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올리는 자료로 상업적 목적은 없으며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블로그 운영성향과 무관합니다.
주요신문사설
[경향신문]
1. 김명수 대법원장 “내부로부터의 독립 사법부 변화의 시작”
김명수 대법원장(58)의 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69)과 달랐다. ‘독립’이 그랬다. 외부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을 강조한 양 전 대법원장과 달리 김 대법원장은 내부로부터 법관의 독립도 지키겠다고 했다. 방점은 재판과 인사에 찍혔다. 반성과 새로운 출발. 26일 김 대법원장의 취임사를 관통한 메시지다. 취임사엔 “좋은 재판”이라는 말이 네 번이나 반복됐다.
김 대법원장은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민들은 법관이 사법부 외부뿐 아니라 내부로부터도 온전히 독립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심판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각별한 관심을 갖고 제도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퇴임하면서 “정치적인 세력 등의 부당한 영향력이 침투할 틈이 조금이라도 허용되는 순간 어렵사리 이뤄낸 사법부 독립은 무너지고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말 것”이라던 양 전 대법원장과 결이 달랐다.
판사들은 그 차이를 말했다. ‘사법부 독립’이 과거 법원 내부에선 대법관 제청권과 판사 3000여명의 인사권을 쥔 제왕적 대법원장, 그 밑에서 사법행정을 총괄하는 행정처, 고법 부장판사(차관급)로 가기 위한 줄세우기와 윗선 눈치 보는 판결을 덮고 포장하는 데 썼던 말이었음도 알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판사들의 성향과 동향을 조사했다는 이른바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법원 내부는 요동하고 긴장이 높아져 있다. 김 대법원장의 ‘독립’은 대법원장과 행정처가 축이 된 법원의 관료화를 개혁하겠다는 뜻이다.
김 대법원장은 ‘좋은 재판’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사법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보답은 독립된 법관이 공정하고 충실한 심리를 통해 정의로운 결론에 이르는 좋은 재판”이라며 “재판 중심의 사법행정을 실천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전관예우 근절을 위한 법관 윤리기준을 재정립하고, 대법관 증원 문제를 포함해 상고심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50대 서울대 남성 법관’에 치중된 대법관 구성은 다양화하겠다고 했다.
다짐은 소통과 민주적 리더십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의 권한 행사는 투명하고 민주적인 절차와 방식에 의해야 한다”며 “대법원장이 사법부 정점에 홀로 서 있는 게 아니라 늘 구성원들과 함께 어울려 소통하는 모습에서부터 사법부의 새로운 변화는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판사 100명이 모인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안으로부터의 개혁’ 작업을 하고 있다. 보수야당은 ‘좌편향’을 제기하고 시민들은 ‘관료화된 적폐’를 우려하는 사법부, 그 무거운 시선과 짐을 안고 김명수 사법부가 시작됐다.
[국민일보]
2. 5대 권력기관 참여 ‘사정 드라이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수년간 우리는 청렴국가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윗물이 깨끗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제1차 반부패정책협의회(반부패협)를 주재하고 “보다 깨끗해야 할 권력이, 보다 청렴해야 할 공공부문이 여전히 고질적인 부패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권력을 운영하면서 부정하고 부패한 방식으로 국민의 삶을 옥죄고, 국민 세금을 자기 주머니 속 돈인 양 탕진했다”며 “반칙과 특권이 일상화돼 국가청렴지수(CPI)가 15계단이나 하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CPI 순위는 2015년 37위에서 지난해 52위로 하락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린 박근혜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을 새 정부의 모든 정책의 출발로 삼겠다”며 “문재인정부가 국민과 역사 앞에 평가받을 핵심 지표가 돼줄 것”이라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박근혜정부 청와대를 반면교사 삼아 무엇보다 청와대가 모범을 보일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부정부패 척결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다. 문재인정부 청와대도 예외가 아니다”며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청렴성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 반부패의 출발이라는 자세를 가지고 엄정하게 반부패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개별 부패·비리 대응을 넘어선 포괄적인 범정부적 반부패 추진 전략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또 개별 사정기관의 대응 차원이 아니라 각 기관의 정보를 공유해 입체적인 추진 전략을 강구해줄 것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뿐 아니라 민간부문까지 뻗쳐 있는 부패를 척결해야만 비로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며 “공정성이 제고되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부패협은 2004년 노무현정부 당시 신설됐지만 이명박정부 들어 유명무실해졌다.
반부패협은 부패방지 관련 기관장들이 모두 참석해 제도적 차원의 대책 마련을 위한 기구다. 하지만 검찰총장과 국정원장 등 수사·정보 최고위직이 일제히 참여하는 만큼 개혁 드라이브를 넘어 대대적인 사정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는 검찰총장, 국정원장, 감사원장,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등 주요 사정기관장들과 법무부 장관, 국방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금융위원장, 국민권익위원장 등 16개 부처 수장들이 참석했다.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동아일보]
3. “소득성장만으론…” 혁신성장 꺼낸 문재인 정부
최저임금 인상과 복지 확충, 공공 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소득주도 성장에 매진해온 문재인 정부가 ‘혁신성장’ 속도전을 강조하고 나섰다. 막대한 규모의 재정을 쏟아부어야 하는 분배 위주의 정책이 쏟아지면서 우려가 커지자 성장 전략 강화에도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을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혁신성장에 대해 경제 부처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념을 정립하고 속도감 있게 집행 전략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소득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 혁신성장”이라며 “혁신성장은 새 정부의 성장 전략에서 소득주도 성장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의 개념이나 구체적인 정책방안을 덜 제시한 측면이 있다”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명되지 못하고 ‘4차산업혁명위원회’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못했기 때문에 ‘혁신성장’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세 가지 축인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가운데 혁신성장 정책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을 질책하고 신속하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혁신성장은 벤처 창업,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신산업 육성 등 경제 파이를 키우는 전통적인 경제성장 전략과 유사하다.
특히 청와대에 이어 여당과 정부도 이날 한목소리로 규제완화 등을 통한 혁신성장 띄우기에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궤도가 일부 수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병행하고 있다”며 “스마트한 규제혁신, 공정한 인수합병(M&A) 시장 활성화를 통해 활력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소득주도 성장만으로 우리 경제가 성장으로 간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당정청이 혁신성장 의지를 강조한 것은 소득주도 성장에만 초점이 맞춰지면서 성장 전략이 부족하다는 안팎의 비판에 따른 것이다. 일자리 창출 정책에도 실업률이 악화되는 등 고용시장이 역주행하고 있는 데다 경기 회복세도 둔화되면서 올해 목표로 내건 3% 경제성장률 달성이 불투명해진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반성으로 혁신성장을 얘기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 성장과 양 날개를 이뤄야 하는 혁신성장이 나올 시점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일보]
4. 4조8000억여원 오간 도박 사이트 운영 도운 일반인 40여명 검거
범죄 조직이 4조8000억여 원 거액이 오간 ‘기업형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도움을 준 일반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범죄 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김모(37) 씨를 구속하고 진모(48) 씨와 하모(33) 씨 등 3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경찰은 직접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도박개장 등)로 보안 책임자 안모(36) 씨와 장모(35) 씨 등 19명도 입건해 그중 6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 등은 2012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모 해외 유명 온라인 베팅사와 국내총판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중계하는 사이트를 개설한 뒤 회원을 모집해 총 4조8000억 원을 입금받아 4000억여 원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김 씨 등은 이들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가게 단골이던 운영자들의 부탁을 받아 총 26억 원을 배달하며 자신의 계좌를 제공해 돈세탁을 돕는 대가로 수천만 원대 음식과 술을 판매했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진 씨는 개인 정보가 다수 포함된 500여 페이지 분량 수사기록을 법원에서 받아 친분이 있는 도박 사이트 운영자에게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외제차 딜러 하 씨는 고객이었던 도박 사이트 운영자의 부탁을 받고 총 16억 원 상당의 최고급 외제차 9대를 차명으로 넘기며 범죄에 이용할 수 있도록 도운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 조직에서 현금과 외제차 등 70억 원 상당 금품을 환수했다”며 “국제 공조 수사로 해외 도피한 공범들을 쫓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신문]
5. 北 ‘자위권’ 발언에…美 “북핵 시나리오 4~5개 검토”
미국과 북한의 ‘말 폭탄’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미 백악관의 고위관계자가 대북 대화의 조건을 ‘핵 포기 선언’으로 못박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로 북한에 억류됐다가 사망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의해 고문당했다”며 “그들(북한)은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웜비어의 사건과 관련해 고문 사실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이 같은 압박은 북·미 간 대화나 협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더욱 낮아진 것으로,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목전에 둔 북한이 핵 사찰과 포기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최근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전쟁학연구소(ISW) 콘퍼런스에서 “미국이 북한 정권과 협상하기 전, 북한은 핵시설 사찰을 받아들이고 핵무기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탄도미사일을 획득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위협을 완전히 해결할 4∼5가지 시나리오를 찾고 있다”면서 “일부는 다른 해결책보다 더 험악하다”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강력 경고했다. 미국과 북한은 이날도 험악한 협박을 주고받았다. 리용호 외무상은 미국 출국 직전 성명을 내고 “트럼프는 지난 주말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공언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미국 폭격기들이 설사 우리 영공 계선을 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해서 모든 자위적 대응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명 발표 직후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 23일 밤 B1B 랜서 무력시위와 관련, “비행할 권리가 있는 국제공역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되받고 “북한이 도발 행위를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옵션’을 대통령에게 제공할 것이며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북한과 정권을 어떻게 다룰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6. 7조 투입 미세먼지 5년내 30% 줄인다
2022년까지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밑그림이 나왔다.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전환이 추진되고 수도권에서 실시 중인 대기배출총량제가 전국으로 확대된다. 미세먼지 기준은 미국·일본 등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된다.
정부는 26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관계부처 합동 ‘미세먼지관리 종합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목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7조2000억원을 투입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의 30%를 줄이는 것이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258일에 달했던 미세먼지(PM2.5) ‘나쁨’ 일수(전국합계)가 2022년에는 78일로 70% 줄고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 26㎍/㎥에서 2022년 18㎍/㎥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이다.정부는 이를 위해 발전 분야에서 공정률이 낮은 석탄화력발전소 9기 가운데 아직 착공하지 않은 4기(당진·삼척 각 2기)는 석탄보다 오염도가 낮은 LNG로 전환하고 나머지 5기(신서천 1기·고성 2기·강릉 2기)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배출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30년이 넘은 노후 석탄발전소 7기는 임기 내 모두 폐쇄한다. 정부는 산업계와 협의해 LNG 연료전환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나 민간 발전회사들이 반발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는 또 대기배출총량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질소산화물(NOx)에 대한 배출부과금제도를 도입한다. ㎏당 2000∼30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후 경유차 조기 퇴출에도 속도가 붙는다. 정부는 올해 8만대 정도인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 물량을 내년부터 연평균 16만대로 늘려 임기 내 221만대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경유차는 수도권 미세먼지 최대 배출원이다.
동시에 친환경차 협력금제도를 마련해 2022년까지 친환경차(전기·수소·하이브리드 차량) 보급대수를 200만대로 늘리기로 했다. 어린이집, 요양시설이 밀집된 지역을 ‘미세먼지 프리존’으로 지정해 노후경유차 출입을 제한하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실시되는 비상저감조치도 수도권 외 지역과 민간부문으로 확대한다.
미세먼지 환경기준은 선진국 수준으로 강화된다. 내년부터 PM2.5 24시간 기준을 현행 50㎍/㎥에서 미국·일본과 같은 35㎍/㎥로 강화하고 학교와 어린이집의 실내 미세먼지 기준도 기존의 권고 수준에서 위반 시 처벌이 가능한 유지기준으로 상향될 전망이다.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대책이 지속적이고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도록 미세먼지 민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보완,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7. 文대통령 "기업의 혁신성장도 중요"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소득주도 성장으로 일관했던 문재인 정부의 당·정·청 지도부가 26일 일제히 혁신성장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경제의 파이를 키우는 성장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분배에 치중하고 성장 전략은 부재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현 정부 경제정책이 '성장과 분배의 균형'으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혁신성장은 새 정부의 성장 전략에서 소득주도 성장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수요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라면,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이끄는 전략이 혁신성장"이라고 말했다. '혁신 성장'은 규제 완화와 벤처 창업 활성화를 통해 저성장에 빠진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성장 전략으로, 새 정부가 표방한 '사람 중심 경제'의 세 가지 축(소득주도성장·공정경제·혁신성장)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사실상 분배 정책으로 평가받는 소득주도 성장과 공정경제에 밀려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에 대해 경제 부처에서 빠른 시일 내에 개념을 정립하고 속도감 있게 집행 전략을 마련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당정도 혁신성장에 대해 한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을 병행하고 있다"며 "스마트한 규제 혁신, 공정한 인수·합병 시장 활성화를 통해 활력 있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국회에서 열린 '미래성장 경제정책 포럼' 강연에서 "소득주도 성장만으로 우리 경제가 성장으로 간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소득주도 성장과 일자리 중심 성장, 사람 중심 성장을 합친 혁신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득주도 성장을 '반쪽짜리 성장 전략'이라고 비판해온 주류 경제학계와 재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분배와 성장은 지속 가능한 경제를 위한 양 날개와 같다"며 "양극화 해소와 내수 활성화를 위한 소득주도 성장이 성공하려면 혁신성장을 통해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8. 되살아난 핀란드 … 청년 창업 붐으로 노키아 쇼크 극복
“10년 전 여긴 소독약 보관소였죠.” 지난 4일 핀란드 헬싱키 알토대학 캠퍼스 한쪽 귀퉁이에 자리 잡은 스타트업사우나의 5대 최고경영자(CEO) 캐롤리나 밀러(27)가 말했다. 스타트업사우나는 대학생 창업동아리가 만든 유럽 최대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다. 2010년 출범 이후 222개의 스타트업을 길러냈고 2억 유로(약 2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밀러는 “2000년대 후반 노키아의 위기가 젊은이들로 하여금 창업에 눈을 뜨게 해 전화위복이 됐다”고 설명했다. 노키아도 2011년 ‘브리지 프로그램’을 도입해 임직원의 전직을 도왔다. 이를 통해 창업한 스타트업만 1000여 개에 달했다. 노키아의 라우리 옥사넨 부사장은 “첨단 기술을 가진 노키아 엔지니어들이 대거 창업에 나선 게 핀란드 스타트업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금·기술을 댔다. 83년 설립된 기술지원센터 ‘테케스’를 통해 2015년에만 5억7500만 유로(약 7740억원)를 지원했다. 테케스의 미카 클레메티넨 프로그램 매니저는 “모바일게임 클래시오브클랜을 만든 수퍼셀도 테케스가 키워낸 벤처기업”이라고 소개했다. 핀란드 경제는 노키아 쇼크 직후인 2012년부터 4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그러나 스타트업 붐 덕에 지난해부터 생기가 돌고 있다. 테케스의 유카 헤이리넨 이사는 “10년 전만 해도 장래 희망을 물으면 노키아 취직을 꼽았던 젊은이들이 스트타업 창업을 으뜸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한겨레]
9. 중진공, 학력차별 없다더니 SKY 15점·지방대 5점
권력 실세의 채용 청탁, 이사장의 부당 지시, 자기소개서와 어학 점수 조작, 그걸로도 모자라 서류전형 합격자 증원, 외부 면접위원의 반대를 뒤집은 최종 합격. 공공기관 채용 부정의 종합판이다. 여기에 화룡점정이 하나 더 있다. ‘학력제한 없음’이란 채용공고와 달리 출신학교까지도 자의적 등급에 따라 최대 10점의 차별을 뒀다면? 나아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까지 했다면?
정규직 평균 연봉이 7761만원으로 공공기관중 최상위권인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이 그랬다. 불과 몇년전까지도 학력차별을 넘어 학교차별이라는 퇴행적 구태를 은밀히 실행해온 것. 중진공이 2012~13년 새 세 차례 신입공채에서 모두 4명을 외부의 청탁 또는 압박으로 부정채용하는 과정에서 국내 응시자들의 출신 대학과 전공 분야에도 최저 5점에서 최고 15점까지 점수를 세분해 차등 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26일 <한겨레>가 단독입수한 중진공 내부 문건 ‘2013 하반기 신입직원채용 서류전형 기준(안)’으로 처음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중진공은 “2013년 채용 때 대학별 점수표 제작 기준 및 활용 여부를 묻는 이찬열 의원(국민의당)의 서면 질의에 모두 ‘해당사항 없음’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거짓이었다.
중진공은 당시 일반 행정직과 기술직, 스펙초월소셜리크루팅(행정) 등 3개 부문의 공채를 하면서, 응시 자격에 ‘기술직은 전문학사 이상 학위, 행정직은 학력 및 연령 등 제한 없음’이라고 모집요강에 명시했다. 그러나 뒤로는 임의로 정한 출신대학의 등급에 따라 15점부터 최저 5점까지 차별한 점수를 부여했다.
중진공은 정부의 출연·출자 또는 재정지원으로 설립돼 운영되는 공공기관이다. 2017년 현재 평균 근속기간 14.5년, 평균 연봉이 7761만원에 이른다. 2013년 하반기 채용시험에는 36명 모집에 무려 8670명이 지원(경쟁률 241대 1)한 ‘꿈의 직장’이다. 그런데 국민 세금이 밑천인 준정부기관이 정작 채용에선 응시자들을 출신대학에 따라 1등 국민부터 꼴찌국민까지 11개 등급으로 나눠 차별 대우를 한 것이다.
‘2013 신입 채용 서류전형 기준(안)’으로 드러난 중진공의 학교차별은 깨알같이 촘촘했다. 전국의 4년제 대학 187개교를 다시 본교/분교, 주간/야간을 기준으로 257곳으로 세분한 뒤, 최고 15점부터 최저 5점까지 일일히 점수를 매겼다. 이른바 스카이(SKY) 등 최상위권 6개교는 만점, 중앙대·경희대 등 차상위권 7개교는 14점을 줬다. 비수도권에선 부산대·경북대 등 국립대와 영남지역 일부 사립대가 12점으로 최고였지만 대다수는 10점보다도 낮았다.
당시 ‘친박 실세’였던 최경환 자유한국당(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탁 압력을 넣은 지역사무소 인턴 출신 지원자는 학교점수가 12점이었으나 점수 조작으로 최고 15점으로 바뀌는 등 유력자들의 뒷심에 힘입어 바늘구멍을 뚫었다. 중진공의 학교차별은 외국 대학에까지 적용됐다. 보스턴대, 미시간주립대, 게이오대, 북경대, 국립모스크바대, 시드니대 등 세계 주요대학 72곳을 망라했는데, 학교점수는 모두 최하점인 5점으로 책정됐다. <한겨레>는 중진공 쪽의 해명을 들어보려 인재경영실에 수차례 전화했으나 간부급 책임자와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중진공 최고위급 임원을 지내고 나온 김아무개씨는 “2013년 공채 때 인사팀 실무자로부터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 또 수도권에서도 서울 소재 대학과 아닌 곳으로 그룹을 나눠 점수에 차등을 둔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차등제가) 언제부터인지 시점은 모르지만 2013년에 처음 만들어진 건 아니고 그 전부터 이어져온 관례(관행)였다. 채용 관련 임원회의에서 대학별 차등 점수제(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된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공기관의 학력, 학교 차별은 중진공 뿐 아니라 다른 기관에서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기획재정부가 공기업의 ‘성별·신체·학력·연령 등에 대한 불합리한 제한’을 규정으로 금지한 때가 2010년, 국가인권위가 이들을 차별행위로 규정하기 시작한 게 2002년이지만 유명무실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지난해 7월 간호직 신규 채용때 출신학교를 4개 그룹으로 나눠 학교 성적에 따른 선발 기준에 차별을 뒀다. 구체적으로, 서울시내 4년제 대학은 대학정원의 성적순 70%이내, 국립대는 성적 40% 이내, 경기도 및 7대 도시 4년제 대학은 성적 20% 이내, 지방 4년제 대학은 성적 10% 이내였다. 서울에서 멀어질수록 우수한 대학 성적을 요구한 셈이다.
수출입은행은 2011년부터 2013년 사이 신규 채용때 출신 대학교에 따라 0.8부터 1까지, 전문대와 고등학교는 각각 0.75와 0.7의 가중치를 두는 방식으로 학력과 학교를 차별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적발됐다. 이 때문에 성적이 우수하고 변호사나 회계사 자격까지 갖춘 응시자들이 서류전형에서 억울하게 탈락한 반면, 최상위권 대학 출신 지원자들 상당수는 부당한 특혜를 누렸다. 예컨대, 2013년 하반기 채용에서 학교 가중치를 배제할 경우, 상위 6개 대학 출신의 서류전형 합격자 수는 450명에서 278명으로 38%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
10. 박근혜 구속 기간 연장 되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 장기화가 확실시 되면서 검찰이 재판부에 구속 기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예정대로라면 박 전 대통령은 내달 16일 구속 만기로 풀려나게 된다. 박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26일 열린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구속 기한까지 증인신문을 마칠 수 없을 것 같다”며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일부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추석 연휴기간 휴정하면서 10월 10일부터 30일까지 27명에 대한 증인 신문 일정이 잡힌 상황. 구속 만기일(10월 16일)까지 재판을 끝내는 게 불가능해 검찰의 추가 구속영장 발부 요청은 예고된 수순이다. 검찰은 “이 사건이 국정농단 정점인 만큼 사안이 중대하고,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고, 검찰 측 증거에 동의하지 않고 있어 구속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번 발부된 구속영장으로 구금할 수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그러나 공소장의 범죄사실 중 일부만 구속영장에 포함됐을 경우 구속기한이 끝났을 때 공소장에 적힌 다른 범죄사실을 토대로 법원은 재판 중에라도 영장을 재발부할 수 있다. 검찰 요청이 없더라도 재판부가 직권으로 구속 전 심문(영장실질심사) 절차처럼 양측 의견을 듣고 영장 추가 발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최대 6개월까지 추가로 더 구금할 수 있는 셈이다.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즉각 반발했다. 유 변호사는 “기존 영장에 SK나 롯데 뇌물 사건 관련 부분이 없었지만 이미 재판에서 그 부분 핵심적 사안에 대한 심리가 끝났다”며 “재판 단계에서 이미 심리가 끝난 사건과 관련해 추가 영장을 발부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그간 박 전 대통령 측의 재판 지연 전략을 비판해왔던 검찰 측에 오히려 “사건이 빨리 종결되길 바라면 핵심 증인 외에 나머지 증인을 과감히 철회하라”고도 했다.
재판부는 양측 의견서를 받은 뒤 내달 10일 추가 구속영장 청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영장실질심사와 마찬가지로 검찰이 구속 필요성에 대해 의견을 진술하면 피고인 측이 이를 반박하는 과정이다. 사안이 중대하고 박 전 대통령이 혐의를 전부 부인하고 있는 만큼 증거 인멸 우려 등으로 추가 발부를 점치는 시각이 많다. 특히 전 대통령 경호상의 문제로 석방할 경우 주 3, 4회씩 진행되는 재판에 출석할 때마다 청사 보안에 비상이 걸리는 현실적 이유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도주 우려가 없어 구속 사유가 충분하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재판부는 늦어도 다음달 16일까지는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박 전 대통령 구속이 재판 절차상 부당했는지 여부 등을 조사해달라고 UN인권위원회에 요청하기 위해 영국의 한 인권변호사를 국제변호사로 선임했다. .
주요신문칼럼
1. [직썰] 부자가 되고 싶어? 리셀을 하라구!
“슈프림, 4달러에 팝니다.” 2017년 7월 미국의 대형 커뮤니티 레딧에 한글이 올라왔다. 우리나라로 치면 이마트 같은 미국의 케이마트에서 슈프림 택이 붙은 무지 티셔츠가 한 장에 4달러에 올라왔다. 슈프림 매장과 공식 홈페이지에 판매하는 티셔츠들 정가는 대략 40달러다. 그런데 무려 4달러라니! 슈프림 마니아들은 당장 마트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슈프림 택만 달린 무지티를 생산하는 공장이 매각되었고, 생산 중이던 슈프팀 티셔츠들이 경매에 넘어간 것을 케이마트에서 사들인 덕분이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많은 매니아들은 슈프림을 입지 못했다. 그리고 그날 밤, 이베이에는 슈프림 티셔츠가 불티나듯 올라오기시 작했다. 사람들은 익숙한 한숨을 내뱉으며, 생각했다. 아, 리셀러들에게 또당 했구나.
슈프림 매장은 뉴욕, 엘에이, 런던, 파리 등 전 세계에 딱10개가 있다. 거기다 시즌의 각 아이템을 한정된 수량만 발매하는 슈프림의 정책은 매주 목요일마다 매장 앞으로 많은 사람을 모이게 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가을철 논을 습격하는 메뚜기 같은 리셀러들도 있다. 그래도 얘네들은 양반이다. 사흘 밤낮 줄을 서는 정성이라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우리에겐 공평한 온라인스토어가 있지 않던가?
세계 각국의 슈프림 매니아들을 위해서 슈프림은 매주 같은 요일에 온라인스토어를 연다. 수강신청처럼 손만 빠르다면 구할 수 있지 않으냐고? 순진한 당신은 아직 멀었다. 도둑이 밧줄을 사듯 리셀러들은 구매 전용 매크로를 이용하기때 문이다. 대략 100에서 200달러 거래가 되는 이 매크로는 원하는 품목을 장바구니에 넣고 주소를 입력하고 카드 번호와 함께 결제 버튼으로 안내한다.
당신이 장바구니에 품목을 넣고 주소를 입력하기 위해서 긴장감에 다리를 사시나무처럼 떠는 그순간에 말이다. 심지어 꼼데가르송이나 반스, 나이키와의 콜라보레이션 제품이 나오는 날이면 매크로 간의 빅매치가 이루어진다. 영화 ‘타짜’에서 말하길, 손이 눈보다 빠르다고 했지만 매크로들의 빛과 같은 클릭대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타짜의 호구삼촌이 되어 품절상품들을 바라보는 일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슈프림을 살 수 있을까? 간단하다. 리셀러들에게 사면 된다. 농담이 아니고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지금당장 중고사이트로 가보자. 그토록 당신이 원하던 상품들이 언박싱으로 수십개씩 올라와있을 것이다. 이제 정가의 두 세배가 되는 돈을 준비한 네고를 요청하는 정중한 문장을 넣어서 다음 판매자에게 연락하면 된다. 아아, 4달러짜리가 40달러가 되고 40달러짜리가 200달러짜리가 되는 기적이며, 마치 5개의 떡과 2마리의 물고기로 수천명의 신문을 먹이는 예수님의 오병이어를 보는 기분이 이와 같을까?
정가 15만 원짜리 후드티는 인기품목의 경우 40만 원부터 거래되며 콜라보레이션으로 발매된제품들은 비슷한 정가에도 열배가 넘는 가격에 형성된다. 과거 나이키와 미국의 힙합 아티스트 칸예 웨스트가 합작한 나이키 ‘에어 이지2 옥토버 레드’운동화는 정식 발매가가 약29만 원임에도 불구하고 경매에서 최대1천만 원에 팔렸다.
심지어 리셀시장의 큰손들은 커다란 자본을 바탕으로 저렴하게 인기 있는 의류들을 대량매입한 후 물량을 묶는다. 이후 인기 없는 품목들은 다시 저렴한 가격에 풀고 인기 있는 품목은 그대로 쟁여놨다가 비싼 값에 조금씩 파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 거대 리셀러들의 손에 의해서 의류브랜드가 발매한 제품들의 시세가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사실 이러한 리셀현상은 슈프림 뿐만이 아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의 인기있 는 신발모델이나 H&M, 유니클로 등의 SPA브랜드가 알렉산더 왕이나 르메르 등의 명품 브랜드와 협업할 때도 일어나는 즉, 패션업계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슈프림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의류이며, 이베이에서 적어도 투 배의 가격으로 팔리는 것이 매우싫다. 우리 의류를 팔기 위함이 아닌 안지 착용하기 위해서 구매했으면 좋겠다.” 슈프림의 창업자, 제임스 제비아가 한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리셀문화는 이제 너무나 커져버렸다.
단지 그 브랜드가 좋아서 옷을 입던 사람들은 더 이상 높은 가격에 마음대로 구매하지 못하는 모순은 이제일생이 된 것이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폭리를 취하는 악습은 이제용 인될 수 있는 수준을 이제레드라인을 넘고 있다. 의류의 본질에 대한 왜곡과 지극이 자본주의적인 수요와 공급의 차에서 발생하는 리셀이라는 이름의 괴물을 규제할 방법이 시급하다. 끝없는 모순에 염증을 느낀 소비자가 이 시장 자체를 떠나기 전에 말이다.
2. [비즈엔터] 홍상수 감독을 통해 알아본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한국 법제상 혼인을 해소하는 방법, 즉 이혼 방법은 당사자들의 합의로 진행하는 협의 이혼과 재판을 통해 이혼하는 재판상 이혼, 두 가지로 나뉜다. 마음이 맞아서 혼인했던 것처럼 헤어질 때도 마음이 맞으면 좋겠지만, 서로의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이혼 절차와 합의가 난항일 수 밖에 없다.
한사람은 이혼을 원하지만 다른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경우, “이혼을 시켜 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고, 이후 재산 분할, 위자료, 친권, 양육권 등 수 많은 문제들이 산적하다. 이럴 때면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유책주의란 혼인 파탄에 책임이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고, 파탄주의는 귀책사유는 따지지 않고 객관적인 혼인파탄의 사실만 있으면 이혼을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유책주의의 판례에 따르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등 혼인관계 파탄의 결정적 사유를 제공한 경우에는 아무리 그 자가 이혼을 원한다고 하더라도 이혼이 인정되지 않는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한참 이슈가 되었던 홍상수 감독의 이혼청구가 이러하다. 공개적으로 배우 김민희와 사랑을 인정했기 때문에 부정행위라는 유책이 인정된다. 홍상수감독의 아내는 이혼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소송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때때로 한국의 이혼법제에 대해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한 사람이 같이 살기 싫다고 하는데 법이 이혼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진정으로 혼인관계가 유지될 수 있을지?”라는 근본적인 의문에서부터, “해당 혼인관계에 관하여 비디오를 찍듯 모든 장면을 살펴보지 않았는데, 과연 그 혼인관계의 유지, 해소여부, 파탄여부를 제출된 증거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당사자에게 혼인관계가 유지됨이 가혹함에도 이를 외면한 건 아닌지” 등 파탄주의 관점에서 문제 제기도 있다.
그래서 홍상수 감독의 이혼청구를 거부하는 아내에 대해 일각에서는 “비록 남편이 괘씸하지만, 이혼에 동의하고, 재산분할에 있어 더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하지만 금전으로 모든 복잡하고도 억울한 심정이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이 또한 당사자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는 말이 될 수 있다.
본인은 유책주의자의 입장에서 이혼을 구하는 사건도 다수 진행했고, 그 배우자의 입장에서 기각을 구하는 사건도 맡아봤다. 변호사로서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면서도, 상대방의 마음이 안쓰럽게 여겨질 때도 있고 의뢰인의 사정이 딱해 법을 떠나 반드시 인용되기를 바란 경우도 있다.
유책주의와 파탄주의에 관하여 대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무엇이 옳은지 의견이 분분하고, 부부가 살아온만큼 다양한 사연과 시간들이 존재하는 만큼, 대법원 판례의 원칙과 예외가 각각의 사연에 탄력적으로 적용되어 부부와 자녀가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새로운 인생의 막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
3. [중도일보] 무한 긍정의 힘
아마 다들 느끼는 것이겠지만 요즈음 들어 인터넷 뉴스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들다. 좋은 소식 보다는 가슴 아프고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들과 강력 사건들, 게다가 전쟁의 위협까지 느껴져서 읽는 내내 불안감과 함께 잘 살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치고 올라온다. 연일연야 쏟아내는 정치적 이슈 뿐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인 어려움들과 맞물려 노년은 노년대로 청장년은 청장년대로 모두가 부정적인 기류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러한 사회 속에서 살아내는 일이 버겁게만 느껴진다.
할 수만 있다면 긍정의 에너지를 소환해 부정적 기류를 덮어버리면 좋으련만 어떻게 해야 할지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몇 해 전인가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긍정의 힘』이란 책 제목이 떠오른다. 한동안 자기개발 열풍 속에 긍정의 주문을 외며 스스로를 희망의 나라의 주인공으로 최면을 걸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저성장의 늪 속에서 허무하게 끝이 나버렸다. 긍정이란 화두로 현실감 떨어지는 이야기들은 더 이상 효과가 나질 않는 것이다. 여기서 끝인가?
그러면 우리는 계속 절망 속에서 상처투성이의 삶을 살며 좀비 같은 삶을 살아야만할 것인가?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부정적 기류를 양산하는 상황에만 매몰되어 집단 우울증 속에서 간신히 생명만 유지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래도 나는 움직여 보고 싶다. 생각을 일으켜서 인간 존재의 소망을 찾고 싶다. 성경의 인물 중에는 파란만장한 삶을 산 인물들이 많이 등장 한다. 그 중 요셉의 삶은 참으로 기구하기 짝이 없다. 그는 아버지의 사랑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 해맑기 그지없어 눈치라고는 전혀 없는 인물이었다.
그것이 화근이었다. 편애는 다른 한쪽의 증오를 낳기 마련이다. 열두 명의 형제 중 유일하게 채색 옷을 입힐 정도로 아버지의 총애를 받는 요셉을 나머지 형제들이 좋아라할 리가 없다. 더욱이 한 명 동생을 빼고는 다 배다른 형제들인 것을 생각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어쨌든 요셉의 기구한 운명은 형들에 의해 인신매매로 팔려 이집트에서 종살이를 하며 시작되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집주인 아내의 유혹을 거부하다 졸지에 성폭행범이 되어 옥살이를 하기 까지 했다. 얼마나 억울한 인생인가.
그는 자신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이 모든 부정적인 결과들을 무한 긍정의 태도로 대면해 나아갔다. 어떤 누구도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자신이 할 바를 찾아내서 성실하게 감당해나갔다. 종살이 시절에는 얼마나 성실하게 감당 했는지 주인이 모든 집 안의 전권을 맡기었고 옥살이 시절에는 간수장이 감동하여 그에게 모든 열쇠를 맡길 정도였다. 부정적인 요소들을 용납하지 않은 그의 인생철학 속에는 코람 데오, 즉 하나님 앞에 선 사람으로서 자기 확신이 가득했던 것이다.
우리가 따라야할 지점이 여기에 있다. 자신은 이런 사람이라는 선한 자기 확신과 삶의 자세가 긍정적인 자아를 만들어 환경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삶을 살게 한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성경에만 있는 현실감 떨어지는 이상적인 이야기라고 쉽게 치부해 버릴 수 없다. 성경에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모든 삶의 원형들이 담겨져 있다. 가장 혹독하고 잔인했던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서도 이와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빅터 프랭클은 유대인으로서 나치 치하에서 강제수용소에 수감되었다. 죽음을 통과하는 고통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였고 의미를 찾는 존재인 인간으로서 자아 인식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정신의학자이며 심리학자인 그는 자신이 겪은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서의 참혹한 경험을 통해 로고테러피 학파를 창시했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강제 수용소 안의 유대인들을 관찰하며 죽음을 통과하는 고통 속에서도 긍정적 자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생존률이 높았다고 주장한다. 자신에 대한 긍정성은 살아갈 강력한 힘을 제공한다. 가장 혹독한 상황 속에서도 사람은 살 수 있다. 사람의 내면의 힘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사실 상황이 어렵다 할지라도 우리는 살아야한다. 이왕에 살아야 할 바에는 잘 살아내어 좋은 삶으로 만드는 것이 정답이다. 결국에는 사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것이다. 우리 안에는 무한 긍정을 먹고 자라는 좋은 씨앗이 잠재되어 있어 그것을 끌어내어 꽃을 피우는 것이 사는 목적을 이루는 것이리라. 베트남 승려 탁닛핫의 말이 생각난다. "우리에겐 예쁜 씨앗과 좋은 씨앗이 다 들어있다. 좋은 씨앗에게만 물을 주면 나쁜 씨앗은 스스로 사라진다." 최악의 상황에도 좋은 것을 찾아낼 수 있는 힘, 그 좋은 것을 끝까지 포기 않는 힘, 그것으로 살아내는 힘이 필요한 시대이다.