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 2017년 4월 12일 신문 브리핑 #


"감사하다고 생각하면서 그것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선물을 포장만 하고 주지 않는 것과 같다."

- 평생감사 카드



<< 정치/외교 >>

1. 북한이 오는 15일 김일성 생일에 맞춰 6차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 시험발사로 추가 도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고 있음

- 호주 언론인 데일리텔레그래프는 11일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북한 미사일을 격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동맹국인 호주에 통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함


2. 지난해 미국 뉴욕연방은행에 개설된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를 해킹한 사건 배후로 북한이 지목되는 가운데 작년 7월 인도 은행을 겨냥한 해킹도 북한 소행으로 의심된다는 주장이 제기함

-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은행 간 국제 전자결제에 사용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를 이용해 가짜 송금 명령을 내리고 아시아 국가에 있는 계좌를 이용해 돈을 빼돌리려 한 수법 등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계좌 해킹 때와 비슷하다고 판단됨



<< 경제 일반 >>

1. 국민연금공단이 정부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채무재조정안에 ‘사실상 반대’ 방침을 발표함

-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반대 의사를 굳힘에 따라 대우조선은 초단기 법정관리(P플랜)로 가는 게 불가피해짐


2. 제조업 체감경기가 급속히 살아나고 있음

- 산업연구원은 제조업체 645곳을 대상으로 경기 전망(경기실사지수·BSI)을 조사한 결과 2분기 시황 전망은 100, 매출 전망은 105로 집계됐다고 11일 발표했으며, BSI가 100을 넘기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임


3. 지난해 정부가 국가정책과제로 선정한 정밀의료사업 예산이 5년간 5000억원에서 750억원으로 대폭 삭감됨

- 신약개발 지원,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등바이오 관련 예산이 잇달아 줄어들면서 바이오 강국을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이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옴


4. 11일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공공기관으로 지정된 331곳(공기업·준정부기관·기타공공기관 포함)을 대상으로 법적 근거 설치 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265곳(80.0%)이 별도의 설립법이나 법률 조항에 근거해 신설된 이른바 ‘법정 공공기관’인 것으로 조사됨

- 그러다 보니 정부가 통폐합이나 사업재편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해도 국회 법 개정을 거처야 해 큰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됨



<< 금융/부동산 >>

1. 고용노동부는 11일 아래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힘

-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장 퇴직연금(확정급여형 혹은 확정기여형)에 가입한 재직근로자 혹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한 퇴직근로자만 개인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이 오는 7월 26일부터 일반 근로자가 아닌 자영업자와 군인 공무원도 개인형 퇴직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됨


2. 국민은행이 총 원리금 상환액이 연 실질 소득의 세 배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한을 도입함

- 이에 따르면, 5년 이내 거치식으로 건물, 토지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은 다른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대출 연장도 어려워짐


3. 북한 핵실험 위협에 따른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한국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지표가 연일 치솟고 있음

- 11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부도나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파생상품의 수수료)은 53bp(1bp는 0.01%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이는 지난달 28일(54bp) 이후 12일 만에 최고치임



<< 국제 >>

1. 궈타이밍 대만 훙하이그룹 회장이 도시바의 반도체사업 매각 예비입찰에서 3조엔(약 31조원)을 써냈다고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함

- 애플 아이폰 등을 위탁생산하며 훙하이정밀(폭스콘)을 대만 최대 기업으로 키운 궈 회장은 지난해 일본 샤프를 인수한 데 이어 도시바 반도체사업까지 인수하기 위해 대담한 베팅을 한 것으로 관측된되며, 자금력이 악화된 도시바 대신 훙하이가 도시바의 반도체사업을 손에 넣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계가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


2.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호주 BHP빌리턴을 공격하고 나섬

- 석유와 철광석사업을 분사해 회사 가치를 높일 것과 대규모 자사주 매입, 호주 증시로의 상장 단일화 등을 요구했으며,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에 인적분할, 미국 나스닥 상장, 대규모 배당 등을 요구한 것과 비슷한 행태임



<< 오늘 신문의 경제관련 용어 >>

* 개인형 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 개인퇴직계좌(IRA)를 대체하는 퇴직연금으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2012년 7월 26일 개정되면서 새롭게 도입됨. 

이전의 퇴직연금제도는 퇴직 때 지급받는 급여수준이 정해진 확정급여(DB : defined benefit)형과 운용 결과에 따른 수익금을 지급받는 확정기여(DC : defined contribution)형 등 크게 두 가지가 있었음. 개인이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개인퇴직계좌(IRA)도 있었지만 사실상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중간정산 때 일시적으로 자금을 넣어 두는 저축계좌에 불과해 유명무실했음.

IRP는 이 IRA의 단점을 보완해 퇴직하지 않아도 누구나 개설할 수 있고, 연간 1200만 원까지 추가 납입이 가능함. 연간 개인연금저축 납입액과 합쳐 총 400만 원 한도 내에서 소득공제 혜택도 있음. 또 기존 퇴직금제도하에서 퇴직자는 일시금 또는 연금으로 선택해 퇴직금을 수령할 수 있게 있음.

단, IRP는 예금ㆍ펀드ㆍ채권ㆍ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지만, 주식투자는 투자금의 40%까지로 제한됨. 그리고 IRP는 퇴직 근로자에게 강제되고, 확정급여(DB)형ㆍ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재직자와 자영업자(2017년부터 가입)도 가입할 수 있음.

한편 퇴직연금에 가입했던 근로자가 회사를 옮길 때 받는 퇴직 일시금은 자동적으로 개인퇴직연금(IRP)으로 전환됨.

- 출처 :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세계일보]

1. 홍준표의 시한 3분 전 지사 사퇴, 꼼수 아닌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공직자 사퇴시한을 불과 3분 남기고 경남도지사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그제 밤 11시57분 경남도의회에 사임통지서를 전자문서로 보냈다. 1분 뒤에는 인편으로 통지서를 보냈다고 한다.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연도의 경우 대선일 30일 전까지 실시 사유가 확정된 선거를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남도선관위는 홍 후보가 지사직을 사퇴한 다음날인 어제 사퇴 통보를 받았다. 사퇴 통보 시점이 선거 29일 전이 되면서 보궐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됐다.

홍 후보는 어제 도지사 퇴임식에서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따른) 300억원 대 혈세 낭비와 혼란이 있게 되고, 도민들은 제대로 검증도 못해 보고 도지사나 시장군수를 뽑아야 한다”며 늑장 사퇴의 이유를 설명했다. “도정은 세팅이 다 되어 있기 때문에 권한대행체제로 가도 도정공백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일견 납득이 가는 점이 없지 않지만 꼼수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홍 후보의 ‘3분 전 사퇴’는 현행 법 위반이 아닐지라도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그의 지연 사퇴로 다른 국민이 경남지사 후보로 나설 수 있는 피선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됐다. 홍 후보는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면서 사퇴한 뒤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그런 홍 후보가 다른 사람의 도지사 출마를 막았으니 곱게 비쳐질 리 없다. 

경남도는 홍 후보의 지사직 사퇴로 내년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행정부지사 대행체제로 운영된다. 홍 후보가 경남지사 보궐선거로 혈세 낭비가 걱정된다면 진즉 대선후보 경선에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는 성완종 뇌물 리스트로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피의자 신분이다. 스스로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처지라는 뜻이다. 한밤중에 벼락치기로 사퇴서를 제출하는 장면은 한 편의 블랙 코미디다. 그런 행위를 하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를 바랄 수는 없다.



[중앙일보]

2. 미세먼지에 마스크 쓰고 수업 … 이게 나라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미세먼지 예보부터 본다. 가슴이 답답하고 코와 눈이 가렵다는 아이들을 문 앞에서 배웅할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 전국의 학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간신히 달래며 유치원과 학교에 보낸다. 해가 바뀔수록 ‘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지만 정부는 헛발질만 거듭해 답답할 뿐이다. 올해는 1~3월 전국의 미세먼지 주의보가 최근 3년래 가장 많은 86회나 발령됐다.

그러자 “더 이상 못 참겠다”며 학부모 등 7명이 한국과 중국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냈다. 국민의 건강권을 책임지라는 경고였다. 원성이 들끓자 서울시교육청이 어제 독자적인 대응 방안을 내놨다.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31∼80㎍/㎥) 수준이라도 50㎍ 이상이면 야외수업을 실내수업으로 대체하고, 마스크를 쓰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부모·전문가·교육청 등이 참여하는 ‘학교 미세먼지 관리위원회’를 가동하고 교실에 공기정화장치도 보급하기로 했다.

솔직히 이런 게 제대로 된 대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미래세대를 위해 미세먼지 자체를 줄이기는커녕 마스크만 씌우고 공기정화기만 돌리겠다니 말이다. 예전에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이 빈발하자 교육당국이 교실 창문 크기를 줄이겠다고 한 것이나 뭐가 다른가. 중앙 정부가 국가와 국민 생존 차원에서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 대책이라곤 지난해 9월 취임한 조경규 환경부 장관이 미세먼지 발령 기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한 게 고작이다.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건 더 심각한 문제다. 환경부는 80% 이상을 중국 탓으로 돌리지만 외국 전문가들은 20% 정도로 분석한다. 말로만 외쳐온 한·중 환경외교가 겉돈 탓이다. 실효성 있는 대중 환경 외교, 석탄·화력과 경유차 축소 등 총체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대선주자들부터 당장 “마스크를 쓰고 수업하는 게 나라냐”는 학부모들의 외침에 응답해야 한다. 미세먼지를 우리의 미래와 국민의 삶을 파괴하는 국가 재난으로 접근해야 한다. 제대로 된 인식이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든다.



[조선일보]

3. 박빙 대선, 이기고 보자는 포퓰리즘 창궐할 수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0일 중소기업 취업 청년들 임금을 대기업의 80% 수준으로 맞추는 '청년 고용 보장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 보조금으로 청년 1인당 월 50만원씩 연간 10만명을 지원하면 청년 취업난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9일 '달동네'로 불리는 노후 주거지를 개선하는 '도시 재생 뉴딜 사업'을 발표했다. 동네마다 아파트 단지 수준의 주차장·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전국 500곳의 낙후 지역을 재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책들의 취지는 다 필요한 내용일 것이다. 그러나 청년 고용 보장제는 연 수조원, 도시 재생 사업엔 연 10조원이 든다고 한다. 대상을 선정하는 것부터가 문제인데 어떤 대형 부작용을 낳을지 검토했다는 흔적도 없다.

2002년 대선에서 지지율 3위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놓은 게 '충청권 행정수도' 공약이다. 이로 인한 갈등과 국가적 낭비·손실은 모두가 경험하고 있는 대로다. 1987년 대선 1주일 전에 나온 '새만금 개발' 공약의 경우 30년이 지나도록 제대로 실현도 안 되면서 막대한 세금만 들어갔다.

영국 옥스퍼드 이코노믹스가 올해 초 낸 보고서는 20대 경제 선진국 중 11곳에서 2~3년 내 포퓰리즘 정권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으며 한국을 그중 네 번째로 꼽았다. 이번 선거는 탄핵으로 인한 조기 대선이다. 충분한 검토 없는 마구잡이 공약이 쏟아질 수 있다. 특히 문재인·안철수 후보 간 박빙의 경합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후보 진영이 일단 이기고 보자는 포퓰리즘을 들고나올 조건이 다 갖춰진 셈이다.



4. "기득권과 대결"이란 文, "편 가르기 끝낸다"는 安​

문재인·안철수 양자 구도가 뚜렷해짐과 동시에 이 두 후보가 무슨 기치로 이번 대선을 치를 것인지도 드러나고 있다. 민주당 문 후보는 여러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이 '부패 기득권 세력과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당 안 후보는 "편 가르기 정치를 끝내겠다"고 했다. 유권자들에게 호소하고 싶은 제1 메시지가 이것이라는 것이다.

문 후보는 탄핵 과정에서 '적폐 청산' '국가 대청소' 같은 구호를 내세워 왔다. 문 후보가 지지율 선두를 달렸지만 어느 한계를 넘지는 못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문 후보는 그러나 한때 검토하는 듯했던 외연 확대가 아니라 기존 지지층 강화라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안 후보를 향해 "정권 연장을 꾀하는 부패 기득권 정치 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아마도 문 후보는 자신들은 선(善)이자 정의(正義)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나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에도 국민들은 심각한 부정부패와 특권적 갑질을 목격했다. 많은 사람은 문 후보 아들 취업, 노 전 대통령 사돈 음주 소란 문제 등도 그런 적폐의 일단으로 보고 있다. 나는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이분법 전략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알 수 없으나 이 편 가르기를 진보좌파 기득권의 아전인수 격 독선으로 느끼는 유권자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상대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들을 비난하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가 아니다.

안철수 후보는 5년 전 대선 때부터 '경제 진보·안보 보수', 이념을 뛰어넘는 새 정치를 주장해왔다. 그가 작년 총선을 통해 재기한 것도 많은 사람이 '편 가르기 정치 청산'에 공감해 중간 지대를 선택한 때문이다. 하지만 안 후보 역시 편 가르기 정치 청산이 말뿐이고 국민에게 구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안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어떤 협치(協治)가 펼쳐질 것이란 큰 그림은 제시돼야 한다. 편 가르기 싸움은 우리 정치의 고질이다. 우리 인식, 습성, 관습에 뿌리 박고 있다는 뜻이다. 이 고질은 안 후보가 당선되는 것만으로 고쳐지지 않는다. 구체적인 내용을 채우지 못하면 공허하다는 말이 나오는 데 오래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제 대선 메시지 구도는 '적폐 청산' 대(對) '편 가르기 청산'으로 선명해졌다. 유권자들은 앞으로 한 달 동안 이 중에서 무엇이 나라에 필요하고 도움이 될지, 과연 문·안 두 사람이 그것을 감당할 만한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5. 선제타격보다 美 대북 정책 유턴 더 주목해야

미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대북(對北) 선제타격 가능성을 잇달아 시사하면서 우리 내부에 구체적 날짜까지 지목한 '북폭설'이 퍼지고 있다. 항모 칼빈슨호가 한반도 인근 해역에 다시 배치될 것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달이 뜨지 않는 27일 선제타격설까지 나도는 것이다. 일본 대사가 한국에 귀임한 것이 일본인 대피를 위한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이를 부추겼다. 국내 외국계 기업 철수설, 김정은 망명설을 담은 SNS도 떠돈다. 한마디로 근거 없는 소문들이다. 군사 공격 날짜가 미리 알려진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대북 선제타격은 트럼프 행정부의 여러 대북 옵션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굳이 확률을 따지자면 역대 미국 행정부 중에서 이를 사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군사작전을 위해선 목표가 분명해야 하고, 타격 이후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현 상황에서의 대북 선제타격은 이 둘 모두가 불확실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어제 "우리 입장에서는 선제타격이 가져올 다른 여러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미 국방장관은 대북 선제타격 옵션을 미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 반드시 이로 인한 부정적 효과도 강조해왔다. 선제타격은 그 가능성을 '0'이라고 할 수 없고, '0'으로 만들 필요도 없지만 아직은 명백하게 외교적 압박의 영역 안에 있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떠드는 것은 지나친 과잉, 과장 반응일 뿐이다.

오히려 지금은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다가 미국과 북한이 전격 대화에 들어갔던 20여 년간의 패턴이 다시 작동할 가능성을 주목해야 할 때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9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은 비핵화된 한반도를 원하지만 북한 정권을 교체할 목표는 없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 대화의 전제조건은 모든 무기의 시험과 개발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폐기'가 아닌 '동결'을 전제로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어느 정도 무게를 실어 발언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상당한 변화다. 지난 90년대 초 시작된 북핵 위기는 북한의 합의 파기→핵·미사일 도발→ 한반도 긴장 고조→협상 및 타협→보상의 악순환이 계속돼 왔다. 이는 미국이 근본 해결이 아니라 정권의 단기적 필요에 따라 문제를 다뤄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그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면 불길하다.

지금은 유엔 대북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강력하게 이행해야 할 시점이다. 중국도 북핵으로 인한 자신들의 국익 피해를 피부로 느끼도록 해야 한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북한 체제 구조가 무너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대북 조치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되 당장은 인내심을 갖고 제재와 압박에 총력을 다할 때다.



[매일신문]

6. 누가 ‘북폭설’ 유언비어를 양산해 국민 불안을 부추기나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는 ‘북폭설’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급격히 확산되면서 불안해하는 국민이 많다.SNS 등에 그럴듯한 근거를 제시하며 북폭이 일어날 것처럼 떠드는 이들이 늘어나자, 일부에서는 ‘비상식량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 ‘북폭설’은 전형적인 ‘가짜 뉴스’다. 시국이 어수선해지면 유언비어, 가짜 뉴스, 헛소문이 활개를 치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는 만큼 현혹될 이유가 없다.



소셜미디어에 ‘북폭설’이 등장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과 함께 북한 선제타격설이 고개를 들더니 지난 6일 미국의 시리아에 대한 공격 직후부터 ‘4월 북폭설’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SNS와 일부 뉴스는 북폭설의 근거로 미국이 칼빈슨 항모의 경로를 변경해 한반도 인근 해역에 배치했고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를 일본에 전진 배치한 점 등을 들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미`중의 북한 제재 합의 실패 등으로 한반도 주변 정세가 불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북폭’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현재로선 북폭의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은 ‘최후의 옵션’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폭론’을 두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까지 나서 근거 없는 북폭론을 일축하기에 이르렀다. 통일부는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 북한 핵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선제타격론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크게 우려하실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정국이 어지러울 때마다 불안을 부추기는 개인이나 집단이 등장하곤 했다. ‘북폭설’도 탄핵과 대선을 틈타 사회 분열을 획책하거나 국민 혼란을 부추기려는 일부의 ‘작품’임이 분명하다. 이럴 때 일수록 각종 유언비어나 가짜 뉴스에 현혹되지 말고, 단호하게 거부하고 배척하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안보 상황의 엄중함을 잊지 않으면서도 올바른 뉴스를 가려듣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7. 국보급 훈민정음 해례본, 이제 세상의 빛을 보게 할 때다

국보급으로 평가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의 실물 사진이 배익기 소장자에 의해 8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2008년 상주본의 존재가 첫 공개된 이후 자취를 감춘 지 9년 만이다.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상주본 실물 사진은 12일의 상주군위의성청송 국회의원 재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배 소장자가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라는 공인(公人)의 입장에서 공개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번에 드러난 실물 사진은 보는 국민의 마음을 아리게 했다. 500년 세월을 견디다 지난 2008년 처음 선보였을 때 모습보다 보관 상태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15년 3월 26일 소장자의 집에서 일어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 탓인 듯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실물 존재 자체를 확인할 수 있게 된 일은 다행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학자들이 주장하는 33쪽짜리 해례본과는 달리 처음부터 24쪽짜리로만 존재했던 해례본 7쪽 공개 부분은 일부 테두리 외에는 온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상주본은 이미 전문가 감정에서 현재 간송미술관이 소장 중인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보다 높은 가치를 가진 것으로 판정됐다. 문화재청의 감정 가치만으로도 1조원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만큼 귀중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런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유권 소송과 국가 헌납 여부를 둘러싼 소장자와 당국과의 줄다리기 등으로 조금의 진척을 보지 못했다. 당당하게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음지에서 몰래 보관되는 현실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기회가 해결의 돌파구가 되길 기대한다. 소장자의 행동도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먼저 이번에 실물 사진을 공개해 상주본의 존재를 알렸다. 또 당선되면 국가 헌납도 공약했다. 보상가 1천억원을 달라던 종전 입장과 다르다. 재선거 후보라는 공인으로서 한 언행인 만큼 문제를 풀 실마리로 삼기에 충분하다. 존재 여부도 몰라 협상할 수 없다던 당국도 이제 다른 접근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소장자나 당국 모두 당당하게 문제를 풀 때다. 해례본은 불순하게 뒷골목에서 거래할 흥정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와 겨레의 보편적인 자산이어서다.



[서울신문]

8. 지사직 사퇴 꼼수 쓴 洪, ‘법치’ 말하지 말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어제 경남지사 퇴임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대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그제 밤 대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 3분을 남기고 도지사직을 사임했다. 정상적인 수순이라면 3월 31일 한국당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공식 선출된 직후 도지사직을 관뒀어야 했다.



그러나 도지사직 사퇴를 둘러싼 논란에 아랑곳하지 않고 시간을 끌다 그제 밤 11시 57분 사퇴함으로써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켰다. 경남도의회 의장은 자정을 넘겨 전자문서로, 경남도 선거관리위원회는 아침에서야 사임 통지를 받았다. 경남도는 다음 지방선거까지 1년 2개월 동안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다.

홍 후보는 철저한 계산 아래 도지사직을 내놨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34조에 따라 보궐선거를 실시하려면 30일 전인 그제 선거를 공고해야 했다. 하지만 홍 후보가 고의로 그제 밤 12시에 임박해 사퇴함으로써 공고를 아예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임 통보를 받은 날을 ‘선거 실시 사유가 확정된 때’라는 보궐선거 성립 조건인 30일 이전 사퇴가 아닌 29일 전 사퇴한 셈이기 때문이다. 법의 허점을 개인적으로 이용해 보궐선거를 못 치르게 공고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홍 후보의 보궐선거 훼방에는 명분도 정당성도 없다. 물론 법 위반은 아니다. 처벌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법을 제정할 때 홍 후보와 같은 술수가 나올 줄 상정조차 못 했던 것이다. 그렇다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법률가인 자신의 지식을 악용한 악질적인 전형적 화이트칼라 범죄”라는 등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는 “법률을 전공했다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법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 우병우와 다를 게 뭐냐”라며 ‘홍준표 방지법’의 제정을 들고나왔다.

홍 후보는 애당초 “보궐선거 실시로 안 써도 되는 세금 수백억이 낭비되는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한대행에게 맡겨도 도정 공백이 없다는 입장까지 내놓았다. ‘경남도를 건드리지 말라’는 안하무인 격의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발상 자체가 위험천만이다. 그 결과 도민들은 직접 도지사를 선출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보궐선거를 염두에 뒀던 사람들의 출마 기회도 앗아갔다.



헌법이 보장한 선거권과 피선거권의 행사를 방해한 처사다. 헌법과 법률을 무시한 사람에 대해서는 유권자가 심판할 것이다. 아울러 홍 후보의 꼼수를 막기 위한 선거법 개정이나 ‘홍준표 방지법’ 제정은 지금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9. 제자 인건비 착복 도저히 못 끊는 관행인가

한 국립대의 교수 6명이 산학협력 연구 과제를 수행하면서 4억 8000만원의 연구비를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짐작했던 것처럼 착복한 연구비는 대부분 소속 학과 학생들에게 나눠 줘야 할 인건비였다. 학생들로부터 아예 통장을 넘겨받거나, 연구비를 일단 지급했다가 돌려받는 수법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제자들을 상대로 저질렀다는 점에서 파렴치하기 이를 데 없는 범죄행위다. 그럼에도 대학 사회에서는 별다른 죄의식도 없이 당연시되고 있는 듯하다. 인천대 사례도 각각의 교수가 별개의 연구 과제에서 부정을 저지른 것이라고 한다. 교수들의 제자 인건비 착복이 얼마나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 교수가 제자 인건비를 착복했다는 뉴스는 이제 놀랍기보다는 식상할 지경이다. 이러다가 우리 사회 전체가 도덕 불감증에 걸리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적발된 교수들은 대부분 “다른 교수들도 마찬가지인데 나만 걸려들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국가연구 용역을 수행하면서 인건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실형을 선고받은 또 다른 국립대 교수도 다르지 않았다. 그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현금을 줘 받았을 뿐”이라고 변명했다고 한다. 시장 상인들을 공포로 몰아넣고는 “자발적으로 돈을 걷어 준 것”이라는 조폭과 다르지 않다.

교수 사회도 이제는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주도해 외부에서 연구용역을 따왔으니 관련 비용은 내 맘대로 처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부터 떨쳐야 한다. 무엇보다 제자들에게 마치 “이런 게 사회생활”이라는 듯 범죄행위부터 가르치는 것은 인생 선배로서의 도리도 아니다. ‘대학원에 들어가 제일 먼저 배우는 게 가짜 영수증 끊는 법’이라는 불행한 우스개는 사라져야 한다.

최근 줄지어 적발된 연구비 착복 교수는 대부분 국립대 소속이다. 국가가 발주하는 연구용역을 국립대 교수가 수행할 경우 나름대로 감시는 이루어진다. 하지만 민간 기관과 사립대학의 연구용역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이제 국·공립대는 물론 사립대도 제자들의 인건비를 빼돌린 교수를 반드시 퇴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자리가 아닌가. 교육부는 각 대학이 이런 학칙을 만들어 시행하는지 철저히 지도하고 감독하라. 부정과 비리가 판치도록 방치하는 대학은 제재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데일리]

10.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릴 때가 아니다

국내 대기업 200곳 가운데 45곳(22.5%)이 이번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한 명도 뽑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00개 기업으로부터 응답을 받은 결과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채용축소 또는 안 뽑겠다고 밝힌 응답(11.5%)에 비해 2배로 늘어난 것이다. 대졸자들의 취업이 더욱 어려워졌음을 말해준다.

지난해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고 답한 기업이 22곳(11%)으로 나타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답한 기업도 59개(29.5%)로, 지난해 조사(27.2%)보다는 조금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기업 전체로는 신규채용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투자 및 고용 확대를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대졸자들의 취업이 어려워진 것은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해 다시 전문대에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들린다. 지난 주말 9급직 국가 공무원을 뽑는 시험에 전국적으로 22만명 이상이 응시했다는 사실에서도 요즘의 취업난 실태를 실감하게 된다. 설사 대기업들이 제대로 인력을 충원한다고 해도 대학 졸업생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는 취업 준비생들의 입장에서도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앞으로 취업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오로지 대기업 취직에 인생의 승부를 거는 것은 지나친 모험이다. 혹시 1~2년을 늦춰서라도 대기업에 들어가게 되면 그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다지만 그러다가 자칫 취업 시기를 놓치게 된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취업 준비생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월급이 많고 후생복지 지원도 월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이 아니라도 특화 분야에 있어서는 오히려 대기업보다 근무조건이 좋은 경우가 적지 않다. 근무조건과 대우를 떠나서도 중견·중소기업을 선택해 장차 굴지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도 아쉽기만 하다. 대졸자들의 취업 지원에서부터 개성과 소질을 살리는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





주요신문칼럼



1. [매일신문][기고] 에밀 타케와 왕벚나무

여기저기 봄 소식이 한창이다. 아침저녁 쌀쌀함이 남아 있지만 하얀 냉이꽃 사이로 노랑 나비 나풀거리는 모습은 겨울이 저만치 갔음을 이야기한다. 매년 이 계절이 되면 남쪽 바다 진해에서부터 서울 여의도까지 전국이 벚꽃 이야기다. 대구만 해도 두류공원이나 팔공산의 벚꽃길이 유명하고, 동구의 금호강변이나 달성군 용연사 가는 길의 벚꽃들도 볼만하다.



이들 벚꽃 길에 심어진 나무는 벚나무 중에서도 꽃이 크고 개화 수량도 많아 벚꽃 중의 왕이라는 왕벚나무가 대부분이다. 잎보다 꽃이 먼저 피고 꽃이 만개했을 때 하얀 구름을 뒤집어쓴 것같이 화려하여 가장 선호하는 품종이 된 것이다.



지금은 벚꽃 구경을 봄날의 낭만으로 쉽게 이야기하지만, 한때는 일본 문화를 상징한다 하여 사쿠라로 낮춰 부르며 미움과 배척의 대상이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던 것이 왕벚나무 자생지가 우리나라 제주도임이 알려지면서 벚꽃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곳곳에 벚꽃길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벚꽃을 찬미하는 노래가 이 계절 빠질 수 없는 레퍼토리가 된 것만 봐도 왕벚나무의 위상이 높아진 증거일 것이다.



그런데 왕벚나무 자생지가 대한민국임을 밝혀 국민적 사랑을 받게 한 이는 한국인이 아니다. 선교사로 구한말 우리나라를 찾은 푸른 눈의 이방인 에밀 타케(한국명 엄택기, 프랑스 출생) 신부가 그 주인공이다. 초기에는 마산, 제주도, 목포, 나주 등 우리나라 남쪽지방에서 활동하다 1922년부터는 대구 남산동에 있는 성유스티노신학교(현 대구가톨릭대학 유스티노캠퍼스)에서 근무했다. 이후 1952년 이국 땅에서의 삶을 마무리할 때까지 30여 년간 그에게 대구는 삶의 터전이고 고향이었다.



에밀 타케 신부가 식물학자로 명성을 쌓은 시기는 제주도에서 활동할 때다. 온주밀감을 처음 도입하여 감귤농업의 기반을 열었으며, 1만여 종의 식물을 채집하여 영국, 미국, 프랑스 등으로 보내어 우리나라 식물들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이 시기에 채집된 식물 중 하나가 왕벚나무이다.



1908년 4월 15일 제주도 한라산 북편 해발 600m 지점에서 채집된 벚나무 표본이 독일 베를린대학으로 보내지고 왕벚나무로 인정됨으로써 그 자생지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이다. 벌써 110년 전의 일이지만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대 상황과 식물에 대한 무관심으로 지나치다 근래 들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는 것이다.



대구 중구 남산동 천주교 대구대교구청 내에는 오래된 왕벚나무 몇 그루가 있다. 왕벚나무를 세상에 알린 에밀 타케 신부와의 관련성이 언급되어 수목 전문가들이 조사했다. 나이테 검사 결과 가장 오래된 것이 수령 90살 정도로 1920년대 에밀 타케 신부가 신학대학에 근무할 때 심었던 나무(교구청 내 안익사 옆)다.



오래된 세월의 흔적으로 여기저기 갈라지고 썩은 부분이 있어 치료도 하고 주변을 정비하였다. 부러질 우려가 있는 가지는 지주목을 세우고, 울타리도 만들어 답압에 의한 피해도 없도록 하였다. 그리고 왕벚나무 자생지를 알린 일을 기억하고자 에밀 타케와 왕벚나무라는 이름으로 안내판도 설치하였다. 올해부터는 투어 코스도 만들어 식물학자로서의 업적과 대구의 근대 여명기 우리와 고락을 함께한 그의 발자취를 만나는 자리도 마련한다고 한다.



해마다 만나는 벚꽃이지만 한 번쯤은 사람에 치이는 번잡함을 벗어나 에밀 타케의 왕벚나무를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남산동 교구청 내에는 숲을 이룰 정도로 많은 양은 아니지만 군데군데 벚꽃들이 피어나고, 새소리 바람 소리는 덤으로 만날 수 있다. 고즈넉한 한옥을 배경으로 떨어지는 벚꽃 잎에서 에밀 타케의 미소를 만난다면 이번 봄은 좀 더 특별한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2. [경향신문][청춘직설] 슬프면서 좋은 거

권여선의 단편 ‘손톱’에는 소희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소희 곁에 있어야 할 대상들은 다 떠나버리고 소희는 빚만 떠안은 채 성인이 된다. 스물한 살의 소희가 갚기엔 만만치 않은 액수다. 그녀는 이십만원으로 한 달을 살고 있고 출퇴근 시간을 급여로 환산해 머릿속으로 계산해볼 만큼 꼼꼼하다. 아니, 절박하다. 친구도 못 만나는 삶, 섣불리 친구도 못 만드는 삶이다.



방세가 오르거나 병원에 가는 일이 없다면, 착실하게 돈을 모아 스물여덟에는 빚을 다 갚을 수 있다. 그게 소희의 유일한 희망이다. 성실함만으로는 결코 이룰 수 없는, 한없이 불투명한 희망.



소희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자신이 처하게 될 미래를 내다보다 건물 쇼윈도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만다. “내가 어쨌다고? 내가 뭘, 뭘, 뭘? 뭘? 뭘? 뭘?” 그녀에게 삶은 단 한번도 개척해나가는 것이나 누리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늘 ‘처하는 것’이었다. 어떤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 자신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 

이쯤 되면 소희는 ‘헬조선’을 살고 있는, 아니 헬조선에 처해 있는 젊은이들을 대변하는 인물처럼 느껴진다. “슬프면서 좋은 거, 그런 게 왜 있는지 소희는 모른다.” 우리 중 대부분은 모르는 채로 내일을 맞이할 것이다. 각박한 현실 앞에 놓인 ‘왜’라는 질문은 너무 커다래서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이 복잡하고 마음이 무거울 때 이 소설을 읽어서인지 나는 펑펑 울고 말았다. 소설이 섣불리 희망을 말하지 않아서, 행복할 거라는 암시조차 주지 않아서, 그런데 그게 더없이 적확한 현실이라서 터져 나오는 눈물을 참기 힘들었다. 잘될 거라는 확언이나 나아지리라는 보장은, 그 말을 듣는 당사자에게는 멀리 있는 말, 아득한 말이다. 마치 ‘미래(未來)’라는 단어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뜻인 것처럼. 나의 눈물은 위안의 눈물이라기보다 공감의 눈물에 더 가까웠다.

공감은 자기 자신도 그렇다고 느끼는 기분이다. 자기 자신도 그런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는 데서 오는 마음의 끄덕임이다. 

공감에 시공간의 제약이 있을 리 없다. TV로 딱한 처지에 처한 사람들을 보며 전화기를 집어 드는 것도, 대형 참사 앞에서 함께 눈물 흘리는 것도 우리가 공감하는 존재이기에 가능한 행동이다. 문학작품을 많이 읽으면 공감 능력이 커진다. 생면부지의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손을 내밀기도 하고 때로는 그가 내 손을 잡아주는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공감은 불러일으키는 것에서 가는 것, 마침내 도달하는 것이 된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남을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다르게 된다.

정신없이 바쁠 때일수록 나는 더 갈급이 나서 문학을 찾았던 것 같다. 내가 바랐던 게 위안인지 격려였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나는 늘 문학작품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안도했다. 그것을 단순히 요새 유행하는 ‘힐링’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나는 그저 세상에 있는 단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재확인하며 경건해졌다.



세상에 누구도 같은 사람은 없고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을 산다. 그의 삶과 나의 삶에서 공통된 감각을 찾고 결이 유사한 순간을 발견하면 누구든 흔들릴 수밖에 없다. 그 흔들림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 공감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다.

문학작품은, 아니 좋은 문학작품은 무턱대고 “힘내”라거나 “잘될 거야”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지금-여기의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슬프면서 좋은 거, 그런 게 왜 있는지 소희는 모르지만, ‘슬프면서 좋은 거’ 때문에 우리는 역설적으로 내일을 생각할 수 있다. 나 같은 사람이 또 있다는 사실, 나처럼 생각하고 느끼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함께 앓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은 절로 뜨거워진다. 그것은 빤한 위로나 날카로운 조언보다 힘이 된다. 공감이 위안에 가닿는 놀라운 순간이다.

손톱은 손가락을 보호하지만, 손 전체를 보호해주지는 못한다. 인간이 손을 내밀고 맞잡는 존재인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이다. 문학작품 속에는 당신의 손을 기다리는 무수한 손들이 있다. 슬프면서 좋은 거, 그게 바로 문학이다.



3. [경향신문][전우용의 우리 시대] 스타의 시대
한국어에서 개인이나 집단의 기운 또는 기세를 뜻하던 ‘인기(人氣)’라는 단어가 ‘자기 주변에 사람을 끌어들이는 기운’이라는 의미로 변질된 것은 일제 강점 이후이다. 이 무렵부터 대중 연예인은 가장 두드러진 ‘인기인’이었다.



조선물산공진회 등의 대규모 행사 때 서울시내 각 권번(기생조합 겸 기예학교에 해당) 기생들이 무리를 이뤄 거리로 나서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한 발자국이라도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려고 서로 밀치곤 했다. 

시내의 각 권번들은 소속 기생의 사진과 프로필, 장기 등을 적은 팸플릿을 만들어 돌렸고, 이를 통해 기생들은 ‘유명인’의 반열에 올랐다. 연흥사, 장안사, 조선극장 등 신파극이 상연되는 극장 앞에는, 막이 내리기도 전에 기생들이 보낸 인력거들이 모여들어 서로 주연 배우를 모셔가려고 다퉜다. 대중 사이에 한 사람의 시선과 관심을 차지하려 수많은 사람들과 다투는 경험이 쌓여 갔다.

배우, 가수 등의 대중 연예인에게 ‘스타’라는 칭호를 헌정하기 시작한 것은 1925년께부터다. 이해 이경손 감독이 <심청전>을 제작하여 개봉했는데, 몇몇 신문은 이 영화에서 심청 역을 맡은 함흥 출신 배우 김우연에게 ‘스타’라는 명사를 덧붙였다. 밤하늘에서 빛을 발하며 수많은 사람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별. 볼 수는 있으나 만질 수는 없는 존재. 스타는 사진 인쇄술의 발달과 대중예술 공간의 증가가 만들어낸 특별한 인간이었다.

1926년 봄, 작은 극단에 소속되어 함흥에서 공연 중이던 15세 소녀 신일선은, 눈에 띄게 예쁜 배우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서울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나운규에게 캐스팅되어 바로 영화 <아리랑>의 주연을 맡았다. 영화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전국 방방곡곡에 신일선의 이름이 알려졌다. 

그가 거리에 나서면 고등보통학교(요즘으로 치면 중학교) 학생들을 주축으로 한 젊은 남자들이 졸졸 따라다니며 귀찮게 했다. 얼굴도 모르는 남자들이 보내온 수십 통의 팬레터를 읽지도 않고 휴지통에 버리는 건 그의 일상이 되었다. 당대의 미남이자 한량으로 소문난 박모라는 사람이 자기를 향한 연정을 주체하지 못해 달리는 기관차에 뛰어들어 투신자살했다는 소문으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호시탐탐 그에게 접근할 기회를 노리는 남자들을 처리하는 것은 그의 오빠 몫이었다. 그러나 그는 얼마 후 오빠의 강권을 못 이겨 호남의 한 부호 유부남과 결혼했고, 이 일을 계기로 ‘스타성’을 잃었다. 결국 그는 매니지먼트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가 되었는데, 이는 이 시점에 이미 스타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관리되는 인격체’였음을 알려준다.

스타의 짝은 당연히 ‘팬’이다. 광신도를 뜻하는 영단어 fanatic에서 유래한 ‘팬’도 ‘스타’라는 단어와 함께 유입되었다. 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에게서 ‘지고지선(至高至善)’을 보며, 그래서 종종 스타를 어떤 인간적 흠결도 지니지 않은 신(神)처럼 숭배한다. 1972년 6월,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였던 가수 나훈아가 공연 도중 괴한에게 습격당해 부상을 입었다. 대중은 물론 언론조차도, 나훈아의 라이벌이었던 남진의 열성 팬이 저지른 소행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이는 후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스타는 신이고 팬은 신도라는 종교적 인식 태도는 이 무렵에 이미 일반화한 상태였다. 이교도를 원수처럼 대하고 이교도 박멸을 순결한 신도의 책무로 인식하는 중세 종교적 태도는, 스타와 팬의 관계를 통해 현세에 부활했다.

개별적으로 스타를 흠모하던 팬들이 ‘팬클럽’이라는 조직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70년께부터다. 초기의 팬클럽이 순수 동호인 단체에 가까웠다면, 컬러TV 시대인 1980년대 중반에 출현한 ‘박수부대’는 자기들의 세력을 과시하고 확장하기 위한 전투적 선교조직에 가까웠다. ‘박수부대’는 얼마 후 ‘오빠부대’로 이름이 바뀌었고, 더불어 어떤 스타의 팬을 ‘~빠’로 칭하는 관행이 자리 잡았다. 

1990년대 인터넷이 보급되자, 팬클럽들은 수십만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가상 교회를 세웠다. 이와 더불어 자기들이 숭배하는 스타를 찬양하고 다른 자들의 스타를 폄훼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었다. 

인터넷상에서는 때때로 팬클럽들 간의 ‘종교전쟁’이 벌어지곤 했다. 요즘에는 어떤 아이돌 스타의 생일을 맞아 대형 축하 광고판을 내거는 팬클럽들을 쉽게 볼 수 있다. 2000여 년 전 옥합에 담긴 귀한 향유를 예수의 머리에 부은 여인의 갸륵한 마음과 이들의 순수한 마음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스타를 숭배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이것이 포괄하는 영역도 연예 오락 스포츠를 넘어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었다. 정치인에게 스타라는 칭호를 헌정하기 시작한 것은 1988년 ‘5공비리 청문회’ 때부터였다. 팬클럽과 비슷한 지지자 모임은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최초였던 듯하고.

이제 각 정치인들의 열성 지지자들은 옛날처럼 유세장에 가서 머릿수나 채워주고 투표장에서 도장이나 찍어주는 수동적 인간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을 비방하는 ‘이교도’들을 철저히 응징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는 전사들이다. 개별 정치인이나 정당의 사주만으로는 이런 ‘전사형 지지자’들을 대량 생산할 수 없다.



이들을 낳은 것은 스타 숭배를 확산시키는 사회적 기술적 시스템이다. 그런데 스타 숭배 문화에 포획된 정치가 과연 건강할 수 있을까? 스타를 향한 ‘팬심’과 정치인에 대한 ‘지지’는 달라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역사의 시곗바늘은 자칫 정교분리 이전의 시대로 향할 수 있다. 비판 없는 지지가 추종이다.



4. [한국일보][삶과 문화] 무대 아래 대기실 풍경

무대 위에 서는 모든 출연자는 짧은 순간의 공연을 위해 긴 대기 시간을 갖는다. 정상급의 출연자로 갈수록 대기 시간은 짧아진다. 그건 그 사람이 유명하거나 시간이 모자라서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 그만큼 많은 대기 시간을 쌓아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막 공연 생활을 시작한 사람은 행사장의 공기도 몇 시간 전에 도착해서 많이 마시는 게 좋다.



행사장 마다 무대 위에 흐르는 느낌과 객석에서 원하는 것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라디오 주파수 맞추듯 조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음향 관계자들은 이것을 직접적으로 느낀다. 행사장의 구조, 객석의 배치, 그날의 날씨 등에 따라 소리는 변화무쌍해지기에 많은 시간을 들여 그 공간과 친해지려고 애를 쓴다. 

리허설이 끝나고 관객들이 입장하기 시작하면, 출연자들은 대기실에 머문다. 물론 행사장 마다 대기실의 형태는 다양하다. 메이크업까지 가능한 번듯한 대기실도 있고, 겨우 몸을 구겨 넣는 공간도 있고, 아니면 아예 객석 앞자리에 앉아서 대기하는 경우도 있다.



작은 규모의 행사일수록 대기실 없이 객석에서 무대로 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장시간 경직된 자세로 있다가 목청과 몸을 풀지 못하고 그냥 올라가게 된다. 이런 저런 형태의 대기실에서 출연자들은 대기 시간을 저마다 다르게 활용한다. 나는 수년간 공연 활동을 하며 대기실 풍경을 유심히 관찰해 왔는데, 대기실에서의 모습과 무대 위의 모습 사이에 깊은 상관관계가 있음을 발견했다.

최근 참여했던 행사의 대기실에는 내 창작곡을 부를 가수, 뮤지컬 배우, 그리고 바이올린 연주자가 있었다. 바이올린 연주자는 국내 최고의 음대를 나오고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외국의 학교에서 공부한 정상급 연주자였다. 그녀의 순서는 오프닝과 맨 마지막 두 번이었는데 대기하는 한 시간 반 동안 한 번도 악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계속 바이올린의 지판을 누르거나 손가락으로 악보를 튕기며 리듬을 타고 있었다. 아까 리허설을 보니 그녀는 악보를 거의 다 외우는 상태였다. 그녀의 엔딩 연주는 전율을 안겨주었다. 지극히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내 창작곡을 부를 가수는 리허설을 무난하게 끝냈다. 그리고 대기실에서 내내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내가 며칠 전 보내준 악보와 반주음악으로 얼마나 연습을 했으면 저렇게도 여유를 가질까?’ 나는 그가 해온 만반의 준비와 무대 앞에서의 여유가 부러웠다. 그러나 정작 그의 순서가 되었을 때 노래의 핵심부분을 관객이 다 알 정도로 틀려버렸다.



2주간 밤을 새며 만든 노래는 빛을 보지 못하고 엉망이 되었다. 옆에 있던 뮤지컬 배우 역시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더러는 긴장을 푸는 방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지만 무대와 객석을 생각하며 폭풍 같은 교감을 대기실에서부터 미리 일으키는 시간으로 활용할 수는 없는 걸까.

내가 봤던 가장 최악의 출연자는 대기실에서 휴대폰 게임을 하던 가수다. 무명이었지만 음반의 내용도, 노래 실력도 꽤 좋아서 앞으로 많은 활동을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무대에서 진행자가 본인의 이름을 부르기 직전까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고 그 생각을 접었다. 그녀는 헤어지면서 본인이 출연료가 꽤 비싼 사람이라고 자랑했다. 그 뒤 몇 년이 흘렀지만 그녀가 간절히 바라던 큰 무대로 나아갔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아니, 간절함은 아예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대기실에서 한가하지 않다. 우선, 행사 전체의 흐름을 보며 잘 되고 있는 것과 미흡한 점을 살핀다. 그것은 내 순서에서 만들어 낼 감동의 증폭을 위해서도 필요하고, 이어질 다른 행사에서 나의 가치를 높일 방법을 찾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번째 하는 일은 위에 말한 바이올린 연주자와 같다.



5. [한국일보][기억할 오늘] 커트 보니것

페미니스트 작가 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Chimamanda Ngozi Adichie)가 지난 3월 영국 방송 ‘채널 4’ 인터뷰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은 여성으로 태어나 살아온 시스젠더(cisgender) 여성과 다르다’고 말한 게 논란이 됐다. 그는 “모든 젠더 문제는 우리의 경험, 세상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과 관련된다”며 “세상이 남성에 부여한 특권을 갖고 살다가 젠더를 바꾼 사람의 경험이 처음부터 여성으로 살아온 이들과 동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 정체성의 차이와 구분을 상시적 억압과 차별로 경험해온 트랜스젠더 여성들이 그의 말에 분노했고, 페미니즘 진영 안에서도 아디치에의 말에 당혹해 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트랜스젠더 여성들은 아디치에의 말이 트랜스젠더의 성 정체성에 불완전함의 낙인을 찍었다고 여겼고, 페미니스트들은 새로운 억압과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 논란은 한편으로, 모든 성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젠더 관념의 관성으로부터 누구도 완벽히 자유롭지 못한 현실을 드러낸 계기였다. 아디치에도 “다양성(diversity)이 분할(division)을 의미할 필요는 없다”고 완곡하게나마 그 관성을 비판했지만,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다양성은 차이와 분할을 전제한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오리건주의 한 지방법원은 지난달 말 시민의 청원을 수용해 ‘무성(無性ㆍagender)을 법적 성별로 인정했다. 무성은 남성이나 여성 어디에서도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지 못하는 사람으로, 간성(inter sex)이나 양성(binarysex), 트랜스젠더와 다르다. 21세기의 앞선 세계는 그렇게, 남녀 외에도 4개의 성이 더 존재한다.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1922~2007)의 ‘제5 도살장’은 2차대전에 참전했다가 나치 포로로 독일 드레스덴의 수용소에 갇혔던 작가의 체험- 수용소와 드레스덴 폭격의 체험 등-을 SF적 기법으로 쓴 대표작이다. 소설에는 ‘트랄파마도어’라는 행성의 외계인에게 납치됐다가 시간여행 능력을 얻게 된 주인공 빌리가, 외계인들이 지구인의 성을 7개로 분류하는 데 충격을 받는 대목이 나온다.



남성과 여성, 남ㆍ녀 동성애자, 65세 이상 남ㆍ녀와 갓난아이. 보니것이 SF적으로 우회한 성 분류는 오늘날의‘젠더 분류’와는 기준과 의미 면에서 다르긴 하지만, 웃음 안에 우리가 상상하기도 힘든 슬픔과 분노까지 담아낼 줄 알던 저 작가는 오래 전부터 성의 이분법을 의심했고 무엇보다 따분했던 듯하다. 

커트 보니것이 2007년 오늘(4월 11일) 별세했다.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1. 美 스텔스기 27일 그믐에 북폭? → 한반도 4월 위기설... 안보관련 ‘지라시’ 기승. 중국이 4월 말까지 김정은을 인도네시아로 망명하도록 설득한다는 황당설도 있다고.(동아)

 



2. 고속도로 구간 단속 규정 → 구간 평균 속도만 단속하는 줄 알고 시, 종점 구간 과속으로 단속되는 경우 많아. 일부 구간은 66%가 시점, 종점 과속으로 단속 된다고.(문화)

 



​3. 대선 여론조사 휴대폰과 집전화 → 휴대폰 조사 많으면 문재인, 집전화 많으면 안철수 유리한 경향... 최근 여론조사 분석.(중앙)▼

 



​4. ‘계륵’된 알뜰 주유소 → 일반 주유소와 가격 차이 미미. 외곽 위치, 정유사별 제휴 할인 등 감안하면 실익 없어. 지난 5년간 알뜰주유소에 제공한 각종 지원은 153억원.(헤럴드경제)

 



5. 자전거 산업, 다시 고사 위기? → ‘삼천리’, ‘알톤’, ‘참좋은 레저’ 등 자전거 3사 매출, 이익 모두 추락... 2개사는 수출도 전무... 1개사도 40억원 수준.(헤럴드경제)

 



​6. ‘성균관’ → 고른 세상(均)을 만드는 것(成)을 목표로 교육하는 곳이라는 의미... ‘평천하’(平天下)도 천하를 평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천하를 평평하고 고르게 만든다는 의미이다.(헤럴드경제,칼럼)

 



​7. 신입직원 2년 이내 자발적 퇴사율 → 중소기업34.4%... 300인 이상 대기업(19.6%)의 두 배. ‘저임금-저복지에 희망이 안보였다’(동아)

 



​8. 1조원 가치 상주본 ‘훈민정음 해례본’? → 실제 소장 주장하는 당사자, 휴대폰 촬영 컷 공개.(문화)▼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입후보, 1조원으로 재산 신고... 선관위, 실제 소장 여부 의문...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9. 심장마비 환자 생존률 5%... → 2015년 병원밖에서 발생한 환자 3만여건 중 5%만 생존해 퇴원.심폐소생술 시행률 13.1%에 그쳐.(국민)

*심폐소생술 잘못했다고 책임 묻지 않아. 방법 모르면 인공호흡 없이 심장압박만 하는 것도 추천.

 



​10.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해선 안 돼’→ 세계일보 <2017 대선 매니페스토 2.0-미래와의 약속> 기획기사 중.(세계)

 



​이상입니다.



▼2번 관련. 대선여론조사, 휴대폰과 집전화...


▼소장자가 휴대폰으로 촬영했다는 미공개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 사진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대한민국 대표 뉴스 큐레이션
2017년 4월 11일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1.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4차 '옥중조사'가 12시간 넘게 강도 높게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엮은 것’이라는 등 의혹을 줄곧 부인해온 박 전 대통령이 진술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뭘 바래... 그냥 그렇게 완전히 엮어서 쭉 살게 냅둬요~

2. 해임된 박근혜 변호인들은 검찰이 해임서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언론에 알리고 나서야 자신들이 '해임'됐다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을 만날 수도 없었다’며 나름 사정이 있을 거라면서도 서운함을 감추진 못했습니다.
국민들 목소리 한번 들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당신들 얘기는 안중에 있겠어?

3.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한반도의 군사적 행위는 결단코 한국 동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모든 걸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겠다’고 했습니다. 또, 어떤 경우든 한반도 운명이 남의 손에 결정되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한 명의 모든 걸 건다고 해결될 일은 아닌 거 같은데... 담엔 뭘 거실래요?

4.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딸의 재산 고지 거부 의혹에 대한 해명 요구에 직면했습니다. 안 후보는 ‘딸 재산을 공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국민이 어떤 것이 의혹이고 어떤 것이 네거티브인지 잘 알 것’이라고 일축했습니다.
내가 딸의 재산이 얼마인지 궁금해 할 거 같아 아닐 거 같아? 나두 국민인데...

5. 자유당 홍준표 후보가 공직선거법상 공직 사임과 선거 확정시한이 일치하는 허점을 악용해 사퇴시한을 3분 남기고 사퇴하는 벼랑 끝 전술로 도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켰습니다. 선관위는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홍준표 꼼수야 그렇다 치고, 선관위는 ‘사후약방문’도 유분수지... 이거야 원~

6.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저는 지금 절대 짧게 보고 정치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대선이 있었던 ‘2012년에 박근혜 대통령이 받았던 표 51.6%를 우리가 되찾는 날까지 고난의 행군을 하겠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했습니다.
51.6%가 정당하게 받은 표기는 해? 제발 짧게 생각하고 말 좀 하지 마라 응?

7.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사회경제적 시민권 강화와 선거제도 개혁을 뼈대로 한 개헌안을 발표했습니다. 개헌 방향으로 사회경제적 권리 강화, 정치제도 개혁, 국민 참정권 확대, 지방분권, 정부형태 개선 등의 5가지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촛불시민혁명의 제도화를 위한 개헌 주장에 적극 지지... 그래서 마이 아쉽다는...

8. '통합정부론'을 앞세운 김종인 후보가 공식 후보 등록을 앞두고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등 '이상 징후'를 드러냈습니다. 현재로썬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통합정부론'을 확약받거나, 조건 없이 불출마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툭 하면 탈당하고 왔다리 갔다리 하는 양반이 뭔 통합을 얘기하는 건지... 거참~

9. 서울 금호미술관에서 개막한 윤동천 작가의 초대전 '일상_의 오디너리'에 전시된 작품이 주위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정미 헌재 재판관의 헤어롤과 ‘염병하네’를 외쳤던 청소 아주머니의 외침이 예술 작품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2017년 최고의 작품이라고 봐야겠지? 근데 아직도 염병하는 사람이 있네~

10. 세월호 침몰 해역에 대한 수중수색이 이틀째 진행됐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종료됐습니다. 그동안 세월호가 목포신항 철제부두로 이송되기 전인 지난 8일까지 유류품 101점, 동물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20점이 발견됐습니다.
온 국민이 가족들이 기다립니다. 그만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렴...

11.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최첨단 군사전력이 속속 한반도로 집결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핵 항모, 핵잠수함, 스텔스 전투기 등이 총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 시 초기에 초토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전작권도 없는 우리는 괜찮고? 대선 앞두고 누구 좋으라고 이러는지... 쩝~

12. 고립주의 노선을 고수하다 고립무원에 빠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미국이 자처했던 `세계 경찰` 코스프레에 나서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습니다. 이 탓에 한반도에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불똥이 튀고 있는 형국입니다.
우리 대통령 잘못 뽑아 피곤해 죽겠는데, 미국 대통령 때문에 이건 또 뭐야~

13. 일본 내에서 한반도 유사시를 가정해 일본인 구출 대책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자민당 내 차기 총리 주자인 이시바 전 간사장은 ‘서울이 불바다 될지 모른다. 몇만 명의 일본 동포를 어떻게 구하냐가 문제’라고 했습니다.
이 시바야 그건 전쟁 좋아하는 너의 희망이고... 우린 전쟁 안 할 거 거든~

14. 한류 콘텐츠 소비가 사상 첫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문체부가 실시한 ‘2016-2017 글로벌한류실태조사’ 결과 아시아‧미주‧유럽‧중동 주요국에서 향후 ‘한류 콘텐츠 소비가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사상 처음 감소로 돌아섰습니다.
블랙리스트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던 게지... 그런 거지?

15. 편의점에서 즉석복권 119장을 훔쳐 달아난 50대 남성이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생활비가 궁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권을 훔쳐 모두 긁어봤으나, 액면가를 웃도는 금액이 당첨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며 고개를 숙였다고 합니다.
이걸 재수가 없다고 해야 하나, 안 됐다고 해줘야 하나? 갑갑하다~

16. '포켓몬고' 국내 이용자가 국내 출시 3개월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습니다. 앱 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주간 이용자 수는 698만 명에서 345만 명까지 감소했고 다운로드는 1위에서 16위로, 매출 역시 2위에서 37위로 하락했습니다.
열심히 잡아 가두면 뭐하냐고... 하긴, 요즘 돌아가는 시국이 훨 재미있기는 해~

17. 비만한 흡연자는 정상 체중의 비흡연자보다 몸에 염증이 생길 위험도가 2.4배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염증은 장기간에 걸쳐 장기와 혈관에 쌓이면 암이나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만병의 근원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담배도 끊고 술도 줄이고 운동도 좀 해야 하는데... 어느 세월에~

18. 미세먼지는 어른보다 성장기의 아이들에게 더 나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이 미세먼지가 보통수준만 돼도 야외수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하고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전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어른도 답답한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네... 근데 마스크가 답이 될까 싶어요~

@우병우 오늘 영장실질심사 열려. 구속하라~
@추미애, '김철민 세월호 사진 촬영' 사과. 에휴~
@유승민, 홍준표든 안철수든 단일화 없다. 진짜?
@검·경 갈등 핵심 쟁점은 수사·영장독점. 허 참...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실패했다고 낙심하지 않는 것이며 성공했다고 지나친 기쁨에 도취하지 않는 것이다.
- 나폴레옹 -

5월 장미 대선의 국면에서 지금 우리의 모습이 이런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조급함에 마음 조이지 말고, 다 이긴 것처럼 나태하지도 말아야겠습니다.
모두가 승리하는 그 날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때임을 잊지 말아 주세요.
고맙습니다.

[류효상의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 2017년 4월 11일 신문 브리핑 #


"감사는 위대한 교양의 결실이다. 야비한 사람에게서는 그것을 발견할 수 없으리라."

- 존슨



1.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선제타격을 포함한) 모든 가능한 옵션을 준비하라”고 강(强) 대 강(强) 대응을 지시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싸고 일촉즉발(一觸卽發)의 위기감이 감돌고 있음

-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 한쪽만 오판해도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음


2. 정부가 러시아 등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올해 시작함

-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한·EAEU FTA를 위한 정부 간 협의를 했다고 밝힘


3. 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1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주요 사채권자 대상 설명회를 열고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임에 따라 초단기 법정관리(P플랜)로 갈 가능성이 높아짐

- 최대 사채권자인 국민연금이 이르면 11일, 늦어도 12일 투자위원회를 열어 채무재조정안 동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며, 이에 따라  P플랜 여부는 11일께 판가름날 전망임


4. 현대그린푸드가 쿠웨이트 국영 정유회사 KNPC와 15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 공급계약을 체결함

- 공급기간은 이달부터  알주르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5년동안이며,  이 회사가 2012년 중동 급식시장에 진출한 이후 단일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임


5. 홍대입구역, 서울역, 공덕역 등 인천공항철도 역세권 오피스텔이 외국인 관광객 숙박시설로 변하면서, 지하철역과 연결되거나 가까운 오피스텔에선 70~80%가량이 에어비앤비(숙박공유 서비스 업체)에 등록돼 호텔처럼 외국인 숙박시설로 운영되고 있음

- 오피스텔을 외국인 관광 도시민박업에 활용하는 것은 현행법상 불법이지만 관광경찰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오피스텔 숫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음


6. 중국이 미국의 통상압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증권·보험업의 외국인 지분 규제를 완화하고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짐

-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미·중 고위 관료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양국 간 합의한 ‘무역 불균형 해소 100일 계획’에 따라 금융과 농축산분야에서 미국에 이 같은 ‘선물’을 안겨줄 것이라고 보도함


7. 인도 전자상거래시장을 놓고 글로벌 정보기술(IT) 분야 ‘거인’인 일본 소프트뱅크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미국 아마존 간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임

- 소프트뱅크가 인도 1, 2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와 스냅딜의 합병을 시도하고 있으며,  두 회사가 합병되면 양사의 인도 전자상거래시장 점유율은 71%(2015년 기준)에 이르게 됨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매일경제]

1. 롯데월드타워 오늘 개장, 사드 난관 뚫고 랜드마크로 우뚝 서길

국내 최고층 빌딩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오늘 공식 개장한다. 한국 대표 랜드마크를 목표로 세워진 이 건물의 개장은 롯데그룹뿐 아니라 국가적 경사이기도 하다. 

123층 555m로 세계 다섯 번째이자 아시아 세 번째 고층빌딩인 롯데월드타워는 1987년 사업지 선정 이후 개장까지 꼬박 30년이 걸렸다. 성남 서울공항 항공기 이착륙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허가가 20년 넘게 지연됐고 착공에 들어간 것이 2010년 11월이었다. 이후 사업비 4조원, 연인원 500만명이 투입되는 6년3개월간의 대역사 끝에 올해 2월 서울시 사용승인을 받았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관광산업은 21세기 첨단산업"이라며 "서울에 오면 고궁만 보여줄 수 없다. 세계적 명소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롯데월드타워 건립을 밀어붙였다. 그와 후계자 신동빈 회장의 대를 잇는 집념이 없었다면 오늘의 롯데월드타워를 보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에는 해외관광객 500만명을 포함해 연간 500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 유발 인원이 2만1000명, 경제 효과는 연간 10조원에 이른다. 랜드마크 빌딩이 관광산업을 부흥시킨 사례는 많다. 파리 에펠탑은 세워진 지 100년이 훨씬 넘었지만 여전히 유럽을 대표하는 관광지다. 세계 최고층 두바이 부르즈칼리파는 한 해 방문객 1000만명 유치를 통해 국내총생산의 5%에 달하는 50억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 

롯데는 지금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자리를 잡는 데도 얼마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건물 내에 들어서는 최고급 오피스텔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몸을 사릴 경우 분양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면세점 등 주변 상권 매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이 건물을 세우기 위해 30년간 롯데가 들인 땀과 열정에 견주면 이 같은 문제는 사소한 것이다. 모쪼록 안전관리와 운영에 만전을 기해 서울을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관광한국의 중추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이데일리]

2. 케이뱅크 출범, ‘은산분리’ 족쇄 풀어야국

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오늘 공식 출범한다. 우리나라에도 인터넷은행 시대가 비로소 막을 여는 셈이다. 미국(1995년)과 일본 (2000년) 등에 비하면 한참 늦은 출발이지만 금융혁신 아이콘으로서의 기대는 결코 작지 않다. 낙후한 금융시장에서 미꾸라지들을 자극하는 메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시장엔 벌써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케이뱅크의 강점은 ‘무(無)점포 비(非)대면’ 거래로 인한 가격 경쟁력이다. 시중은행에 견줘 돈을 싸게 빌려주고 예금 이자는 더 많이 준다는 얘기다. 신용대출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1~2%포인트 낮게, 예금 금리는 0.3∼0.7%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책정했다고 한다. 긴장한 시중은행들은 가격경쟁력을 키우려 군살을 빼고 모바일 앱 전용 상품을 늘리는 등 고객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반쪽짜리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조기에 안착하려면 대규모 자본 확충 및 투자가 절실하지만 ‘은산(銀産)분리’ 규제에 발목을 잡혀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한도가 10%(의결권 지분 4% 포함)로 묶여 있어 증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족쇄를 풀어주려고 인터넷은행에 한해 한도를 34~50%로 늘려주자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반대에 부딪쳐 있는 상태다.

케이뱅크는 초기 자본금 25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시스템 구축과 인건비 등으로 투입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지키면서 원활한 영업을 하려면 올해 말까지 대략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증자가 안 되면 영업에 차질을 빚을지도 모르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곧 본인가를 받을 카카오뱅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 등 야권 대선주자들은 경쟁적으로 4차 산업혁명과 핀테크를 통한 금융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다. 혁신을 선도하겠다면서 인터넷은행의 발목은 놓아주질 않고 있다. 낡은 규제를 깨뜨리려면 말보다 실천이 앞서야 한다.



[서울신문]

3. 보수 단일화 앞서 공통분모 보여 달라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어제도 통합을 두고 설전만 벌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바른정당을 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문에 분당했는데, 가출 원인이 없어졌으니 돌아오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반면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은 ”대통령을 잘못 모셔 보수가 처참하게 실패했는데도 반성 안 하고 다시 정권을 잡겠다는 자유한국당이 배신자“라고 일갈했다.

홍 후보가 “TK(대구·경북) 정서는 살인범도 용서하지만 배신자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바른정당을 비난한 데 따른 역공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경선을 치를수록 세를 불려 가며 대세론이 허구가 아님을 보여 주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경선을 압도적 승리로 마무리해 가면서 당내에서는 ‘연대론’마저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보수진영을 양분하고 있는 두 당은 지리멸렬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냉정하게 표현해 자유한국당 홍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제19대 대통령선거에서 판을 이끌어 가는 상수(常數)로 분류하기는 이르다. 그럴수록 진보 진영에 맞설 이른바‘ 반(反)문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두 후보가 의미 있는 변수로 작용해 달라는 것이 보수·중도 진영의 요구라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단일화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대선 결과는 이미 예정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선 구도를 진보 후보 대(對) 중도·보수 후보의 양자 대결로 몰고 가지 않는 한 승산이 없다는 것은 세 당과 후보 모두 잘 알고 있다고 본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의 잦은 회동 역시 ‘단일화 후보‘를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국민 생활이 안정된 선진국은 대부분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자칫 세력 균형이 깨졌을 때 강한 쪽은 전횡을 저지르고, 약한 쪽은 논리 없는 극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은 우리의 정치 역사에서도 증명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략적 사고로 단일화에 전력투구해야 할 보수 진영이 감정적인 설전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런 점에서 “통합정부를 만들려면 공동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김종인 전 대표의 발언은 주목할 만하다. 이제라도 보수·중도 각 정당은 정책과 비전의 공통분모부터 제시하기 바란다.



4. 北 옥죄는 美, 정상회담서 中 동참 끌어내야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행정명령 13382호, 13687호, 13722호 등에 의거해 북한 기업 1곳과 북한인 11명을 미국의 양자 제재 대상에 새로 추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관여해 온 북한 관련 기관과 인사들을 포함시켰다.

재제 기업에 포함된 백설무역은 중국 동북부 다롄에서 위장회사를 차리고 석탄을 북한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만을 대상으로 한 제재 조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북한이 비핵화 이외에 다른 선택이 없음을 깨닫도록 하겠다는 미국 측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 줬다는 평가다.



미 행정부가 행정명령을 발동하기 전 미 하원 역시 석유 금수를 비롯한 강력한 신규 대북제재 법안(HR 1644)을 통과시켰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북한의 추가 전략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자칫 북한의 오판이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단호한 경고 메시지로 볼 수 있다.

군사적 압박도 병행하고 있다. 일명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미 장거리 전략폭격 B1B 랜서가 지난달 15일부터 보름간 다섯 차례 한반도에서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밝힌 것처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계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미 공군의 군사훈련을 핵 폭탄 훈련으로 지칭하고 ‘파국적 후과는 전적으로 미제 호전광들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맹비난한 것도 북측의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미국의 강력한 대북 압박은 오는 6~7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메시지를 중국에 보낸 측면도 있다.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의 90% 이상이 중국 기업인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묵인 없이 북·중 무역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미국 행정부의 확고한 인식이다. 북한의 4, 5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가 겉돌고 있는 것 역시 북한의 유일한 우방인 중국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북핵·미사일 문제는 남북 문제인 동시에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들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국제적 사안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한·중 간 첨예한 대립의 근저에는 미·중의 힘겨루기와 연관된 사안이다. 미국은 이번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미사일 도발 억제를 위한 중국의 확고한 협력을 끌어내야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의 세계 전략의 일환으로 결정된 주한미군 내 사드 배치와 이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문제도 반드시 정상회담에서 거론돼야 한다. 중국의 사드경제 보복 중단를 촉구하는 미 하원 결의안을 미 행정부가 실행에 옮기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국민들은 한·미 동맹의 진정성을 믿을 것이다.



5. 엄혹한 남북 관계서 주목받는 스포츠 교류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북 간 민간 스포츠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6·15 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는 어제 평창동계올림픽 테스트이벤트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북한선수단을 위한 남북공동응원단 발대식을 가졌다.



다섯 차례 열리는 북한 선수들의 모든 경기를 응원한다는 것이다. 북한도 평양 원정 우리 여자 국가대표축구단의 신변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담보서를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해 대한축구협회에 전해 왔다. 오는 7일 남북 맞대결 성사가 유력하다고 한다.

현재의 남북 관계는 과거 진보정권 때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최악의 상황이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 관광이 10년 가까이 중단되고 있고,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 및 광명성 4호 발사로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운명을 맞았다.



남북 관계가 이처럼 강대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국민의 안위와 민족의 생존을 도외시한 채 체제 유지를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골몰하는 북한 정권 탓이 크다. 중국과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역시 원인 제공자는 다름 아닌 북한 김정은 정권이다.

외교·안보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 이르기까지 현재 우리가 직면한 위기 상황은 북한과의 관계에서 비롯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 창구는 완전히 닫혀 있다. 정부 누구도 관계 개선의 ‘관’자도 꺼내지 않고 있다. 정치·경제·외교적으로 압박하는 일에만 몰두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엄혹한 현실 속에서 정치와 무관한 스포츠계가 중심이 돼 교류의 끈을 다시 잇는다는 것은 막장으로 치닫고 있는 남북 관계 개선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핵과 미사일로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핏줄마저도 독살하는 정권과 대화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주변 동맹국의 입장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지만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해야 한다. 한반도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남북공동응원단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친다고 한다. 남북 경색을 푸는 대화의 기회로 작용되길 바란다.



[매일신문]

6. 포스코, 흑자 5조원 달성과 함께 지역 기여도 더 높여라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의 최고경영자 포럼에서 2019년 영업이익을 현재의 2배 수준인 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권 회장의 발언은 CEO의 자화자찬 수준이 아니라, 포스코 경영 상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가 그간의 비상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순조롭게 항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포스코는 본사 주소를 포항에 두고 있는 지역 기업이다. 포항에 본사 기능이 있는지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지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다. 이런 포스코가 몇 년 동안 경영 부진과 정권과의 유착, 비리 수사 등으로 큰 혼란을 겪어왔기에 적잖은 우려를 자아낸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만 해도 포스코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론이 횡행했지만, 권 회장의 뛰어난 경영 능력으로 이를 잠재웠다고 하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권 회장이 취임한 2014년 이후 포스코는 점차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권 회장이 ‘철강사업 고도화’ ‘비철강사업의 구조조정과 수익 향상’으로 목표를 정하고 포스코의 고유한 강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일 것이다. 이는 전임 정준양 회장이 ‘탈(脫)철강사업’을 시도하다가 숱한 시행착오를 겪은 것에서 교훈을 얻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포스코는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정작 ‘포스코의 터전’이라 할 수 있는 포항은 엉망진창이다. 포스코가 최근 몇 년간 구조조정과 경비 절감 등을 단행하면서 포항 경제는 직격탄을 맞았다. 철강 관련 기업은 부도났거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서민 경제마저 휘청거리고 있다. 포항 경제에 포스코의 비중이 절대적임을 감안하면 포스코의 책임은 엄중하다. 그 와중에 포스코건설 등 일부 계열사가 인력과 조직을 다른 곳으로 옮기려다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포스코가 흑자 5조원을 목표로 하는 것은 축하받을 일이다. 그렇지만, 국민기업 포스코가 지역의 희생을 발판 삼아 자기 살길만 찾는다는 비판을 듣는다면 고 박태준 회장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부터 포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기여도를 높여가야 할 것이다. 지역과 기업은 함께 살아야 그 의미가 커진다.



7. 낙동강 물로 가뭄 해결, 꼼수 소리 안 나오게 제대로 해야

농어촌공사 경북본부가 4대강 사업으로 준공된 낙동강의 다기능 보(洑)의 물을 상습적인 가뭄지역에 농업용수로 대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 일부에서 이상 기후와 가뭄의 상시화로 빚어지는 극심한 농업용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낙동강 보에서 가뭄지역을 잇는 관로 설치로 많은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이유이다.



농어촌공사가 추진 중인 사업은 정부의 ‘하천수 활용 농촌용수 공급사업 계획’이라는 가뭄 정책과 궤를 함께 하는 일이다. 즉 4대강에 설치된 16개 다기능 보 가운데 11곳의 보유 여유 수량으로 상습 가뭄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것이다. 특히 경북에서는 상주와 김천 등 낙동강 상류지역을 비롯한 상습 가뭄지역에 필요한 사업이다. 낙동강 보의 물로 만성적인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곳이어서다.



상주의 일부 지역은 이미 농어촌공사가 지난해 전국 처음 상주보 물을 이용하는 사업을 마쳐 상주 사벌면 일대 배 농사 농가 등 798㏊의 농경지에 물을 공급받는 혜택을 누렸다. 이에 농어촌공사는 추가로 구미보 물을 공급해 인근 농경지 4천565㏊에 물 부족 피해를 없앨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가 현재 진행 중인 전국 17개 지구에 대한 하천수 활용 농촌용수 공급사업의 경북 유치에도 나섰다.



이명박정부 시절 전국 4대강 사업으로 모두 16개의 다기능 보가 설치됐지만 환경 파괴 논란은 여전하다. 심각한 녹조현상 등을 들어 보 해체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4대강 공사의 긍정적인 효과 또한 분명하다. 특히 반복적인 풍수해 재난 피해의 최소화나 가뭄 해소 기여가 그렇다. 다기능 보의 부작용을 줄이되 보유 수자원의 활용은 필요하다. 

  
경북은 어느 곳보다 농업 비중이 크고 중요한 몫을 차지하는 곳이다. 게다가 낙동강에는 대구경북 구간 6개 등 모두 8개의 다기능 보가 있다. 낙동강 보에 확보된 강물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곳이다. 낙동강 물의 효율적인 활용과 효과의 극대화로 제2의 4대강 사업이라는 의혹이 없게 해야 한다. 돈만 까먹고 쓸모없는 꼼수 사업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해야 한다.



[중앙일보]

8. 뻔뻔한 김정남 암살 부인, 자멸의 길이다

김정은 정권의 나팔수인 일본 조선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어제 “김정남 암살의 북한 배후설은 모략”이라는 억지 주장을 폈다. 조선신보가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점으로 미뤄 지난달 31일 평양에 도착한 김정남의 시신을 이용해 김정은 정권이 어떤 장난을 칠지 두렵다.

지난 2월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이 북한 공작원의 사주로 변을 당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말레이시아 당국이 밝혔듯 10명의 용의자 중 독극물을 뿌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 전원이 북한인이라는 사실은 이를 웅변해 준다.

그런데도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의 시신뿐 아니라 용의자들의 신병도 북한에 넘긴 것은 전적으로 인질 협박 때문이었다.

북한은 사건의 배후 문제로 논란이 일자 외교관 등 자국 거주 말레이시아인 9명을 평양에 억류했다. 결국 조기 총선을 앞둔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정치적 타격을 걱정한 나머지 북한의 위협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김정남의 시신과 용의자들이 북한으로 넘겨지면서 세계적 이목을 끌었던 이번 사건이 미궁에 빠질 게 거의 확실하다. 이는 북한에 막무가내식 인질 협박도 통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몹시 우려스럽다. 자국민의 안전이 달린 일이기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해도, 말레이시아 정부가 그토록 무력하게 백기를 들었다는 건 유감스러운 일이다. 비록 당사국은 아니지만 남북 문제와 관련된 김정남의 중요성을 고려해 볼 때 우리 정부도 사태가 이렇게 안 되도록 모종의 역할을 해야 했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물론 가장 비난받아야 할 건 김정은 정권이다. 인질 협박이란 비열한 방법으로 잠시 사건을 덮을 수 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이다. 아무리 북한이 우겨도 국제사회는 누구의 소행인지 뻔히 알고 있다. 백주 대낮에 천인공노할 암살 사건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인질 협박으로 이를 호도하려는 뻔뻔스러운 행위는 북한 정권의 고립과 멸망을 자초할 뿐이다.



9. 검찰, 우병우-고영태 의혹 확실히 풀어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됐음에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과 최순실의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관련 의혹들은 속 시원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우 전 수석이나 고씨에게 비리가 없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들을 수사하는 검찰에 켕기는 것이 있어 유독 그 칼날이 무딘 탓일까.

우 전 수석은 대통령의 신임을 등에 업고 최씨의 국정농단을 비호·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구했다가 기각된 구속영장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급 5명과 공정거래위 전 국장, 외교부 공무원들에 대한 ‘표적 감찰’을 지시하고 외교부 인사에 개입한 혐의(직권 남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는 2014년 ‘정윤회 문건’ 사건을 기밀 유출 사건으로 축소토록 검찰에 압력을 가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만약 그때 우 전 수석과 검찰이 제 역할만 했더라면 최순실의 국정농단이 이런 악성종양이 되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제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물론 우 전 수석이 ‘스포츠 4대악 신고센터·합동수사단’의 요직에 측근을 앉히려 한 것 등 새 혐의를 조사 중이긴 하다. 그러나 우 전 수석이 지난해 말 검찰 수사를 전후해 김수남 검찰총장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등과 수차례 통화한 의혹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는 것만이 검찰 조직이 살길이다.

더 이상 검찰은 고영태 녹음파일도 외면해선 안 된다. 고영태씨가 최씨의 일을 처리하며 각종 이권에 개입했는지, 회사 자금을 횡령했는지, 국정농단 사건 폭로에 배후가 있는지 등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고씨는 정부가 추진한 ‘미얀마 K타운 프로젝트’와 인천세관장 인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록 ‘내부 고발자’일지라도 개인 비리나 음모가 있다면 찾아내 엄벌해야 정의를 바로세울 수 있다. 국민적 의혹이 너무 커져 버린 이상 검찰이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그냥 덮고 지나갈 일이 아니다.



10. 언제까지 ‘박근혜 사면’ 같은 네거티브에 매달릴 건가

나라가 융성하려면 지도자의 리더십이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의 마음을 살 줄 알아야 큰 지도자다.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 경쟁자의 약점을 침소봉대해선 안 된다. 19대 대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딴판이다. 느닷없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다. 후보와 주변 인물들의 시대착오적 수준을 말해주고도 남는다.

안철수 국민의당 경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된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대통령이 사면 권한을 남용하지 않도록 위원회를 만들어서 국민의 뜻을 모으고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기자가 재차 “박 전 대통령도 사면위원회에서 검토할 여지가 있다는 건가”라고 묻자 안 후보는 “국민의 요구가 있다면 사면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안 후보 발언은 원론적이다. 사면을 대통령이 임의적으로 해선 안 되며 시스템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그런데도 문재인 후보 측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청산해야 할 적폐 세력에 대한 구애 신호가 아니길 바란다”고 공격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국민을 개돼지로 보는 발상과 뭐가 다르냐”고 비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좌파와 얼치기 좌파가 우파 동정표를 노린 것”이라고 양당을 함께 비난했다. 최근 지지세가 급등한 안 후보에게 정치적 상처를 주겠다는 치졸한 의도가 엿보인다. 

대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정책과 비전 대결을 벌이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 조기 대선으로 차기 정부는 정권 인수위도 없이 5월10일 출범해야 한다. 유사 이래 처음으로 대통령이 파면당하고 구속까지 당하는 불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번에야말로 철저한 검증으로 반듯한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국민의 입장에선 각 후보가 비선인물은 없는지, 어떤 사람으로 나라를 제대로 이끌어갈 것인지를 두고 평가하기에도 바쁘다. 국민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책에 대해 후보들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고, 잘 설명하는지 누가 그 정책을 주도할지를 듣고 싶어 한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소모적 ‘네거티브 캠페인’과 과감히 결별하는 결단력을 보여줄 지도자가 필요하다. 

차제에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에 대한 엄격한 제도적 장치를 어떻게 마련할지 논의해야 한다. 안 후보는 “비리 정치인과 경제인에 대한 사면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문재인 후보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면 기준을 명료하게 정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답했다. 말만 늘어놓을 일 아니다. 사면권 행사 개선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해 국민 심판을 받아야 한다.





주요신문칼럼



1. [매경이코노미][편집장 레터] '빈 교실 어린이집'와 '동네 돌보미' 

“우리 큰아들 이번에 국공립어린이집에 드디어…. 에헤라디야!!! 그런데 무려 6년을 기다렸어요. 맞벌이에 다자녀인데….”

지난해 초등학생 수는 총 267만명으로 5년 전 313만명보다 18% 줄었다. 그만큼 초등학교 빈 교실은 늘어났다. 반면 국공립어린이집은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보육의 질이 높아 많은 부모들이 선호하지만, 전체 어린이집의 7%에 불과하다. 최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국회의원 13명이 남는 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배경이다.



그러나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강경한 반대 입장이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별도 건물이 아닌 경우 영아 우는 소리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초등학생 학습권이 침해당할 수 있다는 이유다. 

학부모 입장에서 판단하기에 ‘쌈박한’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자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방법론에서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보육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에도 과연 남는 초등학교 빈 교실이 있을까? 몇 개나? 인근에 위치한 곳이 아니라면 그야말로 ‘그림의 떡’일 뿐이다. 

‘어느 날 부르고뉴 와인 한 잔이…’라는 책이 있다.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박재화 씨의 에세이집이다. 2010년 한국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렸을 때 ‘G20 비즈니스 서밋’에서 제공된 와인이 바로 그녀가 만든 ‘루뒤몽 크레망’이었다. 그녀가 만든 또 다른 화이트 와인 ‘루뒤몽 뫼르소 2007’은 와인 만화책 ‘신의 물방울’에 실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프랑스까지 날아가 일본인 남자와 결혼해 둘이 함께 부르고뉴 와인을 만든다’는 독특한 인생 스토리에 끌려 읽은 그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그러나 와인 관련 내용이 아니었다. 잠시 스쳐 지나가듯 서술된 프랑스 육아 시스템에 관한 부분이었다. 

프랑스에는 ‘Assistant Maternal’이란 제도가 있다. 120시간의 교육을 받고 PMI(ProtectionMaternelle et Infantile)라는 기관에서 허가를 받으면 본인 집에서 최대 4명까지 아이를 돌볼 수 있다. 자기 집에서 돌보는 것이 여의치 않으면 여러 명이 집을 하나 빌려 각자 돌보는 아이들을 함께 돌볼 수도 있다. 동네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고. 일명 ‘동네 돌보미’다.

다수 맞벌이 부부들이 “버는 돈의 대부분을 육아 비용으로 써버리는 것은 감내할 수 있다. 다만 믿을 수 있는 아줌마를 구하기 너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생판 낯 모르는 사람을 이런저런 통로로 찾아 말도 못하는 어린아이를 맡기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경험해보지 않은 이도 모두 공감할 터다.



그런데 그 맡기는 사람이 동네에 사는 아주머니라면? 아파트를 오다가다 얼굴을 본 적 있는 같은 아파트 주민이라면? 입주 돌보미가 아니니 비용은 훨씬 적게 들고, 같은 지역이니 아침에 아이 맡기고 저녁에 찾아오는 것도 크게 힘들지 않고, 더더군다나 안심할 수 있으니, 이렇게 ‘딱’인 해법도 없다. 

일거리를 찾고 싶어도 엄두를 못 내는 중년 여성이나 경력 단절 여성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다. 가계소득과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효과는 덤이다. 

‘선진 외국의 저출산 대응정책 현황 파악 및 사례 연구에 관한 출장보고서’가 한둘이 아니다. 무얼 보고 와서 무슨 사례 연구를 하고 어떻게 벤치마킹했길래 지금 이 모양인지 궁금하다. 5월 ‘장미대선’을 앞두고 장관들 해외 출장이 잦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권 말 도덕적 해이에 기댄 외유든 뭐든, 가서 이런 거 하나라도 정확하게 보고 와서 적용한다면, 그나마 내 세금이 덜 아깝겠다.



2. [매경이코노미][신병주의 '왕의 참모로 산다는 것'] 죽음으로 단종을 지킨 성삼문

1456년 2월 세조를 제거하고 상왕 단종을 복위시키려는 거사가 사전에 누설됐고 주모자들은 줄줄이 압송됐다. 거사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은 성삼문(成三問, 1418~1456년). 그와 뜻을 같이했던 핵심 인물 6명은 ‘사육신(死六臣)’으로 불리며 지금도 충신의 대명사로 인식된다. 

성삼문은 충청도 홍주(지금의 홍성) 적동리에서 태어났다. 본관은 창녕. 자는 근보(謹甫), 호는 매죽헌(梅竹軒)이다. 단종 복위운동에 함께 참여했던 도총관 성승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현감 박첨의 딸이다. 1435년(세종 17년) 생원시에 합격하고, 1438년에는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했으며, 1447년에 문과중시에 장원급제했다. 세종이 집현전을 설치한 후 인재를 모을 때 집현전 학사로 뽑혔으며, 세종의 총애 속에 홍문관 수찬·직집현전(直集賢殿) 등의 직책을 지냈다.



1442년에는 오늘날 유급휴가 제도의 기원이 된 사가독서(賜暇讀書·관리들에게 휴가를 줘 독서에 전념하게 하던 제도)를 북한산의 진관사에서 했고, 세종 곁에서 주요한 정책 과제를 연구했다. 세종이 훈민정음 28자를 만들 때 성삼문이 주도적으로 참여했음은 세종실록 기록에도 잘 나타나 있다. 

1443년 훈민정음이 창제되고 1446년 반포되는 과정에서 명나라 요동을 13번이나 왕래하며 유배 중인 명나라의 한림학사 황찬을 만나 훈민정음을 정교히 완성하는 데 기여했다. 병으로 고생하던 세종에게 성삼문은 늘 곁에 두고 싶은 신하였다.

세종 사후에도 성삼문은 문종과 단종을 보필하며 ‘세종실록’ ‘역대병요’의 편찬 등 주요 사업을 수행했다. 특히 어린 단종을 부탁한 문종의 유명(遺命)은 성삼문에게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성삼문의 인생은 1453년 10월 10일에 일어난 계유정난으로 큰 전환을 맞이한다. 

1453년(단종 1년) 좌사간으로 있을 때, 수양대군(후의 세조)이 황보인·김종서 등을 죽이고 정권과 병권을 잡았다. 정변의 성공으로 수양대군은 영의정 이하 모든 권력을 차지했지만 여전히 왕은 단종이었다. 수양대군은 김종서나 황보인의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젊고 명망 있는 관리로 성삼문을 주목했다. 성삼문은 세종대부터 함께 중요한 국책 사업을 해온 동료기도 했다. 성삼문이 직접 계유정난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수양대군은 그에게 정난공신(靖難功臣) 3등의 칭호를 내리며 포섭하려 했다.



성삼문은 이를 사양하는 상소를 올렸지만 결국 공신에 책봉됐다. 단종이 여전히 왕이었기에 성삼문의 관직 생활도 계속됐다. 1454년에 집현전 부제학이 되고 예조참의를 거쳐 1455년에는 예방승지가 된다. 예방승지는 성삼문에게 가혹한 운명을 예고하는 직책이었다. 1455년 윤 6월 수양대군의 압박 속에서 단종이 상왕으로 물러나던 날 성삼문은 바로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상징하는 옥새를 전해주는 비서의 자리, 즉 예방승지의 직책에 있었다. 

“세조가 선위를 받을 때에 자기는 덕이 없다고 사양하니, 좌우에 따르는 신하들은 모두 실색해 감히 한마디도 내지 못했다. 성삼문이 그때에 예방승지로서 옥새를 안고 목 놓아 통곡하니, 세조가 바야흐로 겸양하는 태도를 취하다가 머리를 들어 빤히 쳐다봤다.”

연려실기술에 담긴 내용이다. 향후 두 사람의 갈등을 예고한 장면이다. 

성삼문은 직책상 수양대군에게 어쩔 수 없이 옥새를 전달했지만 그의 마음은 더 이상 세조의 신하가 아니었다. 성삼문은 집현전에서 동문수학했던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등 뜻이 맞는 동지들을 규합하기 시작했고 무인인 유응부도 거사에 합류했다. 

성삼문 등 단종 복위운동을 주도한 이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1456년 6월 창덕궁에서 명나라 사신을 접대하는 자리에 세조는 단상에서 왕을 호위하는 별운검을 세우기로 하고 성삼문의 아버지인 성승과 유응부를 적임자로 지목했다. 시해를 모의한 주동자들이 직접 세조를 죽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 것이다. 성삼문 등은 이날을 거사일로 잡고 세조와 세자(세조의 아들), 세조의 측근들을 제거하기 위해 보다 치밀하게 계획을 준비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한명회 등이 연회 장소인 창덕궁 광연전이 좁고 더위가 심하다는 이유로 별운검을 세우지 말고 세자도 오게 하지 말 것을 청하자, 세조가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거사 주모자들 간에는 의견이 엇갈렸다. 유응부 등은 일이 누설될 가능성을 염려하면서 계획대로 일을 추진하자 했고, 성삼문과 박팽년은 ‘별운검을 세우지 않고 세자가 오지 않는 것은 하늘의 뜻이니 거사 날짜를 다시 계획하자’고 했다. 

결국 거사는 연기됐고 유응부 등의 우려대로 내부의 밀고자가 나타났다. 거사가 연기되면서 불안해진 김질이 장인인 정창손을 찾아가 상왕 단종 복위운동의 전말을 알린 것이다. 정창손은 그길로 사위와 함께 궁궐로 달려가 세조에게 사실을 알렸다. 즉시 성삼문 등에 대한 체포령이 떨어졌고 단종 복위운동에 참여한 인사들이 줄줄이 압송됐다.

세조는 친히 국문을 하면서 이들을 협박하고 회유하려 했으나, 이들은 세조의 왕위 찬탈 부당성을 공격하면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성삼문은 “상왕이 계신데 나리가 어떻게 나를 신하로 삼을 수 있는가”라며 세조를 자극했다. 

성삼문이 형을 당한 뒤 그의 집을 살펴보니 세조가 준 녹이 고스란히 쌓여 있었을 뿐 가재도구라고는 아무것도 없었으며, 방바닥에 거적자리만 깔려 있었다고 전해진다. 

성삼문의 동지인 박팽년은 세조를 일컬을 때마다 ‘나리’라고 했고, 세조 재위 시절 충청도관찰사로 있으면서 올린 문서에는 ‘신(臣)’이라는 용어를 쓴 적이 한 번도 없음이 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그만큼 세조를 왕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의지가 강했다. 사육신을 비롯한 거사 참여자들 대부분은 엄청난 고문을 당했다. 성삼문은 모진 고문 속에서도 조금도 굴하지 않고 세조의 불의를 나무라고 또한 신숙주에게는 세종과 문종의 당부를 배신한 불충(不忠)을 크게 꾸짖었다.



격노한 세조가 무사를 시켜 불에 달군 쇠로 그의 다리를 태우고 팔을 잘라내게 했으나 그의 안색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형장에서 성삼문은 사지를 찢기고 목이 잘려 전신이 토막 나는 참혹한 죽음을 맞이했다. 1456년 6월 7일이었다. 

성승도 아들과 함께 참형을 당했다. 성삼문의 동생 삼빙(三聘)·삼고(三顧)·삼성(三省)과 아들 맹첨(孟瞻)·맹년(孟年)·맹종(孟終)과 갓난 아들, 손자 헌택(憲澤)까지 모두 죽음을 당했다. 성삼문 가문은 ‘멸문의 화’를 겪었으며, 성삼문의 처와 딸마저 노비로 팔려가는 비운을 당했다.

단종 복위운동 사건에 연루돼 죽음을 당하거나 화를 입은 인물은 사육신을 비롯해 권자신, 김문기 등 70여명에 이르렀다. 당시에는 역적이었으나, 16세기 이후 이들이 보인 충절과 의리는 후세 귀감이 된다. 사육신의 충절을 따르려는 사람들은 중앙 관직을 버리고 대부분 지방으로 돌아가 성리학 연구와 후진 양성에 힘을 기울이면서 조선 전기 사림파의 뿌리를 형성한다.



우리가 흔히 ‘사육신’으로 알고 있는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성원, 유응부 등 6명이 사육신으로 지칭되기 시작한 것은 남효온이 ‘육신전’을 저술한 것에서 비롯된다. 남효온의 문집을 통해 수양대군의 불법에 맞서 저항한 이들의 명성은 재야의 사림(士林)을 중심으로 널리 전파됐다. 남효온은 김시습, 원호 등과 함께 몸은 비록 살아 있어도 정신은 사육신을 계승한다는 뜻에서 ‘생육신’으로 불렸다.

성삼문 등이 공식적으로 복권된 것은 단종 복위운동이 일어난 후 230여년이 지난 조선 후기 숙종 때였다. 숙종은 1691년(숙종 17년) 사육신의 관작을 회복하고 국가에서 제사를 지내도록 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숙종은 사육신에 대해 ‘당세에는 난신이나 후세에는 충신’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사육신을 처형한 세조 입장도 적절히 고려하면서 성삼문 등 사육신을 복권한 것이다. 

사육신 복권과 함께 1694년(숙종 24년) 11월 6일 노산군에게는 단종이라는 묘호가 올려졌다. 단종이 공식적으로 왕의 위상을 회복한 순간, 성삼문은 238년간 응축했던 울분을 사후에서 조금이나마 풀 수 있지 않았을까.



3. [매경이코노미][Health] 불면증·수면무호흡·과다수면 수면장애 탈출하기

입시, 취업, 과중한 업무, 퇴직, 노후 등 삶에 대한 중압감이 현대인의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고 있다.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이들의 증가 속도를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우리나라 수면장애 환자는 72만명을 웃돈다. 2010년 46만여명이던 수면장애 환자는 2013년 60만명을 넘어섰고 2015년에는 72만1000명으로 5년 사이 56% 이상 급증했다. 수면장애의 원인은 유형별로 조금씩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관련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면장애는 그 유형이 다양하다.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는 것도, 반대로 과하게 잠을 많이 자는 것도 수면장애다. 즉 정상적인 생체의 리듬을 이어갈 만큼의 적절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수면장애라 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수면장애 유형이 일차성 불면증이다. 쉽게 말해 밤잠을 설치는 유형이다. 여기서 ‘일차성’의 의미는 우울장애나 다른 신체 질환 등 특별한 요인이 없는 불면증이란 뜻. 이 같은 불면증은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 서울대병원 수면의학센터 정도언·이유진 교수팀이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수면장애 환자를 분석한 결과, 불면증 환자(661명)는 수면장애가 없는 군(776명)에 비해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8.1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진 교수는 “수면 중에는 정상적으로 깨어 있을 때에 비해 10~20% 정도 혈압이 떨어지면서 몸과 마음의 긴장이 풀린다. 불면증 환자는 숙면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정상적인 혈압의 감소 없이 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다. 따라서 불면의 밤을 반복해서 보내다 보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다음은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이 자주 끊기면서 몸속 산소 농도가 부족해지고 결국 고혈압·당뇨병·심근경색증·부정맥·뇌졸중·치매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날 밤에 잠을 충분히 자도 낮에 잠이 쏟아지는 과다수면증 역시 수면장애의 유형이다. 정상적인 수면 시간은 7~8시간 정도. 9시간 이상의 수면을 취하고도 졸린 증상이 지속된다면 과다수면증을 의심해야 한다. 그 밖에 꿈을 꾸는 중에 소리를 지르는 ‘렘 수면 행동장애’나 급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기면증’도 증가하는 추세다. 

수면장애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없을까.

우선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알고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원인은 무엇인지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이 필요하다. 일시적인 불면증은 1~2주간 전문의 처방을 통해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수면제에 의존하게 되면 불면증이 오히려 악화되고 만성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향운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은 “심리적 스트레스가 해결되고 마음이 안정된 후에도 잘못된 수면 습관으로 잠들기가 힘들고 자주 깨는 일이 있다면,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또 기본적으로 수면장애 예방과 극복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이 권장된다. 잠자리의 소음을 없애고 조명을 안락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낮잠은 15분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4. [강원일보][발언대] 위험한 봄바람

“봄이 되면 온갖 초목이 물이 오르고 싹이 트고 한다. 사람도 아마 그런가 보다.” 춘천 출신 소설가 김유정의 단편소설 `봄봄'에서 봄의 풍경을 묘사한 대목이다. 하지만 소방공무원인 내가 정의해야 하는 봄은 따뜻한 기온과 건조하고 강한 바람이 많이 불어 화재가 발생하기 좋은 최상의 조건이 형성되는 시기이며, 관광이나 수학여행, 지역별 행사가 늘어나면서 안전사고가 증가하는 시기다. 

최근 3년간 화재발생 현황을 보면 도내 화재의 34.7%, 전국 대비 29.6%로 봄철 발생률이 가장 높고, 특히 3월은 농산폐기물 소각에 의한 화재 증가로 임야나 야외화재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봄철소방안전대책의 중점은 우선 기후적 요인으로 산불이 최우선이고, 두 번째는 공사장 및 부주의 안전관리, 세 번째는 석가탄신일 및 지자체 행사의 안전관리와 갑자기 대두된 대통령선거 안전대책이라고 하겠다. 우선 산불예방활동은 산림청 `산불조심기간' 공고에 따른 소방대책으로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행위 금지, 담배꽁초 무단투기 및 불법소각 행위 단속, 산불 예방을 위한 유관기관 공조태세 구축이다. 

두 번째 공사장 안전관리 및 부주의 안전대책은 용접작업이나 화기취급시 안전수칙을 준수하도록 계도해 대형화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신학기 방과 후 이용시설의 소방특별조사와 국가안전대진단을 통해 부주의에 의한 화재발생을 차단하는 것이다. 

또한, 여행주간인 5월 1~14일에 강원도를 찾은 수학여행 학생들이 다시 평창동계올림픽의 붐 조성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서 수학여행지 숙박시설의 안전점검을 관할 소방관서에 요청하면 소방관서에서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해 주는 `안심 수학여행 준비제'를 통해 손님맞이 채비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끝으로 석가탄신일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연휴에는 야외활동 안전과 사찰 등 목조문화재 자율안전관리 기능을 강화하는 등 대응체계를 구축할 것이며, 같은 기간 대통령 선거 안전대책도 병행해 추진하고자 한다. 

연일 계속되는 산불과 사고소식이 잦아들게 하려면 유관기관 협업과 대국민 협조가 절실하며, 2017년 봄철소방안전대책은 소설의 결말과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점순이와의 봄장가, 봉필의 풍년 논농사처럼 모두 해피엔딩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5. [한국일보][기억할 오늘] 리드비터 주머니쥐

지리 조건 덕에 특별한 동물들이 많은 호주의 각 주는 저마다 상징 동물들을 정해두고 있다. 퀸즈랜드의 코알라, 뉴사우스웨일즈의 오리너구리, 남호주의 웜뱃(Southern Hairy-nosed Wombat), 서호주는 넘뱃(Numbat, 주머니개미핥기), 태즈매니아는 태즈매니아 데빌(주머니 곰), 노던테리토리는 붉은 캥거루, 수도 준주는 갱갱앵무새(Gang-gang Cockatoo)…. 대부분 멸종 위기종이거나 생존 기반이 취약한 종이다. 빅토리아주가 1971년 3월 선택한 건 ‘요정 주머니쥐’로도 불리는 리드비터 주머니쥐(Leadbeater’s Possum)다. 역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등급 분류상 ‘심각한 멸종위기종(CR)’이다.

리드비터 주머니쥐는 꼬리까지 몸 길이가 평균 33cm에 불과한 유대류로, 주머니하늘다람쥐과에 속하지만 활강을 못한다. 2000만 년 전부터 진화해온 원시 잔존 호주 고유종으로, 현재 빅토리아주 중부 고원 유칼리 숲의 제한된 지역에서만 서식한다.

화석으로만 존재하던 리드비터 주머니쥐가 학계에 처음 존재를 드러낸 건 1867년. 하지만 농지 개간 등으로 1900년대 들면서 대거 사라졌고, 1939년 대화재 이후 완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다 호주 박물학자 에릭 윌킨슨(EricWilkinson)에 의해 1961년 4월 3일, 빅토리아주 캠바르빌 인근 숲에서 다시 발견됐다. 대중적으로야 도도새나 매머드에 비길 수 없겠지만, 학계는 마치 화석이 환생한 듯 기뻐했다. 생태 연구를 병행한 섬세한 보호정책이 진행됐다. 

나무 구멍을 집 삼아 사는 리드비터 주머니쥐는 늙은 숲과 40년생 안팎의 젊은 숲이 어우러진 곳을 선호하며, 지표에서 6~30m 고도에 머무는 야행성 잡식 동물이다. 1년에 한 번 번식하며 한 번에 많아야 두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보호활동 덕에 80년대 최대 7,500마리까지 불어났으나 제한된 생존 공간과 자연 화재 등으로 개체수가 다시 급감, 현재는 약 1,500마리 가량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계는 향후 50년 내 리드비터 주머니쥐의 서식 생태계가 붕괴될 확률이 92%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 생물종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도 거대한 자연 순환의 일부여서, 늘 용의자로 꼽히는 인간이 억울할 때도 때로는 있다.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대한민국 대표 뉴스 큐레이션
2017년 4월 10일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이야기들

1. 법원은 최순실이 ‘박영수 특검의 임명과 활동이 헌법에 위배된다’며 낸 위헌 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재판부는 ‘특검법은 여야 합의에 의해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적법하게 제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위헌이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헌법 파괴범이 위헌 심판 제청은 뭐니? 이제 하다 하다 별짓을 다 하는구나...

2. 박근혜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내홍이 결국 표면화했습니다. 전체 6명의 변호인단 중 4명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의결 이후부터 변호를 맡아 온 유 변호사가 다른 변호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결정한다는 불만으로 사임했습니다.
자기 변호인단 관리도 못 하는 사람을 나라를 관리하라고 맡겼으니... 꼴 좋다~

3.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실형을 확정받을 경우 특별 사면·복권하는 문제에 대해 국민의 셋 중 두 명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지정당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사면 찬성은 25.1%가 나온 반면 67.6%가 반대했습니다.
차기 대통령이 어떤 분이 되든 국민감정이 이렇다는 걸 잘 새겨 놓으셔야 할 듯~

4. 유권자 세 명 중 한 명 이상은 대선까지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특히 20~30대, 중도성향, 수도권 유권자를 중심으로 한 표심이 유동적이어서 이들의 움직임이 대선 판도를 흔들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지하는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것도 투표해야 가능한겨... 꼭들 투표하세요~

5. 전두환·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전 대통령’으로 부를지 ‘씨’로 부를지, 호칭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위헌적 수단을 동원해 대통령직에 오른 전 씨와 탄핵당한 박 씨를 ‘전 대통령’으로 부르는 게 부당하다는 논리입니다.
씨를 붙여주는 것도 황송할 일이지... 전두환, 박근혜 그래 안 그래?

6.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우병우 전 수석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 전 수석은 대학 재학시절 '소년 급제'해 검찰 내 요직을 꿰차며 잘나가던 엘리트 검사였지만, 이제 본인의 두 번째 구속영장 심사를 앞둔 신세가 됐습니다.
좋은 머리를 좋은 일에 썼어야지...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딱 이라니까. 쯧쯧...

7. 홍준표 자유당 후보 측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자 바른정당이 전제조건으로 3대 요구사항을 전달했습니다. 박근혜의 자유당 출당, 친박 핵심 인사 인적 쇄신, 홍 후보의 유승민 후보에 대한 ‘배신자’ 발언 사과가 3대 요구사항입니다.
국정을 농단하고 국민을 배신한 부역자들이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고들 저러는지...

8. 자유당을 탈당한 대표적 친박계 조원진 의원은 ‘태극기 민심이야말로 보수 세력의 중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제 상대는 홍준표, 유승민 후보가 아니라 문재인 후보’라며 새누리당으로 표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새누리가 바르다는 주장이야 자유지만... 그래서 새누리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

9. 반기문 전 총장의 팬클럽 ‘반딧불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했습니다. 반딧불이는 ‘중도대통합 새정치를 계승할 대통령 후보로 안 후보가 적임자라는 판단 하에 안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안 후보, 안 후보 하니까 안희정 후보 같은데... 그 표가 왜 글리 갔을까나?

10. 세월호가 9일 본격적인 상륙 작업으로 잠수식 선박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철제부두에 안착했습니다. 해수부는 앞으로 세월호의 자세와 위치 등을 조정하면서 추가 작업에 돌입하며 9명의 실종자 수색에 만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단 고생 많았어요... 한 명 빠짐없이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도록 부탁합니다~

11. 세월호가 부두에 안착하자 전남 목포 신항에서 세월호 양륙 과정을 지켜본 미수습자 가족들은 지난 3년간 함께 아파해온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동시에 9명 미수습자의 안전하고 조속한 수습을 호소했습니다.
3년을 가슴에 묻고 기다렸습니다. 그 기다림이 헛되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12. 미국의 핵 항공모함 ‘칼빈슨’ 호가 당초 계획과 달리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전격 이동 배치됩니다. 정확한 작전 지역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을 겨냥한 조치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핵 항모가 온다니 든든하십니까? 나는 오금이 저리는데 말야... 쩝~

13. 이한열열사기념사업회 측이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에 강동원이 출연하는 것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놨습니다. 지난해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불이익을 감수하고 출연하겠다는 배우가 셋 있었고 그중 한 사람이 강동원이라고 합니다.
서슬 퍼런 문화계의 블랙리스트에도 불구하고 셋이나 있었다니... 훌륭하십니다~

14. 법원은 KT가 개인 스마트폰에 개인정보 수집이 가능한 앱 설치를 거부한 노동자를 징계 차원에서 전보 처리 한 것은 부당하다고 봤습니다. ‘앱에 대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충분하고 회사에 정보인권 존중 요구는 가능하다는 판결입니다.
대체 뭘 알고 싶은 건데? 정 궁금하면 정중하게 물어보세요~

15.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 SNS가 새로운 유형의 따돌림과 폭력의 도구로 변질되고 있습니다. 카톡방을 폭파한다는 이른바 ‘방폭’, 카톡방을 나가도 계속 초대해 욕설을 하고 괴롭히는 ‘카톡 감옥’ 등 사이버 따돌림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어쩔 때는 눈치 보여서 나가기도 좀 그렇더라고... 허락받고 부르면 안 되나?

16.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한인 2세 여성의 숙박을 거부한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퇴출당했습니다. 에어비앤비 대변인은 ‘혐오스럽고 수용할 수 없는 행위를 저지른 호스트는 영구적으로 우리 플랫폼에서 삭제됐다’고 했습니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유가 고작 이거야? 진짜 대단허다~

17. 해외 투자은행(IB)들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성장률 전망을 크게 높인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비관론 일색이던 해외 투자은행 IB들이 방향을 틀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하에 어두웠던 전망이 정권교체의 희망으로 높아지는 거 아니겠어?

18. 금융당국의 계속된 주택대출 규제 강화로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꿈이 갈수록 멀어지고 있습니다. 대출조건의 강화에다 최근 이자율까지 급등하고 일부에서는 중도금 대출 중단사태까지 이어지면서 주택 구매 포기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대출은 아무나 받나 뭐... 근데 실소유자는 대출받아 집 사는 사람들인가?

@홍준표, ‘안철수 찍으면 박지원 상왕정치’. 왕조?
@작년 국민 커피 250억 잔 마셔. 1인당 500잔
@특검, 우병우 영장 재청구하면 100% 구속. 긍까.
@체육특기자 내신 나쁘면 대학 못가. 당근~
@봄철 식중독 주의보. 두릅·고사리 데쳐먹어야. 네.

벚꽃이 만발한 주말이었습니다.
아직 벚꽃 구경 못하셨다면 이번 주 잠깐 시간 내셔도 늦지 않을 듯합니다.
봄 꽃 만발한 주간에 꽃처럼 이쁜 꿈 많이 꾸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류효상의 고발뉴스 조간브리핑]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
728x90
반응형
1. 대선 D-29… 문재인 vs 안철수 → 여론조사 마다 초접전. KBS-연합뉴스 조사에선 다자구도에서安 첫 역전... 한겨레 조사에선 소수점까지 동률.(동아 외)▼

 



2. 대도시보다 농어촌 학생이 더 약골? → 교육부‘2016 학생건강 체력평가’. 하위 4~5등급 비율 대구(3.6%), 울산(4.5%) 부산(5.7%) 광주(6.3%) 서울(8.0%)... 강원(13.7%), 대전(12.5%) 경기ㆍ충북(12.3%) 전북(12.2%)...(한국 외)

 



​3. 1인당 500잔... 대한민국은 커피 공화국 → 믹스커피가 절반. 전국 커피숍 9만 8000여개. 지난해 스타벅스 1조 매출 돌파. 이디아는 점포 2000개 돌파.(세계 외)

 



​4. 초미세먼지(PM2.5) → 황산염, 질산염 등 대기오염물질 덩어리(58.3%)와 연소 탄소류와 검댕(16.8%), 지표면 흙먼지 등에서 생기는 광물(6.3%), 기타 18.6%...(세계)▼

*미세먼지(PM10) → 먼지, 꽃가루, 곰팡이...

 



5. 9급 국가공무원 공채 필기시험 → 35대1. 8일 치러진 시험에 17만명 응시(접수 인원은 22만 8천여명), 지난해에 이어 역대 최다 기록 경신.(한국 외)

 



6.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대선 관련 사이버상 공직선거법 위반 행위 7일까지 총 1만8천여건. 18대 대선 7천2백 여건 비해 이미 2배 넘어. 선관위.(세계)

 



​7. 불법 반입 몽골 공룡화석 반환 → 유출 문화재 돌려준 ‘첫 사례’. 2014년 화석 밀반입업자들이 들여온 몽골 국보급 11점. 정부, 공룡 화석 장기 임차해 국내에서 전시 예정.(경향 외)

 



8. 문단 최고령 황금찬 시인 별세 → 8일, 향년 99세. 시집 39권, 수필집 25권 남겨. 40번째 시집 준비 중이었다고. 암 투병중 연기... 김영애씨 별세 9일, 46년간 170여편 드라마 출연...(동아 외)





​9. 국내 첫 '도로 위 휴게소' → 6월 서울- 양양 고속도로 인제 내린천 휴게소. 상·하행선 함께 이용하는 上空형. 부지 활용도 높아. 10월에는 서울외곽순환도로에 시흥휴게소.(조선)

 



​10. 묘비명 2 → <나는 도전하다 실패했다. 그러나 또다시 도전해서 성공했>(게일 보든, ‘보물섬’작가) <괜히 왔다 간다>(중광스님). (중앙, 서평 기사 中)

 

이상입니다.



▼대선 D-29,  각 매체 여론조사 결과

▼초미세세먼지 구성

▼서울-양양 고속도로 내린천 휴게소, 도로 위 공중형 휴게소(6월 개장)

반응형
LIST
Posted by 늙은최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