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경향신문]

1. 한국당·바른 정당 국회 정상화하고 협치 나서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등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어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데 이어 장관 인사청문회도 연다는 데 일단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다만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심사 등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가 막바지 합의를 시도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 후폭풍으로 사흘 동안 파행했던 국회가 반쪽이나마 재개돼 다행이다.

이번 국회 파행은 정권이 교체된 직후부터 여야가 충돌하는 관행을 되풀이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인수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채 출범한 문재인 정부를 향해 한국당은 반대로 일관했다. 한국당은 인사청문회에서 공직 후보자를 엄정하게 검증한다고 했지만, 시민들 눈에는 발목 잡기로 비쳤다.



강한 야당만 추구하니 무리수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 이철우 의원은 최근 제주에서 당원들에게 “문재인 정권이 오래 못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당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나선 중진의 말이라고 믿을 수 없는 충격적 언사였다. 이것이 한국당 내부의 정서를 대변하는 말이라면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협치할 마음이 아예 없다는 속내가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강화되는 한국당의 극우적 안보관도 문제이다.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미국 지상주의 외에는 어떤 대안도 보이지 않는다. 미국에 기대려는 태도가 일본의 자민당보다도 심하다. 이러고도 보수당으로 자부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우려되는 것은 합리적 보수를 자임한 바른정당 또한 한국당과 같은 대열에 서 있다는 점이다. 사드 등 안보 현안에 대한 바른정당의 정부 비판은 색깔 공세였다.

한국당은 정부와 여당을 계속 공격하면 옛 지지자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성찰도 하지 않는 정당을 시민들이 지지할 리 만무하다. 한국당이 국회 청문회 재개에 합의한 것은 궁여지책이다. 정부에 대한 강공이 시민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접은 것을 세상이 다 안다.



과거 민주당이 오랫동안 선거에서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것은 대안 없이 정부·여당의 발목만 잡은 탓이 컸다. 보수정당들이 진정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그 전철을 밟아선 안된다. 추경을 비롯해 허다한 개혁과제들이 눈앞에 쌓여있다. 야당들은 이번 파행을 교훈삼아 협치에 나서야 한다.



[연합뉴스]

2. '밀실 논의'에 종언 고한 경제사령탑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경제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 부총리가 정부의 경제 사령탑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이 간담회에서 재확인했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된 청와대 정책실장이 새 정부에서 부활하자, 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누가 갖게 되는지를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다. 의구심이 쌓이면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데 이날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다.



참석자들은 또 문재인 정부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 경제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기업은 엄정히 처벌하되 혁신과 투자, 상생협력에 적극적인 기업에는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김 부총리와 장 정책실장, 김 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새 정부의 '경제수뇌부'라 할 수 있는 이들 3인이 언론 공개 하에 비공식 간담회를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래서인지 이날 회동을 보고 과거 정권의 '서별관 회의'를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경제 고위관계자 회의가 처음 생긴 것은 1997년 외환위기 때다. 청와대 본관 서쪽 별관에서 열린다고 해서 관가에서는 '서별관 회의'로 불렸다. 대우차·하이닉스 등 대기업 빅딜, 은행 구조조정, 신용카드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굵직한 경제 현안들이 서별관 회의를 거쳐 갔다.



박근혜 정부 때는 주로 거시경제와 금융시장 현안을 다뤘는데 2015년 10월 대우조선해양 지원 결정을 둘러싸고 '밀실회의' 논란이 불거져 작년 6월 중단됐다. 서별관 회의는 법적 근거가 없다. 참석자와 개최 시기는 비공개이고 회의록이나 의사록도 작성되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경제 현안이 생길 때마다 관련 부처와 기관의 고위관계자들이 공개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물론 참석자들의 발언을 정리한 회의록이나 속기록도 남길 계획이라고 한다. 간담회에서 결정된 내용은 전 경제팀이 일치단결해 추진하고, 시장에도 일관되고 예측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이번이 첫 회의인데 내각 인사가 완료되면 현안에 따라 장관들을 모시고 격의 없이 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장 실장도 "김 부총리를 중심으로 경제 현안을 잘 챙겨가고 있다는 신뢰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별관 회의에 대한 국민의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회생이 거의 불가능한 대우조선에 천문학적 규모의 혈세를 추가로 투입하는 결정도 이 회의에서 내려졌다.



고도의 투명성을 필요로 하는 경제 현안들을 권부의 실력자 몇몇이 밀실에서 칼질하는 정부를 온전하다고 할 수 없다. 이번 회동이 정부 정책의 '밀실 짬짜미'에 종언을 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중앙일보]

3. 대선 때 빚' 갚으라고 광화문 출근길 막은 노조

어제 아침 출근길 서울 광화문을 지나는 시민들은 애간장을 태워야 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건설노동조합 소속 조합원 7000명(주최 추산)이 벌인 도로 행진 때문이다. 이들은 광화문 소공원 앞에서 결의대회를 가진 뒤 3개 차로를 막고 종각 방향으로 행진했다. 경찰은 신고된 집회라는 이유로 따로 제지하지 않았다. 이 바람에 버스 운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어쩔 수 없이 하차한 시민들로 광화문 주변은 아수라장이 됐다.

문제는 노동계의 줄파업이 예고돼 있어 이날 혼란은 맛보기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부터 7월 8일까지를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정하고 30일 대규모 집회와 파업에 나선다. 총파업에 대한 선전포고는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주도했다. 그는 2015년 도심 폭력시위를 주도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다.



한 위원장은 민노총 홈페이지에 19일 게시된 옥중서신을 통해 “정경유착의 공범 재벌, 개혁의 대상 권력기관과 기득권 집단이 코너에 몰려 있는 지금이야말로 칭기즈칸의 속도전으로 개혁을 밀어붙일 적기”라며 “문재인 정부는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하라는 것이 6·30 총파업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한국노총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일자리위원회와의 그제 정책간담회에서 김주영 위원장은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 승리의 발판을 만든 주역인데 일자리위원회가 우리를 진정한 동반자로 여기는지 의문”이라며 노동계를 구색 맞추기 위한 장식물로 보지 말라고 압박했다.

양대 노총의 이런 행위는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대선 때 지지해 준 대가를 요구하는 모양인데 이래서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을 비롯해 노동개혁을 하려면 네덜란드 바세나르협약이나 독일 하르츠개혁처럼 노사정이 서로 양보해야지 노조 주장만 내세워선 조금도 진전될 수 없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정부는 노사정 전체를 바라봐야 하고 혼란을 일으키는 극단적 행위에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다.



4. 한미회담 앞둔 美기류 "워싱턴 사람들은 바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CBS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지와의 인터뷰에서 2단계 북핵 해결 로드맵을 제시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하지 않고 핵·미사일의 고도화를 멈추는 핵 동결을 하면 대화에 나서 핵 프로그램의 완전한 폐기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북한의 변화를 대화의 전제로 삼았던 기존 전략과는 명백히 다른 구상이다. 

‘비둘기파 한국 대통령과 매파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를 탐색하는 미국의 미디어에 문 대통령은 양국의 공통점을 강조했다.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고 여건이 조성되면 관여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제가 말하는 관여와 같다”며 ‘최대의 압박’ 역시 미국과 공조하겠다고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환경영향평가가 사드 배치 합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일 김정은과의 연내 회담 의지를 밝힌 데 이어 21일 WP 인터뷰에선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했다. 제재와 압박이라는 메뉴판에 대화를 더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이 점에 대해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럼에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망 이후 미국 내 대북 강경기류가 급격히 커지면서 과연 한미 정상회담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대북 제재 ‘키 플레이어’로 꼽아온 중국을 배제하고 독자 해법을 모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이 ‘조건이 맞으면’ ‘적절한 조건하에서’를 강조하면서도 압박보다 대화에 방점을 둔다면 정상회담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 있다. 개성공단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온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유엔 결의 위반임을 알면서도 재개할 수 있다는 문 대통령의 답변은 국제사회 분위기와 거리가 멀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방미 기간 중 접촉했던 패트릭 크로닌 미국 신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은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워싱턴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동결 대가로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 특보 말을 청와대 의중으로 보는 기류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강조했듯이 북핵 폐기와 한반도 비핵화라는 한미의 공통 목표를 달성하려면 양국 대통령의 신뢰와 우정이 대단히 중요하다. 외교안보 라인을 ‘자주파’로 채운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의 조건을 미묘하게 바꾸는 등 조급증을 보이다가는 더 큰 안보 위협을 자초할 수도 있음을 잊지 말기 바란다.



5. 일자리委 첫 회의에서 “親기업” 밝힌 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취임 1호 업무지시로 설치한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사용자 측 위원으로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하며 문 대통령은 “저는 친노동이기도 하지만 친경영, 친기업이기도 하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준다면 업어드리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일자리 문제는 산업정책, 노동정책, 재정금융정책이 어우러져야 하고 모든 경제 주체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옳은 인식이다. 

이날 회의에서 이용섭 일자리위 부위원장은 저성장 기조 고착화, 고용 없는 성장 등 일자리 창출 역량이 부족할 뿐 아니라 정규직-비정규직 간 격차 확대, 양질의 일자리 감소로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는 ‘J노믹스’ 비전으로 일자리 중심의 포용적 경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일자리위가 경제·사회 시스템을 일자리 중심 구조로 재설계하는 등의 3대 과제를 내놨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취업알선, 직업교육, 실업급여 등의 일자리정책을 끊임없이 발표해왔다. 그러나 기업의 수요나 구직자의 선호와 거리가 먼 정책에 재정을 쏟아붓는 바람에 현재 청년실업은 사상 최악이다.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는 시장원리에 따라 민간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고용을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일자리위의 소명이 돼야 한다. 문 대통령이 친기업 성향을 내비친 것도 아무리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린들 민간 기업이 고용을 늘리지 않으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현실을 직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소송 중인 통상임금을 일자리기금에 출연하겠다는 금속노조의 전날 제안에 대해 문 대통령이 감사한다며 “비정규직 문제에 선도적으로 나서 준 것”이라고 평가한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노조가 봉이 김선달 식 제안을 했다”는 재계의 비판이 하루 만에 무색해진 꼴이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한배를 탄 상황에서 정책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면 배는 침몰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8월 말까지 일자리정책 로드맵을 내달라고 했지만 고용정책의 양면성을 간과한 채 무리수를 둔다면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지 모른다.



6. '사회적 총파업' 예고한 민노총, 어떤 사회를 말하는가

어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문재인 정부 출범 50일째인 30일을 기해 ‘사회적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2015년 폭력시위를 주도해 복역 중인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은 옥중 서신에서 “정경유착의 공범 재벌, 개혁 대상 권력기관과 기득권 집단이 코너에 몰려 있는 지금이야말로 칭기즈칸이 속도전으로 개혁을 밀어붙일 적기인데 (문재인 정부가) 주춤하고 있다”며 대규모 상경 투쟁을 독려했다. 

사회적 총파업이란 비정규직 장애인 여성 노인 등 소외계층의 지위 향상을 목표로 한다고 민노총은 설명한다.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처우 개선, 재벌 개혁 등 구체적인 사회개혁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정치파업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들의 요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고 문 대통령은 어제 ‘1년의 유예기간’을 당부했다.



민노총이 굳이 28일부터 열흘간을 ‘사회적 총파업 주간’으로 정해 사회적 불안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촛불시위를 주도한 민노총이 정권 초반 세(勢)를 과시함으로써 문재인 정부 탄생에 기여한 ‘빚’을 받아내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실제로 민노총은 1997∼1998년과 2002∼2003년 등 정권 1년 차와 5년 차에 파업을 극대화해 자신들의 요구를 최대한 관철하는 성향을 보여 왔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은 노사 문제에서 노동자 얘기에 귀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가 화물연대 파업, 철도노조 파업 등이 이어지자 취임 넉 달 만에 “노조에 대한 특혜를 없애야 한다”고 돌아선 바 있다. 

민노총에 속한 공공부문과 대기업 근로자들은 임금 상위 10%에 속하는 ‘노동 귀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민노총 산하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20일과 21일 서울 도심에서 술판을 벌이는 노숙투쟁과 다음 날 오전 차로를 점령한 거리행진까지 벌였다. 그들만의 특권과 반칙을 누리는 사회를 새 정부가 보장할 것인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서울교육]

7. 교육감들이 교육정책 중구반방 주물러서야

특목·자사고 폐지를 둘러싼 논란이 연일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경기도 내 외고·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불씨는 지펴졌다. 뒤질세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도 같은 방침을 표명했다. 당장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8일 서울 소재 일부 자사고와 외고의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특목·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대 교육공약이다. 교육현장 안팎에서는 어느 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던 사안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백년대계인 교육정책이 숨 고를 새도 없이 급물살로 밀어닥칠 줄은 예상치 못했다는 당혹감이 크다. 직격탄이 눈앞에 닥친 서울 자사고연합회는 어제 “정치적 진영논리에 입각한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극심한 고교 서열화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사회 병폐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대다수 학생들이 시작도 해보기 전에 패배의식에 젖는 현실은 지켜보기 안타까울 정도다. 하지만 수십년을 이어온 정책을 하루아침에 뒤집는 정책의 행태는 제동이 걸려야 한다. 절대평가를 강화하려는 기조 아래 서울, 경기 지역에서 특목·자사고 폐지 방침을 발표하자 당장 서울 강남 8학군이 들썩거린다.

교육 개혁을 위해서는 사회적 불화와 혼돈은 감수해야 할 몫이다. 그렇더라도 지금 같은 분위기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일부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이 주도권을 쥐고 흔드는 듯한 인상은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부가 굳건한 교육정책 비전을 가진 게 아니라 진보 성향 교육감들의 입김대로 풍타낭타한다는 의심이 들어서야 되겠는가. 중·고교의 일제고사도 지역별 학업능력을 줄 세우지 말라는 교육감들의 요구로 지난주 느닷없이 폐지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자사고 취소 권한을 교육감에게 완전히 넘겨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하고 있다.

수십년 이어진 교육제도를 허무는 작업은 고통이다. 그 고통의 대상자는 다름 아닌 학생들이다. 이런 마당에 몇몇 진보 교육감들의 목소리에 정책 논의조차 실종되는 현실은 불신만 키운다. 교육감들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다. 뒷일을 책임질 보장도 없으면서 포퓰리즘 정치를 한다는 쓴소리마저 들린다. 정책의 생명은 신뢰다. 어떤 순간에도 교육이 ‘정치’로 의심받아서는 안 된다. 뒷짐 진 정부도, 목청 높이는 교육감들도 새겨듣길 바란다.



8. 몰아붙이기식 노동계 총파업 正道 아니다

노동계가 총파업을 예고했다. 노동친화적이란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정부에 노동 관련 공약을 조기에 이행하라는 요구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는 한 달 보름여밖에 되지 않았다. 대통령 인수위원회도 없이 들어선 정부다. 공약을 제대로 가다듬을 최소한의 시간조차 갖지 못했다. 게다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에 양대 노총을 모두 참여시키고, 내일 민주노총과 공식 간담회를 여는 등 노정교섭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그래서 우리는 노동계의 총파업 예고를 다소 뜬금없고 섣부른 행위라고 본다.

민주노총은 오는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50일째 되는 날이다. 서울에서 수만명이 참여하는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1만원 달성,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 새 정부 초기에 압박 수위를 높여 기선을 잡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한상균 위원장은 옥중서신을 통해 “지금이야말로 칭기즈칸의 속도전으로 밀어붙일 적기”라고 파업을 독려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산하 건설노조도 총파업 투표에 들어갔다. 노조원 6000여명은 그제부터 이틀째 서울 세종로공원 등에서 상경집회를 열었다. 어제 집회에서 노조원들은 인도와 3개 차로를 완전히 가로막아 출근길 시민들이 극심한 차량정체로 큰 불편을 겪었다. 공공비정규직노조도 ‘임단협 승리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화물연대는 다음 달 1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초·중·고교 급식과 교무 보조 등을 담당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30일 총파업에 동참할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노동친화적 공약을 내놓고 취임 후 친노동 행보를 보이면서 노동계의 기대감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 정부를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옳지 않다. 아무리 공세를 강화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해도 느닷없이 총파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명분 없는 정치적 행위일 뿐이다.

노동 현안과 정책에 대해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간을 정부에 줘야 한다. 비정규직과 최저임금제 문제는 일자리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 제도권에서 풀어가는 게 순리다. 대화할 수 있는 절차와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도 곧바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한 위원장은 “총파업이 정부의 개혁 추진을 위한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보다는 오히려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자승자박하는 꼴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금이 과연 총파업에 나설 시기인지 다시 숙고하기 바란다.



[이데일리]

9. '재벌 손자' 학교폭력의 진실 무엇인가

서울시 교육청이 어제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기업 총수 손자와 연예인 아들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숭의초등학교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지난 이틀 간의 특별장학 결과 조사 지연, 사건 축소 정황 등 의혹이 일부 확인됐다는 판단에서다. 교육청은 감사에서 학교 측이 재벌 손자를 가해자 명단에서 고의로 누락시켰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라고 한다.

아직 사실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학교 측의 대응을 보면 은폐·축소 의혹을 살 만하다. 피해 학생 부모가 폭행 사실을 신고한 지 20여일이나 지나 전담기구를 구성한 자체가 그러하다. 게다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이 사건이 학교폭력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짓고 화해·사과 권고로 마무리했다. 피해학생은 근육세포가 손상되는 등 심각한 장애 진단을 받았는데도 가해학생들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이다.

가해자 누락 문제도 마찬가지다. 피해자 측이 주장한 가해자는 재벌 손자와 연예인 아들 등 4명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당사자들이 현장에 없었다는 다른 학생의 진술을 토대로 가해자 명단에서 재벌 손자는 제외시켰다. 하지만 회의록을 보면 당시 재벌 손자가 있었다는 장소가 계속 번복된 데다 “이들이 폭력에 가담했다”는 또 다른 학생의 진술도 없지 않다. 정황상 학교 측에서 가해자 명단에서 이들을 제외했다는 의심을 살 만하다.

위원회가 학교폭력이 아닌 것으로 결론지은 과정도 석연치 않다. 1차 회의 때는 ‘학폭’이라는 의견이 다수였는데 막판에 ‘심한 장난 수준’이라는 학교 측 입장에 동조하는 쪽으로 흘렀다고 한다. 이 학교뿐 아니라 대부분 학교에서 학교폭력위원회가 진상규명보다는 학교 편을 든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역할 재점검이 필요하다.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이 위원회 위원이 아니었기에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이 어려웠다는 점에서 담당 경찰을 당연직 학폭위원으로 위촉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재벌 손자라고 해서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손가락질 받아서는 안 된다. 반대로 잘못을 저질렀는데도 처벌을 피해 나간다면 그 또한 사회정의에 어긋난 일이다. 사건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



10. 봉급생활자 면세 축조의 전제조건

근로소득자의 절반 가까이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는 지금의 현실은 굳이 ‘국민 개세주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 2015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소득자 1726만명의 46.5%에 해당하는 803만명이 세금을 전혀 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면세자 비중은 전년보다 1.4% 포인트 내려갔지만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영국은 5.9%에 불과하고 미국(35.8%), 캐나다(33.5%), 호주(25.1%) 등도 우리보다 10~20% 포인트나 낮다.

세금을 안 내는 근로소득자가 많은 것은 면세점이 10년째 1200만원으로 묶여 있는 데다 그나마도 빠져나갈 구멍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연봉이 2000만원을 훨씬 넘어도 각종 소득공제를 적용하면 과세표준이 면세점에 근접하고, 얼마 안 되는 세금마저 세액공제로 털고 나면 내야 할 세금이 삭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그제 공청회에서 면세자 비중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표준세액공제 축소와 세액공제 종합한도 설정 및 근로소득공제 축소를 제시한 것이 그래서다. 이들 대안을 활용하면 면세자 비중이 10% 포인트까지 낮아지고 최대 1조 2000억원의 추가 세수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추산됐다.

성실한 납세는 국민의 의무라는 점에서 정부의 면세자 축소 방침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가뜩이나 ‘유리알 지갑’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터에 저소득층까지 증세 대상에 포함시키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지난 정부가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했다가 봉급생활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쳤던 ‘연말정산 파동’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공평 과세를 반드시 실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이나 업무용 차량의 개인용도 전용 등 사회 저변에 만연한 탈세 관행과 지하경제에 철퇴를 내리고, 재산을 빼돌리는 수법으로 세금망을 교묘히 벗어나는 상습 체납자들에 대한 단속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계속 미뤄지고 있는 종교인 및 미술품에 대한 과세도 조속히 시행돼야 마땅하다. 저소득 봉급생활자에 대한 납세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그다음 얘기다.





주요신문칼럼



1. [서울신문][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과 미술로서의 건축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 것처럼 미술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장품이지만 그 소장미술품을 보관하고 전시하는 그릇인 건물도 매우 중요하다. 소장품과 함께 특별한 건물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등장한 미술관은 다름 아닌 뉴욕의 구겐하임 미술관, 공식 명칭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미술관 부지는 뉴욕에서 가장 조용하며 자연과 가까운 센트럴파크에 접해 있다. 여기에 미국의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자연친화적인 동시에 유기적인 건축물로 미술관을 완성했다. 기하학적인 형태 즉 삼각형, 타원, 호, 원, 정사각형 등이 조화를 이뤄 모더니즘 건축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존중받고 있다.



특히 하나하나의 연결된 화이트 큐브 공간을 통과해야 하는 일반적인 미술관 건축에서 벗어나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로 올라가 계속 이어지는, 완만하게 경사진 공간을 따라 내려오면서 작품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한눈에 다른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까지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당시나 지금이나 파격이었다. 하지만 준공 당시 타임지는 “커다랗고 하얀 아이스크림 냉장고”라 불렀고 어떤 이는 ‘양변기’, ‘달팽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 건축이야말로 구겐하임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소장품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이렇게 독특한 미술관 건축은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어 주었다. 2009년 제작된 스릴러 영화 ‘인터내셔널’이나 ‘로마에서 생긴 일’(2010), ‘맨 인 블랙’(1997) 등등 많은 영화에 출연해 볼거리가 되어 주었다. 특히 코미디의 황제 짐 캐리가 톰 파퍼로 나와 6마리의 펭귄과 좌충우돌하는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2011)에서 펭귄들이 얼음 통에서 쏟아진 물을 따라 물썰매를 타듯 쏜살같이 1층으로 향해 내려오는 장면은 구겐하임의 비스듬한 건축적 특성을 잘 드러낸다.

톰은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일하며 성공한 사내지만 가정과 아내(칼라 구기노) 그리고 아이들을 멀리한 대신 성공을 얻은 반쪽짜리 남편이자 아빠다. 그런 그가 남극탐험을 떠났다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펭귄을 유산으로 상속받은 뒤 그 펭귄과 함께 좌충우돌하면서 가정의 평화를 얻고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이해하게 된다는 다소 뻔한 이야기다.



아무튼 구겐하임의 파격은 처음 이름인 ‘비구상회화미술관’에서 시작됐다. 1890년대부터 고대회화를 수집했던 솔로몬은 1926년부터 유럽과 미국의 추상회화들을 수집하기 시작해서 1937년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을 설립하고 뉴욕 이스트 54가에 미술관을 처음 개관했다. 그 후 1952년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개명하고 1959년에 프랑크 로이드 라이트의 설계로 뉴욕에 ‘정신적 성전’을 표현하는 둥근 로툰다형 미술관을 열었다.

이 건축물은 1943년 설계를 시작해 16년이 지난 후에 건축가도 건축주도 모두 세상을 떠난 다음 완공됐다. 그 후 1992년 그웨스메이 시겔 & 어소시에이츠 사의 설계로 커다란 장방형 건물을 덧붙여 전형적인 전시 공간을 추가했고 2005~2008년 동안 대규모 확장과 수리를 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런 구겐하임의 전통(?)은 1997년 빌바오에 개관한 프랭크 게리(1929~ )의 빌바오 구겐하임에 이어 올 연말 개관 예정인 아부다비 구겐하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빌바오 구겐하임의 성공 이후 세계의 미술관, 박물관은 이미 갖추어진 절대적인 소장품을 더욱 빛내 줄 공간 즉 건축에 열정을 쏟아 건축 자체가 미술품이 되어 미술품 속에 미술품을 전시하고 보관하는 형태로 발전했다.

사실 미술관 건물에 공을 들인 시초가 구겐하임이라면 1997년 파리에 개관한 퐁피두센터가 그 뒤를 이었고, 빌바오가 성공한 후에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1997년의 바이엘러미술관, 2000년 개관한 테이트 모던을 비롯해서 2010년 퐁피두 메츠나 2012년 문을 연 루브르 랭스분관, 2016년 뉴 테이트 모던이나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외에 많은 미술관들이 확장과 증축을 통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서 자존심 세우기를 경쟁하고 있다.

영화 속 톰처럼 가정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했던 라이트지만 20세기를 대표하는 건축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위한 디자인을 위해 헌신했으며 언제나 새로운 창조적 정신으로 매사에 임했으며, 총 1141점의 건축설계 계획 중 반 이상인 532점이 실제 건축됐다.

이 중 현존 작품 수만도 409점에 이르며 이 중 3분의1 이상이 사적으로 지정될 만큼 역사적으로 예술적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어느 건축가보다도 사람 사는 집에 관심을 가져 주택만 해도 350여 채를 설계했는데 부자들을 위한 고급주택뿐 아니라 중산층을 위한 저렴한 유소니언 하우스를 시도해 만인을 위해 저렴하며 아름답고 튼튼한 실용적인 건축을 시도했다.

이렇게 건축은 사람을, 삶을 담는 그릇인 동시에 환경이며 자연이다. 또한 건축은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추어야 하는 실용예술인 동시에 공간예술이다. 하지만 고도성장 과정에서 경제성, 효율성을 강조해 왔던 우리나라에서 예술적이며 실용적인 건축물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건물은 있지만 건축은 없다”는 자조적인 말까지 생겨났다.

이제라도 나라 형편에 맞는 건축미술관이 건립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이웃나라 일본에는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데이코쿠 호텔과 자유학원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고, 그와 쌍벽을 이루는 프랑스의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1887~1965)의 국립서양미술관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문화적 자부심의 바탕이 되어 주고 있다.

지금이라도 건축은 그냥 집이 아니라 문화며 예술이라는 생각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줄 내일의 문화재를 만든다는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길을 걷다 보면 남보다 빠르게 짓고 만들었다는 사실이 가끔은 부끄러워지는 것은 필자뿐일까.



2. [중앙일보][카를로스 고리토의 비정상의 눈] 우리만남의 시작은 '데이팅 앱'이었어요

최근 친한 브라질 후배가 결혼한다고 해서 축하 자리를 마련했다. 예비 신랑을 어떻게 만났느냐고 묻자 후배는 당당하게 “‘데이팅 앱(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났다”고 답했다. 겉으론 ‘그렇구나’라며 넘어갔지만 속으론 깜짝 놀랐다. 내 대학 시절만 해도 인터넷에서 사람을 만나는 건 흔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 설사 좋은 사람을 만났다 해도 이를 부끄럽게 여기며 숨기곤 했다.



최근 스마트폰이 보편화하며 ‘데이팅 앱’이 생긴 건 알았지만 나는 물론 동년배 상당수가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나이 차가 많지도 않은데도 후배들은 이를 즐겨 이용할 뿐만 아니라 당당하게 드러내기까지 했다. 짧은 시간에 이런 문화가 자리 잡고 사람들의 인식을 180도 변화시켰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젊은 친구들과의 ‘차이’를 느낄 때면 내가 정말 ‘아재’가 된 게 아니냐는 느낌이 든다. 젊었을 때는 나이가 열 살 이상 많은 선배를 볼 때나 이런 세대 차를 느꼈지만 이젠 서너 살 차이 나는 후배를 봐도 이를 느낀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을 ‘삼 년이면 온 나라가 바뀐다’로 고쳐야 할 판이다. 물질은 물론 인식 체계와 문화 같은 정신적 부분까지 짧은 기간에 변하니 말이다. 특히 ‘빨리빨리’를 추구하는 한국에선 이런 변화가 더욱 빠른 것 같다.나



와 같은 아재들은 이런 변화 속도를 따라가는 게 사뭇 힘들다. 최근 과장으로 승진한 한국인 친구는 지금도 아재 취급을 당하는데 혹시 말실수라도 해서 ‘꼰대’ 소리를 들을까 봐 후배들과 대화하기가 조심스럽다고 했다. 한편으론 윗사람에게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을 들으면 답답하다고 털어놓았다. 이래저래 샌드위치처럼 중간에 끼어 한쪽에선 촌스러운 기성세대 대접, 다른 쪽에서는 철없는 젊은 세대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지닌 각각의 세대끼리 조화롭게 지내기란 쉽지 않다.

나이를 먹을수록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그래도 많은 아재들은 변화에 적응하려고 노력한다. 데이팅 앱 사용자를 색안경 끼고 바라보지 않도록,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을 꺼내지 않도록 조금씩 자신을 바꿔 나간다. 젊은 친구들도 아재들의 이러한 노력을 알아주고 이해해 줬으면 고맙겠다. 기성세대가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는 만큼 젊은 세대들도 기존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서로 이해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3. [머니투데이][이슈칼럼] 기본료 폐지, 마케팅비만 줄여도 가능

이동통신서비스가 상용화 된지 30여년이 지난 현재 전체 가입자수는 대한민국 전체인구보다 많은 6200여만명에 이를 정도로 이동통신은 국민들의 가장 기본적이고 편리한 통신수단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동통신서비스는 국민들의 통신비 부담도 가중시켜왔는데 작년 가구당 월 평균 통신비는 약14만원을 훌쩍 넘었고 이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동통신비 부담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 최고 수준이어서 국민들 불만이 매우 크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에 출마한 대통령 후보들은 제각각 통신비 인하를 위한 공약을 내세웠지만 그 중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1만1000원 기본료 폐지 공약이다. 기본료란 사용량과 무관하게 고정비용을 회수하기 위하여 부과되는 요금인데 일반적으로 공기업이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에 부과되는 요금이다. 그러나 사기업인 이동통신사들은 고정비용이 상당부분 회수된 현재에도 사용량과 무관한 기본료를 받고 있으나 이는 사실상 특혜를 누리는 것으로 사기업이 공급하는 다른 서비스 시장에서는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이동통신3사는 기본료 폐지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데 그 주된 논거는 기본료가 폐지되면 매년 약7조원의 수입이 감소되어 적자로 전환되고 향후 5G(5세대)를 비롯한 기술개발에 투자 할 여력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약 51조원인데 이중 영업이익은 약 3조7천억원 마케팅 비용은 약7조6천억원에 달하고 이와 별도로 통신사들은 기술개발 및 설비 투자비용으로 약5조5000억원을 사용했다. 

이중 영업이익과 마케팅 비용만 합치더라도 11조 3000억 원으로 그 외 5조원이 넘는 투자비용까지 감안하면 기본료 폐지로 7조원의 수입이 감소되더라도 적자 전환 없이 매년 5조원 이상을 기술개발과 설비투자에 사용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오히려 7조원의 기본료가 폐지되면 그 만틈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이 증대되어 소비진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본료가 유지되면 통신사들이 이미 28조원이나 쌓아 놓은 사내유보금의 증가에 이바지할 뿐 국민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통신사들이 기본료 폐지를 반대하는 다른 논거는 통신요금 인하는 규제보다는 자율적인 경쟁을 통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동통신시장은 독과점 시장이어서 자발적인 경쟁을 통한 요금인하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일례로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3년간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으로 마케팅 비용이 대폭 감소해 요금인하여력이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요금경쟁을 통한 통신비인하는 외면한 채 그 대부분을 자신들의 이익으로 흡수했고 배당 등으로 소진했다. 

따라서 이동통신시장에서 합리적인 요금이 책정되기 위하여는 규제가 병행되어야 하는데 그 중 기본료 폐지는 실현 가능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통신비 거품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현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는 기본료 폐지를 비롯한 통신비 인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논의되는 내용을 들어보면 국민들의 통신비 불만을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간 통신비인하 정책들이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미래창조과학부 등의 규제당국이 대한민국 인구보다 많은 가입자 보호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펼치기보다는 통신의 산업적인 측면만 중시하여 정책의 우선순위를 소수의 통신대기업들의 보호에 두었기 때문인데 통신비 인하 정책을 논의하는 국정기획위에서도 동일한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는 우려는 나 혼자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국정기획위는 초심을 잃지 말고 국민들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서 국민들 기대에 부응하는 통신비 인하 정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



4. [중앙일보][서소문 포럼] 소년과 소녀의 '픽미'는 달랐다

‘국민 프로듀서’란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인기를 끈Mnet ‘프로듀스101’(이하 프듀)이 막을 내렸다. 101명의 연습생들이 매번 경연을 벌이고 시청자 문자투표로 살아남은 최종 11명이 아이돌로 데뷔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걸그룹 프로젝트인 시즌1에 이어 이번 시즌2에서는 ‘워너원’이라는 보이밴드가 탄생했다. 최종 11인은 물론이고 탈락자들까지 스타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프듀’는 지난해 시즌1의 출발 때부터 비판이 많았다. 101명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고 아래 등수부터 탈락시켜 가는 방식이 너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필이면 교복을 입은 10대 소년·소녀들을 링 위에 올려놓고 ‘품평’하며 점수를 매겼다. 능력을 판정받는 것이 경연 프로라지만 ‘능력=계급’을 너무도 노골화했다. 첫회 테스트에서 A~F조로 판정받으면 입는 옷 색깔부터 달라지고, 합격자들이 앉는 의자도 피라미드형으로 배치됐다. 그 자체가 서바이벌 수직사회의 축소판인 셈이다.

거기에 스토리텔링을 위한 일명 ‘악마의 편집’, 방송 분량의 편중 등 공정성 논란도 이어졌다. 이번 시즌에는 최종 투표일에도 공정성 논란이 나왔다. 일부 탈락 예상 후보에 대한 중간발표가 몰표로 이어져 경연 내내 합격권에 있었던 유력 후보들이 낙마한 것이다. 또 합숙 과정 등에서 거대 방송사로부터 연습생이라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 줄 장치가 전무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누군가는 ‘MSG급 길티 플레저’라고 표현했다), 팬들은 마치 자기 자식을 키우듯이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들을 지지하면서 그들의 성장과 생존을 바랐다. 사실 이번 시즌2에서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일명 ‘양육자 팬덤’이라 불리는 새로운 팬덤이 극치에 달했다는 점이다.

팬들은 주변의 투표를 독려할 뿐만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에 응원광고를 내기도 했다. 또 투표 단계마다 11픽, 2픽, 1픽으로 찍는 후보 수가 달라졌는데 단계별로 각종 스킬이 동원되기도 했다. 경쟁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엉뚱한 후보에게 표를 던져 표를 분산시키는 ‘견제픽’ 같은 전략투표도 등장했다. 최종회에서 유력 연습생이 탈락한 것에 대해서도, 중간발표라는 돌발 변수를 감안하지 못한 팬덤의 대응 부재라는 패인 분석까지 나왔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를 기점으로 팬덤이 마치 선거캠프처럼 움직였단 얘기다.

‘양육자 팬덤’의 출현은 아이돌의 역사에서 god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H.O.T나 젝스키스와 달리 ‘god의 육아일기’라는 TV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알려진 god는 거리감 없이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를 선보였고, 이는 신비롭게 추앙하기보다는 이웃집 형·동생 같은 이들을 지지하는 ‘후원자 팬덤’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프듀’의 양육자 팬덤은 초기 god의 후원자 팬덤과는 큰 차이가 있다. ‘프듀’의 양육자 팬덤은 마치 자녀의 성적이 오르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하면 그를 통해 대리만족하는, 때로는 극성스러울 정도로 자녀 양육에 헌신하는 열혈 부모의 심경을 닮았다.

출연자인 연습생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 매회 경연은 시험, 경연 결과는 성적 등수, 최종 11인 아이돌 데뷔는 대입 합격을 은유하는 모양새다. 연습생들은 눈물을 흘리며 “응원해 준 국민 프로듀서님께 보답하고 싶다. 꼭 데뷔하고 싶다”라고 말한다. 현실 속에서도 서바이벌 경쟁에 지친 대중들이 가상의 경쟁에 몰두하면서 다시 승패를 맛보는 이중의 ‘서바이벌 게임’이 ‘프듀’ 인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시즌1, 2 공히 ‘프듀’의 주제곡인 ‘픽미’의 남녀 변주에 눈길이 갔다. 똑같이 나를 뽑아 달라고 생존을 갈구하는 ‘픽미’ 송인데, 시즌1 걸그룹 ‘픽미’의 가사는 ‘픽미 픽미/ 캔 유 필미/ 나를 느껴 봐~나를 꼭 안아줘~아이 원츄 픽미 업’인데 반해 시즌2 보이그룹 ‘나야 나(픽미)’는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니 맘을 훔칠 사람 나야 나~ 픽미 픽미 픽미 업’이다. 똑같이 나를 뽑아달라면서도 소녀들은 스스로를 대상화하고 소년들은 스스로 주체가 된다. 한국 사회 걸그룹과 보이그룹은 이만큼 다르다는 얘기다.



5. [한국일보][기억할 오늘] 한일 기본조약

해방 이후 한국과 일본의 첫 국가 간 공식 회담이 1952년 2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앞서 51년 10월 연합군 사령부 중재 하에 실무자 간 예비회담이 있었다. 한국전쟁 직후였고, 냉전 긴장이 팽팽해지던 때였다. 소련 팽창정책에 이미 동구가 공산화했다. 중국 공산정권에 맞서 당시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구상하던 동북아 지역안보 체제의 관건이 한일 협력이었다.



양국은 13년 뒤인 1965년 6월 22일에야 한일기본조약에 조인했다. 그만하면, 국민 감정과 협상 자체 득실을 제쳐둔다면, 약소국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압박에 버티며 꽤 끈질기게 협상에 임했다고 할 만했다. 

조약은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과 4개의 부속 협정- 청구권 및 경제협력, 재일교포 지위, 어업, 문화재ㆍ문화 협력-으로 이뤄졌다.

협상은 처음부터 난항이었다. 첫 회담에서 한국은 식민 지배 배상을 요구했고, 일본은 한반도에 남긴 일본인 사유재산 보상을 주장했다. 2차 회담은 독도 문제와 평화선(이승만의 60마일 해양주권선) 요구로 어그러졌고, 3차 회담 땐 일본 수석대표 구보타 간이치로가 “일본의 36년 한국 통치는 한국인에게 유익했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결렬됐고, 4차 회담은 재일 교포 북송문제로 교착했다. 그리고 60년 4ㆍ19 혁명이 발발했고, 이승만 정권이 붕괴했다.

5.16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에게는 이승만의 고집과 독선적 자존감조차 없었다. 오히려 권력 정통성과 공산주의 활동 전력 탓에 미국의 눈치를 봐야 했던 그는 도쿄 6차 회담 중이던 62년 11월 당시 중앙정보부장 김종필을 보내 일본 외무장관 오히라 마사요시와 비밀협상을 벌이게 했다. ‘김-오히라 비밀 메모’라 불리는 둘의 합의로 회담은 급물살을 탔고, 64년의 한일협상 반대 ‘6ㆍ3항쟁’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2월 조약에 가조인했다. 협정은 65년 12월 비준됐고, 양국 국교가 정상화됐다. 

무상공여와 차관 등 협상의 득실에 대해서는 지금도 말이 많다. 식민지배 반성과 사죄의 언급이 일절 없어 굴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본은 3억 달러 무상 공여금을 대외적으로는 과거사 청산 배상금이라고 주장했고, 자국민에게는 경제협력 자금이라고 홍보했다. 부속협정(재산 청구권 협정)에는 “(개인 법인을 포함한 일체의 재산 권리 청구권 등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을 확인한다”(2조)는 조항을 넣었다. 

2015년 12월 박근혜 정부의 한ㆍ일 외무장관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도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대한민국 대표 뉴스 큐레이션 2017
6월 22일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1. 문재인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에 관해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게 배치 연기나 결정 번복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환경영향평가를 포함한 절차적 정당성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일 위안부합의가 정당성이 없던 것처럼 사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사드반대!!

2.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최순실 일가의 재산 형성과정에 50여 명의 조력자가 개입했고 관련된 기업도 100개가 넘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안 의원 등 최순실 재산 추적팀은 '최순실 재산 몰수 특별법'을 조만간 발의할 예정입니다.
특별법이 발의에 반대하는 사람이 있을까? 당근 있지... 아직 많이 남아있거든~

3. 자유당은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연일 파장을 낳고 있는 데 대해 파상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문 특보가 귀국길에 '학자로서 얘기했을 뿐인데 큰 문제가 되나'라고 말한 데 대해 ‘특보직을 사퇴하고 학자로 돌아가 발언하라’고 공격했습니다.
‘나는 사대의 예보다 우리나라 국민이 열갑절 백갑절 더 중하오’ - 광해 -

4. 국민의당이 텃밭인 광주를 찾아 정부에 대한 협조를 약속하면서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적극 호소했습니다. 우선 문재인정부에 대한 지역 내 지지율이 높은 것을 감안한 듯 정부 여당에 대한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텃밭은 텃밭인데 가뭄에 타들어 가는 느낌일 거야... 어떻게 단비가 좀 내리려나?

5.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이 지난해 친박계 의원들을 '최순실의 남자'로 지칭했다가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당한 사건이 무혐의로 결정 났습니다. 황 의원은 ‘이런 표현들이 다시 나오지 않는 새로운 정치가 만들어지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틀린 말도 아니구만 뭐... 그나마 바른 소리라도 가끔 해야 바른정당 소리 듣지~

6. 정유라가 덴마크 구금 시절 몰타를 포함한 제3국의 시민권을 얻어 한국 송환을 피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정유라는 검찰 조사에서 ‘알아보기는 했지만, 돈이 많이 들어 시민권 취득을 포기했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런데도 두 차례나 영장 기각되는 걸 보면 대한민국이 진짜 살기 좋은 나라야~

7. 정부는 일본 정부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왜곡된 주장을 명시한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의 도입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앞서 외교부는 일본의 해설서 도입에 항의하기 위해 주한 일본대사관 공사를 초치해 항의했습니다.
대응할 필요가 없다니까... 개가 짖는다 생각하고 개 무시하는 게 정답이라고 봐~

8. 세월호 객실에서 미수습자를 찾는 2차 수색이 본격화됩니다. 1차 수색이 끝난 곳에서 이뤄지는 2차 수색은 이달 말까지 진행되며 작업자 손길이 세심하게 닿지 않았던 곳과 선체 내부에서 접근이 불가능한 구역을 추가 수색하는 방식입니다.
여러분의 세심한 손길이 바로 기다리는 가족들의 마음입니다. 고맙습니다...

9. 초미의 관심사인 가계 통신비 인하방안이 오늘 발표될 것으로 보입니다. 선택약정 할인율 25% 상향, 공공와이파이 확충, 이통시장 경쟁 활성화 등을 포함할 것으로 보이지만, 논란의 기본료 폐지는 2G와 3G에만 해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통3사만 배부르게 하지 말고 제4, 제5의 이통사를 만들어 경쟁 활성화합시다~

10. 국내 SK텔레콤이 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 KDDI와 함께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에 대해 합의하고 오는 27일 공식 발표할 계획입니다. 이 합의가 본격화되면 KT와 LG유플러스도 동참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예측입니다.
해외여행 못 가는 나는 뭐니? 기본요금도 SK가 먼저 폐지해라 나머지 동참하게~

11. 이성락 ‘제너시스BBQ’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3주 만에 사표를 냈습니다. 개인 사정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지만, 업계에선 이 사장의 사임이 최근 불거졌던 가격 인상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AI가 닭만 잡은 게 아니라 사람까지 잡은 모양이야... 오리발이라도 내밀지 쯧쯧~

12. 트럼프 대통령이 제약업체들의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약업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업계 이익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트는 이유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진 않았습니다.
뭐, 결국 트럼프도 이명박근혜 수준이라는 거지... 헬조선에 이은 헬메리카~

13.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지난해 최초로 200만 명을 돌파해 전체 인구의 4%를 차지했습니다. 국내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 중 베트남 출신이 7.3%(15만명)로 중국 출신 49.6%(101만여 명) 다음으로 많았습니다.
이 정도면 미국만큼은 아니더라도 다문화 국가 맞지 싶어... 더불어 잘 삽시다~

14.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실손보험 보장항목과 관련해 외모를 돋보이게 하려는 목적으로 받은 쌍꺼풀 수술이나 가슴확대 수술 등의 치료비는 보장받지 못합니다. 그러나 치료 목적으로 어쩔 수 없이 수술을 받는 경우엔 예외라고 합니다.
갑자기 눈꺼풀이 눈을 찌른다거나 하는 환자가 급증할 것 같다는 생각이... 흐~

15. 정부가 잘못된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실시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은 잘못된 식생활로 인해 비만을 앓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6조8,000억 원가량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설마 담뱃세 올리듯이 치킨세, 족발세, 삼겹세 같은 게 생기지는 않겠지? 하지마~

유승민, 서울시장 출마설에 ‘생각 없다’. 나도~
박선미 한국인 최초 모스크바 발레콩쿠르 1위. 와~
전원책, ‘썰전’ 하차 TV조선 ‘메인뉴스 앵커’로. 풉~
숭의초 학교폭력 ‘쉬쉬’ 사실로 드러나. 에혀~
국민의당, 고영신 방통위원 내정 철회. 콜~

Without a struggle, there can be no progress.
분투 없이는 진척도 있을 수 없다.
- 더글러스 -

날이 더울수록 몸은 처지고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렇다고 이런저런 핑계로 애써 노력하지 않는다면 쉼이 있는 저녁을 맞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당신의 멋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류효상의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이데일리]

1. 청와대 인사추천위 가동에 거는 기대

청와대 인사추천위원회가 새 정부의 인사 난맥상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나섰다. 노무현 정부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운영했다가 이번에 부활된 인사추천위는 비서실장이 위원장이고 정책실장과 인사·정무·민정수석 등이 참석한다. 어제 첫 회의에서 공공기관장 등의 인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지역과 여성 등을 배려한 참신한 인사로 큰 박수를 받았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흠결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초대 조각에 애를 먹자 “대통령과 야당이 인사에 관한 생각이 다를 수 있다”며 정치권과 각을 세운 것도 인사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고 봐야 할 게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검찰 개혁의 기수’로 내세운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낙마하자 “국민과 국회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한 발짝 물러나 청와대 내부의 인사검증 체제로 눈길을 돌렸다. 새 정부가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 따른 보궐선거로 탄생하는 바람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꾸리지 못한 채 조각을 서두를 수밖에 없었던 게 부실 검증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에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정부 출범 한 달 반이 지난 시점에도 똑같은 변명만 되풀이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인사추천위의 ‘송곳 검증’에 기대를 거는 것도 그래서다. 내각은 법무부, 보건복지부, 산업통상부 등 세 부처만 빼고 그럭저럭 마무리됐다지만 장관급인 금융위원장과 방송통신위원장이나 검찰총장 등이 남아 있다. 중요도는 이들보다 다소 떨어질지 모르나 공공기관장 발탁도 정부의 성공 여부에 직결되는 만큼 “더 이상의 검증 실패는 없다”는 각오가 절실하다.

정부산하 공공기관은 모두 332개로 기관장, 감사, 임원이 2000명을 넘고, 지방공기업과 유관단체까지 포함하면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인사 수요는 어마어마하다. 이들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낙하산’이 교체 1순위로 몇몇 기관장은 이미 사표를 냈다. 다만 전 정권에서 임명됐다는 이유만으로 유능한 인사들까지 무차별로 직위를 박탈하고 대선캠프 인사들의 논공행상 잔치로 변질시켜선 곤란하다. 인사추천위가 나라를 살릴 인재들을 가려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서울신문]

2. '웜비어 사망'…北 억류 국민 6명도 속히 송환을

북한에 붙잡혀 있다가 17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석방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어제 새벽 끝내 사망했다. 지난 13일 북한에서 송환된 지 엿새 만이다. 미국인이 북한 억류로 인해 사망에 이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 간에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화한 셈이다.

무엇보다 북·미 관계가 더 나빠져 한·미 정상회담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지나 않을지 걱정스럽다. 당장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각 성명을 내고 북한을 ‘잔혹한 정권’이라고 규정지었다. 미국 의회는 “웜비어가 북한 정권에 살해당했다”고 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웜비어 사망에 북한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암시하는 대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유족에게 “북한이 인류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는 내용의 조전을 보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 여행을 갔다가 한 호텔에서 북한 선전물을 훔쳤다는 혐의로 체포된 뒤 뇌 손상으로 오랫동안 혼수상태를 이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의료진은 “북한이 주장한 식중독 증상은 전혀 없었으며 광범위하고 심각한 뇌 손상으로 전혀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진단한 바 있다. 유족들은 “북한 당국의 끔찍한 고문과 학대로 사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정부가 웜비어가 북한에서 반복적으로 구타를 당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유족 측 주장처럼 고문과 학대가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백번을 양보해 북한 측 주장이 맞다 치더라도 1년 이상 혼수상태로 방치된 데 따른 책임은 명확하게 그들에게 있다. 하물며 구타에 의한 사망이란 증거가 나오는 상황이 아닌가. 북한은 반인권적 행태에 대해 유가족과 국제사회에 정직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 사인 규명에 적극 협조하고 20대 청년의 죽음을 책임지기 바란다.

국제사회는 멀쩡한 외국인을 불법으로 억류하고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상 규명에 나서야 한다. 우리가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는 이유는 북한에는 현재 우리 국민 6명이 억류돼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들이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알 길도 없고 우리 정부가 이들의 송환을 위해 어떤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웜비어의 사망 사건을 보더라도 더이상 손놓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인도적인 차원에서 북한과 우리 국민 억류 문제만이라도 협상을 벌여 송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조선일보]

3. 美·北은 위험, 韓·美는 불안 속 열리는 文·트럼프 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각) 방영된 미 CBS 인터뷰에서 북의 핵·미사일과 관련 "북이 비합리적 체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도 "그런 나라를 상대로 우리는 북핵의 완전한 해체라는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없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어 "먼저 북핵 및 미사일을 동결하게 만들고 둘째 단계로 완전한 핵 폐기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미국 언론 인터뷰였다. 8일 앞으로 다가온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전한 것이다. 북핵을 먼저 '동결'시킨 뒤 종국적으로 '폐기'에 이르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수순이다. 그러나 북이 핵을 없앤다는 어떤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는 것만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지난 20여년 동안 북에 속아온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준다. 북은 앞으로 대화하면서 석유와 식량을 얻고 뒤에서는 핵과 미사일 능력을 증강시켜왔다.

지금 미국에선 핵·미사일 동결에 대한 대가로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보 발언으로 문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이 더 커진 상황이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사드 배치 연기에 대해 "한국은 은혜를 모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북 선제공격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북핵이 미국에는 미래 위협이지만 우리에게는 삶과 죽음의 문제"라며 "선제공격은 위협이 더 시급해진 상황에서 추후 논의 가능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그런 얘기를 하게 될 것이라는 말도 했다. 무조건적 대화론자는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해도 한국 대통령이 이런 말을 한 것은 거의 처음이다. 그 의미는 작지 않다.

웜비어 사망 이후 미국 내에서는 '응징' '타격' 같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미국은 이날 전략 무기들을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시키며 이를 공개했다. 웜비어 사망과 함께 문 특보 발언에 대한 반응일 가능성이 있다. 미·북 사이는 위험하고 한·미 사이는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방미(訪美)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낙관할 수 없다. 이번 정상회담은 새 정부만이 아니라 우리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중앙일보]

4. 어이없는 금속노조의 '일자리기금 5000억' 제안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그제 현대·기아차에 5000억원 규모의 '일자리연대기금'을 공동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돈을 원·하청업체의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사용하자는 제안이다. 언뜻 비정규직과의 연대 및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조가 커다란 양보를 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르다.

금속노조가 내겠다는 2500억원은 현대차 계열사 17곳의 '통상임금 체불임금 채권'의 일부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상여금과 휴가비, 명절 귀향비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해 1인당 4000만원가량을 달라"는 소송을 회사와 하고 있다. 이 소송에서 이겨 돈을 받으면 1인당 300만원가량을 기금에 출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가 낸 소송은 1, 2심 모두 회사 측이 승소했다. 법원은 정기성·일률성·고정성이라는 통상임금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기아차 노조가 낸 소송은 1심 계류 중이다. 결국 받을 가능성이 별로 없는 돈을 내겠다고 한 셈이다. 

그런데도 노조가 '일자리기금'을 들고 나온 것은 숨은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친노동 분위기를 타고 현대·기아차가 사측에 유리한 소송을 포기하고 협상을 하게끔 분위기를 잡고 있다는 얘기다. 금속노조가 추진 중인 현대·기아차 공동교섭을 비롯해 산적한 노사 현안의 주도권을 쥐고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세간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우리 사회의 시급한 과제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은 물론 민주노총 등 대기업 노조의 희생과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금속노조는 이런 분위기를 틈타 교묘한 여론전을 펼쳐 '밥그릇 챙기기'를 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론 노사 간의 신뢰 구축과 사회적 대타협이 어렵다. 약자에 대한 공감과 연대라는 노조의 존립 가치만 빛을 잃어갈 뿐이다.



[세계일보]

5. 대북 유화·강경 '한·미 엇박자' 우려스럽다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가 식물인간 상태로 송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어제 사망했다. 고향에 돌아온 지 엿새 만이다. 웜비어의 유족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끔찍한 고문과 같은 학대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의 억류로 인한 미국인 사망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다시 한 번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규탄한다”고 분노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반드시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웜비어가 지난해 3월 재판 직후 식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 의료진은 웜비어의 뇌 조직 손상이 발견됐지만 식중독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웜비어에게 체제전복 혐의를 씌워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뒤 어떤 만행을 저질렀는지를 밝히고 유족과 국제사회에 사죄해야 할 것이다.

북한의 인권 침해는 도를 넘어섰다. 외국인을 인질 삼아 대화·협상 카드로 쓰는 악행을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미국 정부는 앞으로 대북정책을 수립할 때 국내 여론을 감안해 북한 인권문제를 적극 제기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웜비어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냈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북한이 인류의 보편적 규범과 가치인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개탄스럽다”고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은 아직 우리 국민과 미국 시민을 억류하고 있는데 속히 이들을 가족에게 돌려보내야 하며, 정부는 이를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정부가 웜비어 사건을 계기로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의 안전에 뒤늦게 관심을 표명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웜비어 사건은 미국의 대북정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 확실시된다. 조만간 북한 여행 금지 등을 포함한 추가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도 북한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미 국무부는 중국에 대해 대북제재를 지금보다 강화하라는 요구를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려스러운 점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이 미국과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6·15 남북공동선언 기념식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추가 도발을 중단하면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지명되자마자 개성공단 재개 의지를 나타냈다. 여권 일각에선 “왜 미국과 우리가 다른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29∼3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대북정책 조율작업은 쉽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한·미 균열을 막기 위한 외교당국의 치밀한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6. 외고·자사고 폐지 여부, 공론화 이후 판단하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어제 “현행 고교 체제가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로 수직 서열화돼 있다”며 외고·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방침을 밝혔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에 이은 외고·자사고 폐지 제2탄이다. 조 교육감은 외고·자사고 폐지 시에 교육부 동의를 받도록 한 관련법의 개정을 정부에 촉구했다. 외고·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데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까지 적극 추진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진보성향 교육감을 중심으로 교육부 지침이 나오는 대로 시행에 들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외고·자사고와 학부모들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그제는 민족사관고·상산고·포항제철고·광양제철고·현대청운고 5개 학교가 공동으로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조 교육감과의 면담을 거절당한 자사고학부모연합은 오는 26일 서울 보신각에서 대규모 반대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전국자사고교장협의회도 조만간 반대 성명을 내고 집단행동에 나선다고 한다.

진보 측 인사들은 외고·자사고로 우수한 학생이 쏠리면서 학교 간 서열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조장하고 일반고 교육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외고·자사고가 다양한 교육과정 마련이라는 도입 취지와 달리 명문대 진학의 통로로 전락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학부모들이 일반고보다 3배 이상 비싼 경제적 부담에 내신 등급의 불리함을 감수하고서 자녀를 외고·자사고에 보내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면학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자녀를 외고·자사고에 진학시킨 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 인사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교육의 질을 높일 생각은 하지 않고 외고·자사고 폐지만 밀어붙인다면 교육의 하향평준화는 불 보듯 자명하다.

조령모개식으로 교육정책이 바뀌면 그 피해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린 교육정책을 추진하면서 공청회 개최는 고사하고 학부모 면담까지 거부한 것은 불통의 극치다. 전임 정권의 사드 배치 과정에서 공론화가 생략됐다고 문제 삼은 문재인정부가 아닌가. 외고·자사고 폐지 여부는 임기 5년의 정권이 아니라 교육의 백년대계 차원에서 신중히 다뤄질 사안이다.



[매일신문]

7. 원해연 입지, 정치 논리로 결정하면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선진국의 80% 수준인 원전 해체 기술력 확보에 필요한 연구소를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박근혜정부가 원자력해체기술종합연구센터(이하 원해연) 설립을 보류해 지역민을 실망시켰지만, 문 대통령은 설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원해연 유치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지만, 정부가 정치 논리로 건립지역을 결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적지 않다.



원해연 유치 경쟁에 뛰어든 지자체는 경북 경주시, 부산시 기장군, 울산시 울주군 등 3곳이다. 경주시는 월성`울진 등 경북의 12기 원전을 대표해 유치를 희망하고 있기에 당위성과 조건 면에서 앞선다. 부산시 기장군과 울산시 울주군은 고리발전소가 자리 잡은 지역이기에, 고리 1호기의 가동 중단을 명분 삼아 유치 운동에 적극적이다.



경북도는 유치 명분으로 현재 가동 중인 24기의 원전 가운데 절반을 운영하고 있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도 운영하는 점을 들고 있다. 거기다 노후 원전인 월성 1호기가 올해 내 가동 중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고, 중수로와 경수로 등 국내 원전의 모든 타입을 운영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원해연의 적지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렇지만, 원해연 입지는 여건과 당위성보다는, 정치 논리나 정권의 입맛에 맞춰 결정될 수도 있어 걱정스러운 측면이 있다. 고리 1호기가 맨 먼저 해체한다고 해서 입지 결정에 이런 이유를 앞세우면 명백하게 편파적인 논리다. 단순하게 고리 1호기를 뜯는다고 폐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후 핵연료 처리장, 고준위방폐장 설치 등과 연계해야 완전한 폐로가 된다.



정부가 장기적인 원전 정책과 제도를 마련하는 연장선에서 원해연 입지를 결정해야지, 원해연만 떼내 특정지역에 던져주는 것은 범죄행위나 다를 바 없다. 원해연은 경제적 파급효과로 인해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겠지만, 정부가 중심을 잡고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사안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원해연 문제는 국가 미래를 고려해야지, 정치나 지역이기주의에 편승할 사안이 절대 아니다.



8. 대구 하·폐수처리장 지하화, 민자유치 추진 신중해야

대구시가 역내에 분산돼 있는 하`폐수처리장 4곳을 한데 모아 지하시설로 건설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한다. 기존의 하`폐수처리장 부지를 공원`체육시설 등으로 꾸며 시민에게 돌려주고 도시 미관도 개선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시의 구상과 사업 취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만하지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가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달서천`북부하수처리장과 염색산업단지 1`2 폐수처리장 등 4곳의 하`폐수처리장이 있는데, 지어진 지 20~37년이 경과하면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데다 악취 등 이유로 재건설 또는 이전하라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런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19일 열린 대구시의회 정례회의 시정 답변을 통해 4곳의 하`폐수처리장을 통합해 지하로 넣고 처리장이 있던 부지를 시민공원 및 체육시설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폐수처리시설의 지하화에 국내 성공 사례가 있기에 사업이 잘만 추진되면 그 혜택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관건은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다. 총 사업비가 5천억~6천억원에 이른다는데 시는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민자사업 우선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민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시의 복안은 하`폐수처리시설 민영화와 사실상 동의어이다. 주요 공공재인 하`폐수처리시설의 관리를 민간에게 넘김으로써 오`폐수처리 요금은 인상 압력에 직면할 것이 뻔하다. 시는 민간 투자자와의 운영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투자자의 이익에 끌려다니는 전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안 그래도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했다가 혈세는 혈세대로 쏟아붓고 요금도 올라가는 전철을 대구는 이미 여러 차례 밟은 바 있다. 옛말에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했는데, 대구시의 구상이 그 짝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대구시 하`폐수처리장의 민간 자본 유치는 안일한 발상이기에 마땅히 재고돼야 한다.



[매일경제]

9. 강경화 외교장관 임명이 국회를 올스톱 시킬 명분은 안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지난 18일 임명장을 수여한 이후 국회가 다시 파행하고 있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권 3당이 일제히 '협치 파괴'라고 반발하면서 19일 국회 모든 상임위원회가 공전했다. 20일에도 국회 운영위원회가 열렸지만 부실 인사검증이나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출석 여부를 놓고 여야 간 입씨름만 벌어졌으니 답답할 뿐이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후 40여 일이 지났는데도 아직 임명된 장관은 5명에 불과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등 9명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는데 청문회 일정마저 조율되지 못하고 있다. 또 인사청문회를 마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항의성 불참으로 세 차례나 경과보고서 채택이 미뤄지고 있다. 6월 국회가 27일이면 마감되는데 인사청문회뿐 아니라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정부조직법 등 현안이 산적해 있으니 걱정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가 2000년 도입돼 2005년 국무위원으로 청문 대상을 넓힌 이후 매번 국회 파행의 빌미가 되고 있는 것은 '모 아니면 도'라는 식의 여야 태도 탓이다. 여당은 국민의 공분을 일으킬 정도가 아니라면 '통과의례' 정도로 생각하고 야당은 자신들이 반대하는데도 임명하면 '국회 무시'라며 자존심 몽니를 부린다. 이번에도 '인사청문회는 참고용'이라며 청와대 관계자가 자극하고 야당은 '국회 보이콧'으로 맞대응하니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이 하나도 없다. 

더군다나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 추경안을 21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단독 상정하는 방안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번 추경이 국가재정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대해온 자유한국당은 '6월 국회는 물론이고 7월·8월 국회가 열려도 동의할 수 없다'는 태도이니 협치는 물 건너 가는 분위기다. 그 어떤 명분이든 여야는 인사청문회, 추경, 민생법안을 분리해서 다뤄야 한다. 추경도 막무가내로 거부할 사안이 아니다. 공무원 증원 규모나 가뭄예산 등을 꼼꼼히 따져 더 효율적인 예산 편성·집행이 이뤄지도록 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연합뉴스]

10. 최저임금 등 협력 다짐한 국정위와 중기업계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중소기업계와 협력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개호 국정위 경제2분과위원장은 20일 중기업계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이 튼튼해야 나라가 부강해지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라면서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중소기업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협력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중기업계는 그동안 문 대통령 공약사항인 최저임금 1만 원으로 인상과 주당 최대 근로시간 68→52시간 단축에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중기업계가 떠안게 될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중기업계는 지난 8일 국정위 사회분과위 간담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물론 이 분과위원장의 발언이 중기업계 의견을 어느 정도까지 수용하겠다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중기업계와 협력해 대타협을 끌어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 같아 일단 기대할 만하다.

중기중앙회는 간담회에서 다양한 정책을 정부에 건의했다. 신설된 중소벤처기업부 기능 강화,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 국책은행의 중소기업 전담 은행화, 대기업의 기술탈취 근절, 중기 일자리 창출 지원 등 10개 과제가 핵심이다. 박성택 중기중앙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코트라, 신용보증기금 등 타 부처 산하기관과의 기능조정, 업무이관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장관이 중소벤처기업부를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근로시간 단축은 4단계로 늦춰 시행하고, 최저임금도 단계적으로 올리면서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회장은 "건의 사항들이 받아들여지면 고용창출과 소득주도 성장을 시대적 소명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분과위원장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분이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최저임금 인상 등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국정위와 중기업계가 협력의 모양새를 갖춘 것은 다행스럽다. 국정위가 중기업계의 고충을 충실히 듣기로 한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중기업계 건의 사항들이 모두 정책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화와 양보로 합리적인 절충점을 찾아가면 모든 일이 원만하게 풀릴 수도 있다. 중기업계 건의 중 정치권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 있다.



업계를 대변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공백 문제다. 정부는 중소기업계를 적극 육성하기 위해 기존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하는 방안을 정부조직개편안에 포함했다. 그런데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대치로 정부조직법 개편안은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야당은 중소기업계의 어려움을 생각해서 국회 인사청문회와 정부조직개편안을 분리해 대응했으면 한다. 정부조직개편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야당도 별다른 반대 의견이 없었다. 그렇다면 이 법안만 먼저 처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주요신문칼럼



1. [머니투데이][광화문] 치킨 안 좋아하세요?

"치킨을 안 좋아하세요?" 술자리에서 기자가 안주로 나온 치킨을 먹지 않을 때마다 들은 말이다. '국민간식'이라고 불리는 치킨을 거의 안 먹는 게 사람들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나 보다. 한 포털사이트에서 치킨을 좋아하지 않아 친구들로부터 핀잔을 들었다는 청소년의 고민 상담글을 본 적도 있다. 이쯤 되면 치킨은 기호식품이 아닌 생필품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일까. '치킨 2만원 시대'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은 거셌고,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가 현장 조사에 나서자마자 가격 인상을 주도했던 BBQ는 백기 투항했고, 교촌치킨은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이름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는 선도적으로 가격을 인하해 '착한 기업'이 되기도 했다. 

닭고기를 공급하는 양계업계까지 '치킨값 2만원이 비싸다'고 불매 운동에 나선 것을 보면 최근 치킨값 거품은 너무 심했다.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치킨값 거품 문제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커피 등 거품 논란이 인 기호품이 적지 않은데, 치킨 하나에만 다들 거품을 문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기자가 치킨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군대에서의 쓰라린(?) 경험 때문이다. 기자는 90년대 초 대한민국에서 편한 부대로 알려진 곳에 입대했는데 소위 말하는 빽이 없어서인지, 빽에 밀려서인지 당시에는 사병들이 가기 싫어하는 장교식당에서 근무했다. 닭백숙, 닭계장, 닭볶음탕 등 닭과 관련된 요리를 많이 했는데, 장교식당은 닭요리를 하면 많은 돈을 벌었다. 사병용으로 배정된 냉동닭을 몰래 장교식당으로 갖고와 요리를 했기 때문에 원가는 사실상 제로였다.



닭 냄새가 지겹기도 했지만 닭요리를 할 때마다 흐뭇한 표정을 짓던 주임상사의 모습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당시 군대에서 닭은 간부들의 뒷주머니를 챙기는 도구였던 것이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군대에서 더 이상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닭요리의 원가 논란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에서 닭으로 떼돈을 번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단적인 예로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은 치킨을 팔아 서울 강남에 빌딩까지 샀다. 그는 치킨 하나로 벼락부자가 됐지만 성추행 혐의로 온갖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많은 버블 얘기를 하지만 실생활에서 우리가 치킨 버블에 빠진 건 아닐까 싶다. 유명 아이돌을 내세운 치킨 광고가 오늘도 여전히 TV화면을 장식하고 한 드라마에서 톱스타 여배우가 말한 "비오는 날엔 '치맥'이 최고"라는 대사를 여전히 우리가 따라 한다는 생각에서다. 치맥이 마치 한류의 아이콘인 것처럼 자랑했지만 미국에 진출한 우리나라 치킨 업체들은 하나같이 실패했다. 

이제는 치킨 버블을 인식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치킨 업계가 자정 노력을 하고 치킨값 거품이 빠질 때까지 치킨을 좀 멀리하고 대체 간식을 찾았으면 한다. 

정부가 치킨 가격에 메스를 들이대는 일도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이번에 공정위가 조사까지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일부 치킨 업체가 초래하긴 했지만 정부가 치킨값의 상한선을 정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좋지 않다. 프랜차이즈업계의 담합을 막고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는 것은 좋지만 그게 시장 가격 기능까지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아서는 안된다. 업계가 주장하는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 배달앱 수수료 등 추가되는 서비스 부담이 있다는 점을 간과한 채 최종 가격만 인위적으로 낮추는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2. [서울신문][고전으로 여는 아침] 허위 결혼 신고의 심리학

인류가 고안한 제도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것은 결혼 제도다. 인연이 없던 남녀가 서로 만나 특별한 일이 없는 한 평생 가정을 함께 꾸리는 동반자로 살기를 기대하고 약속하며 실현시키는 이 제도야말로 동물 가운에 가장 독특한 인간의 관습이다. 결혼이 더 없이 신성한 행위인 이유다.

결혼의 관습과 행태는 다른 제도에 비해 가장 변화가 적다. 그만큼 결혼을 대하는 인간들의 의식은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 결혼 방식에 대해 묵직한 신뢰를 갖고 있고, 그를 통해 안정감을 얻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결혼 방식에 대한 사회의 암묵적 합의가 개인의 기호를 이유로 거부하거나 일탈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아무튼 기원전 2500여년 전의 고대 아테네인들의 결혼 관습이나 현대의 결혼 절차와 방식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도 이런 사정들을 입증해 준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여성에게 남성과 동등한 정도의 사회적 위상을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가정 살림을 책임지는 가정 경제의 경영자로 여겼다. 그래서 결혼은 처녀 총각의 결합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으므로 반드시 양가 부모들의 숙고로 결정되었다.

크세노폰의 ‘오이코노미코스’(Oeconomikos)에는 결혼의 의미와 절차에 대한 이런 대화가 나온다. “나는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당신 부모님은 당신을 위해서, 누구를 가정과 자녀의 동반자로 삼아야 좋은지 고려한 것이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선택한 것이고, 당신의 부모님들도 나를 당신들이 발견할 수 있는 사람 중 최선의 사위로 고른 것으로 생각하오.” 이렇듯 결혼은 당사자는 물론 양가 어른들의 관여와 신중한 선택의 과정으로 이루어졌던 것이다.

고대 아테네에서는 결혼식을 친구들이 함께하는 축제처럼 치렀다. 남편이 아내와 재산을 공유하기도 했고, 이혼을 하게 될 경우 아내가 시집올 때 가져온 지참금을 돌려주어야 했을 만큼 여성에게 경제적 권리도 보장했다. 현대 결혼에 있어서도 맥락은 고대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당사자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여전히 부모들의 중요한 관심사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의 조각 인사 가운데 첫 낙마자가 나왔다. 허위 결혼 신고와 여성 비하 관념이 문제였다. 인생의 반려자를 맞이하는 신성해야 할 결혼이 양가 부모의 허락과 축하는 고사하고 당사자와 합의조차 없이 허위 신고했다가 무효판결 받았다니 충격적이다. 그가 맡으려 했던 직책이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과거의 행적이 국민의 반감을 더 사게 된 듯싶다.



불타는 짝사랑만으로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결혼을 강제하는 것은 폭력적이고 불행한 일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름다운 절차와 격식으로 소중하게 맞이하라. 수천년 동안 선남선녀의 결혼이 그래 온 것처럼.



3. [주간경향][칼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보험

일자리 정책과 소득주도 경제성장은 새 정부의 핵심 경제 의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최저임금 1만원을 2020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지자체나 자영업자 모두 걱정이 태산같다. 단기적으로는 이들의 염려가 수긍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대기업 독점이 아니라 공정한 거래와 합리적인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을 만든다면, 정규직 전환이나 최저임금 1만원도 그리 걱정할 일은 아니다.

유명한 일화가 있다. 헨리 포드 2세가 미국 자동차노조위원장 월터 루터와 함께 자동화된 공장을 둘러보는 중이었다. 헨리 포드 2세가 월터 루터에게 “앞으로 이 로봇들에게도 노조회비를 걷을 것이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사장님은 앞으로 저 로봇들에게도 차를 팔거냐”고 되받아쳤다. 노동자들의 소득이 올라 구매력이 늘어나면 기업에도 도움이 된다. 최저임금 1만원 정책과 기본소득 정책이 함께 동반된다면 사장님들의 염려는 좀 더 빨리 사라질 수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창의적인 발상이 나올 가능성도 커진다. 그 이유는 빈곤층의 정신적 처리량(mentalbandwidth)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책에 소개된 내용이다. 엘다 샤퍼 교수와 센딜 멀레이너선 교수는 독특한 실험을 했다. 쇼핑몰에서 고객들에게 설문을 했다. 만일 당신 차가 고장 나서 정비소에 갔는데, 수리공이 다 고치는 데 150달러가 들겠다고 하면 차를 지금 고치겠는가, 아니면 다음에 고치겠는가?



이번에는 수리비용을 1500달러로 늘렸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사람들의 소득수준도 확인했다. 그리고 응답자들이 고민하는 동안 간단한 인지능력 테스트를 시행했다.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봤더니 차 수리비로 150달러가 드는 상황에서는 응답자가 고소득자건 저소득자건 테스트 점수에 차이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1500달러가 드는 상황에서는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테스트 점수가 낮았다. 저소득층은 수리비가 커지자 생각이 복잡해져 테스트에 집중하기가 힘들었던 것이다. 하지만 고소득층에게는 150달러나 1500달러나 상대적으로 큰 차이가 없어서 여유있게 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람도 컴퓨터처럼 너무 많은 정보를 처리하게 되면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게 된다. 이게 정신적 처리량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근시안적 해결책에 매달리거나 현명하지 못한 결정을 하는 이유는 우둔하거나 게으르기 때문이 아니다. 열악한 환경이 너무 많은 일상적 고민을 안겨주기 때문에 그들의 정신적 처리량이 한계에 부딪힌다. 가난한 사람들의 정신척 처리량은 언제나 한계치에 달해 있다.



샤퍼와 멀레이너선은 이것을 정신적 처리량에 매겨진 세금이라고 하였다. 가난한 사람일수록 이 세금을 많이 낸다. 인내심을 가지고 미래를 설계하기가 무척 힘든 피곤한 상태에 늘 놓이게 된다. 따라서 실제로 빈곤을 없애려면 사람들의 성격이 아닌 그들의 결핍상태를 해결해야 한다. 최저임금 1만원과 기본소득은 바로 이러한 결핍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시급하게 삶을 짓누르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되면 정신적 처리량의 부하도 줄어들고 창의적인 생각도 가능하게 된다. 특히 청년층에게는 이러한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여유와 시간을 제공하는 것은 사회적 투자다. 이들의 창의력과 열정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이기 때문이다.



4. [여성신문][기고] 피해자를 위한 기다림

‘왜 이제 와서 그러나요? 정말로 피해를 입었던 거라면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 그때 바로 신고했었을 것 아니에요? 지금에서야 신고한다는 건 이상하지 않나요?’ 성희롱·성폭력 가해자들이 가해사실을 부인하려 할 때 종종 하는 주장이다. 그런데 가해자 아닌 이들도 이와 같이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성희롱·성폭력 사안에 관한 경험이 적은 사람들 중에는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자가 그 즉시 또는 직후에 이를 신고하거나 문제제기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사건 발생 즉시 또는 그 직후에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보다 훨씬 늦은 시점에서야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마음을 굳히고 관계기관의 문을 두드리는 경우도 아주 많다. 자신의 피해가 성희롱·성폭력에 해당하는지 미처 확신하지 못해서 고민 끝에 찾아오는 이도 있고, 성희롱·성폭력에 해당하는 줄은 알지만 자신이 피해자임을 차마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아서 뒤늦게 찾아오는 이도 있다. 



상담소 등 유관기관을 찾아오기는 했지만, 그 이후에도 형사고소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피해자 또한 적지 않다. 형사고소를 하고 재판이 진행 중인 동안에도 행여 가해자가 나중에 보복이라도 하지는 않을까, 당초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닐까 전전긍긍하는 피해자들도 많다. 이렇듯 피해자의 머릿속은 늘 복잡하고 혼란스럽게 마련이다.

어느 사안에서 피해자의 상급 관리자가 피해자에게 신고를 접수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빨리 결정하라고 재촉하였던 예를 본 적이 있다. 정식의 진정 접수를 망설이는 피해자들로 인해서 처리가 늦어지는 어려움이 있다는 모 기관 고충담당자의 말에, 사안 처리의 신속성만을 염두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던 적도 있다. 의도했건 아니건 상급 관리자나 고충상담원 등 주변인들의 이와 같은 대처는 피해자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준다.

양성평등기본법은 성희롱에 관한 고충처리 또는 구제과정 등에서 피해자의 학습권·근로권 등에 대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한 사실이 있을 때 그 관련자를 징계할 수 있음을 명시한다. 1차적 가해자 이외에 2차 피해를 입힌 경우에 이 또한 징계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징계대상 여부와 상관없이 성희롱·성폭력 피해가 발생했을 때 추가적인 피해발생을 예방하고 피해자의 마음을 조속히 치유하는 데에 주변인, 특히 상급 관리자 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더 이상의 설명을 요하지 않는다.

공감과 지지,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한다. 피해자의 마음은 불안정하다. 그러니만큼 피해자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있는 그대로 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피해자에 공감하고 그 입장을 지지한다면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 되겠지만, 피해자의 마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을 때까지 그리고 피해회복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때까지 어설프게 보채지 아니하고 기다리며 곁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5. [한국일보][기억할 오늘] 밀러 테스트

미국의 하드코어 포르노그래피가 ‘원칙적으로’ 합법화된 건 캘리포니아의 성인물 판매상인 마빈 밀러(Marvin Miller)에 대한 1973년 6월 21일 연방대법원 판결 이후부터였다. 대법원은 “작품 전체를 두루 살펴 문학적ㆍ예술적ㆍ정치적ㆍ과학적으로 진지한(serious) 가치가 결여된 경우 음란물로 판정한다”며 그의 무죄를 선고했고, 아동 포르노 등을 제외한 어지간한 포르노는 음란물(Obscenity)로 단속할 수 없게 됐다. 

20세기 초까지 미국의 음란물 단속은 1868년 영국 대법원의 ‘헨리 스콧 사건’ 판결을 준용했다. 그건 “(책의 경우) 아버지가 자녀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다. 성적으로든 종교적으로든 가장 취약한 이를 흔들 만한 내용이 조금이라도 담겨 있으면 음란물로 봐야 한다는 그 기준은 울버햄프턴의 항소지방법원 판사(Benjamin Hicklin)의 이름을 따 ‘히클린 테스트’라 불렸다.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와 음란물 판결의 힘겨루기는 20세기 내내 이어졌다. 작품의 한 부분이라도 음란하면 음란물이던 것이 “작품 전체를 두루 살펴(as a whole)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1933년, 도마에 오른 작품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였다), 어린이 등 취약층이 아니라 “평범한 어른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판결(57년, 버틀러 사건). ‘로스 판결’로 알려진 새뮤얼 로스(Samuel Roth)에 대한 57년 대법원 판결 등이 대표적이었다.



성인물 판매상으로 벌금과 5년 징역형을 선고 받은 로스 사건에서 대법원은 “공동체의 기준으로 작품의 주된 주제가 전반적으로 호색적인 흥미를 보통의 성인에게 일으킨다고 하더라도” “사회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할 만한 부분이 전혀 없어야만(utterlywithout redeeming social importance) 음란물”이라고 판결했다. 

음란물 판정의 세 원칙, 즉 현재의 평범한 성인을 기준 삼고, 주법이 금한 명백하게 역겨운 성행위 혹은 배설행위 묘사가 있는지, 그리고 ‘진지한 가치’가 전혀 없느냐 등을 따지는 것을 ‘밀러 테스트’라 부른다. 일각에서는 로스 판결-사회적 가치 전무-에서 일보 후퇴했다는 비판도 있다.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 2017년 6월 21일 신문 브리핑 #


"매일 아침 일어나면 열심히 생활할 수 있는 새날을 주심에 감사하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 무사히 보낼 수 있게 된 것을 감사하라."

- 평생감사 카드



<< 정치/외교 >>

특이내용 없음



<< 경제 일반 >>

1. 지난해 대미(對美) 서비스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함

-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6년 지역별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지난해 미국과의 거래에서 서비스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1억9000만달러 늘어난 142억80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이는 해외여행, 유학, 특허료 등으로 미국에 지급한 돈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됨


2.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3국 연합’이 일본 도시바메모리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전망임

- NHK방송은 도시바가 반도체 부문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 매각과 관련해 한·미·일 3국 연합과 우선적으로 교섭하는 안을 21일 열리는 이사회에 제시하기로 방침을 굳혔다고 20일 보도함


3. SK그룹이 SK플래닛 산하 오픈마켓 11번가를 분사해 신세계나 롯데의 온라인쇼핑몰과 합치는 방안을 추진함

- 성사되면 온라인쇼핑 시장의 압도적 1위가 될 전망임


4. 보안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센스톤이 로그인할 때 패스워드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의 B2B(기업 간 거래) 패스워드 솔루션 ‘스톤패스’를 만들고 있음

- 아이디만 입력하면 가입할 때 등록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알림이 오고, 스마트폰에서 본인 확인을 마치면 로그인되며,  해킹을 당하더라도 패스워드가 없기 때문에 2차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됨


5. 정부가 대기업이 운영하는 기업형슈퍼마켓(SSM)의 판매 품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

- 의무휴무일 등 영업시간 규제 외에 ‘품목 규제’도 도입하겠다는 것임


6.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脫)원전·탈석탄’ 정책이 그대로 시행되면 발전비용이 최대 30%가량 증가한다는 분석이 정부 산하 국책연구원에서 나옴

- 장기 에너지 수급 전망을 면밀히 따지지 않고 액화천연가스(LNG) 의존도를 높이면 1979년 2차 석유파동 같은 에너지 대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같이 제시됨



<< 금융/부동산 >>

1.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글로벌 스마트폰 1위 회사인 애플을 처음 추월할 것이란 전망에 힘입어 한 달여 만에 사상 최고가를 다시 기록함

- 삼성전자는 20일 7만9000원(3.39%) 오른 240만5000원에 장을 마쳤으며, 지난달 8일(종가 235만1000원) 세운 전 고점을 훌쩍 뛰어넘었음


2. 주식시장의 상승장에 힘입어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오르자 기업들이 차익 실현을 위해 대량 보유하고 있는 타사 주식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팔아치우는 기업이 늘고 있음

-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날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 전량(110만1247주·1.94%)을 블록딜 방식으로 1905억원에 팔았으며, 이는 2007년 현대중공업과 ‘상호 주식보유 협정’을 맺으면서 확보한 지분을 10년 만에 처분한 것임


3. 내년부터 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의 영업지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금융상품을 해지할 수 있게 됨

- 20일 금융감독원은 `제3차 국민체감 20대 금융관행 개혁`의 일환으로 금융거래 해지·만기 시 관행적으로 영업점 방문을 요구하는 업무를 개선하고 온라인 금융거래를 활성화한다고 밝혔으며, 연내 세부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임



<< 국제 >>

1. 2001년 국가부도를 선언했던 아르헨티나가 투자부적격(정크) 신용등급 국가 중 처음으로 10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함

- 지난해 4월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데 이어 ‘두 번째 홈런’을 친 셈으로, 새로 들어선 우파정권의 친(親)시장적 경제개혁 정책이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옴


2.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중국 공장 건설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짐

-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테슬라가 상하이 린강개발특구에 생산시설을 짓는 데 중국 측과 거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함



<< 오늘 신문의 경제관련 용어 >>

* 블록딜(block deal)

- 거래소 시장 시작 전후에 대량의 주식을 보유한 매도자와 이를 매수할 수 있는 매수자 간에 거래를 체결시켜 주는 제도로서, 거래소 시장에서 한꺼번에 대량의 주식이 거래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주식시장에서의 주가 급등락을 막기 위한 방안임.

주로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기관 또는 외국인 등을 대상으로 장 시작 전이나 마감 후의 시간 외 매매를 통해 거래함.

- 출처 :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대한민국 대표 뉴스 큐레이션 2017
6월 21일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1. 여당인 민주당은 오늘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일자리 추가경정 예산안을 상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성격으로 마련한 추경안 처리가 지연되면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절박함에서라고 합니다.
소통도 협치도 다 국민을 위해서 하라는 거 아냐? 뭐가 국민을 위한 건지 알지?

2. 자유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홍준표 전 지사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 정부는 주사파 운동권 정권이기 때문에 국민이 인식하면 오래 못 간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을 쇄신해 새롭게 보수정당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즘 엄청 덥더니 이 양반들이 더위를 먹었나, 아님 낮술을 자셨나? 허 참~

3. 황교안 전 총리가 문정인 대통령 특보의 '워싱턴 발언' 논란을 공개 비판하고 나서 주목됩니다. 일각에서는 황 전 총리가 비로소 정치활동 재개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교안...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네~ “이 사람이 아직도 있어요?”

4. 전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가 어버이연합 집회를 지시했다’고 보도한 시사저널에 대해 제기한 소송이 또 기각됐습니다. 재판부는 허현준 전 행정관의 ‘3000만 원 배상’ 소송에 대해 시사저널 보도가 허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습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하더니 딱 그 짝이네... 하여간 낯짝도 두꺼워요~!

5.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이 고 백남기 유족들을 만나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전후 상황과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 말이 진정성 있는 사과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고 참석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게 대충 얼버무리고 가도 될 일이라고 아는 거지... 나중에 후회할 텐데~

6. 경찰청장이 고 백남기 사망에 대해 사과를 발표하긴 했지만, 관련 민사소송에서 여전히 백 농민이 직사 살수로 인해 사경을 헤맸다는 점은 부인하고 있습니다. 법원이 내부청문 감사보고서 제출을 명령했는데도 제출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과를 하질 말든지... 하여간 말과 행동이 다른 것들 치고 믿음이 안 가요~

7. 문재인 대통령의 민생 공약이었던 ‘통신 기본료 폐지’가 통신 3사의 완강한 반대로 사실상 무산됐습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기본료를 폐지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다른 통신비 절감 방안을 찾기로 했습니다.
공약이 그냥 지르고 보는 일도 아니고 이런 식의 후퇴면 곤란한데... 옳지 않아~

8.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교육청이 외고·자사고 폐지 입장을 밝히자 해당 학교와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교육계에선 내년 지방선거에서 진보교육감들의 재선 여부가 외고·자사고 폐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외고·자사고 폐지가 당락을 결정하는 거야? 외고·자사고 아닌 학교가 훨 많은데~

9. 대학원생들에게 8만 장 분량의 문서 스캔을 지시한 일명 ‘팔만대장경 스캔 노예 사건’의 교수에게 학교 인권센터가 인권교육 이수를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서울대 측이 징계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대학원생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권교육을 팔만 시간 정도 이수하라 하고, 팔만 배를 한다면 또 몰라...

10. 2002년 연평해전 당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축구 경기를 관람했다고 발언한 정규재 ‘한국경제 논설고문’이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된 정 고문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박근혜 단독 인터뷰를 실시간으로 할 수 있도록 서울구치소로 보내주는 게 어때?

11. 원자력과 석탄 발전량이 줄고 액화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면 발전비용이 약 11조 원 증가한다는 분석입니다. 발전비용이 20% 상승할 경우 물가는 0.46∼1.16% 증가하고, GDP는 0.70∼0.93% 감소한다고 추산했습니다.
천문학적인 폐원전 처리 비용은? 머리에 핵을 이고 사는 것보다 훨 낫지 뭐야~

12. 국내 연구진이 전이성 암 환자 면역세포 기능을 회복시키는 치료 길을 열었습니다.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이 전이암, 말기 암 환자의 감소 또는 소실된 체내 면역세포의 기능을 회복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습니다.
매일 뭔가 개발은 했다는데 눈에 보이는 상용화는 왜 없냐? 연구만 하는 건가...

13. 편의점업계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 경쟁이 점포당 매출 감소세로 이어지며 시장 포화 및 경영주 수입 감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단기간 내 과도한 점포 순증가가 점주들의 수입 감소로 고스란히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본사만 살찌고 점주는 죽어나는 이런 갑질은 공정위가 조사할 수 없는 건가요?

14. 또래 여학생에게 술을 먹이고 집단으로 성폭행한 것도 모자라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올린 10대들에게 집행유예가 내려졌습니다. 재판부는 ‘원만히 합의가 이뤄진 데다 개선의 여지가 있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성범죄에 관대한지... 내 자식이 아니라 그래?

15. 정부가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떠나는 국민들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에서 빈번해진 테러와 최근 감염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메르스에 대한 대비와 안전에 유의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벌써 휴가철이네... 해외여행 갈 일이 없는 나는 무지 안전합니다~

이재명, ‘내년 서울시장 도전 고심 중’. 음...
문 대통령 국정 운영 지지율 '70.1%'. 뭐~
하태경, ‘홍준표 보면 개콘 '다중이' 생각나. 크~
홍준표, 중앙미디어 법적대응은 ‘어이없는 짓’. 풉~
법원, '정유라 구속 불 필요' 영장 또 기각. 헐~

오늘은 절기상 하지입니다.
하지가 지나면 감자와 옥수수를 수확하고 장마가 시작된다고 합니다.
감자 옥수수도 먹고 싶지만, 시원한 장맛비가 더 그리운 심정입니다.
입맛 없어도 잘 챙겨 드시고 건강에 유의하세요.
고맙습니다~

[류효상의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이데일리]

​1. 공정위원장과 재벌의 만남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의 면담은 매우 신선한 발상이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예측가능성을 높이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정부와 재계의 대화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책 소비자들의 관심도 모른 채 공무원들끼리 만든 정책은 ‘탁상행정’에 그치기 십상이라는 점에서 정책 결정권자와 이해당사자 간의 원활한 소통은 매우 바람직하다.

하지만 전제조건이 있다. 이런 만남은 정책 결정권자가 주로 듣는 자리여야지 자기 얘기만 내세워선 곤란하다. 국내외 시장 여건은 어떻게 돌아가고, 시장 참여자들의 요구는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해 정책에 반영하는 게 정책 결정권자들의 할 일이다. 행여 ‘완장’이 바뀌었음을 통고하는 자리가 된다면 과거 정권의 적폐를 되풀이하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제재 조치 이전에 충실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사회와 시장이 기대하는 방향으로 기업들이 변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 재벌과의 만남을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은 적잖이 우려된다. 시장 여건에 관계없이 새 정부의 통치철학에 맞추도록 재벌들에게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논리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으름장을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비쳐진다.



김 위원장의 말마따나 “재벌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발한 독창력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그 일등공신이 재벌들이다. 그렇다고 재벌의 잘못이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청기업을 쥐어짜거나 일감 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가 횡행하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뛰어난 제품과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세계 경제에서 한국을 우뚝 세운 기업들의 눈부신 공적까지 애써 외면해선 안 된다. 불공정거래는 철저하게 응징하되 5년마다 바뀌는 정권의 잣대로 기업가 정신을 훼손하는 그동안의 관행에 이제는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대기업들도 공정위원장과의 만남을 계기로 ‘재벌다운 재벌’로 거듭나 사회의 존경을 받는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2. 투기꾼 기득권만 용인한 부동산 대책

정부가 과열된 부동산경기를 진정시키기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청약조정지역에 한해서만 LTV·DTI 비율을 10% 포인트씩 내리도록 했다. 이른바 선별적 맞춤형 대책이라고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것을 피하겠다는 의지도 감지된다. 그만큼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6·19대책’이 미리부터 눈길을 끌었던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제시되는 부동산 대책이라는 점에서였다. 부동산 과열에 대한 새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없지 않았다. 더욱이 1360조원 규모에 이르는 가계부채 사태와 맞물려 특단의 방안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러한 기대에 비춰 본다면 이번 대책은 상당히 미흡하다.



물론 이번 대책에서 정부가 나름대로 고심한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다. 서울 전역에서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를 금지토록 했으며 경기도와 부산의 일부 지역을 청약조정지역으로 추가 지정했고 재개발 규제를 강화한 것이 그것이다. 상당히 세부적으로 접근했다는 흔적이 엿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정도로 과열 현상이 잡힐 것인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자칫 제재조치에 대한 내성만 키워줄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저소득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웬만한 지역에서는 집값이 오를 만큼 오른 상태다. 집값이 오른 경우에는 이미 거래차익 이득을 누리게 되었고, 실수요자들에 있어서는 그만큼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 버린 셈이다. 이번 대책도 발 빠른 투기꾼들의 기득권만 인정해주는 꼴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정부는 앞으로 상황에 따라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 더욱 적극적인 대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금으로써는 엄포에 가까울 뿐이다. 과열지구의 떴다방 현장 단속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다루기 버거운 그물을 던지겠다는 발상 자체가 너무 안이하다. 정부가 정말로 부동산 투기과열을 잡으려는가 하는 의지가 문제다. 부동산 투기야말로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적폐라는 인식에서부터 단속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서울신문]

3. 문 대통령 '탈원전' 선언, 전력 '백년대계' 세워야

한국 최초의 원전인 고리 1호기가 멈춰 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준비 중인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전의 설계 수명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선 공약에서도 밝혀 왔던 ‘탈원전’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원자력의 위험성은 사고를 통해 증명됐다. 1986년에는 러시아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있었고 2011년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쓰나미로 붕괴돼 엄청난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두 원전 사고의 후유증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은 지금도 방사능이 유출돼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적으로 탈원전 바람이 불고 있다. 원전 사고의 위험성을 인식한 탓이다. 독일, 스위스, 대만이 원전을 포기했고 원전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도 원전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탈핵 선언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도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설계 수명이 끝나는 원전은 연장하지 않고 폐기하게 된다. 문 대통령은 건설 중인 신고리 5·6호기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겠다고 말해 건설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 탈원전의 명분은 분명히 있다. 특히 원전의 치명적인 단점은 방사능 폐기물이다. 원전 발전의 부산물 또는 쓰레기인 폐기물은 방사능을 포함하고 있어 처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고 부지 선정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 탓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경북 경주 방폐장 건설에 30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이런 이유 때문에 탈원전이 시대적 흐름이라 하더라도 탈원전에 대한 대책을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원전을 대신할 태양광과 풍력, 조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원전은 발전 비용이 싸지만 다른 에너지들은 두 배가 넘는 비용과 부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기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



어쩔 수 없는 전기료 인상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먼저 구해야 한다. 일본이 후쿠시마 사고 이후 원전 가동을 중단했다가 최근 재가동에 들어간 것도 전기료 부담 탓이 크다. 다음으로,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한 원전 강국이다. 탈원전으로 원전 산업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원전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업만 수백개나 된다. 산업적, 경제적인 피해를 어떻게 줄일지도 고심해야 한다.

정부는 원전과 함께 화력 발전도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당연히 발전량 감소도 피할 수 없는데 그에 대응할 다른 발전 수단을 차질 없이 마련해 만에 하나 전력 공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전은 포기하더라도 신재생 에너지의 개발은 또 하나의 신산업이 될 수 있다. 면밀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에너지 정책은 정권 따라 춤을 춰서는 안 되는 백년대계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작은 결정 하나라도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



4. '순혈주의' 외교부 강도 높게 개혁하라

외교부는 조직 내 순혈주의와 엘리트주의가 강한 집단이다. 출신 대학과 근무지 등으로 엮인 학벌·지역주의는 물론 과거 특혜 채용 비리에서 드러난 가족·온정 주의는 다른 부서와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2010년 유명환 장관 자녀 특혜채용 이후 조직·인사 개편을 약속했지만 피부에 와 닿는 변화는 아직 감지되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야 3당이 반대하는 강경화 외교장관의 임명을 강행하면서 외무고시 중심의 폐쇄적 조직 문화를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외교부는 순도로 따지면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들이지만 우리의 외교 역량과 국가적 위상을 제대로 받쳐 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고질적인 외교부 순혈주의 폐해가 조직을 망가뜨리고 국익마저 훼손하고 있다는 뼈아픈 질책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외교부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12·28 위안부 합의’의 주체가 됐고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무사안일에 빠져 임무를 방기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를 발표하던 그 시각에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양복 수선을 위해 백화점에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참으로 아픈 대목이다.

강 신임 외교부 장관은 어제 기자회견을 통해 자성과 함께 조직의 변화를 다짐했다. 북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주인 의식을 지닌 능동외교를 약속했고 국민과 소통하는 외교의 방향을 제시했다. 14년 만에 임명된 비고시 출신인 강 장관이 시대정신에 부합한 외교부 개혁의 방향을 제시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어느 조직이든 순혈주의는 대개 무사안일과 보신주의가 판치는 조직 문화로 전락하기 마련이다. 온실주의에 빠진 내부 경쟁력 복원은 시급한 과제다. 현행 외교부 부적격 외교관 퇴출 제도를 강화하는 제도적 개혁과 함께 4강 외교 중심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다자외교도 시급하다.

궁극적으로 외교부의 개혁은 대외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외교 패러다임 혁신에 맞춰야 한다. 미국과 일본 근무 등 이른바 꽃보직 특혜 그룹이 독점한 핵심 조직에 전문지식과 균형감각을 갖춘 외부 전문가들을 수혈해야 한다. 강 장관은 유엔 무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바탕으로 고질적 순혈주의를 타파하는 기수가 돼야 한다. 이번에 외교부 조직의 개혁을 하지 못하면 영영 기회는 없다.



​5. 법만 지켜도 재벌개혁 할 수 있다는 공정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어제 출입기자 간담회를 통해 “재벌개혁은 일회적인 몰아치기식 개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소통을 위해 삼성, 현대차,SK, LG 등 4대 그룹과도 만나겠다고 했다. 앞으로의 재벌개혁 방향이 강압과 강제가 아닌 소통을 통한 자발적인 개혁으로 추진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재계는 김 공정위원장 등장에 긴장하며 그의 행보를 주시해 왔다. 재벌의 행태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며 개혁의 목소리를 높여 왔던 그가 적폐청산 대상에 재벌을 넣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경제검찰’ 수장에 임명됐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의 경제는 4대 그룹으로의 경제력 집중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지난 5년간 30대 그룹의 자산은 쪼그라들었으나 유독 4대 그룹은 자산총액이 30% 이상 증가했다. 재벌이라고 해서 같은 재벌이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벌 간에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김 위원장 말대로 대규모 기업집단(재벌)은 한국 경제의 소중한 자산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지금처럼 소수 몇 개 그룹으로 경제력이 집중된다면 한국 경제의 활력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건강한 기업 생태계 조성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제력 집중에 법 위반이나 하자가 없는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공정위의 존립 근거는 다름 아닌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이다. 공정위가 현재 45개 그룹의 내부 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법 위반 행위가 발견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직권조사를 통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는 김 위원장의 경고가 단순한 엄포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김상조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가맹점과 계약할 때 위법 의혹이 불거진 BBQ는 통닭 값 인상을 철회했다. ‘법을 지키라’는 시그널에 백기투항한 것이다.

칼집만 빼고도 효과가 있다면 굳이 칼을 꺼내 휘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김상조 공정위’가 재계에 던진 화두는 다름 아닌 현행법 준수 명령이다. 이 단순한 화두가 재벌개혁의 시작이자 끝인 셈이다. 이제는 더이상 불법과 편법에 따른 부의 증식이 용납되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을 것으로 믿는다. 그렇지만 김상조식 개혁이 기존의 시장 논리를 침해하거나 위축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재계가 과감한 메스에 부담을 느끼는 것도 이런 이유다. 먼 길 혼자 가기 어렵듯 개혁은 함께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4대 그룹 총수와 만나 흉금을 터놓고 협의하길 바란다.



[중앙일보]

6. 홍준표, 막말에 발뺌 말고 떳떳하게 책임져라

자유한국당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19일 "제가 어제 한 얘기는 중앙일보나 JTBC에 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발뺌했다. 그는 하루 전인 18일 7·3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신문 갖다 바치고, 방송 갖다 바치고, 조카 구속시키고 겨우 얻은 자리가 청와대 특보 자리"라는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중앙일보가 이 발언에 대해 법적 대응방침을 밝히자 홍 전 지사는 하루 만에 “왜 대한민국의 1등 언론이 사주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지탄을 받느냐. 오늘 마침 (특보직에서) 사퇴를 하려고 하던데,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엉뚱하게 말을 돌렸다.

홍 전 지사의 행태는 정치판에서 흔한 전형적인 치고 빠지기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막말을 퍼부은 뒤 뒷감당이 안 되자 치사하게 빠져나가려는 술책이나 다름없다. 그는 "신문을 갖다 바쳤다"고 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며 중앙일보에 대한 모함이다. 홍 전 지사는 그동안 중앙일보가 문재인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선후보를 편든 게 무엇인지부터 밝혀야 한다. 중앙일보는 대선 과정 내내 엄정 중립을 지켰으며 오히려 당시 문 후보로부터 직접 제소를 당한 언론사도 중앙일보였다.

우리는 어제 홍 전 지사에게 주어와 목적어부터 분명히 밝히라고 요구한 바 있다. 그의 막말이 중앙일보,JTBC, 홍석현 전 회장을 겨냥했음은 초등학생 정도의 독해력만 갖춰도 다 안다. 그는 그런데도 "중앙일보나 JTBC에 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었다"고 우기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홍 전 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비중에 맞게 처신해야 한다. 그는 한 달 보름여 전 대선에서 차점으로 낙선했다. 지금은 의석 107석을 거느린 제1야당 대표에 도전하는, 적어도 이 땅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비중 있는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주어와 목적어를 감추거나 비겁하게 발뺌하기보다 정정당당하게 자신의 막말을 취소하고 사과하는 게 도리다. 그는 ‘웰빙 보수를 혁신하고 재건하겠다’고 외치기에 앞서 자신의 퇴행적인 막말 정치부터 바로잡는 게 예의가 아닐까 싶다. 



[매일경제]

7. 8년만에 열린 전국판사회의, 사법부 정치화를 염려한다

사법개혁을 논의하기 위해 19일 '전국법관대표자회의'가 8년 만에 열렸다. 2003년 대법관 제청 파문과 2009년 신영철 당시 대법관의 촛불집회 관련 재판개입 논란이 벌어졌을 때에 이어 전국 판사회의로는 역대 세 번째다. 재판은 공정하게 진행하는 것 못지않게 공정하다고 받아들여지도록 신뢰 기반을 구축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번 판사회의는 그런 점에서 몇 가지 걱정스러운 요소도 안고 있다. 법원이 정치적인 영향을 받아 분열·갈등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연구회가 추진하던 법관 인사개혁 관련 학술행사를 법원행정처가 축소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의혹 탓에 촉발됐다. 여기에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추가돼 법원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벌였지만 논란은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양승태 대법원장 약속으로 이번 회의가 마련됐으니 사법부 개혁에 대한 열망과 기대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법조계에서는 '재판 안 하는 판사와 수사 안 하는 검사가 잘나간다'는 속설이 나돌 정도로 법원·검찰조직 관료화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어떤 형태로든 대법원장에게 집중된 사법행정·인사권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크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공교롭게도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열렸다.



​회의 주도자와 참석자에 진보 성향 판사들이 다수다. 참가자들의 대표성, 회의 진행의 민주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정치적 영향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그러잖아도 이번 사태 촉발에 앞장섰던 인천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사표를 제출한 뒤 이틀 만에 청와대 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를 임명하면서 청와대는 "대법원장 권한 분산, 법관 독립성 등 사법제도 개혁에 의지가 남다르다"고 평가해 삼권분립에 관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서 한국의 사법 신뢰도는 34개국 중 33위에 불과할 정도이니 사법부 신뢰를 높이기 위한 성장통은 불가피하다. 그렇다 해도 이번 회의에서 논의한 판사회의 상설화는 '판사 노조'로 비칠 수 있고 판사 블랙리스트 재조사 권한을 달라는 것은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정권이 바뀌자 특정 성향 판사들이 나서서 사법부를 흔든다는 인식을 줘서는 안 될 일이다. 그것은 사법부 신뢰를 더 추락하게 만들 뿐이다.



[한국일보]

8.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자연보호 생각하면 신중해야

설악산 오색약수터 케이블카 사업이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행심위)의 사업 허가 결정과 이에 반발한 문화재위원 사퇴로 다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강원 양양군 남설악 오색약수터에서 시작해 해발 1,480m 지점까지 3,500m에 이르는 케이블카 설치하려는 계획은 지난 십수 년간 여러 차례 구상됐으나 환경 훼손 가능성 때문에 불허됐다.



보완을 거듭해 수정된 양양군의 케이블카 설치 계획은 이 지역이 천연보호구역이며 유네스코 생물권 보존지역이어서 거쳐야 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에서 결국 부결됐다. 이 결정을 행심위가 ‘문화재 활용’에 방점을 찍어 뒤집은 것이다.

산악이나 해양의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일률적으로 옳다 그르다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관광사업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계획을 자연보호 논리만으로 막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개발 사업을 허용해서도 안 된다. 관광 수익을 노리고 개발된 국내 20개 케이블카에서 수익이 나오는 곳이 고작 3개 정도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케이블카 설치는 결국 사업 지역별로 환경 문제와 기대 가능한 수익을 면밀히 검토해서 판단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다만 오색약수터 사업 논란을 두고는 강조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이 갈등은 근본적으로 자연보호냐 개발을 통한 경제이익이냐라는 가치가 상충하면서 벌어진 것이고, 설악산의 경우 해외에서도 케이블카 설치 사례가 전무한 천연보호구역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 논란은 우리 사회가 어떤 가치를 존중하고 확대해 가야 하는가라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다.

설악산에 이어 전국에서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지역이 30여곳에 이른다는 점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케이블카 사업은 지리산 소백산 치악산 속리산 등 국립공원지역에서만 10곳이 거론되고 있다. 모든 지역이 오색약수터처럼 엄격한 환경보호가 필요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행심위 판단처럼 자연문화재 활용에 방점을 둘 경우 사업 허가의 문턱이 전체적으로 낮아질 게 우려된다.

향후 설악산 오색약수터 케이블카 사업은 문화재위원회나 행심위 결정과는 별개로 환경부의 결정을 남겨 두고 있다. 지난해 양양군의 환경영향평가 신청에 원주지방환경청이 수차례 보완을 요구했고 군이 보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최종 결정이 나지 않은 상태다. 결국 사업 최종 결정의 열쇠를 환경부가 쥐고 있다는 이야기다. 새 정부의 환경부가 지혜로운 판단으로 이 오랜 갈등을 해결해 갈 실마리를 풀어 주길 기대한다.



[한국경제]

9. 통신비 낮추는 길은 시장경쟁 활성화뿐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보고 받는 회차가 늘어날수록 정부의 통신비 개입 강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미래부가 네 번째 국정기획위 보고에서 관련 고시를 개정해 현재 20%인 선택약정할인율을 25%로 높이는 방안 등을 들고나온 게 그렇다. 요금인가제 폐지 등을 말하던 미래부가 국정기획위의 통신비 압박을 기회로 오히려 규제 권한을 더 키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택약정할인은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과 함께 도입된 것으로 소비자가 단말기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약정기간 통신비를 할인받는 제도다. 미래부는 단통법 도입 후 비판이 거세지자 선택약정할인율을 크게 올린 바 있다. 사업자들에 요금 인하를 사실상 강제하는 조치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통법의 지원금 상한 폐지가 거론되는 마당이다. 선택약정할인 역시 통신사 자율에 맡기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마땅하다. 그러나 미래부는 기본료 폐지를 압박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비등하자 선택약정할인율을 더 높이는 데서 출구를 찾으려고 한다. 미래부는 고시만 개정하면 된다고 판단한 모양이지만, 고시 자체가 가격을 통제하는 월권 논란을 안고 있다. 더구나 정부가 이런 식으로 요금 인하를 강제하면 통신비는 사업자가 아니라 미래부 장관이 결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없어질지 모른다던 미래부가 국정기획위의 통신비 압박을 계기로 조직과 규제 측면에서 한껏 세(勢)를 불릴 기회를 포착한 형국이다. 선택약정할인율 상향에 보편적 요금제 등 일련의 통신비 인하 방안이 정부가 직접 통신요금을 설계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는 게 그렇다. 나아가 이를 위한 입법을 국회에 압박하는 모양새 아닌가.

하지만 단통법에서 보듯 정부의 인위적인 통신비 개입은 또 다른 규제를 부를 뿐 성공한 적이 없다. 당장 와닿는 통신비 인하 방안일수록 더 큰 부작용을 초래하거나 ‘풍선효과’로 귀결된다는 점도 그동안의 교훈이다. 경쟁 활성화 말고는 통신비를 인하할 다른 방도가 없다.



[서울경제]

10. "좋은 일자리 만들려면 4차 산업혁명에 승부 걸어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신산업을 적극 육성함으로써 고용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속 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자면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 미래성장 산업을 발굴함으로써 새로운 고용을 일으키는 틈새시장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일자리 희망포럼’에서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야말로 양질의 일자리를 대량 창출할 수 있는 보고라면서 선진국에 뒤처진 글로벌 경쟁력을 서둘러 따라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최대 과제인 일자리나 경제활력도 4차 산업혁명을 통해 더 좋은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인식 변화를 주문한 셈이다.



최영기 한림대 교수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새로운 노동규범과 사회보험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일자리 강국의 혁신전략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포럼에서는 또 산업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고용정책이 절실하다면서 이를 위해 민간의 창의성을 키우고 서비스 산업에 대한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일자리와 성장이 함께 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의 강자로 올라서자면 민간이 주도하고 경제활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침 일자리위원회와 경영계가 처음 회동해 신산업 육성과 고용시장 개선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1호 개혁’으로 노동시장 유연화에 나서기로 했다. 임금과 노동시간 등 근로 방식을 바꿔 일자리를 새로 만들겠다는 것이어서 엇비슷한 처지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자리 문제는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고차원 방정식이다. 대책의 실효성을 따지고 단계별·부문별 실행계획을 마련해 끈질기게 추진해야만 성과를 이끌어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전은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주요신문칼럼



1. [뉴시스][정문재의 크로스로드] 철학자를 살해한 시민

정문재 부국장 겸 미래전략부장 = 칠순(七旬)의 철학자가 법정에 섰다. 그는 반(反)국가 범죄를 저질렀다. 최악의 경우 사형선고도 가능했다. 그는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침착한 어조로 스스로를 변론했다. 논리는 완벽했지만 호소력은 떨어졌다. 

재판정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불리한 쪽으로 흘러갔다. 그의 인상부터 호감을 심어주는데 실패했다. 작달막한 몸매에 배까지 불룩 나왔고, 입술은 두껍고, 코는 납작했다. 사람들은 "순수한 영혼은 외모도 뛰어나다"고 믿었다. 생김새만으로도 그는 유죄 판결을 받기에 충분했다. 

죄인의 이름은 소크라테스였다. 시인 멜레토스는 BC399년 5월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신(神)을 거부하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고 고발했다. 아테네에서 신을 거부한다는 것은 국가를 부정하는 짓이었다. 

아테네 시민들은 신이 세상 곳곳에 깃들어 있다고 여겼다. 일종의 범신론(汎神論)이 아테네를 지배했다. 과두정에서 민주정으로 바뀌어도 이런 믿음은 그대로였다. 아테네 사람들은 관행이나 전통을 깨트리는 것을 금기시했다. 신의 뜻을 거스르는 짓이기 때문이다. 

민주적 절차도 신의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아테네 민주정은 추첨을 통해 공직자를 선출했다. 시민들은 추첨 결과는 곧 신의 섭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추첨제도를 통렬히 비판했다. 그는 "추첨을 통해 선원이나 건축가, 또는 플루트 연주자를 뽑지 않는다"며 추첨을 통한 공직자 선출을 비웃었다.

많은 배심원들이 법정에 들어서기 전부터 유죄를 확신했다. 아테네에서 신성모독은 공동체에 대한 위협을 의미했다. 누군가 신을 모욕하면 그는 물론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고 믿었다. 

시기도 소크라테스에게 불리했다. 아테네는 BC 404년 숙적 스파르타에 무릎을 꿇었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은 28년 만에 막을 내렸다. 아테네는 굴욕적인 조건으로 스파르타에 항복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치욕과 좌절의 계절을 맞았다. 종전 직전까지 스파르타의 후진성을 마음껏 비웃다가 이제는 스파르타에게 자비를 구걸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희생양을 찾았다. 소크라테스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몇 해 전 그는 아테네 시민들의 요구를 정면 거부했다. 철학자이기 앞서 상식을 갖춘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였기 때문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BC 406년 에게해 제해권을 놓고 아르기누사이 제도에서 한판 승부를 펼쳤다. 전투는 아테네의 승리로 끝났다. 전투가 끝날 무렵 폭풍우가 휘몰아쳤다. 악천후로 사상자 수습은 불가능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장병들의 시신이 아테네 바닷가로 떠내려왔다. 

6명의 제독이 직무태만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소크라테스는 배심원 평의회 의장 자격으로 재판을 진행했다. 물론 추첨을 통해 의장으로 뽑혔다. 시민들은 인민재판을 요구했지만 소크라테스는 '불법'이라며 거부했다. 시민들이 반역죄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했지만 소크라테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결국 다른 사람을 의장으로 내세워 6명의 제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아테네 시민들은 재판에서 소크라테스가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자신들의 진실을 확신했다. 소크라테스는 아테네의 공적(公敵)으로서 제거되는 게 마땅했다. 

확신은 예리한 칼과 같다. 확신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지신의 믿음을 고집한다. 반대나 비판을 수용하지 않는다. 다른 목소리를 무시하고, 봉쇄한다. 그것이 '틀렸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물리력을 동원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확신은 편견의 다른 이름이다. 소크라테스가 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테네 시민들은 자신들의 확신을 한탄했다. 확신은 편견으로 드러났다. 그래서 이들은 소크라테스를 목 놓아 애도했다. 

고대 그리스시대처럼 지금도 확신이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 나만이 진실이자 선(善)이라며 상대를 제압하려고 한다. 욕설과 노골적인 위협마저 '표현의 자유'로 정당화한다. 내 편에게 불리하면 객관적이고 정당한 인사 검증 자료조차 '불법 수집 자료'로 낙인을 찍는다. 문자폭탄을 통해 온갖 험한 말을 늘어놓고도 당연한 권리 행사로 여긴다. 

다른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도 동료 시민이다. 이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공동체의 구성원이다. 존중하고,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한다. 확신은 갖더라도 표현은 신중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증오와 반목만 확대 재생산될 뿐이다. 이러다가 시민들이 철학자를 죽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2. [머니투데이][정유신의 China Story] 대륙의 새 먹거리 양로산업

유엔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가 2억명이 넘고, 65세 이상도 1.3억명이다. 또 이중 몸이 불편한 양로대상자는 약 4063만명으로 60세 이상 고령자의 18%. 특히 알츠하이머환자는 무려 1350만명으로 세계 알츠하이머 총환자 수의 25%나 된다고 한다. 4명 중 1명이 중국 알츠하이머환자란 얘기다. 따라서 고령사회를 경험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중국 양로산업은 꽤 많은 비즈니스 찬스가 기대되는 시장인 셈이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양로에 대한 니즈는 많아도 당장 뛰어들기에는 체크할 점이 적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첫째, 양로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현재 베이징,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선 양로보험제가 시행되곤 있다. 하지만 대상자가 제한적이다. 양로보험의 재원이 되고 있는 ‘도시근로자 기본 의료보험’의 대상자, 즉 도시호적을 가진 근로자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현재 ‘도시근로자 기본 의료보험’ 가입자는 2.9억명으로 총인구의 20%. 따라서 나머지 80%를 구성하는 도시의 농민공과 농민의 대부분은 양로보험 혜택에서 제외돼 있다.

둘째, 중국의 웨이푸센라오, 즉 ‘부유해지기 전에 늙는 현상’도 체크할 점이다. 이는 1인당 연소득이 1045위안(약 770만원)으로 높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사회가 고령화된 걸 빗댄 말이다. 중국 정부가 골치를 썩는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인데, 특히 현재 고령자들은 문화혁명 때 교육을 제대로 못 받아 소득이 더 낮다고 한다.



2015년 중국 고령자 생활조사에 따르면 도시고령자의 평균 연간소득은 2만3900위안(약 430만원), 농촌은 7620위안(약 137만원). 60세 이상 고령자 중 사회보장연금을 받는 비율은 28.5%로 매우 낮다. 그만큼 고령자 자체 수입으론 생활도 만만치 않고 따라서 40% 이상은 가족에 의한 부양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셋째, 고령자의 재택 양로서비스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2016년 발표된 베이징 재택 양로서비스 리포트에 따르면 ‘재택 양로서비스나 목욕간호’가 필요하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이 절반 이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중국 양로산업은 갈수록 비즈니스 찬스가 커질 것이라는 게 대다수 의견이다. 우선 중국 정부의 양로산업 육성에 대한 정책의지가 명확하다. 중국 국무원은 해외투자자들의 양로기관 설립을 장려하고 2020년엔 양로서비스 시장을 전면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다른 산업의 시장개방 때와 마찬가지로 개방과 함께 시장화, 즉 가격결정 시스템 개선, 행정심사절차 간소화 등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성공사례로 자랑하는 인터넷플러스와 양로서비스를 결합해서 다양한 상품 개발을 유도할 것이라고 한다. 예컨대 노인 맞춤형 스마트상품, 헬스 웨어러블 디바이스, 헬스케어앱 등이 그것이다. 또한 30년 가까이 지속된 중국의 1가구1자녀 정책도 양로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분석됐다. 1가구1자녀 정책의 결과 부부 2명이 부양해야 할 노인은 양가부모 4명으로 부부 2명이 집에서 부양하기엔 현실적으로 어려워 산업화를 촉진할 것이란 얘기다. 

그럼 비즈니스는 어떻게 접근하는 게 좋을까.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지고 시장개방이 본격화할 때까진 첫째, 고수입 고령자(high-end)를 겨냥한 타깃 비즈니스 전개가 중요하다. 실제 성공사례를 봐도 대부분 하이엔드를 겨냥한 노인홈 운영이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한 미국계 노인홈에선 월 시설이용료 1만4000~1만6000위안(약 250만~290만원)의 고가라도 수요초과가 2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인기요인은 노인을 위한 각종 시설이 완비돼 있을 뿐 아니라 의사와 간호사가 늘 대기 중이며 기본 의료보험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 가격이나 시설뿐 아니라 이노베이션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얘기했듯 중국은 인터넷, 모바일 기반이 잘 발달했다. 각종 단말기로 이용할 수 있는 양로서비스 앱을 개발할 경우 고령자 본인은 물론 이들의 가족들로부터도 높은 관심과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3. [동아일보][횡설수설] 분노조절장애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에서 교사가 고교생 주인공 동수와 준석을 패면서 던진 질문이다. 동수 부친은 장의사이고 준석 아버지는 전직 조폭 보스. 둘 다 선뜻 입 밖으로 꺼내지 않자 돌아온 무차별 매질. 동수는 순순히 받아들이지만 준석은 넘어진 채로 발길질까지 당하자 벌떡 일어나 교사와 한판 붙으려고 한다. 학생들에게 화풀이하듯 마구 주먹질하는 교사와 그래도 마지막엔 꾹 참는 준석. 누가 분노조절장애인지는 답이 나와 있다.

화를 참지 못하는 것은 생물학적 요인 탓일 수도, 사회생활하면서 겪는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나 불만 탓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그 결과는 예상하지 못한 범죄일 때가 있다. ‘묻지 마 범죄’라는 용어가 등장한 것이 2003년 무렵이었다. 2014년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범죄자 총 174만여 명 중 우발적 범죄자가 15.5%(27만여 명)로 가장 많았다. 2009년 이후 해마다 분노범죄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경찰은 우려한다.

인터넷 수리기사 피살이나 외벽 도색작업자의 밧줄을 끊은 천인공노할 범죄, 지도교수를 상대로 한 사제폭탄 테러 등 최근 연이어 발생한 사건들은 모두 분노조절장애 범죄로 분류할 수 있다. 친절을 강조하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늘어나면서 감정노동에 시달리다 끝내 폭발하는 사례들도 종종 일어난다. 피해자들은 대체로 사회적 약자이자 어려운 집안의 가장들이다. 강자가 여성 노약자 어린이 등 만만한 상대에게 해코지를 한다.

2013년 충북 청주에서 전 복싱 국가대표 선수가 ‘주먹이 운다’ 이벤트를 시작했다. 누구든 1만 원을 내면 왕년의 복싱선수를 마음껏 때릴 수 있었다. 흥부처럼 매품을 판 것이다. 수익금은 주변의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썼다. 화도 풀고 남도 돕는 일석이조의 기획이었다. 하지만 이런 일회성 행사로는 분노지수를 낮출 수 없다. 분노를 촉발하는 불합리한 사회구조는 정치가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정치권은 서로 싸우기에 바빠 국민의 분노를 달래줄 겨를이 없다. 화가 난다.



4. [서울신문][남순건의 과학의 눈] 천재과학자 이휘소, 그를 만나고 싶다

한국 출신 최고의 과학자는 과연 누구일까. 필자는 한 명의 이름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휘소. 2015년 우리나라 첫 과학자 우표에 실린 그는 1935년생으로 여전히 우리 곁에 있었을 수도 있지만, 불행하게도 1977년 6월 16일 교통사고로 42세에 생을 마쳤다. 그의 연구기간은 20년도 안 되지만 그는 입자물리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업적을 남겼다. 우주 기원 이해에 필수인 표준모형을 완성하는 데 없어선 안 될 게이지 이론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 중 노벨상을 수상한 이들도 많다. 2013년 힉스와 앙글레는 한 입자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 입자를 힉스 입자라 이름 붙인 주인공이 이들과 입자물리학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이 박사다. 이 박사는 197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와인버그와 함께 1977년에는 암흑물질의 질량 최소값을 추정하는 계산을 했다. 이 방법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이 박사는 한국 태생이지만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중국계 부인과 결혼했기 때문인지 국내에서 그의 흔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의 제자였던 고(故) 강주상 고려대 교수가 쓴 ‘이휘소 평전’을 통해 그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가 모두 의사인 집안에서 유복하게 자랐다. 대학에서 의욕적인 젊은 교수를 만났고, 한국을 돕던 미국의 유학프로그램 덕에 미국에서 대학 공부를 다시 할 수 있었다. 가장 훌륭한 수리물리학 교과서 저자인 아프켄이 그가 다니던 오하이오 마이애미대 교수로 부임해 좋은 강의도 들을 수 있었다.

피츠버그대학원에서도 출중한 능력을 드러낸 그가 펜실베이니아대로 옮기려 하자 일부 교수들이 그를 붙잡았다. 펜실베이니아대 출신의 젊은 교수가 그의 전학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펜실베이니아대 물리학과에서도 매우 유연하게 전학하도록 해 주었다. 필자도 대학원장이라는 직책을 수행해 봤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제도들이 매우 경직돼 있어 좋은 학생이 시의적절하게 교육을 받기 어렵다.

그에게 최대의 행운은 그가 박사학위를 받았을 때가 입자물리학 분야의 전성기였다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입자들이 발견되고 이론적 발전이 비약적으로 일어났다. 소련의 인공위성 발사로 놀란 미국이 과학 전반을 개혁하고 대학마다 좋은 물리학 교수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했다. 물론 이런 환경이 제공된다고 저절로 이 박사 같은 업적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가장 어려운 문제에 도전해 남보다 먼저 해결하는, 이런 일을 감당할 능력이 있었다.

사실 이 정도의 물리학자가 있는 다른 나라는 그를 기리는 사업과 이름을 딴 연구소를 만드는 것을 당연시한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일부 물리학자들의 노력으로 그의 생과 업적을 살피는 일이 간간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특히 그와 같이 입자물리학에 뜻을 둔 젊은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은 매우 적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출중한 인물들이 마음껏 기회를 잡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그의 이름을 딴 물리학연구소 하나쯤은 만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론물리연구소 설립은 큰 재원 없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정부가 하지 못하더라도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기업도 많다.



캐나다 최고의 이론물리연구소인 페리메타 연구소는 블랙베리로 큰돈을 번 라자리디스가 1999년 만들었다. 2000년 설립된 카블리 재단은 전 세계에 기초과학 특히 이론물리학과 천체물리학 연구소들을 세우고 운영비를 대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도 카블리 연구소가 있다. 이런 연구소가 조속히 한국에 설립돼야 한다. 오로지 젊은 세대의 장래를 위한 연구소여야 한다. 이 박사가 생전에 한국의 젊은 과학도들에게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했던 것처럼 그의 뜻을 살리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연구소여야 할 것이다.



5. [한국일보][기억할 오늘] 피에호프스키 

나치 독일의 강제수용소에서도 적잖은 탈출 시도가 있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우 공식적으로 모두 802명이 탈출을 시도했다. 그들은 SS친위대 군인의 총을 빼앗아 저항 끝에 사살되기도 했고, 변장을 시도하기도 했다. 울타리를 벗어난 이들은 대부분 반나절, 길게는 몇 달 내에 다시 체포돼 총살형을 당했다. 탈출에 성공한 이는 모두 144명. 331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1942년 6월 20일 가장 극적이고 과감한 탈출이 감행됐다. 폴란드인 카지미에시 피에호프스키(Kazimierz Piechowski, 1919~)는 우크라이나 출신 유지니우츠 벤데라(Eugeniusz Bendera, 1906~1988) 등 3명과 함께 친위대 장교복을 입고 수용소장이 타던 슈타이어(Steyr 220) 승용차로 ‘Arbeit Macht Frei, 노동이 그대를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문구가 새겨진 아우슈비츠 제1수용소 정문을 당당히 통과했다.



당시 그들에게는 물론 통행증이 없었지만, 정문 보초병들은 그들이 익히 아는 차와 피에호프스키의 호통- “(빨리) 열지 않으면 몸을 열어주겠다!(Open up orI’ll open you up!)”고 했다고 한다-에 눌려 차단봉을 올렸다. 그들이 선택한 승용차는 최고 가속력을 자랑하던 최신ㆍ최고급 승용차였지만, 중요한 건 속력이 아니라 위용이었고, 그들의 기지와 배짱이었다.

폴란드 드체프(Tczew) 출신 23세 청년 피에호프스키는 자신이 10살 무렵 가입해 익힌 ‘보이스카우트’ 정신이 저 모든 것을 이룬 동력이었다고 훗날 말했다. 갓 독립한 조국의 청소년단체가 회원들에게 고취한 독립심과 애국심, 단결과 용기. 전쟁은 9년 뒤 발발했고, 그의 마을은 4일 만에 점령 당했다. 그는 간신히 도피했지만 헝가리 국경 근처에서 체포돼 8개월간 여러 감옥을 거친 뒤 갓 문을 연 아우슈비츠로 이송됐다. 아우슈비츠의 첫 수감자는 유대인이 아닌 폴란드 정치범들이었다.

그의 유창한 독일어 능력이 큰 도움이 됐다. 만 2년의 수감생활 동안 그는 언어 능력 덕에 시신 운반과 창고 관리 등 다양한 업무에 투입됐다. 벤데라를 만나 친구가 된 것도 그 과정에서였다. 벤데라가 다음 처형자 명단에 포함된 것을 알게 된 그는 탈출을 결심, 쓰레기 처리반으로 위장해 울타리를 벗어난 뒤 창고에서 장교복과 무기, 차량을 훔쳐 탈출을 감행했다.

피에호프스키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폴란드로 다시 잠입, 폴란드국방군 파르티잔으로 활약했고, 종전 후 공산 폴란드에서 국방군 경력이 문제가 돼 다시 7년간 옥살이를 했다. 33세에 출옥해 기술자로 살았고, 동구 민주화 후 두 권의 책을 썼다.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