요되는 시간이 늘어진 것도, 농가에서 사용한 소독약이 맹탕이나 다름없는 불량 소독약이라는 점도, 사료 차량과 달걀 운반 차량이 전파의 매개체가 되었을 것이라는 검토 의견도, 살처분 물량이 폭주함에 따라 묻을 땅과 소각시설이 부족하여 지역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현장 증언도 문제의 원인을 이해하는 단서들이다.

계란 파동이 현실화되자 AI는 경제난의 첫 신호탄이 되었다.



이번에 살처분된 가금류 중 닭이 80%를 차지하고, 알 낳는 닭인 산란계는 30%에 해당한다. 달걀 품귀현상은 예정되어 있었다. 달걀 1판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47.5% 인상되었고, 달걀 유통업체의 10%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주부들은 명절 차례상을. 제과제빵 업계는 물량 확보를 걱정한다.



한 달 만에 전국 닭·오리 취급점에서는 평균 매출이 54.8%나 감소했다. 현재 국내 닭의 14%, 오리 25%가 살처분으로 사라졌고 앞으로 5000만 마리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정부와 농가의 직접 손실은 8573억원, 육가공업과 음식업 등 간접 손실은 1조4769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연구도 보고되었다.



[매일경제]

9. 한국 경제 회복에 5년 이상 걸린다는 LG경제硏 경고

매일경제신문과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말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경제 인식 조사를 했다. 결과는 충격적이다. 2017년 한국 경제가 작년보다 더 나빠질 거라는 응답이 64%나 된다. 조금이라도 나아질 거라는 전망은 7%가 채 안 된다.



올해 경제가 현상 유지에 그치거나 더 나빠질 것으로 보는 871명에게 경제가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보느냐고 물어보니 더욱 놀라운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 경제가 회복되는 데 5년 넘게 걸릴 것이라는 응답이 52%에 달했다. 1~2년 안에 회복될 수 있으리라고 보는 이들은 열 명 중 한 명에 그쳤다. 국민 대다수는 우리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이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2.6%)에 이른다 하더라도 한국 경제는 3년 내리 2%대 저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2012년부터 성장률이 3%를 웃돈 적은 2014년 한 차례밖에 없었다. 앞으로도 지금 같은 저성장이 5년 넘게 이어진다면 한국 경제는 그야말로 일본식 장기 불황의 어두운 터널에서 헤매게 된다는 이야기다. 역대 최악의 경제 성적표를 낸 현 정부에 이어 차기 정부까지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면 한국 경제는 경제 개발이 시작된 후 반세기 만에 처음으로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경제는 소비하고 투자하는 이들의 심리에 크게 좌우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40%는 올해 소비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장기 불황에 대비해 허리띠를 졸라매려는 것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은 실제로 소비와 투자를 얼어붙게 하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될 수 있다. 대다수 국민이 한국 경제의 잃어버린 10년을 걱정하고 있다면 실제로 그와 같은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더 늦기 전에 각 경제 주체들이 한국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는 특히 정치적 혼란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신성장동력 부재가 경제 회복의 걸림돌로 꼽혔는데 이는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근원 처방을 마련해야 할 사안들이다.



10. 국민이 원하는 개헌, 정치권은 응답하라

2017년을 맞아 언론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헌법 개정에 대한 국민 기대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매일경제와 MBN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여론은 76%에 달했다. 

새해엔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든 안 되든 대통령 선거를 치르게 된다.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만 하면 국가는 환골탈태하고 우리가 노출해온 문제점들은 눈 녹듯이 사라질 것인가? 개헌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치국가다. 대통령은 헌법이 정한 법률과 절차 내에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그 헌법이 19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개정된 이후 30년째 그대로다. 급변하는 외교·안보정세와 경제·기술 환경에 어울리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이 헌법으로 대통령 6명을 뽑았는데 그때마다 권력 집중과 부정부패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를 노출해왔다.



헌법을 개정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수정하자는 데 찬성하는 의견이 반대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가 그에 대한 민심을 보여준다. 다만 개헌 시기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데 이는 정치권에 대한 신뢰 부족 탓이라고 본다. 대통령 4년 중임제, 내각제 등을 놓고 정치권이 대타협을 이룰 수 있겠느냐는 의심에서부터 정계 개편을 통해 대선 판을 흔들려 한다는 의구심까지 깔려 있는 탓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87년 헌법은 기본권 조항부터 개정해야 한다며 개헌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다음 정부 초기에 개헌하면 된다"고 하는데 모든 일은 그 시기가 중요하다고 본다. 국가 백년대계를 결정하는 큰 그림은 지금처럼 국민적 에너지가 결집된 기회에 그려야 한다. 국회가 지난 연말 헌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는데 말싸움만 지속할 것이 아니라 이제 대한민국의 갈 길과 국정운영 새 틀을 하루빨리 국민들 앞에 내놓아야 한다.



대학 교수들은 2016년을 상징하는 사자성어로 '君舟民水(군주민수)'를 꼽았다. '민심은 강물과도 같아서 화가 나면 배나 정권을 뒤집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성난 민심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도록 거세게 끓어오른 상황을 표현했겠지만 정치권은 개헌에 대해서도 '군주민수'의 교훈을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주요신문칼럼



1. [중앙일보][삶의 향기] 웃긴 이야기를 해 봐

서울에서 변호사로 일하면서 유학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았고 아이가 젖먹이였다. 주변에서 여러 사람이 애써 도와준다고는 해도 늘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심각하게 피곤했다.

어느 날 영어 면접 준비를 위해 다니던 어학원의 영국인 강사가 나에게 우스운 이야기를 하나 해 보라고 했다. 그런데 웃기는 이야기라고는 정말이지 단 한 가지도 떠오르지 않는 거다. 그날 신문에서 틀림없이 뭔가 유머 비슷한 것을 읽은 것 같은데도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내가 당황하는 모습을 잠시 보고 있던 강사는 저런 요구를 들었을 때 우스운 이야기를 하나도 생각해 내지 못한다면 면접관이 나를 너무 심각한 사람으로 볼 거라고 했다. 유머 감각이라고는 전혀 없는 사람. 하지만 사실은 그보다는 나는 지쳐 있는 사람이었던 거다. 웃기는 이야기가 저절로 떠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걸 기억해서 이야기하기에도 너무나 지치고 피곤한 사람.

서로를 늘 보다시피 한국 사람들은 매우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심지어는 화난 것처럼 보이기조차 한다. 저렇게 다들 딱딱한 얼굴들을 하고 있는 와중에 영국식으로 미소를 띠고 눈인사라도 하면 이건 약간 정신이 멀쩡하지 않은 사람으로 보이겠구나 싶을 정도다. 모르는 사람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 같은 것은 더구나 찾아보기 어렵다. 서로 할 말만 하고 하지 않아도 될 말은 하나도 하지 않는다. 하물며 발을 밟거나 부딪쳤을 때 미안하다거나, 문을 잡아 주거나 자리를 양보했을 때 고맙다거나 하는 등 꼭 해야만 할 것 같은 말도 하지 않으니 말해 무엇하겠나.

나는 이 역시 서울의 사람들이 지쳐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입도 떼기 싫을 정도로 지쳐 있는 게다. 그렇지 않고서야 사람들이 미처 내리기도 전에 더구나 옆 사람들을 밀치며 뛰어 들어가 잽싸게 자리를 차지하고 잠을 자 버리는 지하철 풍경이 있을 수 있겠는가. 길기로 유명한 한국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2위며 게다가 통근 시간의 경우 OECD 국가 26곳 평균의 2배가 넘는다.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도 당연하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 휴가 때 잠시 서울에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가고 있는데 한 역에서 누군가 때문에 지하철 문을 닫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다른 역보다 오래 정차해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그거 내리세요!” 하는 긴박한 안내방송이 들렸다. 또다시 “내리세요!” 하는 외침이 들리더니 지하철 문이 닫힘과 동시에 “저걸 콱 그냥…” 하고 말하는 소리가 아무런 여과 없이 지하철 내에 울려퍼졌다. 얼결에 험한 언사를 듣고 말았다. ‘저걸’ 콱 그냥 어쩌겠다는 말인지. 그러나 사고가 발생하거나 운행 지연이 되는 경우 기관사가 겪을 고생을 생각해 보면 이런 상황에서 여유 있는 태도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유머는 언감생심이고 말이다.

그래도 영국에서라면 저 상황에서 썰렁한 유머를 하나 구사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차 출발해야 하니까 산타한테 태워 달라고 하라거나 하는 식의 농담. 생각해 보면 영국도 몇 년 사이에 매우 분위기가 삭막해졌다. 모르는 사이에 당연히 던지는 아침 인사나 마치 아는 사이처럼 농담 섞은 수다를 한참 떨다가 각자 갈 길 가는 풍경들이 그리 썩 흔한 것은 아니게 되었다. 여기고 저기고 다들 점점 고되어 가는 일상뿐 아니라 넘쳐나는 온갖 좋지 않은 뉴스 때문에도 지쳐 가는 것이리라.

하지만 힘든 때일수록 일상 속 작은 웃음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주위 사람에게는 물론이고 스스로에게도 말이다. 시스템이 당장 바뀔 것을 기대할 수 없으니 더 그렇다. 평생 온갖 고난을 다 겪은 간디는 “유머 감각이 없었더라면 나는 진작 자살했을 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새해 인사로 가벼운 유머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면 남들의 유머에 친절히 웃어 주기만 해도 좋을 것이다.



2. [동아일보][공주형의 생각하는 미술관]<52>첫날, 처음을 떠올리며

어떤 사건은 한 사람의 운명 전체를 지배하기도 합니다. 1925년 9월 프리다 칼로(1907∼1954)가 당한 대형 교통사고가 그러했지요. 전교생 중 여학생이 30여 명에 불과했던 멕시코의 명문 국립예비학교에 다닐 때 일이었습니다.

비극적 사고로 건강뿐 아니라 미래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의사를 꿈꿨던 소녀는 온몸에 붕대를 감고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영민함과 발랄함으로 반짝였던 삶은 이제 과거일 뿐입니다. 이런 딸을 바라보는 부모 또한 상심이 컸겠지요. 하지만 이들은 한숨을 거두고 딸에게 미술 도구를 마련해 주고 침대 천장에 거울도 달아 주었습니다. 미술은 이렇게 불쑥 낯선 손님처럼 소녀를 찾아왔습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혼자 그리던 소녀는 평생 55점의 자화상을 남겼습니다. 자화상 속 화가는 자주 상처받은 모습입니다. 가시 목걸이를 한 채 피를 흘리기도 하고, 가위로 긴 머리를 자르며 혼란스러워하기도 합니다. 9개 화살이 몸통 이곳저곳에 꽂혀 있기도 하고, 보조기로 간신히 몸을 지탱한 채 울기도 합니다. 남편의 외도와 아이 유산, 32차례의 대수술과 오른쪽 다리 절단 등 고통스러운 현실을 반영한 자화상들이었지요. 그런데 좀 예외적인 자화상이 있습니다.

‘벨벳 드레스를 입은 자화상’입니다. 버거운 삶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림 속 창백한 낯빛과 붉은 포도주빛 의상을 걸친 화가는 우아합니다. 가늘고 긴 목과 얇은 드레스 아래 몸매도 매력적입니다. 그림은 사고가 난 다음 해에 제작되었습니다. 사랑이 식어버린 남자친구에게 애절한 연애편지와 함께 전해줄 목적이었지요. 고혹적인 자화상 선물로 떠나가는 사랑을 붙잡고자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첫 자화상이어서일까요. 화가 특유의 개성적 표현은 다소 흐릿합니다. 그 대신 자신이 존경했던 르네상스 미술가 보티첼리의 영향이 살짝 엿보입니다. 풋풋한 시절의 사랑이어서일까요. 관계 지속을 위한 태도도 세련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마침내 실패한 사랑을 위해 처음 완성한 화가의 자화상이 저는 참 좋습니다.

어수룩해 허술함과 속마음을 들키기 일쑤였던 제 인생의 첫날들과 닮아서겠지요. 대부분의 투박함과 어설픔에서만 확인 가능한 진심과 순수가 느껴져서겠지요. 새해 아침, 강렬함과 강인함으로 회자되는 화가 자화상 중 대표작보다 첫 작품이 기분 좋게 떠올랐습니다.



3.  [연합뉴스][윤고은의 참새방앗간] 조지 마이클도, 레아 공주도 안녕

"송구영신"의 계절이지만, 언제 이별해도 아쉬운 것은 있다. 2016년의 끝자락에 우리 곁을 떠난 팝스타 조지 마이클과 '스타워즈'의 레아 공주는 많은 이들에게 유년과 청춘의 동의어로 기억된다. 1970~80년대를 상징하는 이들이 잇따라 세상을 뜨면서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다시 한 번' 확실하게 알렸다.



조지 마이클이 몸 담았던 왬(Wham)의 '라스트 크리스마스'(Last Christmas)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촌스러운 패션에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웨이크 미 업 비포 유 고고'(Wake me up before you go go) 뮤비의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내용에는 폭소가 계속 터져 나온다.

이들 뮤비는 당시 우리의 모습이 바로 그러했음을 떠올리게 하면서 우리를 추억 속으로 이끈다. 아무리 유행은 돌고 돌고, 복고풍이 심심치 않게 인기를 끈다지만 우리가 그 시절 왬의 뮤비 속 모습을 따라 할 일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지 마이클과 왬이 남긴 많은 명곡은 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현재형으로 사랑받고 있고, 앞으로도 스테디셀러의 위용을 자랑하며 후배 가수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스타워즈' 4~6편에서 레아 공주를 연기한 캐리 피셔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보무도 당당한 생명 연장 행진과 함께 우리의 영원한 레아 공주가 됐다. 

레아 공주는 1977~1983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4~6편에서는 젊고 앳된 모습으로, 2015년 개봉한 '스타워즈' 7편에서는 환갑을 앞둔 노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최근 전세계에서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번외편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의 마지막에는 젊은 시절의 레아 공주가 CG로 등장한다. 예고도 없이(?) 불쑥 커다란 화면에 등장하는 앳된 레아 공주의 모습에 반가움이 절로 솟는다.

내년에 개봉할 '스타워즈' 8편에서는 다시 노년의 레아 공주가 나온다고 한다. 캐리 피셔가 '스타워즈' 8편을 유작으로 남기고 떠나는 것이다. 

이렇듯 40년에 걸친 세월 동안 SF 영화의 고전이자, 최신작으로 군림해온 '스타워즈' 시리즈 덕에 레아 공주는, 캐리 피셔는 수많은 스타워즈 팬들의 가슴에 반짝이는 아이콘으로 새겨졌다. 

이제 조지 마이클도, 레아 공주도 '안녕(goodbye)'이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노래와 영화는 내일도 '안녕(hello)'일 것이다.
최근 전세계에서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번외편 '로그 원:스타워즈 스토리'의 마지막에는 젊은 시절의 레아 공주가 CG로 등장한다. 예고도 없이(?) 불쑥 커다란 화면에 등장하는 앳된 레아 공주의 모습에 반가움이 절로 솟는다.

내년에 개봉할 '스타워즈' 8편에서는 다시 노년의 레아 공주가 나온다고 한다. 캐리 피셔가 '스타워즈' 8편을 유작으로 남기고 떠나는 것이다. 

이렇듯 40년에 걸친 세월 동안 SF 영화의 고전이자, 최신작으로 군림해온 '스타워즈' 시리즈 덕에 레아 공주는, 캐리 피셔는 수많은 스타워즈 팬들의 가슴에 반짝이는 아이콘으로 새겨졌다. 

이제 조지 마이클도, 레아 공주도 '안녕(goodbye)'이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노래와 영화는 내일도 '안녕(hello)'일 것이다.



4. [동아일보][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 안전문과 사갈

‘안전문이 열립니다.’ 

2016년 마지막 날, 잊고 살던 산을 찾아가던 중 전철 안에서 들려온 안내방송이다. ‘스크린도어가 열립니다’와 같은 국적 불명의 안내 방송에 거북해하던 터라 귀가 번쩍 뜨였다.

‘안전문.’ 승강장과 전동차가 다니는 선로 사이를 차단하는 문이다. 평상시에는 닫혀 있어 승객이 선로에 떨어지는 사고를 막아준다. 이 낱말, 국립국어원이 2004년 스크린도어를 순화한 것이다. 뜻이 분명하고 친근감을 줘서인지 요즘 들어 입길에 부쩍 오르내린다. 허나 아직까지 표제어에 오르진 못했다. 

눈 덮인 겨울 산을 걷는 재미가 쏠쏠했다. 얼음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아이젠’을 등산화 밑에 덧신었다. 등산객이라면 누구나 알 만큼 친숙한 용구인 아이젠은 실은 우리말 ‘사갈’을 사전 속에 박제화한 주범이다. 그래서일까. 독일어 아이젠(Eisen)을 우리말로 그대로 읽은 이 낱말을 대할 때면 스크린도어와 입말 경쟁 중인 안전문이 떠오른다. 

사갈이라고 하면 흔히 뱀과 전갈을 아울러 이르는 사갈(蛇蝎)을 떠올릴 것이다. 남을 해치거나 심한 혐오감을 주는 사람을 비유할 때 쓰는 표현 말이다. ‘사갈시하다’도 그렇다. 어떤 대상을 몹시 싫어하는 걸 말한다.

하지만 순우리말 사갈은 뜻이 전혀 다르다. ‘산을 오를 때나 눈길을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굽에 못을 박은 나막신’ 또는 ‘눈이나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굵은 철사 같은 것으로 뾰족하게 만들어 끝이 땅에 박히도록 만든 것’이다.

사갈의 뜻풀이를 보고 설피(雪皮)를 떠올리는 분도 있을 것이다. 설피는 산간 지대에서 눈에 빠지지 않도록 신 바닥에 대는 넓적한 덧신을 말한다. 칡이나 새끼 따위로 얽어서 만든다. 또 있다. 얼음이나 눈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신 바닥에 박는 뾰족한 징은 ‘재리’다. 

당장 아이젠 대신 사갈을 쓰자고 주장하는 건 물론 아니다. 말이라는 건 언중들에게 한번 잊히면 되살리기가 쉽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언중의 말 씀씀이에 힘입어 ‘인터체인지’와 ‘IC’가 ‘나들목’으로, ‘휴게소’가 ‘쉼터’로 바뀐 것이 이를 증명한다.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 밝았다. 새해에는 안전문이 표제어로 오르고, 사전 속에 갇혀 있는 사갈 같은 순우리말들이 힘찬 기지개를 켜며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5. [한국일보][기억할오늘] 미니크레이그

미국 정치인 미니 D. 크레이그(Minnie D. Craig, 1883~1966)가 1933년 1월 3일 여성 최초로 주 하원 대변인으로 선출됐다. 그는 여성이 참정권을 얻은 지 3년 뒤인 1923년 노스다코다 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39년까지 16년간 연임했다.

그는 탁월한 입법가이자 전투력 있는 정치인으로서 큰 인기를 누렸다. 1927년 보도된 바 그는 “모든 요소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 파악한 뒤 동료 의원 누군가가 주제넘게 나설 경우 즉각 반격할 태세를 갖춰, 위협적인 시선만으로도 상대를 제압하곤 했다”고 한다. 

메인주에서 태어난 그는 뉴잉글랜드 뮤직컨서바토리를 졸업한 뒤 교사로 일하다 1908년 은행가 에드워드 크레이그(Edward Craig)와 결혼하면서 노스다코다 에스먼드로 이주했다. 부부는 사회당 계열의 초당파농민동맹(NPL, Non PartisanLeague) 당원이었고, 미니는 맹렬한 페미니스트였다. 그는 초당파농민동맹 노스다코다주 의장 등을 지내며 자신의 정치 경력을 관리하는 한편 다른 여성들의 정치 활동을 격려하는 데도 힘을 쏟았다. 그가 했다는 말이다. 

“정치는 여성이 활약하기에 적합한 거대한 장이다. 여성이 정치를 하려면 가부장적 남편 앞에서 약한 척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남성들은 여성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서 여성을 덜 지적인 존재로 여기며, 우리가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무해하고 쓸모 없는 듯 존재할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여성은 남성이 지니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 있다. 예컨대 여성은 (남성들은 지니지 못한) 섬세한 면까지 챙기는 능력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파이를 만들거나 바느질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재능과 훈련 덕에 여성은 정치를 남자들보다 훨씬 잘 해낼 수 있다.”일반화할 수 있는 주장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는 동료 남성 정치인들을 압도했던 듯하다. 그 결과가 33년 미국 대의정치 역사상 첫 여성 대변인 피선이었다. 

그는 39년까지 의회 내 요직을 두루 거쳤고, 공황기 연방 위기관리위원회 주 행정관으로도 활약한 뒤 1966년 7월 2일 별세했다. 유엔이 ‘국제여성의 해’로 선포한 1975년, 노스다코다 주는 미니 크레이그를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는 성대한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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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늙은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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